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제를 푼다"는 행위는 그냥 계산을 하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매우 복잡하고 섬세한 두뇌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잘 풀기 위한 첫걸음은 제대로 읽는 것입니다.
우선 제시된 문제의 수식 언어들의 의미를 정확히 해독해서 문제가 요구하는 답을 찾기 위한 단서를 추출해야 하며, 추출된 단서들의 관계를 파악해 두뇌가 감지 가능한 시각적 형태로 만들어 재구성을 해야 하고, 재구성된 요소들을 추론하고 유추해 찾아내고자 하는 목표의 정체를 구체화시킨 후라야 비로소 "계산"이라는 마지막 행위를 할 수 있는 고도의 추상적 언어활동인 것입니다.
이 복잡하고도 난해한 과정을 수행하는 능력이 바로 "수학독해력“이며, 이 독해력이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해가는 풀이과정 전반부에 얼마나 정교하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계산도 가능해지고 정답을 찾는 일도 가능해지는 언어가 바로 "수학이라는 언어"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수학교육은 이 "수학적 직관력과 수학독해력"을 길러가는 초등수학과 중등수학 과정을 성과위주의 사교육이 담당함으로서 최종결과인 점수만을 최우선시하는 상행위로 변질되어 수학역량을 제대로 길러주지 않고 무작정 계산부터 시키는 우를 범해, "수학=문제풀이" "문제풀이=계산"이라는 기이한 단순사고에서 정지된 상태입니다.
그 결과, 수학적 직관력이 뛰어난 극히 일부의 아이들만이 그런 문제풀이 연습의 반복과정을 통해 요행히 수학독해력을 체득하게 됩니다. 그런 아이들이 수학재능이 뛰어난 수학도사로 훗날 영재고와 과고에 진학해 수학과학 영재로 길러지는 것이고, 이 수학독해력이 체득되지 않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결국 수포자로 전락해 무기력한 존재로 남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수학영재란 바로 "수학적 직관력과 수학독해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고, 이 수학적 직관력과 수학독해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역량"이며, 훈련만 체계적으로 받으면 누구나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심리학적으로 "절차기억"의 영역입니다.
수많은 수학자들이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수많은 방법을 제시합니다만 그들의 한계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틀에 갇혀, 인간두뇌의 작동 메커니즘은 염두에 두지 않는 태생적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은 "언어"라서 결국의 두뇌의 문제이고 심리학적 사고와 고찰이 없이는 궁극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불가분의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