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음악실과 2학년 남학생 교실이 있었던 자리였다고 기억된다.
그곳에 현대적 시설을 갖춘 근사한 실내 체육관이 들어서 있었다.
희망의 탑도 여전한데 그때에 비해 작게 느껴진다.
먼저 이 행사를 준비한 고향 지킴이 대덕 장흥 친구들이 화사한 얼굴로 반긴다.
졸업 3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이 앞에 걸린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졸업하던 때가가 1982년이니 올해 2012년 만 30주년이 맞다.
우리가 벌써 졸업한지 30년이 흘렀다니 세월이 유수와 같다.
긴 줄에 매달린 졸업앨범 사진 속엔 이젠 고인이 되신 분이 여섯분 정도 계신다.
인생 무상에 만감이 교차한다.
까까머리 남학생들과 커트 머리의 여학생들이 순박하고 청순하게 아니 좀더 리얼리티를 부여하면
하나같이 촌스럽게 꾸밈없이 추억을 장식하고 있었다.
당시 우리가 대덕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전교 학생수 2000 명에 육박하여 개교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 학생 수는 100 여명 이라니 이농현상과 산아제한의 심각성에 격세지감을 느꼈다.
우리는 팔방미인처럼 공부, 문예, 미술, 웅변, 체육 등 다방면에서 좋은 성적으로 수상했고 학교 명예도 드높혔다.
콩나물 교실에서 부대끼며 열심히 배우고, 익히고, 돕고, 다투면서 우리들은 치열하고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
청춘을 받쳐 우리를 가르치신 은사님들은 물론 잠시 근무하신 은사님들조차
여러 이유로 대덕중학교를 잊지 못하신다고 이야기 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다.
부부 교사도 몇쌍 계셨는데 스승님을 닮고 싶었을까?
대덕중학교 재학하며 그때 쌓은 오래고 질긴 우정으로 부부가 된 친구들도 많다.
우리 기수는 해마다 장소와 유사를 번갈아 치르며 광주 서울 부산 대덕을 오가는데
작년 25주년 천관축제를 우리가 주최하다보니 한해 걸러
30주년을 모교에서 대덕팀이 주최하게 된 것이 참 기막힌 우연 같다.
서울 친구들의 노고를 바탕으로 전 지역이 단합하여 28회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 같아
작년 천관축제 때도 참 흐뭇했는데
올해 참 색다른 깜짝 이벤트로 또 한번 놀랐다.
은사님과 30년만의 조우라....
문길섭 선생님, 김성호 선생님, 김찬흠 선생님이 우리들의 초대에 귀한 시간을 내주신 것이다.
그 시절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배움터에서 30년만의 재회를 했다.
우리는 모두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로 되돌아가 감격과 환희로 회춘했다.
당시 3학년 8반 친구들은 담임 선생님 모시고 기념사진 찍고 반창회까지 결성했다는데 부러웠다.
오랫만에 부르는 교가가 나이 탓인지 듬성듬성 불러오기가 되지 않았지만
함께 부르는 친구들 도움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천관산의 높은 정기 한아름 안고서 남해의 푸른 물결 젊은 피는 끓는다(?)
확실한 것은 대덕에 사는 친구들 만큼은 천관산의 정기를 제대로 받아 젊고 의욕적으로 보였다.
행사 전날 하늘 펑크 났나 싶게 하루 종일 내리던 거센 비바람은 거짓말같이 사라지고
우리를 축복하듯 화창하게 개인 환한 봄날을 천관산 정기가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한단 말인가?
우선 준비가 철저하고 완벽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김경설 회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여친 남친들의 호흡은 한두번 맞춘 것 같지 않았다.
30주년을 모교에서 은사님들을 모시고 중년의 친구들이 모여 보낸 꿈같은 한나절...
이것만으로도 기발한데 엄마 손맛 뺨치는 솜씨와 고향 맛 그대로 살린 산해진미로
먼곳에서 달려온 친구들의 새벽잠 설친 피로를 말끔히 보상해 주었다.
우리의 절대 공감은 뭐니뭐니 해도 먹는 것이다.
막 담은 햇김치에 된장으로 버무린 향긋한 취나물, 쑥향기 물씬나는 된장쑥국에
미나리와 콤비를 이룬 새콤한 간재미 회, 잘눌린 머리고기 편육, 절편과 인절미에 과일까지도 황홀한데
별미는 커다란 드럼통에 구운 삼겹살이었다. 나중엔 산낙지도 구워지고 김치도 윤기나게 구워졌다.
그런데 비장의 카드는 군고구마였다.
드럼통 옆구리에서 마술처럼 등장한 고소한 후식
서랍처럼 개조한 곳에서 구워지기 바쁘게 인기 짱이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역시 알차고 멋졌다.
승부근성 청소년 못지 않고 노는 것 기차게 잘 놀고
먹고 마시는 것 기차게 잘하는 우리 28회 기상은 남다르다.
