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noodle)는 밀, 메밀, 쌀, 감자 등 곡물 가루로 만든 반죽을 가늘고 길게 뽑아내서 만든 식재료로 순우리말로는 '국수'라고 하며 한자어로는 '면'(麵)이라고 한다. 동남방언으로는 '국시'라고 한다.('안동건진국시' 등) 경상도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고려인들이 만들어 먹는 국수 요리도 국시(кукси)라고 부른다. 한국어에서는 '면'이라는 단어가 쌀가루 면까지 포함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쌀가루 면은 '쌀국수'라고 한다.
한국어로 국수는 넓은 뜻으로는 면류 전반을, 좁은 뜻으로는 한국 면요리의 일종인 잔치국수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휴전선 이남의 한반도, 그 중에서도 경기도와 삼남 지방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전통적으로 강원도와 이북 지방, 간도, 연해주 등에서는 메밀로 만든 막국수나 냉면 형태의 면 요리를 국수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밀가루 면만을 몐(麵)이라고 부르며, 쌀가루로 만들어진 면은 펀(粉)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사실을 모르는 한국인들이 중국에 갔을 때 아무리 봐도 겉으로는 몐으로 보이는 펀 사진을 보고 이 면 요리 달라고 하면 중국 종업원이 "이건 몐이 아니라 펀이라고 펀" 이라며 실랑이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멘(麺 めん)이라고 하지만, 본래 메밀을 뜻하던 '소바'가 워낙에 국수로 자주 만들어지다 보니 오키나와 소바, 중화 소바 같이 메밀 이외의 재료로 만든 국수를 '소바'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옛날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최초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항아리에서 발견된 면 형태의 음식은 이집트에서도 발견된지라 발상지는 북부 아프리카라는 설도 있다. 인류의 시작이 아프리카인 것을 감안하면 인류의 시작과 함께했을 전통요리일지도 모른다.
밀은 인류 농경 역사 극초기부터 함께해온 작물이지만 점질단백의 함량이 높아 호화(糊化, gelatinization)가 어렵고 거친 껍질을 분리하기도 어려워 가루를 내어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 이 가루를 물에 개어 그대로 구워내면 빵(무교병, 혹은 교병)이 되고 반죽 모양을 먹기좋게 가공하면 거기서부터 제면이 시작되는 것이다. 메밀을 비롯 다른 재료로 만들어낸 국수들은 밀가루를 구하지 못해 대체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다. 온전한 독자발생이라고 하면 중남미의 옥수수 수제비 정도다.
인류 최고(最古) 문명 발상지와 가까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국수를 발굴하였다. 밀은 쌀과 달리 6~7겹의 질긴 껍질을 벗기고 빻아 밀가루를 채취하기까지 상당한 기술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반면 기온과 습도가 높은 아시아에서는 밀 대신 쌀을 주로 재배했다. 쌀은 노동집약적이면서 밀보다 산출량이 많아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다. 서쪽으로 퍼진 것은 최초의 국수와 가까운 형태인 파스타 이다, 동쪽으로 퍼진 것은 쌀국수, 탕면 등 각기 독자 형태로 발전했다. 이후 아시아 쪽에서는 꽤 널리 퍼졌지만 유럽 쪽에서는 파스타를 제외하고는 그리 널리 보편화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삼국 시대나 남북국 시대에 전래되어 먹었다고 추정되나 구체적인 문헌 증거는 없다. 일단 고려도경에서 식사 접대를 할 때 내온 음식 중 하나로 국수를 언급하고 있어 늦어도 고려 시대부터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국수는 접대는 물론 제례에서도 사용하였으며 사찰에서 만들어 팔기도 했다. 노걸대에서 '우리 고려인은 습면(濕麵)을 먹는 습관이 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 생각보다 일상적으로도 자주 먹은 것으로 보인다.
