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요 산업 관련(가요, 시리즈 기사)
[1] 2005년 '비상인가? 추락인가?'(상)
불붙은 '고래싸움' 내년 결판 SKT-LGT 폭탄선언…음악시장 주도권 경쟁 본격화
스포츠조선은 침체된 국내 가요시장을 진단하고 다각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3일부터 매주 토요일자에 새 시리즈 <한국 가요계, 비상구는 있다>를 연재합니다.
가수활동과 제작 시스템의 심각한 위기에 처한 국내 가요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업계 종사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유도함으로써 명쾌한 돌파구를 찾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2005년 음악시장, 비상인가? 추락인가?
"'멜론'이냐, '8개월간 무료'냐?"
2004년, 빈사(瀕死)의 한국 음악시장은 두 거대 이동통신사의 폭탄 선언 앞에 대혼란에 빠졌다.
LG텔레콤(이하 LGT)은 지난 6일 음반산업협회, 음원제작자협회, 연예제작자협회 대표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최근 100억원의 음악진흥기금을 내놓는 대신, LGT 가입자에게 내년 6월까지 각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무료 mp3 파일을 무제한 다운받을 수 있게 하는 안에 합의했다.
서비스 개시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기간 동안 LGT 이용자들이 받는 무료 음악 파일에 대해 60억원의 저작권료ㆍ저작인접권료 등을 선납하는 셈. 나머지 40억원은 '음악사랑 캠페인' 등을 위한 비용이다.
LGT의 이런 움직임에 선두업체 SK텔레콤(이하 SKT)은 10일, "15일부터 '멜론(www.melon.com)'을 통한 획기적인 음악 서비스에 나선다"고 밝혀 반격에 나섰다.
멜론은 본질적으로 스트리밍(인터넷에 연결된 PC로 음악을 듣는 것) 사이트이지만 월정액 5000원을 내면 무제한으로 mp3파일을 다운받아 핸드폰이나 mp3플레이어를 통해 갖고 다니면서 들을 수 있다.
LGT의 명분은 "일단 음악 제작자들에게 현실적인 혜택이 돌아가게 하며, 무료 서비스를 통해 전체 음악 시장의 파이를 키운 다음 유료화를 하겠다"는 것. 반대로 SKT 측은 "일단 '공짜'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유료화를 한다고 해서 따라올 리가 만무하므로 어떤 식으로든 공짜는 안된다"는 논리다.
일단은 LGT가 대세를 형성한 듯 하지만 아직 실제 음원 보유자인 대형 음반사들 중 몇몇 회사들이 반발하고 있고, 또 다른 관련기관인 한국저작권협회가 동의하지 않고 있다. 반면 SKT는 "79개 국내 기획사와 3개 직배사로부터 57만여곡의 음원을 확보했다"며 일단 서비스 개시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침체일로의 가요계는 때아닌 'LGT파'와 'SKT파'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상태. 물론 양자의 공통점도 있다. 첫째는 어떤 식으로든 2005년이 향후 10년간 한국 가요계의 형태를 좌우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란 시각, 둘째는 소비자 스스로 '공짜 mp3는 안된다'는 인식을 갖지 않는 한은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년 사이 가요계에서는 '음반시장'이라는 말을 꺼린다. 굳이 이 말을 쓰는 경우는 가요계 종사자들이 겪고 있는 '참상'을 강조할 때 뿐이다.
'참상'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3년의 음반시장 규모는 1833억원. 2002년의 2861억원에 비해 35.9%가 감소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비참하다. 음반업계가 추정하는 지난 9월까지의 판매 총액이 약 1000억원 정도. 연말 특수를 감안해도 1300억~1500억원 선을 넘지 못할 거란 예상이다. 2000년의 4104억원에 비하면 30%를 겨우 넘는 수치다.
빈익빈 부익부도 아니다. 2002년 이후 한국 음반시장에서는 '100만장 가수'가 사라졌다. 올해는 '50만장 가수'도 사라졌다. 서태지 7집이 48만장, 이수영의 '클래식' 음반이 45만장 선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을 뿐이다.
대신 가요계에는 '음악시장'이란 말이 등장했다. CD를 주축으로 한 음반산업은 이미 디지털 음악산업에 '음악시장'의 주도권을 넘겼다.
