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견력]
필리핀 메트로 포커룸에는 일년에 한번 메인 이벤트 RVS CUP 이란것을 개최 하는데 대회 타이틀 네임은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꽤 오래전 이
대회에서 챔피언을 목전에 두고 어설픈 실수로 탈락한것에 아쉬움이 남기도 하여 몇번더 도전하곤 했는데 롹다운 기간에는 열리지 않아 비워진 기간이
몇해 있었다. 이 대회는 특별한 점이 몇가지 있는데 요행 1등을 한다면 필리피노 포커들 사이에서 프로페셔널로 인정 받는다. 다시 말해 그들의
포커 자존심을 얻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략 8명 정도의 챔피언 역사가 있는데 포컬룸에 액자를 걸어 기념하고 지금까지 챔피언은 모두
필리피노 이기에 더욱 그렇다. 상금 규모는 6밀리언 페소에 1위를 한다 해도 2밀리언 미만이라서 각종 아시아컵 이벤트에 비하면 큰것은 아니지만
참가비는 1만 페소 가량으로 대중적이다. 한국인 중에 포커를 잘치는 필리피노들과 지루하게 싸워본 사람이라면 그들의 맨탈이 얼마나 탄탄한지
거론하고는 한다. 혹자들은 자기 실력은 생각지 않고 말하기를 '저 인간들이랑 치면 돈이 안돼.!' 라고 말하는데 상대를 피곤하게 할수 있는것도
그들의 실력이다. 비교적 쉬운 피쉬 사냥만 쫒아다니는 사람들은 고급의 실력이 채워 질수 없다. 나는 마음 먹기를 이 대회의 타이틀을 꼭 따내고
싶었고 역설로 '이 로컬 타이틀도 못따는 주제가 더 큰 타이틀은 어떻게 도전 하겠는가.!' 생각했으며 다시 반대로 이 타이틀을 얻을수 있다면 지구상
어떤 타이틀도 도전해 볼만한 시력이 될거란 해석이 들었다. 여러 나라의 플레이어들과 싸워 본 경험에 의하면 그들 중 필리피노 실력파들이 가장
짖굳으면서도 강한것 같다. 이유를 일일이 열거하자면 오만가지라서 한문장 말하자면 그냥 헐리우드성 연기 플레이 부터 갖가지 스킬을 랜덤하게
구사한다고 생각하면 될것 같다. 어느해 이 대회 도전은 나에게 너무 허무하고 공허했다. 그간 포커를 더오래 쳤으니 더 잘하지는 못해도 그에
준하게는 쳐야 될 일인데 현저히 그러지 못한것 같아서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머니 사정이 쫄쫄해진 경제적 추락 일것이다. 경제적 기반 또한
겜블 실력의 커다란 일부라는 걸 여실히 실감했다. 돈이 없고서 잘하는것 보다 돈이 있고서 건방지지 않으며 잘하는것이 으뜸이라 절실히 느낀다.
토너먼트 기간 나는 없는 살림에 1만페소를 참가비에 걸수는 없었기에 캐쉬칲 게임에 5천 페소를 시작으로 6~7천 페소를 이기면 참가하고 아니면
어차피 안되는 실력이니 참가 자격이 없다 생각키로 했다. 명색이 연중 메인 이밴트라서 예선이 총 다섯번인데 캐쉬 도전의 첫날 3천 페소를 이기는것에
그쳐 도전하지 못했고 두번째 날에는 쌔틀라이트라는 예선에 예선이 있다 하기에 알아보니 참가비가 2천페소 정도로 낮아 도전했다. 80명 정도가
도전했는데 티켓은 15장이었고 게임 칲도 중간 이상 모았으며 후반부 20위 안에 들었기에 예선 티켓은 확보 한거라 생각했다. 마지막 브레이크
타임(10분간 휴식) 1~2분을 남겨두고 말이 너무도 많은 필리핀 노인이 빅블라인드 일때 레이즈 없이 콜한 다른 사람이 한명더 있었고 나는 J7 하트
무늬가 두장이기에 콜하였다. 축구 경기에서도 시작과 종료 5분을 조심하여야 한다는 불문률이 있는데 마법의 브레이크 타임인 점을 고려하여
버렸어야 했다. Q48로 플랍이 열렸을때 하트가 두장이 있어 내게 플러시 드로우가 기대되었고 말많은 노인은 탑페어 Q이 맞은것으로 보여지는
올인이 나왔는데 그의 올인칲이 장시간 녹아 크지 않았으므로 그것에 지더라도 심각한 타격이 아니었고 뒤의 플레이어는 칲이 나와 대등하여 그를
먼저 배제 시켜야겠다는 판단에 올인을 불렀는데 뒤의 남은 플레이어가 짧게 주저했을 뿐 '악.!' 나 꺽을수 없다는 외마디 신음과 함께 콜하는 참사가
생겼다. 공교롭게도 그의 카드는 44포켓 페어였으므로 트리플이다. 당시 브레이크 타임이란 점을 고려하여 무리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때 J7을
들고 콜한 플레이는 잘못된거다. 지고있으며 역전 할 확률은 낮은 것이기 때문이다. 홀덤에서 우선 앞서고 있다는것은 무척이나 무거운 일이다.
