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딴지] 핑크 플로이드의 미스테리 2002.10.21.월요일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설'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롹 밴드. 엥간한 딴따라팬이라면, 영국 캠브리지 출신의 고딩친구였던 로저 워터스(보컬, 베이스)랑 시드 배릿(기타)이 1960년대 초반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음악활동을 제대로 함 보겠다며 런던으로 건너가 릭 라이트(Rick Wright, 건반), 닉 메이슨(Nick Mason, 드럼)을 만나 밴드를 결성한 거시 핑크 플로이드의 기원이었다는 얘기,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고... 이후 Sigma 6, Megadeaths등의 여러 이름과 리듬 앤 블루스를 비롯한 여러 장르를 전전하다가 미국의 블루스 연주자 Pink Anderson과 Floyd Council의 퍼스트 네임을 따서 Pink Floyd라 제대로 작명하고서 '싸이키델릭 롹'으로 밴드의 색깔을 세팅해설랑은 음반활동과 연주활동을 시작했다는 스토오리 역쉬 어디선가 읽어봤을 것이며... 데뷔 앨범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67)>을 발표한 직후 기타리스트였던 시드 배릿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약에 빠져서 정신상태가 삐리리하더니 결국 밴드에서 홀연히 탈퇴하게 되고, 로저와 시드의 고딩 친구였던 데이빗 길모어(David Gilmour)가 기타리스트 자리를 메꾸면서 이후 핑크 플로이드의 전성기를 열어젖히게 되었다는 것 또한 익히 알고 있을 테고... 음반이 단순한 여러 싱글곡들의 모음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아래 곡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른 바 '컨셉트 앨범'의 교과서로 불리는 <The dark side of the moon('73,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다)>과 <The wall('79)>에 담겨있는 시대를 앞서간 사운드, 후기 산업사회에 대한 염세주의적 비판의식, 그리고 울트라 캡숑 스펙타클 환타스틱 라이브 퍼포먼스 등이 일반 딴따라팬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어서리, '핑크 플로이드 이꼬르 프로그레시브 롹의 태산북두'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되었다는 것두 아울러 꿰고 있을 터이며... 80년대 초, 음악적 견해차이로 로저 워터스가 밴드에서 탈퇴 '핑크 플로이드'라는 타이틀 사용권을 놓고 법정에서 오랜기간 타이틀 매치를 벌였으나 결국 로저 워터스가 패배하여, 현재는 로저 워터스, 그리고 데이빗 길모어의 핑크 플로이드로 나누어 각자의 음악역정을 걸어오고 있으며 그 중 로저 워터스는 올초 4월 내한공연을 가지기도 했었다는 것까지 두말하면 잔소리 세말하면 입만 아픈 뻐꾸기일 터이므로... 핑크 플로이드가 어떤 밴드인지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절차는 생략하도록 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에헴....
'이봐 선생, 애들쫌 가만 냅둬!'라고 싸가지없이 호통치는 가사의 대히트곡 <Another brick in the wall pt.2>의 후반부 기타 솔로를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Lee Ritenour)가 데이빗 길모어 대신 쳐줬다는 썰 (미확인) <Animals('77)> 앨범 자켓을 촬영하기 위해 핑크 플로이드측에서 런던 상공에 대형 돼지 풍선을 띄웠는데, '저기 돼지가 날아간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영국 공군이 긴급 출동했었다는 루머 (요건 사실로 확인) 초기 기타리스트였던 시드 배릿에게 바치는 곡 [Wish you were here('75)]을 녹음하고 있던 스튜디오에 정말 난데없이 시드 배릿이 나타났었다고. 그래서 멤버들 모두 눈물콧물 이빠이 쏟았다...는 썰(미확인) 등등해서 벼라별 썰들이 도라댕기고 있더라만, 오늘 본 진상조사반이 철저히 디벼보고자 달려든 핑크 플로이드 미스테리의 내용인즉슨 바로
라는 항간의 주장되겠다. 들어보신 적 있는가? 이 거대한 미스테리의 실체에 본지가 접근한다. 고오오...
<오즈의 마법사> vs <달의 어두운 면>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년
헐리우드 MGM 스튜디오 제작. 빅터 플레밍 감독. 주디 갈란드 주연.
