매일경제
“도다리회 무서워서 먹겠나”…5월 제철인데 日어민도 제대로 화났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입력 2023. 2. 6. 15:27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르면 올봄 방류
어류서 여전히 기준치 초과 검출
일본 어류단체들도 해양 방류 반대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올 봄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밝혀 일본 어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5월 제철인 도다리회, 기사와 무관.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이르면 올봄에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3일 열린 관계 각료 회의에서 오염수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 ‘올해 봄부터 여름쯤’이 예상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후쿠시마현에서 잡힌 어류 등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고 있고 일부 일본 국민들도 후쿠시마산 식품 구입을 꺼리는 상황이라 무책임한 방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 도쿄전력 관계자는 지난 2일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한 연합뉴스 등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8월 방류 설비 공사에 본격 착수했으며 올봄 내로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가 끝난다면 본격적으로 방류를 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2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후쿠시마현 수산물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도 한다.
실제 2021년 4월 후쿠심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 1건에서는 세슘농도가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100㏃/㎏)를 3배가량 초과한 270㏃/㎏을 기록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우럭 출하 제한 지시를 내렸다가 같은 해 12월 해제했다. 하지만 작년 1월 검사에서 또 기준치의 14배나 되는 1400㏃/㎏의 우럭이 잡히면서 출하가 다시 제한됐다.
민물고기인 곤들매기와 민물송어에도 지난 2021년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후쿠시마 어민을 포함한 일본 어민 단체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이미지 악화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카모토 마사노부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난달 “처리수(오염수)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것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어업인과 국민에 대한 설명, 피해 대책 이외에 처리수의 안전성 담보 등에 대해 국가 차원의 진지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수산유관단체들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소비 위축이 우려됨에 따라 자체적으로 대응단을 꾸렸다. 수협중앙회는 일본 원전 오염수 대응단을,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대책위원회를 각각 운영 중이다.
앞서 태평양 섬나라들도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에 이를 연기해달라고 촉구에 나선바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원전 오염수 방류가 태평양 섬나라들의 경제 기반이자 전 세계 참치 주요 공급처인 어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PIF는 피지, 투발루, 솔로몬제도, 통가, 파푸아뉴기니, 팔라우, 마셜제도, 쿡제도,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 지역 섬나라를 중심으로 17개국이 가입한 지역 블록이다.
헨리 푸나 PIF 사무총장은 이날 피지에서 연 공개 회의에서 “모든 당사자가 안전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방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핵 오염 재앙을 끌어들일 수 있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