CD의 대안으로 mp3라는 새로운 음악 저장 방식을 채용해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디지털 음악시장은 2003년 총 매출 1850억원을 기록, 이미 수치상으로 음반시장을 따라잡았다. "올해는 체감하기에도 확실히 따라잡힌 것 같다"는 것이 음반업계의 분석이다.
이 두개의 '음악시장'을 합한 규모는 약 3700억원 선. 디지털 음악시장의 성장과 음반시장의 추락이 분명한 추세로 굳어진 가운데 2005년을 바라보는 가요계의 시선은 무척이나 착잡하다.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양측의 공통된 입장이 있다면 "2005년이 무척이나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정도다.
국외자들은 "LP가 CD에 밀려나듯 음악의 매개체가 바뀔 뿐, 음악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디지털 음악시장은 수익의 대부분이 SKT, LGT, KTF의 이동통신 3사로 돌아가는 구조라 기존 대중음악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연예제작자협회 정해익 기획정책이사는 "어떤 식으로든 벅스나 소리바다같은 불법 사이트들이 '정리'될 것이고, 소비자의 저작권 인식이 확대되고, 기존 대중음악계의 거품이 걷히는 등 호재가 많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 음악인들의 잇단 해외시장 개척이나 공연 중심의 활동 등도 '부활의 조짐'으로 볼 수 있는 요인들.
반면 일각에서는 "CJ의 벅스뮤직 인수 실패에서도 보듯 불법 사이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통통신사 등 '강자'들의 이익에 끌려다닐 경우 질곡이 더 깊어 질 수도 있다"는 비관론을 버리지 않는다.
과연 2005년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어떤 해가 될 것인가.
출처: 스포츠조선, 2004.11.26 12:1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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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디지털 시장이 다가온다(상)
음반 살리기냐…음악 독점이냐" 월 5000원 무제한 MP3 다운… SKT '멜론'의 빛과 그림자
멜론. 과연 온라인 음악시장 유료화를 향한 희망인가, 디지털 음악시장 석권을 향한 거대 이동통신사의 야망인가? SK텔레콤이 1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멜론(www.melon.co.kr)의 의미는 각별하다. 크게 보아 온라인과 모바일을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를 처음으로 실현하는 프로젝트인데다, 인터넷상으로도 온라인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스트리밍과, mp3파일들을 다운받을 수 있는 다운로드 서비스를 동시에 구현하는 사이트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온라인 시장 유료화 정착…스트리밍-다운로드 동시 구현 자사 기기-방식 강요 마찰 소지…소비자 '공짜의식' 여전
현재 SK텔레콤이 홍보하고 있는 '멜론'은 월 5000원을 내면 ▶57만여곡의 국내외 히트곡을 무제한으로 감상하거나 1개월 대여의 형식으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고 ▶다운받은 곡을 mp3 플레이어로 감상할 수도 있으며 ▶핸드폰(mp3폰)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지난 15일 서비스를 개시한 멜론은 이틀 만에 1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가입자에게는 연말까지 무료 서비스의 특전이 있는 점을 감안해도 그리 나쁘지 않은 수치. 하지만, '목표'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SKT는 내년까지 멜론의 가입자를 최소 60만에서 100만명 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mp3폰의 보급 대수가 600만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만만찮은 목표다.
SKT 측은 "'멜론'을 1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말하지만 아무래도 멜론이 11월15일, 별다른 홍보도 없이 전격 등장한 것은 경쟁사인 LG텔레콤이 '8개월간 무료 서비스'를 선언한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LGT는 가요계의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탄생한 비대협(음원제작자협회, 연예제작자협회, 음악산업협회의 대표단)과 100억원의 음악발전기금을 내놓는 대신 내년 6월까지 음원을 무료 배포한다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음악저작권협회의 반대로 서비스 시작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 아무튼 연예제작자협회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군소 제작자들은 멜론에 대해 "잘나가는 가수들을 중심으로 독점을 노린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멜론에 대한 비판은 다음 내용으로 압축된다. ▶멜론이 아닌 다른 유료 음악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mp3 파일들은 SKT 가입 전화기로는 플레이할 수 없어 다른 유료 음악 사이트는 고사할 수밖에 없고 ▶mp3 플레이어 중에서 극소수의 기종만이 멜론에서 다운받은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며 ▶중간 콘텐츠 공급업체의 중개가 여전히 남아 있어 결국 제작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멜론이 다른 음악 사이트나 다수의 mp3플레이어 생산업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논하기 위해서는 일단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디지털 권리 관리'라는 말로 번역되는 DRM은 간단히 말해 불법 복제를 막고, 상품의 유통과 결제 경로를 명확하게 해주는 시스템 전체를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DRM을 채택하지 않은 파일이나 주변기기로는 불법 복제 파일을 통제할 수 없다.
