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keyNox, 유럽에서 삽질하다 - (60) 아싸라비야 쿵박사

[Killua a.k.a MickeyNox]

 

*좀 길겠지만 하루를 한 포스트에 쓰겠습니다.

 진 짜 한 일은 암것도 없는데... 자잘한 사건이 왤케 많았는지요;;;

<지난 줄거리>

자고 일어나니 아줌마가 나가자고 하심. 알고보니 아저씨는 폴란드분!

아줌마의 인생 스토리를 좀 듣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벌써 가을분위기가 난다.

친절한 아저씨는 크라쿠프 가는 표 끊는걸 도와주시고, 드라이브도 시켜주신다.

아줌마와 구시가 산책을 하고는 모닥불 피워놓은 야외 펍에서 맥주를 마신다.

나의 여행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날 모양. 그날밤의 바르샤바는 아름다웠다.

2002. 9. 2

아아.

24시간 사이에 사람 팔자가 이렇게 바뀌어도 되남.

24시간 전까지만 해도

끈적하고 정전기 나는 비니루 시트 위에서 웅크리고 자다가

재수없게 도적이나 만나고,

사고무친 망연자실하게 바르샤바 역앞에서 울먹이고 있었는데

이렇게 편하고 좋은 방을 나혼자 턱 차지하고

잘 세탁된 시트와 이불사이에 게으르게 누워

무엇보다, 너무너무너무 편한 마음으로 있는대로 퍼질러 자다니이!

아아. 잠에도 한계가 있는 법.

나는 침대위에서 마음껏 뒹구르다가

아침 아홉시를 넘겨서 아래로 내려갔다.

"일어났어요? 좀만 테레비 보면서 기다려요. 곧 밥 차려줄께요,"

실내 자전거로 운동을 하고 계시던 아주머나니가 식당으로 들어갔고,

이내 맛있는 냄새가 거실에 까지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민박집을 다니면서 배우고 느끼며 낸 결론 하나.

그 집의 주인이 얼마나 성의있는 가를 보려면, 아침밥상을 보면 된다.

아침 밥상에, 그날 아침상을 위해 새로 준비한 음식이 있느냐 없느냐를 보면

그 집이 성의있게 장사하는 집인지 아닌지를 가늠할수 있다.

그냥 냉장고에서 반찬 마구 꺼내다 주는 집과

계란찜 한단지를 하더라도 그 상을 위해 준비하는집,

어찌 같을 수가 있겠냐구.

그날, 바르샤바에서 먹은 마지막 아침상에는 된장찌개가 놓여있던걸로기억한다.

그것도 꽤 맛있었던 걸로.

"아참, 이거 가져가요."

밥을 먹고 일어나는 나에게

아주머니는 봉투 하나를 건네주셨다.

그안에 들어있던것은,  얼음물 두병과 누룽지였다.

"비상식량이야. 요긴하게 써먹어요,"

....50불,

하나도 안비싸요 아주머니 ㅠ.ㅜ

아저씨는 출근하시는 길에 나를 

아멕스 여행자수표 바르샤바 지점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하시며

바쁘게 출근준비를 하셨다.

.....나는 전화위복과 새옹지마라는 말을 믿는다.

세계 어디를 가도 사람의 체온은 따뜻하다는 것,

나는 유로패스 두 구멍을 주고 그것을 배웠다.

지금 이자리를 빌어 바르샤바 민박집 아주머니 아저씨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돈 받았으니까 당연한거 아니냐구요?

그것도 꽤 비싼돈이니까?

.....서비스는 돈으로 거래될수 있지만

정과 추억은 그렇게 할수 없습니다.

저는 아주머니 아저씨게 너무 큰 정과 추억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저씨의 차를 타고 아멕스 바르샤바 지점으로 갔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곳과는 당근 다른곳이었고;;;

건물 안쪽에 상당히 짱박혀 있는 곳이라 찾기 쉽지도 않았다.

...하지만,길찾기란 결국 시간을 얼만큼 들이느냐의 문제이기에

나는 결국 아멕스를 찾아낼 수 있었다.

창구는 한개. 그 앞에는 서너명이 줄서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까 금방 내 차례. 나는 여유만만 웃음을 지으며 창구앞으로 다가갔다.

"하이."

"하이, 어떤일로 오셨죠?"