상대 칲의 크기에 따라 지고 있더라도 도전 할수있는데 이기고있는 상대의 칲이 더 많은데 선순위 포지션인 나의 올인은 애초 잘못된 일이다.
거기서 겨우 세명 정도의 탈락자만 더 나오면 티켓을 얻을수 있는 상황임에도 나는 플러쉬가 만들어지지 못해 탈락했고 초보라고 해도 할말이 없을
크나큰 실수를 해버렸다. 아마도 파이널 데이(본선)에 갈 일이었다면 그때 꼭 티켓을 따냈어야만 했다. 그런 후로 다시 캐쉬 게임으로 참가비를
만들려 애썼지만 조금 이기다가 지고를 반복하면서 좀처럼 좋은 기회가 도래되지 않았고 그 일은 행사 내내 나의 맨탈에 차질을 주었다. 다섯번채
예선전만 남아있던 날 겨우 참가비를 달성하기는 했지만 마지막 이밴트성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지는 예선이라 앞의 예선 네번과 비교해 정상적인
12시간 플레이가 아니고 블라인드 레벨업 시간이 두배 빠른 터보 게임이었고 그마져도 시작시간에 바이인 하지 못해 두시간 가량만 남기고 시작
했으니 이미 많은칲을 확보하여 본선에 진출한 상대와 싸울 대등한 칲을 확보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AA를 가진 상대에게 J9 수딧으로
투페어를 얻어낸 배드빗을 때려 내칲은 더블업을 하였고 몇번의 블라인드 빼앗기 블러프도 성공하여 참가자 700여명 중에 본선 130명 안에 들어
칲은 중간 순위 미들스텍의 고지에까지 올라섰다. 130여명 중에 코리안은 나혼자 였으므로 안면있는 필리피노들이 격려도 했다. 본선이 열리는
다음날 머리가 꽤 길어져 답답했으므로 이발을 했는데 전보다 새치가 많아져 앉은김에 염색까지 한것이 핑계지만 또한 화근이었다. 어떤 염색약을
쓴것인지 모르겠지만 머리 반이상의 부위가 후끈거리고 열이 나며 집중력은 떨어졌으며 급기야 얕은 두통까지 동반되었으며 최소 서너시간 자려고
했지만 잠도 오지 않아 내 컨디션은 30%도 안된 듯 느껴졌다. 칲리더가 22만 정도이며 상위그룹 칲이10만칲 이상이고 나는 6만대의 중간지점에서
예선을 시작했지만 블라인드가 1,500/3,000 이고 빅블라인드에서 앤티 3천까지 한번에 페이하는 룰이므로 카드 한바퀴에 7,500을 내면 칲은
점점 부족 할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 게임을 이어가려면 3~40 핸드안에 더블업은 절실했다. 고심하던 중에 비교적 포지션 좋은 쪽에서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올인하는것을 내앞은 림프콜 한 플레이어가 텀없이 콜하였는데 감춰진 QQ이었고 올인 한이는 KQ이었기에 일반적인 흐름대로
올인되어 탈락 했으며 그시간 130명 중에 순위 95등 안에 들면 참가비 캐쉬백 순위에 드는데 105명이 남았으므로 없는 살림에 그것 또한
귀중한 일이었다. 내앞의 이긴 그는 목소리에 욕심이 가득했다. 플레이 라인안에 제법 많은 칲을 끌어 정리하는데 당시 딜러는 활달한 성격이기는
하나 딜하는 일이 어수선 하고 실수가 잦으며 영어를 못한다. 내앞의 핸디가 라인안의 칲을 다 챙기기도 전에 카드를 돌렸고 그 칲의 일부는 배팅
되어진것 처럼 보여 세심하지 못했던 나는 그가 이미 배팅한 빅블라인드라 인식하였다. 액션을 위해 카드를 보았을때 JJ가 내손에 보여졌고
남은 칲의 정황상 올인해도 나쁘지 않을 카드였다. 내가 빅블라인드 3천에 대하여 6천을 레이즈 하였을때 내앞의 욕심꾼이 말했다.