문제는 현재까지 DRM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것. 현재 SKT는 자체 개발한 DRM을, KTF는 삼성전자 방식의 DRM을 사용하고 있다.
신원수 SKT 뮤직비즈니스 팀장은 "음악 콘텐츠의 유료화를 위해서는 DRM을 쓸 수밖에 없고, 같은 DRM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들이 파일을 함께 사용할 수 없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는 과거 컴퓨터 시장의 확산기에 windows 사용자와 OS2 사용자 사이에서 프로그램을 공유할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현재 멜론에서 다운받은 곡을 일부 업체의 mp3플레이어로만 재생할 수 있다는 것 역시 DRM의 채택 때문이라는 게 SKT 측의 설명.
물론 멜론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가장 큰 장벽은 여전히 낮은 소비자의 저작권 인식. SKT 측에 따르면 올 연초 유료 음악 서비스에 대해 시장조사를 했을 때 '돈을 내고 음악을 사겠다'는 소비자는 2%에 불과했다. 그것도 원하는 가격은 곡당 100~200원 정도.
따라서 멜론 서비스가 출범하긴 했지만 아직도 벅스뮤직 같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나 소리바다와 같이 불법 음악 파일들이 수만개씩 오가는 P2P 사이트들이 있는 이상, 성공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P2P 사이트에서의 저작권보호는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파일 유통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 '가짜 파일'을 만들어 진짜 파일에의 도달률을 떨어뜨리는 방법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하지만 결정적인 방안은 아직 없다.
SKT 측은 "음악산업이 어떻게 되건 이동통신사들이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 한다는 것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음악산업이 무너지면 이동통신사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SKT와 KTF가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1x EV-DO 망에 투입되는 자본은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액수. 이런 거대한 투자를 회수하는 방안은 그 망을 이용한 콘텐츠 비즈니스밖에 없다는 간단한 결론이다. 16차선 고속도로를 뚫어도 달릴 차가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소박한 진리'에 도달한 것만도 사실은 적잖은 소득이다.
출처: 스포츠조선, 2004.11.26 12:14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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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디지털 시장이 다가온다(하)
멜론의 야심 찬 등장에 대해 대중음악계는 이미 찬반양론이 한창이다. 이동통신업계도 '반 멜론'의 목소리가 높다.
CD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음반시장'이 언젠가는 mp3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음악시장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에는 누구도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뮤직온의 등장
이동통신업계 3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텔레콤은 마침내 25일 '뮤직온' 서비스의 개막을 알렸다.
뮤직온은 LG텔레콤과 대중음악 5단체(한국 음악산업협회, 연예제작자협회, 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음원제작자협회, 저작권협회), 실제 음반보유자들인 대형음반사와 기획사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LGT 이용자이기만 하면 뮤직온(www.music-on.co.kr)을 비롯한 지정 사이트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운로드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LGT는 이번 서비스를 가능케 하기 위해 100억원의 기금을 내놨다. 이중 "LGT가 소비자를 대신해 내는" 음원 사용의 대가는 60억원. 나머지 40억원은 내년 7월1일부터 시작될 유료 음악 서비스를 위한 대국민 홍보와 DRM 등의 기술 개발, 저작권법 등 법제 연구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8개월 뒤의 유료화를 위한 무료 음악 서비스'. 언뜻 들으면 이율배반인 이런 움직임에 대해 LGT와 대중음악단체들은 "일단은 아직 남아 있는 일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벅스뮤직 등)와 불법음원이 유통되는 P2P사이트(소리바다 등)에 대한 수요를 모두 양지로 끌고 나오겠다"는데서 한목소리를 낸다. 물론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 '멜론'은 안된다?