"수표를 도난당했어요. 어제 신고했습니다. 재발행 받으러 왔어요."

"성함이?"

"C,H,U,N.G..."

"잠시만요..."

아, 내가 "정"씨잖아요.

"정"씨는 영어로 쓸때 Jung나 Jeong를 많이 쓰는데,

나는 좀 튀어보이고자 Chung로 쓴다.

그래서 존나 웃겨진게, 우리가족들 여권을 보면

아버지는 Jeong씨고, 나는 Chung씨, 여동생은 Jung씨, 남동생은 Joung씨로

....졸라 콩가루 패밀리다;;;;;

담당직원은 오래지 않아 서류한장을 꺼냈다.

벌써 내 정보가 들어와 있었던게야. 잇희~!

"싸우스 코리아?"

"예스."

"이름이....

 쿵....XX?"

쿵...-_-

왜정시대때도 안했던 창씨개명을..

졸라 엄한 남의나라 폴란드에서!!!

좋다. 그래.

Chung..이 폴란드어로는 "쿵"으로 읽힌다면,

이 여행기에서 폴란드편이 끝날때까지

....나는 "쿵박사"가 되어주겠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불러주시길 바람다.

나는 여권을 내밀어 신원확인을 한 후

그가 건네준 이것저것 몇가지 서류를 작성했다.

내 아무리 개칠푼이라지만,

정말 이번 사건에서 여러모로 나를 칭찬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서울에서 수표 발급할때 받았던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었다는것.

게다가 수표번호를 일기장 한구탱이에 적어놨었다는것.

서류를 작성하는 손길이 너무나도 가뿐하고 여유로왔다.

여러분들, 명심하시라.

여행자수표, 물론 쓰기 더럽게 불편하다.

현금같이 통용 되는곳은 큰 호텔이나 면세점 뿐.

대부분은 환전을 해야하고,

수수료를 물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발급 은행까지 찾아가야 하는

존나 커다란 애로사항이 둥실둥실 꽃피어 있다,

하지만, 안전성에서는 그 어떤 거래수단보다도 여행자 수표가 우수하다.

일단 잃어버려도, 찾을 수 있다는 것.

비상금용으로 그거만한게 또 어디있간디.

하지만, 그것도 수표번호 모르면 말짱 꽝이다.

반드시 영수증 보관해라. 그리고, 수표 번호 어디 적어놔라,

두군데 이상 분산해서 수표번호를 적어놔야한다는 게다,

"여기요."

니는 작성한 서류를 당당하게 창구에 들이밀었다.

창구직원아저씨는 담담하게 서류를 보더니

......딴지를 걸었다;;;

"수표 넘버가 틀리는 데요."

 

잉?

뭔소리여?

"아멕스 수표의 일련 번호는 이런식으로 나오지않습니다."

억울하다. 그럴리 없다,

나는 마구 되는대로 뻗댔다.

"서울에서 발급받을때 부터 넘버가 이랬어요. 영수증을 보여드리죠."

참, 마음이 편하니 영어도 잘나온다.

나는 평소에는 절대 입밖으로 나올리 없는 고급영어로 마구 뎀볐다. 

아저씨에게 영수증을 건네주자 뭔가 이상하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수표를 재발급 해주었다 음화화화.

쿵박사,

그 순간은 패리스 힐튼도, 브루나이 국왕의 셋째딸년도 부럽지 않았다.

...내가 제일 부자야 시부알!!! ㅠ.ㅜ

아아. 가뿐한 마음.

나는 이젠 제법 친숙해진 바르샤바 중앙역으로 갔다.

<사진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기차시간은 아직 한시간도 넘게 남았고....

슬슬 쇼핑이나  하자.

일단 제일 필요한건 가방.

다행히 역전 지하상가에는 가방을 파는 구루마가 있었고,

나는 거기서 아주 후줄근 하고 절대 귀중품 없을것 같은 검은 가방을 하나 골랐다

"하우머치?"

가방장수 아저씨가 손가락 세개를 들고는 "써티"라고 말한다.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손가락 두개를 들었다,

"노노. 트웬티."

",,,,노노. 써티. 써티."

"...트웬티!!"

".....트웬티 파이브;;;"

"노노, 트웬티!!!!"

"....트웬티 투!!"

