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ㆍ구형모델이면 어때요 200만원이나 깎아주는데…
경유값 상승에 몸살앓는 SUV내비게이션 주고 유류비 지원
"로체 싸게 판다면서요. 얼마나 싸게 내놓나요? 지금 주문하면 막바로 차를 인도받을 수 있나요."(고객)
"다음달부터 신형 로체 후속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기존 로체 모델 할인폭을 크게 키웠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원하는 스펙의 차량이 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합니다."(기아차 영업점)
최근 기아차 영업점에 갑작스레 로체 구입을 문의하는 고객 방문과 전화가 크게 늘고 있다. 다음달 출시되는 로체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로체 이노베이션`이 아니라 기존 로체모델 구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대부분이다. 로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제 물량을 대기조차 벅찰 지경이다. 신형 로체모델 생산으로 구형 모델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아차 강남지역 영업점 A과장은 "로체 후속모델인 로체 이노베이션 출시를 앞두고 기존 모델 가격을 크게 인하하자 고객들의 구입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다보니 기존 로체 재고물량이 대부분 소진돼 고객들이 요구하는 모델을 다 맞춰주기 힘들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가 신차를 내놓거나 기존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후속모델 판매를 시작하면 기존에 팔던 차량 생산은 중단한다. 더 좋은 차가 나오는데 구형 모델을 계속 내놔봤자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차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동차업체들은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기 2~3주 전부터 신차 양산에 들어간다. 출시 후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리 차를 양산해 전시차ㆍ시승차로 활용하는 한편 출시 후 신차를 주문한 고객들이 이른 시일 안에 차를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때 자동차업체들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구형 모델 재고 처리다. 신차 출시 후 구형 모델 재고가 많이 남을 경우 재고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동차회사들이 신차 출시를 앞두거나 출시 직후 기존 차량 판매조건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도 기존 재고모델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이때 완성차 업체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바로 가격 낮추기다.
기아차는 다음달 12일 시장에 선보일 중형 세단 로체 이노베이션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기존 로체모델 가격을 큰 폭으로 할인해 판매 중이다. 외견상 미국 유력 자동차 구매가이드인 카북에서 3년 연속 최우수 추천차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차량가의 10% 할인행사(혹은 12개월 무이자+100만원 할인)에 나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재고물량 처리 차원에서 가격할인폭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로체 모델의 정상가격이 1561만~2662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 260만원 이상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로체를 구매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할인폭을 대폭 확대하면서 지난 4월 한 달 동안 로체 판매대수는 4016대에 달했다. 이는 전월(2194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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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2009년형 후속모델이 출시된 중형 SUV차량 투싼도 마찬가지.
2009년형 모델은 50만원 할인혜택을 주고 있지만 기존 투싼모델은 차값의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지난달 말 2009년형 모델이 나온 오피러스도 기존 모델 할인폭이 100만원까지 확대됐다. 연말이나 돼야 후속모델(프로젝트명 VI)이 나오는 현대차 플래그십 모델 에쿠스는 벌써부터 가격할인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100만원가량 차값을 할인해줬지만 이달 들어 할인폭을 전월의 두 배인 200만원으로 확대했다.
이처럼 신차나 후속모델이 나와 단종이 되거나 구형모델이 될 때 기존 모델 할인폭이 커지는 만큼 고객은 이를 좀 더 저렴하게 새 차를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평소보다 훨씬 싸게 자동차 매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큰 할인폭이 적용되는 구형 모델을 사기 위해 신차가 나올 때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단종 모델이나 구형 모델을 구매하더라도 불이익은 없을까.
가장 큰 걱정은 단종 모델이나 구형 모델을 사더라도 나중에 부품을 교체하거나 정비서비스를 받을 때 문제가 없을지다. 때문에 `싼 게 비지떡`이라며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구형 모델이나 단종 모델을 구입해도 부품 교체나 서비스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 모든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맺어 단종 차량의 원활한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해 자체적으로 혹은 부품협력업체를 통해 단종차 부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정비업체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단종 모델 부품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단산차 AS용 프레스부품 전문생산업체인 `파텍스`를 지난 2005년 설립했다.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 위치한 파텍스 공장에서는 현대ㆍ기아차 66개 차종의 도어ㆍ후드ㆍ트렁크리드 등 1142개 품목을 생산해 국내외 현대ㆍ기아차 AS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단산차 부품공장을 건설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내 총운행차량(UIOㆍUnits In Operation)은 약 1633만대다. 이 중 현대ㆍ기아차가 1204만대로 전체 차량의 74%를 차지한다.
이 중 출고된 지 10년 이상 된 차량만 392만대(33%)다. 앞으로도 제품 개발 주기가 빨라지면서 후속차량 생산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단산 차량 전문공장을 세워 완성차 판매 후 차량이 폐기될 때까지 보수용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모든 게 다 완벽할 수만은 없다. 구형 모델이나 단종 차량을 구매할 때 유념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중고차 가격이다. 신차 출시로 당연히 구형 모델 중고차 가격은 상당 폭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만 제외하면 단종차, 구형 모델 구입에 따른 불이익은 없다고 봐도 된다.
경유가가 휘발유값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급등해 연료 이점이 사라진 경유차량에 대한 인기가 급락하면서 경유를 사용하는 SUV차량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 현재 RV차량은 모두 8만1691대가 팔려 RV차량이 총자동차판매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6%로 집계됐다. 지난 2006년, 2007년 연속 2년 동안 28.6%에 달했던 RV 판매비중이 올해 들어 5%포인트 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판매가 급감하면서 판매 촉진을 위해 업체별로 할인폭을 키우는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SUV차량이 라인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쌍용차는 특히 공격적인 가격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쌍용차는 유류비 지원 형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차값을 인하한 상태다. 렉스턴Ⅱ유로의 경우 지난해 말 50만여 원의 등록세만 지원했지만 이달 들어 유류비 지원 명목으로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200만원가량 차량 가격을 깎아주고 있는 셈이다. 액티언스포츠도 이달 유류비 지원액을 지난해 말 수준(57만원)보다 4배 가까운 200만원으로 올렸다. 뉴카이런, 액티언, 뉴로디우스 등도 모두 200만원의 유류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뉴카이런과 액티언 구입 고객에게는 프리미엄 하이패스 단말기도 무료로 준다.
현대차도 이달 중 카렌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50만원을 추가 할인해 준다. 지난달보다 할인금액이 30만원 늘었다. GM대우는 지난해 70만원 정도 할인혜택을 줬던 윈스톰 판매조건을 고객에게 더욱 유리하게 변경했다. 이달에 윈스톰을 구입하면 120만원 상당의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장착해주거나 90만원가량 유류비를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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