24일, 음원제작자협회는 SK텔레콤의 '멜론'에 대해 "모바일 시장에서의 강세를 등에 업고 음악계를 장악하려는 음모"라고 원색적인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월 5000원에 1개월 대여의 방식으로 무제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멜론은 기존의 군소 유료 음악사이트를 말살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음제협 유성우 법무실장은 "무선통신시장 점유율 50%, 모바일 음악시장 점유율 74%의 거대 기업이 '멜론'과 같은 서비스를 진행할 경우, 온라인 시장에서 여기에 대항할 수 있는 사업자는 사라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음제협은 또 멜론 서비스에 대해 ▶호환 가능한 DRM을 써 다른 온라인 유료 음악 사이트들과 공생을 꾀할 것 ▶정산 시스템을 통해 투명한 소득배분을 추구할 것 ▶음제협이 지금껏 시행해온 곡 당 사용료를 준수할 것 등을 요구했다.
◆ "헐값에는 못 판다" 한목소리.
이런 목소리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현재 SKT가 벨 소리, 컬러링 등을 통해 지급하는 음원사용료가 월 55억원 정도인데, LGT에게는 60억원으로 8개월간 음원을 무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음악 5단체 측은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이익 배분 비율이 문제"라는 입장. 현재까지 각 이동통신업체들과의 거래에서 음원보유자들의 몫은 총 매출액에서 16~19% 정도였다. "벨소리 1곡에 500원이라도 음원보유자의 몫은 100원도 안된다"는 말이 사실인 셈이다.
멜론의 이윤분배방식은 이보다는 훨씬 개선됐다. 전체 매출액에서 음원보유자가 약 35%, 실연자단체연합회가 차지하는 실연권료가 약 4%, 그리고 저작권료가 약 8%가량 된다. 이렇게 해서 47~48%가 대중음악계의 몫, 나머지 52% 정도가 SK텔레콤의 몫이다.
그래도 '반 멜론' 세력은 "어쨌든 절반 이상은 SKT가 가져갈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LGT 측은 "내년 7월 유료화를 실시할 때부터 총 매출액에서 20%만을 뗀 나머지 80%를 대중음악계로 돌려주겠다"고 선언, 환영을 받았다.
물론 SKT 측은 이 52%에서 과금ㆍ수납비용, 망 이용비, 기술사용료, 서비스 장비대금과 운용비 등을 제하면 실제 이윤은 15% 미만이라며 오히려 "LGT의 주장대로 과금ㆍ수납 업무만 맡는다면 20%도 많이 떼는 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전송망(1x ev-do 망) 구축에 투입된 거대한 자본 회수를 위해서는 이 정도가 상호 최선"이란 게 SKT의 입장이라면 "자신들의 투자비용을 이유로 음악계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것이 반대편의 목소리다.
대표적인 기획사ㆍ음반사들을 놓고 보면 JYP(비, god 등), YG(휘성, 세븐, 거미, 빅마마 등), T(자우림) 등이 '멜론 협력파'로, 그밖에 SM(보아, 동방신기 등)을 비롯한 대다수 기획사들은 '반 멜론파'에 속해 있다. 물론 양쪽 모두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굿엔터테인먼트(신화, 혜령 등) 등의 '제3세력'도 있다.
SKT 측은 "절대 음원을 독점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지만 대중음악 5단체 측이 "멜론에는 신곡 음원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강경하게 유지하고 있어 자칫하면 SKT대 LGT, 멜론 대 뮤직온으로 음원이 갈라지는 구도도 만들어질 수 있다.
한 제작자는 "일면 SKT 측의 주장이 비교적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현재 음악 콘텐츠의 가격이 지나치게 헐값으로 매겨져 있다는 것도 사실 아니냐"며 한숨을 쉬었다. LGT의 '내년 7월 유료화' 주장 역시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멜론 식의 이익분배방식이 고착되는 것은 더욱 견딜 수 없다는 게 많은 제작자들의 입장이다.
물론 이런 논란에 대해 "대다수 이용자들은 여전히 '디지털 음악은 공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밥그릇 싸움부터 하는거냐"는 비판의 소리도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런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획기적인 대중의 인식 전환이 없다면 여전히 '유료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출처: 스포츠조선, 2004.11.26 12:1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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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해외시장을 뚫어라
열도 강타, 대륙 유혹… '한류 열풍'
한류 바람과 국내 음반시장의 불황에 따라 일본과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는 가수들이 늘고 있다.