"아꼬 디든 액션 와이 샤 바인딩 벳" (나 액션을 하지 않았는데 그가 먼저 실수 벳했다.) 딜러가 보더니 실수벳 했다며 "롤.!" 소리쳤고 컨트롤 매니져가
다가왔다. '아뿔싸.!' 내가 그만 실수를 했다. 그런 중의 욕심꾼은 목소리를 높이고 흥분된 어조로 나의 잘못을 계속적으로 어필하는데 언뜻 들어도
어조가 손안에 높은 페어를 기ㅏ진것으로 느껴졌다. 컨트롤 매니져가 왔지만 경력자 직급에 반대되게 그 여자도 영어는 아예 못하는 이상한
캐릭터였다. 딜러와 둘이 신나게 떠드는데 당사자인 나에게는 의사전달이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로 자기들끼리 한참을 떠들었다. 그런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기에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니 컨트롤러가 뭐라고 뭐라고 설명을 하는데 못알아 듣겠다. 그녀가 욕심꾼에게 무어라 설명하자
내 바인딩에 레이즈 함과 같이 그가 13,000 벳을했다. 나는 컨트롤러에게 단순한 영어로 물었다. "폴드해도 되느냐.?" 답하기를 "안된다." 다시 물었다.
"콜하면 되는냐.?" 다시 답하기를 "안된다." 말했다. "그럼 레이즈나 올인하면 되느냐.?" 재차 물었다. 그러자 된다는건지 안된다는건지 한참
타갈로그어를 해대는데 된다면 말이 길어질 이유도 없는것인데 세가지 경우가 다 안된다면 뭘 어쩌라는 건지 할말이 없다. 아마도 그들도 확실히
어떤 답을 내놓아야 할지 그저 헤메어 변명만 늘어 놓는것으로 보였다. 그때 욕심꾼이 끼어들어 내가 올인을 물어봤던 말소리에 이미 코리아노가
올인했다. 계속 언성을 높이며 강한 어필을 반복하니 칸트롤러는 욕심꾼의 말에 치중하여 나더러 올인을 불렀으니 올인 하란다. 사실 그때 다른
진행요원을 불러 나또한 강하게 어필했다면 이미 바인딩한 6천은 버리더라도 폴드하면 될일 일것 같았지만 염색약에 취하여 머리는 지끈지끈
욱신거리고 내 핸드가 JJ 라는점에 대략 지고있는 걸 알면서도 사실 욕심이 동했다. 결국은 흐린 판단에 올인을 넣었고 예상대로 그의 손에 KK를
가지고 있었고 내 JJ는 플랍 카드가 열렸지만 더이상의 진화가 없었다. 컨트롤러나 딜러가 심히 보기 싫었고 짜증이 났지만 조용히 나이스 핸드라고
축하해 주고 자리를 털었다. 다만 내자신이 변한게 있다면 그 모든 과정에 성질을 내거나 하던 충동이 없어진것 같다. 개런티 상금은 언제든 또
도전하면 그만이기에 집착되지 않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한심한 생각이 가장 컷고 진행자들의 필리피노 중심의 편중된 진행이 이틀 이상 머리속에
맴돌고 괘씸한 생각이 지워지질 않았다. 대략 3일째 되던날 내 마음이 제법 비워졌을때 깨달았다. 포커를 그리 오래 쳐봤다는 내가 앞의 우선된
액션을 잘 살피지 못한데다가 차례가 아닌데 먼저 액션을 해버린 점, 컨트롤러와 딜러가 자꾸만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횡설수설 했던 점들을
천천히 되짚어 보았을때 그 이유는...., 그 이유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힘이 그 위기의 순간을 비껴가게 하려고 이해 못할 실수가 연출
된것만 같았다. 세상 많은 일은 사람의 행동과 판단이 대부분을 결정짓는 것이겠지만 상당량의 영역은 운명적이다. 그 4차원의 묘연한 흐름 까지도
일정부분 읽어내는것 그것이 옛날 읽었던 어느 서적의 제목처럼 'C리딩' 이다. 혹여 최고가 되려면 보여지는 오감만 가지고는 안되며 반복하여 생각
해보길 그 흐름의 육감이 필요하고 그 부분은 느끼는것은 분명 유리한것이다. 내 경험한 바에
비정 한다면 모든것은 죽는날 까지 도전일 뿐
완성은 없다.
첫댓글 홀덤 실수 스토리군요^^
잘읽었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