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상초원, 명지1교에서 백두대간 길 진입하기 전인 1,131.1m봉 아래
천재는 언제든지 그의 사고를 행위로 옮길 수 있는 자이다.
그러나 정말 위대한 천재는 이 실행력을 부단히 펼쳐나간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신과 다름이 없으리라.
--- 발자크, (슈테판 츠바이크,「천재 광기 열정 2」의 ‘발자크’ 편에서)
▶ 산행일시 : 2010년 7월 3일(토), 하루 종일 안개비
▶ 산행인원 : 12명(영희언니, 드류, 대간거사, 더산, 챔프, 조프로, 하나늘, 사계, 메아리,
정경식, 신가이버, 상고대)
▶ 산행시간 : 10시간 44분(휴식시간 포함, 점심과 이동시간은 제외)
▶ 산행거리 : 도상 19.0㎞(1부 12.2㎞, 2부 6.8㎞)
▶ 교 통 편 : 25승 버스 대절
▶ 시간별 구간
00 : 30 - 동서울종합터미널 출발
04 : 45 ~ 05 : 10 -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三山里) 부연동(釜淵洞), 산행시작
06 : 19 - △887.1m봉
07 : 13 - 950m봉
08 : 17 - 신배령(1,211m), 백두대간 진입
09 : 04 - △1,210.1m봉
09 : 33 - 만월봉(滿月峯, △1,281m)
09 : 58 - 1,155m봉
11 : 34 - △1,060.5m봉
12 : 09 - 통마름, 1부 산행종료, 점심식사
13 : 15 - 명개리 명지리마을 명지1교, 2부 산행시작
14 : 50 - △1,131.1m봉
15 : 08 - 백두대간 길 진입, 이정표(갈전곡봉 2.0㎞, 구룡령 2.2㎞)
15 : 38 - ├자 갈림길, 1,128m봉
16 : 36 - 갈천약수
17 : 00 - 양양군 서면 갈천리(葛川里) 56번 국도, 산행종료
22 : 45 - 동서울 강변역 도착
2.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산행로와 그 주변
※ 부연동에서 887m봉 오르는 등로 표시가 잘못 되었다. 왼쪽 능선으로 올랐다.
▶ 신배령(1,211m), 백두대간 진입
‘골수(骨髓)’란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4) 어떤 사상이나 종교, 또는 어떤 일에 철저하거나 골
몰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하고 있다. 장마철 비 추적추적 내리는 밤 0시 30분
에 산을 가는 사람들을 골수 말고는 달리 이를 말을 찾기 어렵다. 여느 때는 배낭 맨 사람들이
동서울종합터미널 주변에 보이더니만 오늘 밤은 우리들뿐이다.
부연동(釜淵洞) 가는 길. 안개가 자욱하다. 진고개 넘어 59번 국도 타고 회골에서 전후치(前後
峙)를 넘기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어느 해 봄날 혼쭐난 그 깎아지른 산허리를 비포장도로로 또
돌고 돌기가 겁이 났다. 더구나 이 장마통에 산사태가 났거나 그럴 우려 또한 있지 아니한가! 하
여 대관령 넘어 강릉으로 가서 양양을 경유한 머구재 쪽을 노렸으나 강릉에서 길도우미는 전후
치 넘을 것만을 고집했다.
진고개에서 차를 돌려 전후치 가는 노폭 좁은 59번 국도를 찾아내고 슬슬 올라간다. 이곳은 그
리 큰비가 내린 것 같지 않다. 울퉁불퉁한 노면 군데군데 콘크리트 포장하여 예전보다 훨씬 나
아졌다. 왼쪽 굽이굽이 낭떠러지는 안개 또는 어둠으로 보이지 않아 적이 맘 졸일 일 던다.
부연동이다. 부연천 가운데 마치 가마처럼 생긴 가마소가 있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평소
05시면 날이 훤할 텐데 산골짜기에 안개 드리워 어슴푸레하다. 안개비가 이슬비처럼 내린다.
