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해녀자격증
김영란
잘 배우고 잘 났으면
해녀가 됐겠냐
배움 없고 가진 것 없는 네 아방 만나서 맨몸으로 할 거라곤 물질밖에 없어서 너 낳고 사흘 만에 물질했다는 우리 엄마 팔순 넘은 나이에도 현역을 자랑하며 학교마당 안 밟아도 자격증이 있다며 주머니 속 해녀증을 자랑하는 우리 엄마 박사를 밥아봐라 유학을 가봐라 어디서 이런 자격증 받아올 수 있겠냐 그만 두라 하지 마라 난 아직 서열 3위 내 위에 1, 2위 언니들도 있다며
하늘이 해고하기 전 사직은 안 허켜*
* 안 한다의 제주어
《제주시조》 2023. 제3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