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지혜의 근본
[욥 28장]
[내용개요]
본장은 악인들이 현실에서 득세하고 창궐하는 듯하지만 공의의 하나님께서 결국 그 행위대로 장벌하시리라는 욥의 항변의 계속으로서, 하나님께 근원을 둔 지혜에 대해 찬양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본장을 통해 인간이 지혜를 찾기 위해 몹시 애쓰지만 결코 이 세상의 것에서 찾을 수 없음을 언급하여(1-22절), 이 지혜가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23-28절). 혹자는 본문이 앞장과 다음 장의 내용과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근거에 입각해 본장을 욥의 변론에 포함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장이 본서 저자가 의도한 사건 전환의 분기점이라는 사실과 본장에 언급된 사항이 욥의 이전 변론과 내용이 유사하다는 점을 볼 때 이는 욥의 변론임이 분명하다. 이 세상에서 부딪히는 모든 문제가 인간 이성의 철학적이고 경험적인 현실 인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고 오직 하나님께서 계시하시고 가르치신 뜻에 순종할 때에만이 해결됨을 교훈하고 있다.
[강 해]
본장은 전장에 계속되는 욥의 변론이지만 그 내용과는 조금 단절된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본장에서 욥은 지혜와 명철에 대하여 변론하고 있습니다. 또한 욥은 진정한 지혜와 명철이 어디에 있고 그 본질이 무엇인가를 알려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혜는 세상 어디에서든지 물질적으로 찾지 못함과 지혜의 가치를 설명한 후 지혜와 명철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1. 보석을 찾는 인간
1) 험난한 작업
욥은 사람이 흑암을 파하고 끝까지 궁구하여 음예와 유암 중의 광석을 구하되 사람 사는 곳에서 멀리 떠나 구멍을 깊이 뚫고 발이 땅에 닿지 않게 달려 내리니 멀리 사람과 격절되고 흔들흔들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온갖 위험을 무릅쓰면서 생명보다도 가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욥은 이 같은 험난한 작업 과정을 묘사함으로써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되는 참 지혜를 얻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습니다.
a. 감추인 보배를 찾는 것 같음(잠2:4)
b. 흙 도가니에 단련한 은(시12:6)
2) 보석 매장지를 알 수 없음
보석을 캐는 작업 자체가 매우 어렵다고 말한 욥은 보석이 매장되어 있는 장소를 찾는 것 또한 매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보석이 숨어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솔개와 매의 눈도 알지 못한다는 비유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솔개와 매는 날짐승 중에서 가장 시력이 좋은 짐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들짐승 중에서 가장 위험스럽고 사나운 사자라 할지라도 그 곳을 찾지 못합니다. 그만큼 지하에 묻혀 있는 보석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a. 찾지 못할 주의 길(롬11:33)
b. 극복해야 할 배금주의(딤전6:10)
3) 보석에 대한 열망
땅 속 깊숙히 매장되어 있는 보석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욥은 이제 그것을 캐는 작업 과정 중에 인간의 열망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 이 굳은 바위에 손을 대고 산을 뿌리까지 무너뜨리며 돌 가운데로 도랑을 파서 각종 보물을 눈으로 발견하고 그것을 밝은 데로 낸다고 하였습니다. 욥은 보석을 캐는 작업을 인간이 추구하는 지혜에 대한 열정에 비유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 인간이 악을 추구하는 일에도 지혜가 특출함을 볼 수 있습니다.
a. 놋 문을 쳐서 부숨(사45:2)
b. 모든 수고에는 이익이 있음(잠14:23)
2. 지혜의 가치
1) 땅에서 찾을 수 없는 지혜
욥은 지혜와 명철이 인간이 사는 삶 가운데 내재해 있지 아니할 뿐더러 이 세계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지혜를 찾기 위해 마치 보석을 찾듯이 세상을 뒤지고 다닙니다. 참 지혜의 값어치를 사람이 알 수 없다고 욥은 전제했습니다. 땅에서 나는 보석은 아무리 귀하다고 할지라도 적당히 값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 지혜는 값으로 그 가치를 계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그것을 이 땅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 지혜는 오직 하나님께서 택한 자들에게만 주십니다.
a. 주 안에 지혜가 감취어 있음(골2:3)
b. 금을 얻는 것보다 나은 지혜(잠16:16)
2)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혜
욥은 지혜는 정금으로도 바꿀 수 없고 은을 달아도 그 값을 당치 못하고 오빌의 금이나 귀한 수마노나 남보석으로도 그 값을 당치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정금은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한 순수한 황금입니다. 오빌의 금이나 귀한 수마노나 남보석은 모두 세상에서 최고로 쳐주는 보석의 종류들입니다. 그러나 지혜는 그 무엇보다도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a. 지혜는 진주보다도 귀함(잠3:15)
b. 지혜를 얻은 자가 복이 있음(잠3:13-14)
3)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지혜
욥은 지혜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욥이 언급한 보석들은 모두 이 세상에서 가장 값이 나가는 것들입니다. 더구나 욥이 살던 고대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황금을 비롯한 보석들을 찾아 그들의 생을 보탰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팔아 진주를 차지한 농부처럼(참조, 마13:45-46),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더욱 귀히 여겨야 할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a. 상인이 발견한 고가의 진주(마13:45-46)
b. 하나님의 지혜의 부요(롬11:33-35)
3.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
1) 지혜의 출처
욥은 하나님의 지혜가 이 세상에서는 완전히 감추어져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옛날 점을 치는 자들이 새들을 이용하여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곤 했는데, 이 새들조차도 지혜의 출처를 알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에 거하는 존재들마저 하나님의 지혜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유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의 의지에 따라 자신의 모습과 지혜를 이 세상에 속하고 있는 자들에게는 밝히지 않기 때문입니다(참조, 고전2:8-9).
