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는 창문이다 빛이 통하든 안 통하든 상관없다 창문이 있으면 그만이다 그곳으로부터 단절된 그 무엇이 무한하게 들어온다
낮 시간에 뉴스를 통해 마음에 새기고 맞을 준비를 했지만 잊고 있었다 서울에서 딸이 보내준 슈퍼 블루문을 보고서야 황급히 블라인드를 올리고 망원경 같은 창문을 열어 보았다
득달하는 취재진들에게 에워싸인 슈퍼문을 보호하려는 듯 구름이 띠처럼 경계를 두르고 있다 나는 본능적인 감각으로 언 듯 언 듯 구름 사이를 헤치며 눈에 넣으려고 애를 쓴다
이번에 보지 못하면 14년 후에나 볼 수 있다는 보도가 아니더라도 나는 달 그대로가 희망적이라 좋다 달이 뜨는 십오야가 되면 나도 덩달아 뜨고 설렌다 달이 점점 움직이더니 창문 가까이 다가온다 손을 내밀면 금세 악수라도 나눌 수 있을 거리라고 우기면서 구름을 탓한다 구름은 보호인가 방해인가 여전히 가리고 있다 잠이 온다 보이지 않는 반쪽의 기운을 품에 안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