땀에 젖거나 비에 젖거나 마찬가지라 방한이 아닌 바에야 우비 그만두고 배낭과 등산화만 감싼
다. 사유지로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못 본 채 지나고 계류 건너 능선 끄트머리 잡는다.
인적 뚜렷하던 소로-그래서 너도나도 싱겁다며 웅성거렸다-가 무덤 나오지도 않았는데 고도
높임에 따라 인적 흐릿하고 잡목 우거진 오지로 변한다. 능선 진입하는 717m봉 넘어서는 더욱
그렇다. 잡목과 풀숲은 비에 푹 젖어 물구덩이다. 그래서 서로 앞장서기를 주저하는데 사계 님
이 우비 입고 나서 양팔로 물살 가르고 줄줄이 그 뒤를 따른다.
717m봉 넘어 약간 내리고 평지인 듯 내닫다가 넙데데한 봉우리에서는 막막한 안개 속이라 나
침반 방향 예의 재고서 나아간다. 가파른 오르막을 커다란 바위가 막아섰다. 왼쪽으로 빙 돌아
오른다. △887.1m봉. 삼각점은 연곡 431, 2005 재설. 정상은 암반으로 경점인데 오늘은 사방 안
개로 가렸다.
뚝 떨어진다. 안부 지나 정면의 사면은 너무 가팔라 왼쪽 산허리로 비켜 돌아간다. 이도 쉽지 않
다. 낙석 출몰하는 너덜사면이다. 철쭉의 치렁치렁한 가지 타고 넘으며 가까스로 왼쪽 능선으로
붙어 이제는 산죽 숲 뚫는다. 머리부터 들이댄다. 얼굴 온통 범벅인 것이 땀인지 빗물인지 모르
겠다. 950m봉. 가파름이 한결 수그러든다. 후미인 조프로 님 덕분에 오래 쉰다.
잡목 숲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가. 950m봉 지나서도 마루금 착실히 유지하여 한참을 험하게 가
다 얕은 안부께 이르자 이런! 왼쪽 사면에서 훤한 등로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헛힘 오지게
썼다. 길 좋다. 굳이 사계 님 뒤 따를 것 없이 막 간다. ├자 갈림길이 나오지만 오른쪽 길의 정체
를 몰라 오름 길 직진한다.
┬자 능선 진입. 백두대간 길 신배령이다. 옛날에 신배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아무런 표지가 없
어 우리가 과연 백두대간 길에 진입한 것인지 긴가민가하다. 가도 가도 산행표지기 한 장 보이
지 않는다. 그 의문은 조개골로 내리는 ┤자 갈림길 안부에서 풀렸다.
3. 들머리, 부연동의 이른 아침
4. 부연동의 이른 아침
5. 부연동에서 복룡산을 오른 대간거사 님과 신가이버 님을 1,210m봉 아래에서 만남
6. 만월봉 가는 길
7. 만월봉 가는 길, 왼쪽부터 더산 님, 영희언니, 하나늘 님
▶ 만월봉(滿月峯, △1,281m), 통마름
금줄 넘는다. 안내판 들여다본다. 1,210m봉에서 두로봉까지 출입금지다. 그래서 그 유세하는
백두대간 종주 산행표지기를 모조리 철거했나보다. △1,210m봉 오르기 전 (들머리에서 복룡산
을 오른) 대간거사 님과 신가이버 님을 만난다. 만월봉으로 가는 등로는 △1,210m봉 왼쪽 사면
을 질러 나 있다. 나는 삼각점을 알현하러 간다.
펑퍼짐한 풀숲 빗물을 유영한다. 다리보다 팔이 아프다. △1,210m봉 정상은 덤불숲이다. 삼각
점은 대간거사 님이 발라놓았다. 연곡 433, 2005 재설. 멧돼지가 어지럽게 파헤친 능선(일설에
는 약초꾼들이 그랬다고 한다)에서 허방 자꾸 짚는다. 주등로가 가깝다. 만월봉 오르는 길은 잘
다듬었다. 살짝 오름에도 굵은 밧줄 달고 통나무계단 설치했다.
