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이버대학교 음대 성악과는 20대의 어린 학생들도 타 대학 음대 성악과 학생 수만큼 있지만, 나처럼 늦은 나이에 제2 또는 제3의 전공을 찾아온 학부 졸업 (석박사 출신도 많음) 이상의 만학도들이 많아 동문회 임원들의 나이가 만만찮다. 대부분 음악 외의 경험치들이 많아 연주회를 준비하는데도 기준점과 접근 방법들이 달라 문제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만들어진 문제만큼 해결 방법도 생겨 동문이 대기실에서 즐겁게 연주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의 수고가 행복하다. 이래서 매번 손을 놓고 말겠다던 음악 기획일이 내게 아직도 남아있다. 지인이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게 되면 입으라고 선물로 보낸 화려한 드레스들이 몇 벌 있어 가벼운 듀엣곡 한 곡이지만 꺼내 입으니 가볍게 턱시도를 입고 있는 남자들이 부럽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안의 범위에서 동문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고 싶어 못 찍는 사진이지만 최선을 다해 핸드폰에 담아 보았다. “현수씨 거울을 보고 살짝 고개만 돌려봐~~ ” 대기실서 핸드폰 사진을 보며 인생 컷 몇 컷 나온 것 아니냐고 활짝 웃어본다. 예정된 시간을 넘기게 될 것 같아 걱정했던 연주가 함께 부르는 노래를 취소를 하게 되어 정시에 끝났다. 덕분에 로비 사진 시간을 갖는다.
우리 엘컬처에서 사진으로 봉사해주시는 정인덕 사진 작가님이 더운 날씨에도 영산홍을 찾아주셨다.
정인덕 선생님을 보니 나도 몇 컷의 사진을 찍어본다. 이번 주 내내 쌓였던 피로가 밀려와 사진찍기에 좋은 컨디션은 아니다. 게다가 대기실에서 토요일에 있을 배역 오디션 곡을 생각하고 있던 터라 마음이 급해졌다. 예전보다 악보 보는 것이 좀 빨라지긴 했어도 한 주일 만에 아리아 악보를 익혀서 부른다는 것은 좀 무리이다. 물론 정식 연주가 아닌 배역을 정하기 위한 연주이다. 언제 보아도 넉넉한 웃음으로 임샘~~이라고 길게 나를 불러주는 손 변호사님과 로비서 인사를 마치고 집에 오니 또 밤이다. 하루가 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