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풍류 생활을 주도하던 어떤 아리따운 기생의 초상화이다. 가체를 사용한 탐스런 얹은 머리에 젖가슴이 드러날 만큼 기장이 짧아지고 소매통이 팔뚝에 붙을 만큼 좁아진 저고리를 입고 속에 무지개 치마를 받쳐 입어 열두 폭 큰 치마가 풍만하게 부풀어 오른 차림새는 여체의 관능미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자태인데, 쪽빛 큰 치마 밑으로 살짝 드러낸 하이얀 버선발과 왼쪽 겨드랑이 근처에서 흘러내린 두 가닥 주홍색 허리끈은 풀어헤친 진자주 옷고름과 함께 대장부를 뇌쇄시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