만월봉. 오대산이게 한 한 산인 삼국유사 등에서 나오는 만월산이 아니다. 그 만월산은 지금의
동대산이라고 한다. 장의자 앞에 커다란 안내도가 있다. 약 200년 전 어느 시인이 이 봉을 바라
보고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서 솟은 달이 온산에 비침으로 만월이 가득하다하여 만월봉이라 했
단다. 동쪽으로 시야가 트이지만 오늘은 안개가 가득하다. 삼각점은 연곡 434, 2005 재설.
만월봉 정상에 ┤자 갈림길 이정표가 있다. 왼쪽은 통마름 2.1㎞. 우선은 그 길을 따른다. 쭉쭉
내린다. 주춤하여 1,155m봉. 통마름 가는 길 벗어나 우리 길 간다. 완만하거나 평탄한 등로여서
해찰이 잦다. 1,071m봉 넘고 지도로는 독도유의 구간이다. 오른쪽으로 진득이 나아가서 내리다
가 도중에 왼쪽으로 확 꺾어야한다. 대간거사 님이 살피러간다. 그러나 독도의 스릴 느낄 틈 없
이 길 곱게 따라가면 된다.
산죽 숲 헤쳐 ├자 능선 분기하는 △1,060.5m봉. 덤불 속 삼각점은 연곡 437, 2005 재설. 지금
시각 11시 34분. 배고프다. 당초 직진하여 내청도교로 내리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오른쪽 능선
잡아 통마름으로 내린다. 탈출 겸 하산이다. 더덕이 보이더라도 그냥 지나칠 것을 신신당부하여
부지런히 내린다. 비로소 더덕이 안심하는지 걸음마다 눈앞에 어른거린다.
산기슭 토종벌통을 살금살금 비켜 내리고 대로. 통마름 민박집 너른 마당에서 점심밥 먹는다.
일전에 중왕산 갔다 들렸던 대화의 단골 음식점에서 내어준 산약초 약주를 반주한 탓이다. 안개
비 내리는 산행의 정취가 각별하다. 2부 산행 들머리로 이동한다.
8. 만월봉 정상에서, 챔프 님과 조프로 님(오른쪽)
9. 만월봉 정상에서, 왼쪽부터 챔프 님, 상고대 님, 조프로 님
10. 루드베키아, 통마름 민박집 뜰에서
11. 루드베키아
▶ 명지1교, 백두대간, 갈천약수
차는 명개리 명지리마을 명지1교 앞에서 멈춘다. Y자 골짜기 그 가운데 능선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커다란 안내도에 구룡령 옛길을 사뭇 유혹하듯 그렸지만 체면의 문제라 외면한다. 무덤
뒤 토종벌통 돌아 오른다. 수직사면이다. 얼마쯤 올랐을까 공제선은 아직 먼데 뒤에서 조프로
님이 갑자기 무릎이 아프다고 하여 도저히 못 가겠단다. 차는 우리를 내려다놓고 이미 떠났다.
전화불통 지역이어서 김기사 님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상고대 님이 내려간다. 갸륵한 일. 히치
해서라도 조프로 님을 안전하게 모시겠단다. 산 아래에서는 휴대전화가 통하는 모양이다. 김기
사 님에게 회차하게 하였다. 상고대 님은 그 수직사면을 다시 올랐다. 능선에 들어 수직사면의
가파름이 그다지 꺾이지 않고 우심한 잡목의 저항을 보탠다. 안개 속에 들면 안개비 촉촉이 내
려 한결 낫다.
그런 능선을 1시간 20분 올라 산상 대초원에 이른다. 거닐기 좋고 바라보아 더 좋다. 그 여운으
로 한 피치 오르면 덤불 무성한 △1,131.1m봉이다. 삼각점은 현리 424, 2005 재설. 이제부터 큰
오름은 없다. 단숨에 구룡령에서 올라오는 백두대간 길에 진입한다. 이정표에 구룡령 2.2㎞, 갈
전곡봉 2.0㎞. 진창길이다. 1,066m봉에서 잠깐 숨 돌리고 꾸준히 올라 ├자 능선 분기하는
1,128m봉이다. 오른쪽 등고선 촘촘한 능선을 내려치기 전 전열을 가다듬는다.