재료면에서는 주로 메밀을 사용하거나 밀가루를 녹두나 전분과 섞는 방식으로 면을 만들었는데 이 중 메밀로 만든 국수 종류가 가장 많았다. 보통 한반도 북부에서는 메밀을 이용한 온면이나 냉면, 막국수가 발달했고 남부 지방은 밀가루를 이용한 칼국수가 발달했다. 현재까지 문헌에서 그 모양이 구체적으로 나오는 가장 오래된 국수는 녹말로 면을 만든 녹두나화이다. 당시 한반도가 중국보다는 제분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다 보니 밀가루가 비쌌던지라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성인식이나 혼인식같은 귀한 잔칫날에만 먹는 고급 음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잔치국수의 유래에 대한 민간어원으로 '밀가루가 옛날에는 흔하지 않은 식품이어서 양반이나 잔치 때나 밀가루 국수를 만들어 먹어서 잔치국수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실제 조선시대 사서나 요리책을 보면 전혀 사실이 아닌 이야기 이다. 소면 자체가 일제강점기 무렵에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며, 조선 말기에는 소면을 ‘왜면’이라고 부를 정도로 낯설어 했다. 이 민간어원설에 살이 덧붙어서 한반도 남부가 농사짓기 좋고 양반이 많아서 남한은 밀가루 국수 음식이 많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하지만 남한의 또 다른 밀가루 국수인 칼국수 역시 정작 조선시대에는 메밀국수가 주류였고 미군정 때 막대한 밀가루 보급 이후로 메밀 칼국수에서 밀가루 칼국수로 변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남부에서 농사가 잘 된다는 것도 역사적 사실과는 반대이며, 밀은 겨울나기를 하며 자라는 작물이라 한반도에선 똑같은 겨울나기를 하지만 비교적 추위에 약한 보리는 남부에서 키우고 북부에서는 밀을 키워서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에는 주로 황해도와 평양 인근에서 밀이 많이 생산되었다.
미군정의 짧은 시기 동안 한반도 남부 국수 식문화는 밀가루 위주로 바뀌었고 이러한 이유로 강원도, 경기도 동부를 제외한 남한 지역에서는 국수라 하면 잔치국수 등 따뜻한 면요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강원도 및 경기도 동부에서는 국수라 하면 막국수라는 차가운 면요리를 먼저 떠올린다. 역시 북한의 평안도, 황해도 일대에서는 국수라 하면 일반적으로 냉면을 뜻하며 함경도로 가면 농마국수를 떠올린다. 개성 및 인근 지역을 제외한 이북 지역과 강원도에서는 따듯한 국수를 '온면'(溫麪)이라고 따로 불렀지만 이남 지역의 강원도는 수도권과 빈번히 교류하여 이제는 온면을 마냥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통 국수요리는 냉면, 칼국수, 막국수, 고기국수, 올챙이국수, 콩국수, 간장국수 등이 있다. 구한말과 개화기부터는 외래문화가 유입되며 짜장면, 짬뽕, 라면, 우동 등 한국식으로 된 국수 요리 및 잔치국수, 쫄면, 밀면, 비빔국수, 잡채 처럼 국내에서 새롭게 만든 면요리도 생겼다. 또한 분단 이후 이남 지역은 경제력 상승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음식 문화가 유입되어 2000년대 이후로는 파스타, 쌀국수 등 이국적인 국수들도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중국은 동아시아의 한중일 3국 중에서 면류가 가장 발달한 국가이다. 그 중에서도 산시성(산서성) 국수 요리가 중국에서도 유명하다.
한국과 일본은 기후나 토지이용 상 밀을 주식으로 삼기 힘든 곳이 많은 반면,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은데다 문명의 발상지인 화북이 밀농사에 적합한 기후여서 수천 년간 밀가루 요리를 주식으로 삼은 지역이 많았다. 아예 서양에서 수프를 먹을 때 빵을 뜯어서 넣어서 먹는 방식과 유사하게, 끓인 양고기 탕에다가 발효되지 않은 구운 빵을 손으로 잘게 뜯어 넣어서 수저로 떠먹는 식습관도 있다. 만두에서부터 밀전병 국수, 빵 등을 주식으로 자주 먹어왔었다.