"....트웬티!!"

"....겟 어웨이!"

결국 난  22즈요티를 냈다.

...폴란드에서 물건값 깎아본 코리안 배낭족 나와보라고 그래!!!!;;;

아. 깎은데는 이유가 있었다.

1즈요티가 그때 우리돈으로 한 삼백원쯤 됐으니

22즈요티면 한 7천원 조금 안되는 거다.

...싸지 않냐구요?

...그 가방은

우리나라에서도 절대로 7천원을 넘게 주고 살 이유가 없습니다;;;;

가방을 사서 배낭에 쑤셔 넣었었던 크로스백의 짐을 도로넣고는

어깨에 가뿐하게 둘러매었다.

아아. 다시금 여행자가 된 기분 ㅠ.ㅜ

...이긴 한데....

꼴이 참;;;

체코제 선글라스와 티셔츠

폴란드제 가방.

........나 북한사람인감?;;

슬슬 배가 고프다. 수표 재발급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거든.

나는 느적느적 지하상가를 돌아다니며 밥 비슷한것을 찾아쑈다.

오케 케밥집 있다. 고.

케밥을 주문하고 기대리고 있는데, 주인이 신기한 눈빛으로 국적을 묻는다.

하긴 나도 느낀거지만, 바르샤바에서는 동양인 보기 참 힘들더라만.

나는 웃는 얼굴로 대답해 주었다.

"암 코리언,"

"코리안?

예에~  풋볼!!!

예에~~ 풋볼~~ 풋볼 ~!!!!!!!"

나는 풋볼 지랄을 하시며 엄지손가락을 마구 추키는

케밥집 아자씨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케밥을 한입 베어 물었다.

바르뱌사 중앙역 케밥

진짜 맛있다.

먹어본중에 최고.

폴란드 음식이 다 맛있나?

그러고 보니 지하상가에 있는 음식들이 다 맛있어 보이네?

그리하야 이상한 폴란드 전통음식도 하나 충동구매하시고 히위고~

기차에서 먹음 되잖여. 안그런감?

그러고도 시간이 느무 많이 남는다.

나는 남은 케밥을 입속으로 우적우적 밀어넣고는

근처에 있는 피씨방으로 들어갔다.

바르샤바 중앙역에는 피씨방이 진짜 많기는 많은데,

우리나라처럼 대규모가 아니라

복덕방만한 가게에 피시 서너대 놓고 장사하는 거더라구.

이야. 속도도 진짜 빠르다.

폴란드 피씨방은 오스트리아나 스위스에 비해 속도도 무지 빠르다.

우리나라에 버금가는 인터넷 강국으로 보이더라구.

그러나

아주 치명적인 장벽이 하나 존재하긴 한다.

뭐긴 뭐것어. 언어지....-_-

당근 전부 폴란드어로 되어있다구.

벗뜨

나는 거기서 이메일 체크 다하고

심지어 홈페이지와 커뮤니티에 도둑맞았다고 울부짖으면서 글도 남겼다.

자 방법은? 

정말 아주 유용한 팁이 될거라고 자부하니,

여행가실 분들께는  꼭 새겨들으시길 바란다.

물론, 이 방법으로 100%된다고 보장은 몬하것다.

본인도 이 방법으로 한 세번 삽질 하고서는 해냈던거 같다.

일단, 윈도우즈 익스플로라를 켜라.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 접속하시라.

왼쪽에 보면 "Downloads"보일것이다. 글루 들어가면, 검색 대화상자가 하나 떠있다.

거기에 "korean IME"라고 치시라.

그 중에 두번째나 세번째 쯤에 익스플로러 관련 IME가 있으니,

그걸 설치해서 컴에 깔고 리부팅하면 된다.

그러면 바탕화면 밑인가 작업표시줄엔가 kr이라고 조그만거 생기는데

그거 누르면, 그때부터 익스플로러에서 한글을 읽을수 있고

자판만 외운다면 한글로 타이핑도 할수 있다.

주의할것은, 그 다운로드에 보면 오피스용 IME도있는데

그건 백날 해봐야 소용없다. 절대로 "익스플로러"용으로 고르시라.

시간죽이는건 한국에서나 폴란드에서나 피씨방이 짱이다.

글 몇개 끄적였을뿐인데, 어느새 기차시간이더라구.

