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기행을 마치고

[김지영]

 바람이 매들을 풀어  강물에 띄우는 화창한 봄 날 수원 화성행궁으로 출발했습니다.

벚꽃이 활짝 핀 길을 달려가는 버스, 차가 밀려도 지루하지 않은 까닭은  숨구멍마다 꽃을 피워 놓은 나무들이 

줄지어 열병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꽃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했고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위로 받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의 온갖 시름이 저만치 밀려나고 신선한 꽃바람이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고운 사람들의 표정은 활짝 핀 단 하나의 고귀한 꽃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반가웠고 함께한 시간들이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찾아 간 수원은 정조대왕의 통치 이념이 반영된 성곽도시이며 효심으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수원의 화성행궁은 처음에 관아로 사용했으며, 왕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머무르던 행궁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민족말살정책으로 낙남헌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후 복원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는 (1752,10,28~1800,6,28) 재위한 개혁적인 통치자였습니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정조의 11살 때 뒤주에 갇혀 죽는 끔찍한 불운을 겪기도 했습니다. 정조대왕은 글씨를 깨우치고 나서 아버지가 죽은 날을 빼고는 평생 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글을 쓰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화성행궁은 행궁의 주목적 외에 정조대왕이 현륭원에 행차할 때마다 머물기 위한 처소로 마련되었습니다. 부친 장헌세자의 원침인 현륭원을 13차례나 찾았다고 하니 그의 깊은 효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조대왕의 사후 시호는 정조경천명도홍덕모문성무열성인장효 선황제입니다.

  수원행국에 도착해 행궁의 역사에 대해 해설을 들었고,  화려한 무예공연으로 죽창장 정열, 죽창장 시범, 대창과 대결 창이, 대창과 방패, 죽검과 창의, 한 칼에 대나무와 집단 자르기 등을 관람했습니다.

 순진한 아이들처럼 나란히 앉거나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햇볕이 환한 길을 걸어 다리를 건너고 골목으로 들어서 단아한 한옥에서 한식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음식점 툇마루에 나 앉아 명주 보다 보드라운 봄볕을 온 몸으로 휘감으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소소한 얘기였지만 그곳은 너무나도 편안하고 좋은 자리였습니다.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수원 행궁의 역사를 정리해 놓은 박물관에서 정조대왕과 연관된 역사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200년전의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어서 의미깊은 관람이었습니다.

 광교 마루길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며 길을 걸었습니다.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맛나게 호흡하면서 길을 걸었습니다. 근처 찻집에 둘러앉아  환한 꽃길을 내려다 보면  느긋한 한 때의 봄을 즐겼습니다. 한 줌의 먼지도 섞이지 않은 신선한 봄의  기척을 마음 깊이 느끼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한 38명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봄꽃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날 역사적인 장소를 둘러본다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처럼 잘살 수 있는 배경에는 앞서 간 분들의 헌신적인 나라 사랑이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나라의 역사도 오류에 빠지기도 하고, 다시 고쳐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의 생활을 떠나 자연과 더불어 시간을 즐긴다는 것은 새로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나들이가 즐겁고 행복한 날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광진문인협회 회장 김지영 

[정순이]

그날 다른 약속이 있어 같이 하지 못하였는데 회장님의 기행문으로 대신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정조대왕의 소통을 우리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치인들도 좀 배웠으면 합니다.

[김지영]

모든 일은 이해와 소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정, 친구, 나라의 정치도 소통의 미학이 활짝 피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