동아시아의 국수 전파만 하더라도 중국 송나라(북송)에서 자주 먹던 국수가 동아시아 각국으로 퍼지면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국수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때는 중국 송나라로부터 면이 전파된 고려시대부터로 추정되며 일본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게서 국수 문화와 국수와 관련된 요리 기법들을 전파 받았다.
중국 국수문화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넓은 대륙에 수많은 식재료를 결합하여 새로운 국수를 창조한다. 그 예로 중국 류저우시에는 뤄쓰펀이라 불리는 달팽이, 정확히는 우렁이 국수가 별미로 손꼽힌다. 달팽이 국수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을 좋아한다고 해서 인스턴트식품으로도 개발되었다고 한다.중국 달팽이 요리 쏸라펀은 충칭시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일본의 대표적인 국수라고 할 수 있는 우동은 중국에서 들어왔으며 현재 전해지는 기록과 풍속화로 미루어 밀가루를 섞은 소바는 18세기 초에 등장한다. 그 이전까지는 메밀로 국수를 만든다는 개념이 없어서 그냥 메밀가루를 호화시켜 만든 소바가키(そばがき)라는 것을 먹었다.
근대에는 일본에서 건면 제조가 시작되었는데 한국전쟁 때 미국에게서 받은 구호품으로 밀가루가 대량으로 풀린 이후 일반화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유럽의 농업이 정상화 될 때까지 오래 걸릴 것이라고 여겨 밀가루를 대량으로 생산해 두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정상화 하여 남아 돌던 밀가루가 한국, 일본까지 유입된 것이다. 이 때 원래대로라면 메밀로 만들던 냉면을 밀가루로 만들어 밀면이 탄생하는 등 새로운 면 국수요리가 생겼다. 그 당시엔 쌀이 부족했으니 비교적 싼 수입산 밀가루로 끼니를 대신할 수 있도록 혼분식 장려 운동을 시작하며 국수 문화를 다시 보편화 하였다.
간토 지역에서는 소바가 유명하고, 간사이 지역에서는 우동이 대표적인 국수 요리이다. 특히 소바는 에도 시대에 제면법이 완성되어 수백 년이 지난 현재까지 완성된 형태가 변하지 않은 유서 깊은 음식으로 인기가 많다.
이러한 동서 차이는 현대 일본에서 또 다른 양태로 드러나는데, 바로 라멘의 구분이다. 가장 서쪽 끝인 하카타(후쿠오카)는 중국과 오키나와의 영향으로 돼지뼈 국물이 진한 돈코츠 라멘을,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은 소금간을 한 시오라멘, 도쿄를 비롯한 간토 지역은 우동처럼 간장을 뿌려 간하는 쇼유라멘, 그리고 홋카이도 지역은 된장을 풀어 넣은 미소라멘이 주력이다.
본토 외의 지역에 국수 요리로는 오키나와의 오키나와 소바가 유명한데 본래 오키나와는 밀을 기르기에 좋지 않은 기후 때문에, 밀가루 면요리는 그리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으나 1902년 나하시에서 중국인 요리사가 면요리를 만들던 것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소바가 등장하여 전쟁 후 미군 원조물자로 많이 들어온 밀가루를 사용해 오키나와 소바를 만들면서 많은 오키나와 소바 음식점들이 번성하였다. 이 외에도 전후 등장한 야키소바 역시 유명하다.
동남아 지역에서도 간장 베이스, 볶음국수, 해물 베이스 등 다양한 면 요리들이 존재한다.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면 요리는 이탈리아의 스파게티를 비롯한 파스타가 대표적이다. 이탈리아인들은 오래 전부터 파스타를 먹어 온 것으로 보이는데 12세기 이전부터 시칠리아에서 스파게티를 수출해 왔고, 고대 로마 유적에서 파스타 틀로 보이는 물건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는 수타면 요리인 라그만이 있다. 지역마다 국물의 양을 많게 하기도 하고 적게 하기도 한다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손으로 먹는 문화라 자체적인 면요리가 잘 발달하지 않았다.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고 남부의 케랄라와 타밀 나두 주에서 먹는 이디얍팜(Idiyappam)이라고 존재하는데 익힌 쌀가루 반죽을 국수짤주에 짜내어 뭉친 걸 커리 소스에 찍어먹는다. 현대에 들어 인도식 중화 요리의 흥행으로 차오멘(혹은 만초멘) 등의 면 요리가 인기가 있다.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 지역에는 국시(кукси)라는 요리가 있는데 한국에서 건너간 고려인들이 퍼트린 국수 요리다. 냉면처럼 차게 해서 먹기도 하고 따뜻하게 먹기도 한다.
