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봄날은 간다〉는 무명 가수 백설희를 인기 가수로 만든 노래이다.
멜로디를 배제하고 읽으면 시로 여겨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가사가 특징이다.
사실 이 노래에는 화사한 봄날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슬픔 · 퇴폐 · 절망의 정서가 뒤엉켜 있다.
하지만 이만큼 한국 여인의 한을 잘 표현한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슬퍼서 더욱 아름다운 노래이기도 하다.
알뜰한 맹세가 실없는 기약이 되고 끝내 얄궂은 노래가 되듯,
봄날의 끝자락에 발표한 이 노래는
슬픔과 종말의 감정을 거쳐 새로운 희망을 품게 만드는 곡이다.
2009년 계간 《시인세계》에서는 현역 시인 100명에게
‘시인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여러 시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에 오른 노래는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