나는 시간당 천오백원쯤 하는 피씨방 요금을 내고 기차플랫폼으로 갔다.

....동유럽 기차들, 정말 죄다 열악하구나야.

러시아 기차보다 아주 조금 좋은 수준이다.

나는 예약된 좌석으로 가서 앉았다.

젠장.

폴란드 기차 저질이야 ㅠ.ㅜ

폴란드 기차도 러시아 기차랑 마찬가지로

한 줄에 네명씩 한 컴파트에 여덟명 앉아가게 되어있는 것이었다 ㅠ.ㅜ  

게다가 열라 시꺼먼 아저씨들 뿐. 흡연석이라 그런지 분위기도 침침하다.

나는 일기장을 꺼내 뭔가를 적다가 자리가 좁아서 금방 포기했다.

음식 먹을 분위기는 더더우기 아니었다.

기차가 출발하자, 나는 딱딱한 등받이에 직각으로 기대어 눈을 붙였다.

아 존나 좁다 진짜 ㅠ.ㅜ

"기차가 좁아서 터져 사망하신 한국인 배낭객"이 되기 직전.

기차는 두시간 반을 달려 크라쿠프에 도착했다.

크라쿠프는 아는 사람은 아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데,

아는 사람만 안다는건

모르는 사람은 통 모른다는 얘기도 된다.

아마 들어본적 없는 도시라는 분도 많을 게다.

나도 사실 여행 준비하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고,

그렇기에 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한 도시였다.

크라쿠프는 폴란드의 옛 수도라네,

한국으로 따지면 한 "경주"쯤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도시 전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을 정도로 도시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폴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두군데를 들를 수 있는 거점도시로서의 가치가 높다.

하나는 비엘리츠카라는 소금광산.

그리고,

아우슈비츠이다.

나는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아우슈비츠를 꼭 찍었다,

어차피 동유럽에 날짜를 많이 배정했다면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곳을 보고싶다는 이유였다.

비엘리츠카는 원래 썩 갈 생각이 없었는데

패스 도둑맞는 바람에 독일 일정을 싹 빼야 한다면,

하루라도 폴란드에서 더 개기는것이 현명하지 않것나.

비엘리츠카, 갈까 말까. 나는 조금 갈등하기 시작했다.

크라쿠프 역에 내리자 마자 인포를 찾아갔다. 버스정류장을 묻기 위해서였다.

아, 크라쿠프에는 숙소가 내정되어있었다.

빠리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싼 숙소를 알려주었거든.

세상에...세상에...5유로정도 의 숙소가 있다는게다. 주방설비까지 완벽한!!!.

그분들이 친절하게 지역에 버스편까지 종이로 적어주었거든.

나는 그 종이를 인포에다가 알려주자 뭐라고뭐라고 하면서 정류장을 알려주었다.

나는 당근 살짝 헤메주신 후 버스타는 데를 찾아냄.

유럽 버스는 오는 시간을 알려주는 표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5분간격" 이렇게 써있어서

방금 차를 놓친 사람이 아니라면 다음차가 언제오는지 알수 없는 시스템이 아니라구.

게다가 폴란드 정류장에는 시계도 달려있다. 버스오려면 조금 남았네. 여유만만.

차표는 사는데, 우리돈으로 한 5~600원 정도였던것 같다.

되게 싸다. 스위스 트램한번 타려면 2400원 아닌감.

하지만 생각해 보라구.

우리나라 버스비도 저정도 아니냔 말이지.

동유럽이 뒈게 싸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서유럽이 너무 비싸다 보니 물가 감각이 마비되서리,

동유럽에 가면 상대적으로 싸다고 느끼는것 뿐이다.

뭐, 옛날에는 진짜 싼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동유럽이 개방화 된 후 물가가 많이 비싸져서

지금은 헝가리는 서유럽의 90%,

체코랑 폴란드 바르샤바가 80% 정도 되고

크라쿠프가 한 70%되는거 같다. 

무슨 얘기냐면, 우리나라랑 거의 물가가 비슷하다는 얘기다.

괜히 동유럽가서 싸다고 돈 퍼쓰는 바보짓은 하지 마시길 바란다는 얘기다;;;;;

버스는 제시간에서 3분정도를 어겨서 정류장에 들어왔다.

