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가는길3

[파이팅걸]

오늘도 일찍 눈을 떴다

더 자야지... 하다가도,,

 '아 여긴 홍콩이지' 깨닫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국에서 이 시간에 일어난다는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드디어 딤섬을 먹기로 한 날이다

원래는 해피밸리에 있는 예만방에 갈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빡빡할 것 같아서 동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소고백화점 맞은 편에 있는 맥심으로 향했다

<감탄사를 연발케 한 딤섬>

오늘의 아침메뉴는 너무나 성공적이다

마치 미식가라도 된듯 음...  음미하기도 하고

친구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떡끄떡거리기도 하고

하까우에서 망고푸딩까지

정말 최고였다!!

게다가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저렴하게 청구된 가격표까지 깔끔 그 자체..ㅠ.ㅠ

오늘은 숙소가 바뀐다

그래서 종일 배낭을 메고 다녀야 한다

체크아웃하면서 그동안 편히 잘지냈다는 감사의 말씀을 아저씨께 전했다

아저씬 현관까지 배웅나와 주신다

(이건 한국돌아와서 한 생각인데

나중에.. 많이 늙으면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를 차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램에서 바라본 거리의 모습>  

트램타러가는 길이다

소고백화점근처에는 노숙자아저씨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수적인 면에서 을지로 입구역이나 서울역에 비할 바는 아니나,,

내가 느끼기엔 우리나라보다 수위가 높다

특히 역입구에서 움푹 파인 다리살을 드러낸 채 구걸을 하던 아저씨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친구에게 지금까지 본 거리의 아저씨들 이야기를 했더니

언제 그런건 다 봤냐며 황당해 한다

어쨌거나...

이것도 홍콩의 모습이다

 

 오늘로서 트램타는 것도 끝이다

우리돈으로 300원도 안하는 이 작고 오래된 교통수단.

언젠가 내가 홍콩에서 살게 된다면 트램만 타고 다녀야지

창가에 기대어 손으로 턱을 괸 채  한껏 분위기를 잡으면서~

 

<친구 전화하는 중에, 센트럴 선착장>

<페리타러 가는 사람들 그리고

홍콩섬의 빨간 택시>

페리를 타기전에 선착장근처 공중전화에서 호텔예약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선착장 바로 옆에 있는 중앙우체국에서 기념엽서 몇장을 샀다

친구에게 두장, 언니에게 한장 썼다

한국행 우표는 HKD2.4달러, 일본행 우표는 HKD3달러다

우체통에 엽서를 집어넣으면서 딴 데로 잘못가는 건 아닐까 괜한 걱정도 된다

 

헉! 예상보다 시간이 너무나 지체되었다 서둘러야겠다

드디어 페리를 타고 구룡반도로 이동한다

다시 홍콩섬으로 올 계획은 없다

 

<페리의 1층내부- 석유냄새가 진동한다>

<홍콩섬 안녕!>

<우리와 반대로 홍콩섬으로 가는 페리인가 보다>

10분도 채 안되었는데 벌써 침사추이 선착장에 도착했다

누군가 구룡반도와 홍콩섬 사이의 바다 폭은

우리나라 강남 강북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한강보다 좁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이거 좀 아쉬운데...

 

선착장을 나서니 시계탑도 보이고 사진에서 보아온 낯익은 건물들이 보인다

하지만 일일이 감상할 시간이 없다

MTR을 타고 초이홍역까지 가서 또 버스를 타고 사이쿵까지 가야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그런데... 헉.. 침사추이역에서 드디어 이 건물을 보고 말았다

친구는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든다

 

<뜨악! 기겁! 경악!>

우리말고도 이 건물을 찍어대는 여행객들이 많다

다들 경악하는 눈치다

이 건물이 미라도 맨션인가? 바로옆에 청킹맨션이 있었는데

이 건물이 더 고약하다  청킹맨션은 이에 비하면 완전 양반~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건물 맞은편으로 얼마 안가서

세계 10위권에 든다는 페닌슐라 호텔이 서 있다는 사실!

홍콩와서 여러번 느끼는 거지만 여긴 진짜 공존의 도시다

낡디낡은 트램과 번쩍거리는 외제차

최악의 청킹맨션과 최고의 페닌슐라 호텔

아프리카에서 유럽에서 아시아에서 모여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이 도시에서는 애써 이분법적으로 구분지으려는게 오히려 우스운 짓일까...

화장실을 찾느라 또한번 고생

어쩔 수 없다 오늘도 일정을 수정해야겠다

나름대로 일정을 널널하게 짜려 노력했는데

여행중에 갑자기 생기는 변수는 조금은 당황스럽다

<사이쿵 가는길>  

초이훙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사이쿵 가는길

우리는 여전히 2층 맨앞자리를 애용하고 있다

사이쿵 가는길은 스탠리 가는 길만큼이나 예쁘다

드디어 사이쿵에 도착^^

 

<갓잡아 올린 수산물들을 직거래한다>


<삼판선- 삐끼 아줌마 아저씨는 무서워>

배낭을 짊어진 우리의 모습이 관광객 같긴 했나보다

삼판선 타라고 삐끼아줌마들이 옆에서 얼쩡거리신다

나는 모르는 척 무시했지만

착한 내친구는 손사레를 치며 정중히 안탈거예요 거절을 한다

그러니까 아줌마들이 더 따라오잖아ㅠ.ㅠ

하도 아줌마들이 다가오시길래 이거 조금 땡기네..

