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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5일 성령강림후 일곱번째 주일 강단 꽃꽂이입니다.
장마라지요. 근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여름 장마가 마른 장마가 되어버렸어요. 예보엔 많은 비라고 했지만 매일 내리는 것도 아니고 비라고 해봐야 이슬비 같은 게 하루 종일 주적주적거리는... 물 담는다거나 기세 등등한 황톳물은 보기 힘들잖아요. 오히려 장마가 끝나고 불시에 찾아오는 집중호우에 홀딱 잠기곤 하지요.
금요일에 꽃을 사긴 했는데 몸살기로 머리띵 코맹맹해서 그냥 담가놓았다가 토요일 저녁에 꽂았습니다.
이번 주 강단은 짧고 굵고 강한 인상의 꽃꽂이로 꾸몄어요. 해바라기 하나로 꽂았거든요.
꽃시장을 한 바퀴 돌고선 샛노란 꽃잎이 조밀한 게 아주 싱싱한 해바라기가 너무 좋아 보였어요. 그런데 막상 해바라기와 조화를 이룰 꽃이 마땅히 눈에 들어오지 않아 한동안 망설인 끝에 해바라기 하나로만 가기로 했지요.
사각수반에 굴피나무 껍질을 가운데에 세우고 (눈에 잘 띄진 않지만요) 아직도 싱싱한 레나인센스 잎을 곁들였어요. 그리고 단 한 종류의 꽃 해바라기를 배치하였습니다. 그 밖에는 그린 소재랄 수 있는 연밥과 갈색을 띤 호랑이눈 씨방을 필러로 꽂아서 최소한의 볼륨감을 살리구요. 마지막으로 마른 등나무 가지로 전체를 감싸듯 꽂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주에 사용한 꽃입니다. 해바라기죠. 본래의 제 크기는 아니지만 절화로는 가장 큰 꽃이라고 할 수 있죠. 크기와 더불어 활기 넘치는 샛노랑이 강렬해 보입니다. 연밥입니다. 지난 번 경주 갔었을 때 안압지 주변의 연밭에 연꽃이 막 피기 시작했는데 지금쯤은 시흥 관곡지에도 많이 피었을거 같네요. 연밥은 꽃이 지고난 다음에 볼 수 있는 씨방이죠. 호랑이눈이구요. 생김새는 에키놉스와 비슷한 거 같지만 애키놉스는 꽃이고 얘는 꽃이 지고 난 씨방입니다. 사실 호랑이눈도 꽃이 있어요. 마침 집에 꽃이 피어있는 호랑이눈이 있어 찍어 보았습니다. 국화 같아 보이는 꽃이 시들어 지고 나면 씨방이 점점 커져 구체가 되지요. 콜크화 된 굴피나무 껍질… 등나무 가지입니다. 얘는 껍질이 온전한 상태로 말린 거구 하얀 색깔로 보이는 것은 껍질을 벗겨 말린 겁니다.
피아노 위에는 보라색 리시안셔스 한 다발을 유리꽃병에 담았습니다. 강단 꽃꽂이에 쓰고 남은 해바라기를 원통 유리병에 꽂았습니다. 이번 주 강단 꽃꽂이는 얼마 전에 럭키음악원 원장님으로 취임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김세인 자매의 생일 기념 봉헌으로 드려졌습니다. 찬양대 반주자로 봉사하는 세인 자매가 인생의 반려를 찾아 약혼도 하고 이제 커리어우먼으로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큰 일을 시작한거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과감하게 도전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 걸음마다 하나님께서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떡 잘 먹었어요.
HAPPY BIRTHDA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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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번주 작품에서는 역동적인 힘을 느낍니다. 쭉쭉 하늘로 뻗은해바라기들의 기상과 꽃들을 휘돌아 감는 굵은 등나무 가지에서 에너지가 품어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노란색이 주는 강렬한 느낌도 한 몫을 하는 것 같구요.. 잦은 비와 무더위로 지칠 수 있는 마음을 한 주간 내내 두드려 줄 것 같습니다. 더운 날씨 건강하세요.. 집사님~~!! 감사합니다.^^ 세인자매님 생일 축하..^^ 축하할 일만 계속되길 바래요~~^^
집사님!!
이런 대범함이 멋져요.
탈상식..탈형식...
뭐 이런거요..^^
단순함 속에 결연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아마도 럭키 음악원의 힘찬 출발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환한 해바라기에 비쳐지는 세인양의 미소가 오버랩되기도 하고... 아하 그러고 보니 세인양 생일이 우리둘째 딸 혜연이와 한 날이였지요.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감사^^
성령강림절기가 깁니다. 아무래도 호흡이 길어야할테지요. 강단꽃꽂이가 변화를 시도했군요. 그 변화가 낯설지만 아! 이렇게도 하는구나, 감탄합니다. 해바라기는 주바라기 꽃이죠.. "여호와는 해요"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그 해바라기 몇송이가 우리집을 장식하였습니다. 덤으로 차지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늘 언니처럼 마음씨가 넓은 세인 씨 생일 축하해요.. 모든 계획이 넉넉하게 이루어지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