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한지
천사의 잠자는 포즈가 바뀌었다.
얼핏보면 달팽이 껍질 같이
동그라니 오무리고 자는 폼이다.
낮 시간 간만에 신세계 눈요기 나가는 길
호기있게 핸드빽 하나 사줄터이니 골라 봐라고
화들짝 눈이 밝아 지더니 좋아라 한다.
아이고 36개월 할부 카드라도 하나 사줄 마음 먹었는데
이곳 저곳 기웃거리고 열어 보고 닫아보고
촉감도 느껴보고,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걸쳐도 보고
몇 군데를 쏘 다니고, 분주하게 나를 근위병으로 하여
기세좋게 다니는데 들었다 놓았다......슬슬 다리 아파온다. 왕 짜증~
급기야 아~ 살라면 얼렁 싸고, 다리 감각없다 고만 다니고 얼렁 싸라~
마음에 드는것이 없냐? 얼렁 골라라~~
되었단다. 일 없단다. 저런거 울러 매면 옷이 초라하고
옷을 맞추면 구두가 안 맞고, 파마 머리가 안 어울리고 그냥 실컨 들어 보았으니 되었단다.
갑자기 멍~~ 먼소리여? 맴 변하기 전에 하나 골라봐
일 없단다.... 체널이 좀 마음에 들긴 하였는데...
머시여 체널? 체널이 머여?
아까 닥스 옆 꺽어지는 길 옆에 있던거....
가만이 생각하니 샤넬? .... 시방 샤넬을 체널이라고랴?
갑자기 머리에서 피가 짝 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평생을 얼급쟁이 말단 회사원 한테 시집와서
두아들 키운다고 계절에 맞는 신제품 마음놓고 한번 못사보고
천날 만날 이월상품 50~70% 할인 코너만 두루 섭렵하고
개나소나 다 떠나는 해외여행 한번 안나가고 억척같이 살았으니
갑자기 눈이 씨린다.
다시 한번 앞서 가는 뒷 모습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획 돌아서며 하는 말 오늘 호강 하였으니 되었단다.
하도 돌아 다녀 다리 아프니 얼렁 집에 가서 지압이나 좀 해 달란다.
그리고 보니 명품 핸드백 코너 섭렵 하면서도 한번도 관심있게
가격표 한번 안쳐다보고, 물어 보지도 않아 이상하다 생각하였는데
애시당초 구입할 마음은 없었던거고 그냥 눈요기 산책 수준으로
돌아보면서 뒤에서 큰소리 뻥뻥치는 서방을 얼마나 속으로 웃었을까?
건널목 신호 대기하면서 은근슬쩍 나중에 후회말고
서방님 마음 먹었을 때 앙징 맞은것 하나 챙기지 하고 운을 띄웠더니
나 한테는 서방님이 잴로 명품이구먼유~ 서방님이 옆에 딱 겨신데
그깟 잔챙이 명품 걸치면 거치장 시럽구먼유?
그걸 울러 매고 시장을 보겠어요~ 상채기 날까봐 단풍 구경을 가겠으유~
맨날 옷 장 안에 잠 만 잘건데....사면 멋 한 되유? 시잘때기 없는 말씀 마시고
함흥 회 냉면이나 한 그릇하고 얼렁 들어갑시다.
오늘 손연제 체조 봐야혀유~~
한마디 던지고 획 돌아 종종걸음치는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그랴 내가 잘나 지금껏 부족함 없이 살아온것 아니구나....
살아오는 길 섶 모든 부족한 부분 천사가 다 막아 왔구나....생각에
얼렁 달려가 팔장끼고 영등포 먹자골목 명물 함흥냉면집 썩 들어가
회 냉면에 왕 만두 더 시켜설랑 비벼주고 잘라주면서 많이 먹어라 많이 먹어라~~
집에가서 손연재 보면서 다리 지압해줄께~~~
조그마한 울 집 천사 ...
오늘은 왠지 강호동이 처럼 크게만 느껴진 하루였슴다.
첫댓글 천사께서 명품이라고 추어준다고 박서방만 명품이 아니어라...천사께서 진정
명품이시구랴....
오래고 오래전에 박서방이 날 명품이라 추켜줘서 뭇시샘을 받았으나 아무에게도 나눠쓰지 않았는데 오는 댁의 천사와 그단어를 공유하기로 통크게 결정...
집 안팎의
명품 잘 애끼소~
새 집 좋아라 / 모두 떠난 123기방 / 그나마 / 뜻있는 정깊은 친구
너니 나니 / 묵은 정 둘러치고 / 123기 그 혼불 꺼질새라 /
정다운 불씨 / 쓰다듬는 친구 모두 / 명품 인증 땅땅땅~
그낭군에 그색시구먼 ..명품끼리 어울리네요
역시 사랑 덩어리 명품 텔샤~~
ㅎ 나 같음 어땠을까요? 팍팍 긁어 불겄징~~~~~ㅎㅎ
그라제~~~~아기들 것 다 긁었겠제~~하하하하
ㅎㅎ 그랴 멋진 조화여~~ 찰떡이 따로 읍구먼~~~~~~
잘살은겨 ~~ 참말로~~
이야~~ 반갑다...종종 좀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