당시 대덕중학교 최고의 전성기를 빛냈던 주인공들이라 할만하다.
오늘 방문수가 280명을 넘어선 것 같았는데 모두 사진 보러 온 친구들일 것이다.
우리 카페가 오늘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후배도 덩달아 온 눈치다.
우리 친구들 멀리서 한마음으로 우리 카페에 보낸 성원과 관심 육십주년 하는 그날까지 영원하길 기대해 본다.
미처 참석하지 못한 친구는 얼마나 안타깝고 부러울 것이며,
아쉬웠던 한나절이 너무 짧아 미련 남은 친구들은 철저히 리뷰해서 복습하고 되새김질 하고 있을 것이다.
친구들의 사진을 보면서 어제가 생생하게 리바이벌 된다.
우리들의 부모님 생각해서 골다공증 약을 선물해준 여오숙 친구에게도 고맙다고 전한다.
그리고 기발한 재치와 탁월한 리더쉽으로 행사 진행해준 홍병식 친구의 노고에 감사하고
늘 찍사로 고생하고 봉사하는 서승옥 친구가 너무 고마워서
가진 것이라곤 글재주 밖에 없는 내가 어제의 감회를 되살려 재구성 해보았다.
첫댓글 어쩜 그리 표현도 이리 잘했을까?? 난 글재주가 없어 사진만 찍었을 뿐이고~~넌 글로써 이리 표현하니 더이상 설명이 뭐가 필요할까?
올린 사진 밑에다 바로 바로 글을 올리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난, 스폰 할게 "사진"밖에 없다.
암튼 모두들 고맙고, 가슴속에 영원한 추억으로 간직햇으면 한다.
현장 재현에 너만한 기록이 있을까?
다음엔 이쁜 여친들만 찍지 말고 다른 친구들도 골고루 클로즈 업 해줘라.
짜아식 이쁜 건 알아가지고...괜한 카메라 렌즈 탓하지 말고
나는 우찌된게 넘어져 엎어진 사진, 뒷모습, 옆모습이 주류고 정면 사진이 거의 없어요
성형을 하든지 멋진 찬조를 하든지 내년을 부탁한다는 짜웅하며 너랑 술 한잔 하든지
뭔가 수를 내야 할 듯... ~ㅋㅋ
너의 그이쁜감성도 고운글귀에 뚝뚝 묻어나고, 떠나는 버스를 배웅해 주던 친구들! 잡은손을 놓치고 싶지않아 하던 친구들! 아련한 추억속에 지금은 두분 다 산소에 나란히 누워계신 내부모님 같은 친구들을 우리가 어디가서 한꺼번에 이리 많이 만날 수 있을까? '정말 횡재한거다'-라는 생각이 새삼 절로 나게하는 길고도 속깊은 너의 후기.....감동이다.
우리 횡재한 것 맞다. 29회는 우리처럼 전국 모임 없다고 부러워하더라.
여전히 젊고 예쁜 얼굴도 모자라 메이컵에 캉캉 치마에 아찔한 하이힐까지
팜므파탈의 여신처럼 남친은 물론 여친들의 혼까지 쏙 빼놓은 너
지금 생각해보니 고도의 작전이었다.
예쁘다고 사진 많이 찍힌 친구들 동창회비 알아서 더 찬조해야 한다고 강력히 건의 한다
ㅎㅎ 사회활동 카페활동 왕성한 열정 높히 산다 정선아.
예쁜 댓글 고마워
은실이는 내국민학교 같이놀던 친구다 민영이랑 맨날 같이놀았던 기억이나
은실아 니가 선주이고 부계인것 나만 알고 있을라나 ㅎㅎㅎ 니 엄마 얼굴 그대로 그렇게 우리가 세월이 흘러간다
유년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아이로 오숙이가 짱이다.
세월의 더께를 비껴가는 것 쉽지 않은데
고운 마음 순수한 봉사와 아름다운 희생이 널 그렇게 소녀로 남게 했나봐
난 모처럼 친구 자랑도 하고 효도 좀 할렸더니 집에 와서 확인했는데 약이 없더라
네 마음은 그래도 소중히 간직하고 받았다.
경설이 영선이한테 다시보냈어 연락했더니 니 동생한테 주기로 했어
아냐 괜찮아 다른 친구들 나누고 그래도 남으면 몰라도....
우리집이 한약방 아니냐
나까지 안챙겨도 된다 ㅎㅎ
대한민국 군대와 대덕중28회 동창회의 공통점 = 각자의 보직에서 맡은바 소임을 아주 충실히 한다.(그러니, 각종 행사 치르기는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운, 편히 누워서 눈 감아도 선명한 첫사랑... ㅎㅎㅎ)
경설아 수고했다. 능력있고 책임감 강한 리더야.
근데 있잖아~~~~~ 네 첫사랑 누구니?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 이제는 얘기할 수 있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