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에서 주로 발견되던 안면경련, 40대 이하도 40%나 된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퇴행성 변화로 인한 눈 떨림과 같은 증상은 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트레스, 과로로 인해 젊은 나이에도 안면경련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젊은 층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안면경련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님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2쌍의 뇌신경 중 7번 뇌신경 손상되어 발생
뇌에는 12쌍의 뇌신경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7번 뇌신경이 안면 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안면 신경은 매우 예민한데, 편측 안면 경련은 주변의 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게 되면 신경막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증상은 천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눈 아래가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는 것이 초기 증상입니다.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안면경련 환자, 약 40%가 40대 이하
아직 우리나라의 안면경련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편측 안면 경련환자가 서양인보다 4~5배 정도 많으며, 국내에서 1년간 약 3천 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8년 사이 안면신경장애(질병코드 G51)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9,226명에서 85,450명으로 약 23% 증가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안면신경장애가 보통 50대 이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85,450명 중 약 40%인 34,045명이 40대 이하로, 젊은 층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 되었습니다. 안면경련의 초기 증상인 눈 떨림은 흔히 스트레스, 과로, 불안, 카페인 과다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하나같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것들입니다
눈 아래 떨리고 저절로 감기면 의심해야
안면경련은 주로 눈 바깥에서 시작되어 , 증상이 진행되면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는 모든 얼굴 근육이 수축해 눈이 감기고 입술이 한 쪽으로 끌려 올라가 입 모양이 일그러집니다. 더 심해지면 같은 쪽 입 주위 근육의 경련이 발생하고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이 씰룩 거리게 됩니다. 안면경련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경련 횟수도 잦아지고 지속시간도 길어집니다. 또한, 방치할수록 안면의 한쪽 근육과 반대쪽 근육이 비대칭으로 발달해 치료를 해도 얼굴이 비대칭으로 남을 수 있고, 안면 마비, 이명, 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기 때문에 눈 아래가 떨리고 저절로 눈이 감기는 증상이 있으면 안면경련을 의심하고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혈관 감압술로 완치 가능
원칙적으로 안면경련의 치료는 신경 안정제 등 약물치료를 1차 치료, 보톡스 주사 치료를 2차 치료로 진행합니다. 3차 치료로는 안면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혈관을 떼어내는 ‘미세혈관 감압술(안면신경-뇌혈관 분리 감압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통해 문제가 되는 안면신경 뿌리 부위의 혈관 압박을 풀어주는데, 안면경련의 원인을 정확히 해결하는 유일한 완치 방법입니다.
테플론 솜은 체내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물질입니다. 또한, CT나 X-ray를 통해 볼 수 있어 정확한 자리에 들어가 있는지,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합니다.
수술 후에는 특별히 조심해야 할 행동은 없으나, 머리를 심하게 흔들거나 떨어지는 등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신경과 혈관 사이에 끼워둔 솜이 움직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머리에 강한 충격이 없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청력 소실 등 합병증을 걱정해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 전문의가 집도하면 청력 저하 발생률이 1% 내외로 매우 적은 편입니다.
안면 근육 경직 풀어주는 습관으로 예방하세요
혈관이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것이 안면경련의 원인이기 때문에 혈압과 고지혈증을 조절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 됩니다. 이외에도 안면 근육의 경직에 도움 되는 연습도 근경련에 도움을 줍니다. 윙크하기나 휘파람 불기, 껌 씹기, 입 벌려 웃기, 얼굴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주기 등이 있습니다. 또한,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눈의 피로가 누적되고 얼굴 근육이 경직된 채로 지속될 수 있어 중간중간에 눈 주위를 마사지하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