흑백/테크니칼라. 강아지 토토와 함께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라는
곳에 떨궈져 버린 여자아이 도로시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에메랄드
캐슬의 마법사를 찾아가는 와중에 만난 뇌없는 허수아비, 심장없는 깡통나뭇꾼,
겁쟁이 사자 등의 길동무와 함께 겪는 모험과 환상의 세계를 그린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고전 뮤지컬 영화. 달의 어두운 면 (The dark side of the moon), 1973년 영국 EMI 애비로드 스튜디오 제작. 핑크 플로이드 프로듀스. 알란 파슨즈 엔지니어. 영국 앨범 차트 2위 기록, 301주 동안 차트에서 개김.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에서는 740주(14년)동안 개김(기네스 북에 오름). 전 세계적으로 3,000만장 판매. 현대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광기를 몽환적이고도 실험적인 사운드와 시적인 가사로 담아낸 프로그레시브 롹계의 필청 음반.
궁금한게 있으면 공자가 다시 살아난다해도 못 참는 본지. 독자 열분덜을 위해 직접 '오즈의 마법사 vs 달의 어두운 면' 짝짓기 실험에 돌입했다. 그리고 이제 그 실험 보고서를 열분덜 앞에 공개하고자 한다. 실제 실험과정이 담긴 동영상과 함께.
항간에 떠도는 썰에 따르면 영화 시작전에 등장하는 제작사 MGM 로고의 사자쉐이가 세 번째 울고난 바로 그 직후에 <달의 어두운면> CD를 플레이시켜야된다고 한다. 글고 가급적이면 즉각적인 재생을 위해 play 버튼을 누르고 바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놓은 상태에서 스탠 바이했다가 그넘의 사자쉐이가 세 번 울기를 기다리는게 좋으며, 자막을 볼 수 있는 경우 영화의 사운드는 완전히 줄이는 게 좋다고 한다. 본 실험은 상기의 항간 썰이 지시하는 바를 충실히 이행한 상태에서 행해졌다는 것과 위의 지시외에는 아무런 추가적이고도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힌다.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 실험결과 드러난 영상과 음악의 일치 내용은 크게 나누어 '음악과
화면 분위기의 일치', '가사와 화면의 일치', '기타 어거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음악과 화면 분위기의 일치 사례들 전체적으로 볼 때 곡이 바뀔 때마다, 혹은 곡의 전개가 바뀔 때마다(1절에서 2절로 넘어간다던가 솔로로 넘어간다던가) 영화의 씬들이 바뀐다. 또한 각 곡들이 겹쳐지는 해당 씬들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마치 적절한 배경음악을 골라 믹싱한 것처럼 맞아 떨어진다.
가사내용이 화면 내용을 지시하는 사례들 <달의 어두운 면> 수록곡들의 가사가 실시간으로, 혹은 뒤이어 등장할 영화장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거나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례들 되겠다.
기타등등 뒤집어 씌운 사례들 (항간에 떠도는 어거지들) - 영화의 맨 첫 번째 씬, 마을 어귀에서 도로시가 웅크리고 앉아서 토토를 껴안고 있는 화면의 구도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앨범 껍데기 디자인을 연상시킨다. 또한, 단색의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여 칼라로 분산되는 앨범 자켓의 이미지 역시, 흑백으로 시작했다가 컬러로 바뀌는 영화의 형식적 구성과 일맥상통한다. - 위에서 봤던 장면. 도로시가 부르는 [Over the rainbow]의 가사에는 "배나 기차를 타고서는 갈 수가 없네, 달 뒷편은. 너무나 멀고 멀어서...(You can't get there by boat or train, it's far, far away, behind the moon)"이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달 뒷편이란, 당연히 달의 보이지 않는 부분 - 그러니까 '달의 어두운 면'되겠다. - 회오리씬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던 너래 [The great gig in the sky]의 올갠사운드는 해먼드 B3 올갠과 레슬리(Leslie) 스피커를 통해 연주되었는데, 레슬러 스피커는 기계 내부에서 사운드를 맴돌게 하는, 이른 바 도플러 효과를 통해 탁월한 음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장비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영화의 회오리씬과 역시 스피커내에서 회오리치는 음향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화면이 컬러로 바뀌었던 부분에 나온 너래 [Money]의 가사를 보자. Money, get away 보셨다시피, MGM은 오즈의 마법사를 제작한 스튜디오의 이름되겠다. - 핑크 플로이드의 다른 앨범에서도 오즈의 마법사와 관련된 증거들은 많이 포착된다. 