a. 스스로 얻을 수 없는 지혜(전7:23-24)
b. 그리스도 안에 감취어 있는 지혜(골2:3)
2) 하나님만이 아심
욥은 모든 생물의 눈에 숨겨졌고 공중의 새에게 가리워진 지혜의 길을 하나님께서는 깨달으시며 있는 곳을 아신다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하나님만이 모든 만물의 기원과 본질과 목적을 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혜의 창조자이십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타락하여 죄로 오염된 인간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지혜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영적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나님의 지혜를 얻어 구원에 이르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a. 지혜가 무궁하신 하나님(시147:5)
b. 깊고 부요한 하나님의 지혜(롬11:33)
3) 주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임
지혜는 창조의 능력과 법칙으로서, 하나님만 아시는 것입니다. 인간이 구하여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해 주시는 지혜는, 다만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에서 떠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으로써 지혜를 얻은 자는 성결하고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로 가득하고 편벽과 거짓이 없습니다(참조, 약3:17). 위로부터 난 지혜를 소유한 자는 주를 경외하고 악에서 떠날 것이며 지혜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a. 우리의 지혜이신 그리스도(고전1:30)
b. 지혜로 땅을 세우심(잠3:19)
결론
본시편에서 욥은 참된 지혜는 하나님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고귀합니다. 또한 가치를 측량할 수 없고 비교하거나 바꿀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온갖 보화를 주고도 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초월적이며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성도들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는 열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은. 은백색을 띠는 귀금속으로 아라비아에서 많이 생산되었음 보통 물물 교환을 하는 화폐의 역할을 하였으며 무게를 달아서 매매하였음.
2절. 녹여. 원어 <qxy::야차크>는 '붓다, 녹이다, 주조하다'를 뜻.
3절. 궁구하여. 어떤 일의 결과를 알 때까지 샅샅이 파헤치는 행위.
4절. 흔들흔들. 원어 <['Wn:누아>는 '나무가 폭풍에 흔들리다'를 뜻. 본문에서는 위태한 중에도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 표현함.
5절. 불. 원어 <vae:에쉬>는 '불, 불꽃'을 뜻. 여기서는 인간의 쉬지 않는 열정을 나타냄.
6절. 남보석. 원어 <ryPis':사피르>는 사파이어나 청옥과 같은 보석을 가리킴.
7절. 솔개. 매과에 속하는 육식새. 율법에는 이 새의 식용을 엄격히 금하고 있음.
9절. 굳은 바위. 원어 <vymiL;j':할라미쉬>는 석영이나 화강암 같은 단단한 암석 가리킴.
10절. 도랑. 원어 <!yrIaoy]:예오림>은 물을 광산에서 끌어내기 위하여 만든 수로를 의미.
14절. 깊은 물.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닷속 깊은 곳을 말함. 인간으로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신비한 자연을 상징함.
16절. 수마노. 루비를 뜻.
18절. 수정. 세상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보석으로 신약에서는 천국을 묘사할 때 쓰임.
19절. 구스. 이디오피아를 가리킴.
[신학주제]
주를 경외함이 곧 지혜. 본장에는 인간이 각종 금속을 채광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지혜는 그러한 방법으로는 찾을 수 없음을 언급한 후에, 그 지혜는 세상의 값비싸고 귀중한 보화와 비교하여 그 값을 견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언급하였다. 그래서 인간의 방법이 아닌 절대 초월자이신 하나님에게서만이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함으로써, '주를 경외함이 지혜'라고 선언한다. 주를 경외함이 곧 지혜라는 욥의 선언은 다른 지혜 문학의 사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특별히 잠언서 기자의 입장과 일치하고 있다.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지혜란 하나님께서 세상을 운영하시는 섭리의 오묘함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욥은 자신이 당면한 고난이 죄 때문이라고 비난하던 친구들의 주장을 논박하여 하나님의 기계적이지 않은 섭리의 신비에 자신의 소망을 두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결국 본장은 본서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지혜가 궁극적으로 하나님에 속해 있고, 설사 인간에게 그 지혜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주셔야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께 대한 불가지론이 아니라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과 고난의 상황이 이해되어지진 않지만, 그래도 하나님을 경외하겠다는 적극적 태도인 것이다.
[영적교훈]
지혜는 피조계 내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욥의 친구들은 마치 자신들이 지혜로운 양 욥을 정죄하고 책망했었다. 그러나 본문에서 욥은 산 자나 죽은 자 누구를 막론하고 피조계 내에서는 지혜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러한 본문을 통하여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지식은 감추어져 있어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계시하지 않는 산 인간은 그 지혜를 모두 알 수 없다는 사실과, 이러한 지혜를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스스로를 계시함으로 완성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분의 섭리를 신뢰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배우게 된다. 오늘날 성도들은 많은 지식들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칫 실수하면 그 홍수 속에서 우리의 자아를 잃어버릴 수 있을 만큼 세상은 복잡하다. 그러므로 더욱더 정신차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곧 지혜이며 지식의 근본임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