유럽 버스, 특히 폴란드 버스에서 제일 좋았던게 뭐냐면

차와 도로의 높이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거.

휠체어, 자전거, 유모차를 배려하는 거라고 한다.

버스는 한참 달려 "웨글라스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크라쿠프 시내를 한참 벗어난 외곽도 외곽도 상외곽.

유스호스텔 같은건 전혀 있을법 하지 않은 쌩 주택가였다.

...그런 주택가에서도 피씨방은 두군데나 있데. 진짜 인터넷 초강국이셔요 폴란ㄷ,

나는 정신없이 유스호스텔 표지판을 따라 걸었고

약 200미터 정도 걸으니 유스 특유의 수용소 같은 건물이 나왔다.

...보아하니 폴란드 국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어쩜

"리셉션"을 제외한 전 안내문이 다 폴란드 어냐;;;;

리셉션으로 들어가 방긋 웃으며 방이있냐고 물어봤다.

예쁘게 생긴 리셉션 아가씨는 생긋 웃으며 그렇다고 한다.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유스카드가 있냐고 하네. 그렇다고 했더니

요금표를 내밀며, 한 가격을 가리킨다.

진짜 싸다.

18.5즈요티!!!

오천원돈이다!!!!!!!

오래 있자.

어차피 폴란드에서 오래 개겨야 하지 않던가.

비엘리츠카도 가자.  

여기 사흘 자봐야, 다른데 반나절값밖에 안된다.

아아. 축복스러운 크라쿠프 같으니.

나는 가뿐하게 3일치 돈을 내고 체크 인을했다.

방에 가보고 더 놀랬다.

세상에 2인실이다.

그것도 2층침대가 아니라 싱글침대 두개! 

공동 주방도, 넓고 설비 잘되어있다 ...게다가 냉장고까지!

진짜 "구석탱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놀라운 가격대비 성능을 자랑하는 유스였다.

아니아니. 한가지 치명적인 것은 있었다.

시간은 해가 질 무렵이다. 시내는 내일부터 천천히 돌기로 하고, 일단 사흘 먹을 장좀 보자. 

리셉션으로 내려가 레스토랑, 수퍼마켓이나

그로서리 스토어, 또는 컨비니언스 스토어가가 근처에 있냐고 물어보니

.......리셉션, 알아듣지를 못한다.

옆에 계셨던 독일인 할머니가 알려주셨다.

저녁시간은 너무 많이 남았다. 할일 하나도 없다.

빨래라도 하려고 다시 리셉션에 내려갔다.

아까 있던 아가씨 없다.

...지금 앉아있는 아가씨는 더 첩첩산중이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듯하다. 

한참동안 난리를 쳐서 "빨래를 하겠다는 나의 의사를 전달했다."

세상에

상대방이 영어를 못해서 내가 고생해본것은

중국갔을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중국에서는 영어 할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대형 마트 안에서 볼펜 한자루 살려고 두시간 돌았었다;;;;;

알아들었는지 몰랐는지 이 아가씨,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한참있다보니.

....아까의 아가씨가 달려온다.

그리고 전하시는 옥음. 세탁 무료!!

이 싼돈에 세탁까지 무료라니. 진짜 놀랠 노자다만,

.....다시 확인한 세탁기는

도저히 작동방법을 알수 없는,

폴란드 지형에만 존나 강해보이는 세탁기였다.

그래서 아가씨에게 다시 달려가니 설명서를 준다.

.......폴란드어로 되어있는.....씨바랄!!

우짜뜬,

나는 예전에 김군이 주고 간 세제를 넣고

무조건 이것저것을 눌러보았다.

...돌아가다 말거나;;;

지맘대로 돌아가거나;;;

안돌아간다...-_-

다행히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대충 때려잡아 보았지만

.....이 세탁기는 수동 세탁기인지;;

절대로 말을 듣지않았다.

기껏 돌아가나 싶어서 보면

...양말짝이 따로 돌고

기껏 헹구나 싶으면

...비누방울이 보인다.

나는 아예 세탁기 앞에 일기장을 가져다 놓고

두시간을 지켜보며 빨래를 했다;;;

빨래를 마치고, 나는 조금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자, 오늘 하루를 좀 정리해 보자.