순전히 안개 때문이다. 정경식 님이 여태 올랐던 길을 후다닥 되돌아 내린다. 안개가 자욱하여
안경을 낀 것이나 끼지 않은 것이나 분간하기 어려워서였을 게다. 1,066m봉에서 쉴 때 안경을
벗어놓고 왔다고 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또한 착오다. 1,066m봉이 아니라 백두대간 길에
진입할 때 안경을 벗었고, 13번 사진에서 보듯 산상초원 지나서 이미 벗은 상태였다. 괜한 헛걸
음 하였다.
더산 님 덕 크게 본다. 1,128m봉에서 용변 본다며 갈전곡봉 쪽으로 갔는데 불과 5m 전방에서
갈천약수로 내리는 탄탄대로를 발견했다. 1,128m봉 정상에서는 오른쪽 능선의 초입이 워낙 가
팔라 잠시 그리로 틀어 낸 길이다. 이구동성 더산 님에게 덕담 건네며 그 길 따른다. 갈지자로
사면 돌고 거목의 주목을 우러른다. 수령 600년, 수고 17m. 아직 살날이 400년이다.
잘 다듬은 능선 길이다. 비에 흠뻑 젖은 채 10시간 넘도록 걸은 산행이라서 양쪽 허벅지 안쪽이
헐었다. 쓰리다. 나만 그러는가 고백하듯 운을 땠더니 모두가 그런다. 특히 상모씨의 방금 고래
잡은 것처럼 어기적어기적 걷는 모양은 가관이다. 가파른 사면을 루프식 등로로 멀미나게 돌아
내려 계곡이다. 50m 위에 갈천약수가 있다. 조그만 수조에 약수가 가득하다. 철분의 비릿한 맛
이 진하다.
대로로 내린다. 뭐하는 집인지 모를 대가인 치래마당 지나 치래마을. 치래! 갈천(葛川)의 우리말
은 칡내일 터. 칡내가 치래로 변성되지 않았을까? 그랬다!
12. 2부 산행로
12-1. 산상초원
13. 정경식 님, 백두대간을 향하는 도중에서
14. 백두대간 길 진입, 상고대 님과 정경식 님(오른쪽)
15. 주목, 갈전곡봉 가기 전 1,128m봉에서 갈천약수로 내리는 길목에 있다. 수령 600년, 수고 17m, 챔프 님이 안내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16. 갈천약수, 철분성분이 많아 쇠 비린내가 난다
17. 하산 길
18. 접시꽃, 갈천리 마을에서
19. 금계국, 갈천리 마을에서
첫댓글 우중산행은 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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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은데 딱하나 아쉬운 것이 그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2부 하산길에 혼났습니다
그러게요,,,여태 그런일이 없었는데, 2부때는 꽤나 고생했습니다..![떡실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0724/texticon_83.gif)
...그렇지만 더운 날씨속에 시원한 산행이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2부 낙오된 조건진입니다. 열심히 할께요. 아직도 무릎이 조금 아프네요. 덕분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우중산행시에는 바세린을 준비해야 겠네요. 수고하셨어요
저는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서, 항상 하프타이즈를 입습니다. 왜, 그거 있잖아요? 마라톤할 때 입는거. 아니면 축구선수나 농구선수들이 트렁크 아래 받쳐입는거 말이예요.
웬만해선 쓸리지 않습니다.
몇해전 이곳 구경하러 갓다...내리는 폭우로 산아래 민박집서 방값만 축내고...상경길 맑은 하늘만 원망하던 일이....ㅜ,ㅜ 드류님 산행기로 대신 공부함다.
음마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사진으로나마 챔프성님 뵈오니 반갑기 그지 없네요...성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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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계시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지난 번 중계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