 일인당 20달러까지 해주면 타자고 우리끼리 가격도 책정했다

(처음 다가온 아줌마는 한시간에 120->100달러를 제시했다)

이번엔 삐끼 아저씨다

오랜 흥정끝에 20달러에 30분 태워주겠다고 한다

아싸 좋아라~ 타려고 따라가는데

다시 안된다며 ?X라?X라한다

못알아듣겠다 친구말론,,

20달러에 30분이 아니라 30달러에 20분이랜다

어차피 우리는 시간도 없다

그런 바가지 요금엔 죽어도 못타지

그 돈이면 페리 10번탈란다

결국 흥정은 실패하고 밥먹으러 가는데

삐끼 아줌마 한분 정말 끝까지 흥정하려고  따라오신다

질기다...

나중에 친구가 하는 말이 계속 따라 붙어서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난 무덤덤한 척 했지만

사실.. 나도... 삼판선에 우릴 태우고

어디 팔아넘기려는게 아닐까  하는

웃지 못할 상상을 했다

<랍스터>

드디어 랍스터를 먹는다

여기 수산시장에서는 재료값과 함께 요리값을 따로 청구하는데

 요리법때문에 또한번 해프닝이 있었다

요리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갔는데 게다가 종업원은 영어를 못했다-_-;

겨우야 프린트해 간 종이를 꺼내며 '시우시우 라'를 외쳤는데

음식은 전혀 맵지 않았다 역시나 짰다

('시우시우 라'는 조금 맵게 라는 뜻이다

그때는 이게 요리법으로 통용되는 단어인줄 알았는데

돌아와 생각해 보니 막무가내로 '조금 맵게' 만 외친것 같다 

생각해 보라...

"손님, 이 크기의 가재 어떠세요?"

"네, 적당하군요."

"어떤 요리법을 원하시나요?"

"조금 맵게! 조금 맵게 하란 말이야!! 조금 맵게 해달라고!!!"

종업원 입장에선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우리 옆에 앉았던 영어를 할 줄 아는 손님이

시킨 요리가 입맛에 맛냐며 묻는다 걱정스러운가 보다

하긴 막무가내로 스파이시만 외치고

바디랭귀지로 매워하는 흉내도 내고

마지막엔 시우시우 라만 외쳐댔는데

걱정될만도 하지

요리법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맛볼 수 없었던 가재의 풍부한 속살만으로도 난 충분했다ㅠ.ㅠ

랍스터를 먹으면서,, 홍콩은 친구들 네명이상 와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일행과 온다면 다양한 메뉴를 시켜 이것저것 음미할 수 있을텐데

우리는 단 둘뿐이라서 홍콩의 맛을 좀더 깊이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시 침사추이로 돌아와 하버시티로 향했다

쇼핑가이니 만큼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

명품관이 늘어서 있다  Marc Jacobs도 보인다

하지만 괜히 가격표를 보고 주눅들것 같아서 들어갈 수 없다

듣던대로 폴로도 우리 나라보다 싸고 리바이스도 싸다

옷을 하나 사긴 했지만 가벼운 주머니 사정때문에 대부분은 아이쇼핑으로만 ^^;

이제 호텔 셔틀버스를 타러 가야한다

가는 길에 작은 상점에서 야참거리를 사고

페닌슐라 호텔뒷편에 서 있는 셔틀버스를 탔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서양사람들이 많았는데 알고보니

우리와 같은 호텔을 가려는게 아니라

우리가 탄 버스 앞에 있던 하버플라자 호텔가는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었다

그럼 그렇지...

우리가 가려는 호텔은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결국 버스를 탄 사람은 친구와 나, 중국인 한명, 운전 기사 아저씨 넷뿐이다

운전석 바로 뒤에 앉아서

아저씨께 껌도 드리고

괜히 친한척 했다

아저씨는 참 친절하시다

약 30분을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휴양지여서 그런지 적막하다 홍콩시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GoldCoast Hotel>  

프론트의 직원은 썩 친절하진 않았지만 그것만 빼고는 만족스럽다

시내에서 떨어져 있는 호텔이라 그런지

시설대비 가격이 매우 친절했기 때문이다

넉넉치 않은 경비로 호텔에서 지낸다는 것은

내가 나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조그마한 사치 혹은 휴식.. 같은 것이었다

 

스시, 컵라면과 꼬마김치, 과자, 푸딩, 오렌지 등으로

늦은 저녁겸 야참을 즐기고

느즈막히 샤워도 하고

천천히 쉬다가 새벽 2시쯤 산책을 나갔다

호텔 바로 앞 해변가로 가는데

술취한 남자 두 분이 추근덕 거리신다

정말 무서워서 도망가는데 자기네들끼리 비웃는다 제기랄

아.. 호신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해변은 포기하고 호텔 앞쪽 산책로를 걸었다

 

 

 

정말 지치다

내일은 더 고생해야 하는데

트윈룸이라서 각자 침대에 누웠다

이불도 포근하고 베개도 푹신하다

너무 졸리다

......

[shiney]

아.. 문득 갑자기 홍콩이 너무나 막 가고 싶어졌습니다. 정말 가고파라.. 홍콩의 야경도 그립고..글고 딤섬과 랍스터.. 침 흐릅니다.

[Sseda]

우왕...딤섬...맛있겠어요~

[또치누나]

내가 홍콩에서 먹은 젤 맛있는 요리는 한국라면(해물탕면)으로 끓여먹은 부대찌개비스무리 라면탕 ...랍스터랑 비슷한 해물이지용? ^^;;;

[또치누나]

딤섬옆에 푸딩인가여? 세팅이 넘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