 

오전 : 수표찾음

오후 : 크라쿠프로 내려와 숙소 투숙함

 밤   :...세탁기랑 놈;;;

-_-

정말,

이렇게 한게 하나도 없어도 되는거냐고;;;;;;;;;

내일은 제대로 여행할거야. 젠장. 꼭 그렇게 할거야. 불끈,

Beck <Deadweight>

[나이스샷]

제일 먼저 일기를 본 기념으루 글 남기구 갑니다... 한번도 글 남긴 적은 없지만 맨날맨날 일기보면서 즐거워 하구 있답니다~ 건필하세요~ >_</

[저도갈겁니다^^]

저 일요일날 떠난단 말이에욧!! 그전까지 1부 완결 안시키면 나 여행안갈지도 몰라욧!! 얼렁 1부라도 완결시키세요 ㅜ.ㅜ 징징

[☆★『프리마돈나』★☆]

아~~ 너무 웃겨요~~ㅋㅋㅋ 쿵쿵쿵!!! ㅋㅋㅋ

[빨강이]

저기-_- 그 유스호스텔 이름이 뭐에여?-_- ;; 지금 동유럽갈라고 자료 수집중이라서염 ^^ 정말 글이 잼있네요 프린트해서 들고 다니믄서 읽구 있어요 ^^

[나만 사랑해죠잉~~^^]

쿵박사~^^

[☆정민☆]

여전히 머쪄요~쿵박사님!!>ㅇ<

[딤드]

하하..재밌었습니다..쿵박사님 !! ㅎㅎㅎ 조용히 글 읽다가 갑자기 뒤집어지게 웃었더니 옆에 있는 직원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봅니다..-_-;;;

[얼룩이]

쿵........... 정말 우껴요. 쿵박사님.^^

[singsing7]

"세탁기랑 놈"+"쿵박사"=뒤집어짐ㅋㅋ

[꿈의나라]

쿵.. 박사님~ 정말 잼있었어요!!

[* :D smile *]

멋지네용........진짜루..쿵!! ^-^;

[혜시니]

쿵쿵쿵~~쿵쿵쿵~~쿵박사!!!! >.<

[인생의 변화를 꿈꾸며..]

아,,진짜,, 넘 재밌네요,,,,쿵박사님,,,저도 정씨인데,,조심해야겠네요,,ㅋㅋㅋ 아,,출처랑 닉넴 공개하고 여행기 퍼가도 되나요???

[누워서떡치기]

폴란드말은 알파벳인데도 참 읽기가 어려운게 사실인게 온갖단어에 SZ, CZ바름이 붙는데 전 SZ는 스즈 고 CZ는 크즈 준알안는데 알고보니 SZ는 ㅅ 하고 ㅈ 사이의 발음이고 CZ는 ㅉ 발음이고 또 유의할 발음은 W는 ㅂ 발음 V는 ㅍ 발음 이고 L에 선그어져인는거도 인는데 그건 모르게씁니다 폴란이나체코에선 발음기호가.

[누워서떡치기]

원래 우리나라정씨는 Chung라고 쓰는게 공식이기때문에 대부분 그렇게 쓰는걸로 알고있습니다...(외국에서, 울나라야 상관없으니까) 근데 몇몇분들은 넘 싸운드가 짱깨같고 짱깨들중에 Chung이란 성만아서 꺼리는 사람도 종종있죠..사실 근데 Jung이라쓰믄 외국에서 해깔리는게 독일에도 Jung(융)씨가 상당수있기때문에죠.

[스탈 짱~~]

폴란드 은근히 괜찮더라구요..저도 크라쿠프 구시가지랑 아우슈비츠 소금광산 갔다왔는데.. 이미지 상당히 좋았어요..폴란드..운치있고 ^^

[물빛 그림]

다시 봐두 정말 눈물나게 잼나용 ㅠ,ㅠ 진짜루~*

[clair de lune]

푸하하.. 쿵박사!! 정말 넘 웃겨서 죽는줄 알았어요~~근데 저도 크라쿠프 가는데 그 숙소좀 알려주심 안되요? 부탁^^

[ordinary]

쿵박사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 재밌어요ㅋㅋㅋㅋㅋ

[파랑곰]

푸하하!!! 쿵쿵^^ 오늘도 좋은 하루~~~~~

[kam07]

역시 님의 여행기는 최고로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