그들의 데뷔앨범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에 수록된 [(허수아비) The Scarecrow]라는 곡 가사에는 "His head did no thinking"이라는 구절이 있으며, 이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허수아비의 묘사와 일치한다. - 핑크 플로이드의 또다른 명반 <The Wall>의 수록곡 [The trial]에도 "Over the rainbow, he is crazy"라는 가사가 있다. 이는 Over the rainbow(오즈의 마법사) 이꼬르 he is crazy(광기를 주제로 하고 있는 <달의 어두운 면> 앨범)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리 및 결론 그렇다면, 짜고 친 고돌이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화면/음악들과, 항간에 떠도는 어거지 주장에 따라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앨범은 철저히 <오즈의 마법사>영화를 염두에 두고 거기에 맞춰 제작된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핑크 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 데이빗 길모어가 확실하게 부인한 바 있다. "몇몇
시간 남아도는 넘들이 오즈의 마법사랑 달의 어두운면을 끼워 맞추려고
용을 썼더구만(Some guys with too much time on his hands had come
with this idea of combining Wizard of Oz with Dark Side of the Moon)."
짜고 연주했다는 고돌이썰이 귀신 씨나락일 수밖에 없다며 길모어가 밝힌 근거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달의 어두운 면> 앨범은 처음 녹음했을 당시만 해도 발매된 형태와 완전히 달랐다. 각 수록곡들은 별개의 형태로 따로따로 존재하고 있었으며, 막판에 '컨셉트 앨범으로 가자'고 의견이 모아진후 곡들을 편집해서 조정하고 트랙 사이사이를 이어붙이고 효과음도 다시 집어 넣고 한 거라는 얘기다. 특히 영화의 회오리씬을 틀어놓은 상태에서 클레어 토리가 보컬 녹음을 했다는 루머가 무성했던 [The great gig in the sky] 트랙의 경우, 한 큐에 보컬 녹음을 끝낸 곡이 아니라고 밝히며 그 숱한 썰들을 일축했다고 한다. 데이빗 길모어와 핑크 플로이드의 다른 멤버들(로저 워터스를 비롯한 멤버들은 팬들 사이에 본 미스테리에 대한 소문이 쫙 펴지고 난 한참 후에도, 이런 식의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의 말처럼 짜고 친 고돌이가 아니라면, 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단 하나다 : 그저 '우연의 일치'. 그렇다. 본 조사반이 내린 오늘의 결론 역쉬, '짜고 쳤다고 볼만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님! 하지만 희한할 정도로 맞아 떨어지는 부분은 많음!' 되겠다.
오즈의 마법사 vs 달의 어두운 면 짝짜꿍썰이 등장한 이후 별의별 무비 앤드 앨범의 짝짜꿍 조합 리스트들이 비온뒤 죽순 돋듯 속출하기 시작했다는 점 역시, 본 미스테리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vs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영화 <노란 잠수함> vs 핑크 플로이드의 <달의 어두운면>..... 심지어는 영화가 한참 후에 나온 <토이 스토리>와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과 일치한다는 학설까지 등장했다. 저런 식으로다가 본 미스테리 외의 여타 항간 썰 리스트들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은 요기로 가보시라. 본 보고서에는 일일이 다 기록하지 않았지만 일치한다고 끼워맞출
수 있는 부분들의 갯수는 훨씬 많으며, 더군다나 영화가 끝날 때까지
시디를 반복재생시켜도 일치하는 부분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고도 한다(영화가 끝날 때까지 시디는 세 번 반복재생되는데 총
99군데의 일치점이 나타난다는 썰도 있음이다. 그 자세한 내용을 보고잡은
분은 요기로
가보시라). 세상은 넓고 시간은 남아도는 독자제위들께서는 <오즈의
마법사> 비됴나 디비디, 글고 핑크 플로이드의 시디를 준비해설랑
재미삼아 직접들 맞춰 보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