국수가 지닌 긴 형태 때문에 동아시아(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장수의 의미로도 사용되며, 이 때문에 생일에 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다. 한국에서 설날이나 생일에 떡국을 먹는 것도 크게 보면 떡국 자체가 긴 '가래떡'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국수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예 아주 기다란 한 가닥으로 한 그릇을 담아내는 '일근면' 같은 조리방식도 존재한다. 중국, 일본에서는 지금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식당에서 냉면을 가위로 잘라주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먹기에는 편해지지만 '장수 기원'이라는 문화적 코드와는 멀어진 방식이다. 한국을 제외한 면 문화권 사람들에게 면을 가위로 자르는 행위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국수로 장수를 기원하는 문화는 한국도 공유하는 것이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냉면에 가위질 하기는 실용성 면에서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라면을 끓여 먹을때 면을 부수는 사람이 많고 자른 당면이 시중에 팔리는 등 한국에서는 실용성과 장수에 대한 연관성을 구분하는 편이다.
옛날엔 생일, 결혼식 등 잔치에서 자주 만들었다고 한다. 면발의 길쭉한 생김새에서 장수하라는 좋은 의미도 있었고, 무엇보다 면이 준비되면 빠르게 요리로 만들어 다수의 하객들에게 나눠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비슷하게 생일잔치 때 장수면(長壽麵)이라고 말 그대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먹는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면이 끊어지면 안 된다는 것. 때문에 한국에 오는 중국 관광객들이 생일을 맞이해서 냉면집을 들어가 냉면을 장수면으로 먹는데, 이걸 끊을 수도 없고 다 삼킬 수도 없고 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광경을 가끔 볼 수 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지인의 결혼 소식을 들으면 '국수를 먹여준다'라는 관용어를 사용한다. 상대방에게 결혼을 언제 하느냐고 묻는 이야기를 할 때 '국수는 언제 먹여줄 거냐?'라고 묻는 관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실제로도 결혼식 때는 뷔페 메뉴에 잔치국수가 빠지지 않고 잡채나 비빔국수 등으로도 국수를 제공한다. 설령 양식 풀코스를 제공한다고 할지라도 메뉴에 스파게티가 있거나 소량이나마 국수가 서빙되는 경우가 많다.
한식에선 설렁탕이나 갈비탕 등의 탕류 요리에 소면, 당면 등을 넣기도 한다. 혼분식 장려 운동의 영향이 남은 것으로 그 시절에는 특정 요일에는 밥을 취급하지 못 했으니까 궁여지책으로 밥을 내놓는 대신에 국수를 넣어서 국수요리로 팔았던 것이었다. 물론 혼분식 장려 운동이 과거의 유산이 된 이후로는 면요리로 취급될 정도로 충분한 양을 넣지는 않고, 그냥 고명 역할을 하는 정도로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에서는 이사 온 사람이 이웃에게 국수를 돌리는 문화가 있다. 그냥 국물이 있는 국수를 돌리면 불기 때문에 주로 자루소바를 돌린다. 현대에 와서는 웬만한 시골이 아니면 그냥 포장된 건면을 사다가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개 양 옆집과 맞은 편 집 등 3곳에 돌리며 조금 여유가 있다면 맞은 편 집의 양사이드까지 5곳에 돌린다.
그 외에 몇몇 외국에서도 잔치음식으로 국수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08 KBS 인사이트 아시아 '누들로드 Noodle Road' 6부작 (youtube.com)
맛있는 ‘면’이야기 / YTN 사이언스 (youtube.com)
출처: 나무위키, 한국의 면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