일본에서 당당하게 톱가수로 발돋움한 보아의 성공사례는 해외진출의 장밋빛 꿈을 일궈주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와 시행착오로 인해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본 음반시장의 힘
연간 매출 6조원…보아 성공이후 신화 등 노크 복잡한 비즈니스 구조에도 수익성 측면 매력적
▲ 유창한 일본어 가창과 파워풀한 댄스로 일본과 아시아 최고의 별로 떠오른 보아. | | 일본 가요시장의 규모는 연간 매출 6조원에 달한다. 이는 세계 1위 음반시장인 미국의 절반 규모이며 3위인 독일의 2배 수준.
국내 음반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일본의 5% 수준이다.
보아의 성공 이후 신승훈, 박정현, 이수영, 체리필터, 신화, 동방신기, 비, 베이비복스, 박화요비 등 국내 톱가수들이 잇따라 일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시장의 수준 높은 콘텐츠와 복잡한 비즈니스 시스템으로 인해 고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겨울연가' 신드롬으로 드라마 주제가를 부른 류와 박용하의 앨범이 일본 시장에서 일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것은 예외적인 케이스다.
국내 가수가 일본 음반시장에 진출할 땐 일반적으로 음반 매출의 18~22%에 달하는 인세를 받는다. 이때 음반 프로모션, 재킷, 유통, 매니지먼트는 일본 음반사가 모두 대행계약을 통해 맡는다.
이밖에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공연 등은 별도 계약을 해야 하나 국내 가수 측에 할당되는 비율은 최대 50%를 넘지 않는다.
국내 가수에게 돌아오는 부분이 미약한 것도 사실이지만 일본의 경우 음반사, 매니지먼트사, 음악출판사 등이 철저히 분업화돼 있고 이러한 권리 분리에 따른 계약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현지 파트너의 협업 능력이 가장 큰 관건이다.
보아가 해외에 진출해 성공한 것은 초기단계부터 분업 파트너 간의 면밀한 기획 공조 및 마케팅 플랜 수립,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가수 기획사가 이러한 요소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더라도 일본은 저작권에 있어서도 매체 연계(Tie-in)로 인해 대표출판사, 공동출판사 등 공동권리자 등의 권리조차 세분화돼 있어 인세에 대한 거래 포인트를 추산하기도 난해하다.
일본에서는 주로 3~5곡만을 담은 싱글 CD를 먼저 발매한 뒤 이러한 싱글 몇 곡을 모아 나중에 앨범을 발매하는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첫 단추인 싱글 음반이 실패하면 모든 상황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매체 관행도 주의해야 할 부분. 방송이나 프로모션 스케줄이 수개월 전부터 미리 짜여있는데다 가수 측 사정에 따라 쉽사리 변경할 수 없어 철저히 이행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두터우면서도 구매력 있는 타깃이 버티고 있는 일본 음반 시장의 폭발력과 높은 엔화에 따른 환율 차이로 인한 수익성은 여전히 큰 매력으로 남아있다.
중국시장의 잠재력
음반 판매시장 폭발적…지난해 22% 증가 강타 등 진출… 해적판 판매-규제책 난관
▲ 강타 | |
지난해 세계 음반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7.6% 감소했지만 중국은 3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며 오히려 22%나 증가해 약 2900억원의 규모를 이룩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불법음반이 80~90%에 달해 정품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정규 음반매장에서조차 정품과 해적판이 나란히 판매되고 있을 정도.
중국 문화부는 2003년 WTO 가입과 함께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불법음반을 50%대로 끌어내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음반사들은 해적판과 경쟁하기 위해 정품 가격을 15~18위안(약 2250~2700원)으로 낮춤에 따라 주걸륜, S.H.E와 같이 10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가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은 한국 가수가 로열티 계약을 하지 않고, 예상되는 음반 판매량을 설정해 사전에 지분을 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가령 가수 비가 3만장의 음반 판매를 예상한다면 50%에 해당하는 1만5000장의 판매금액을 선납 받는 식이다.
당연히 음반 판매보다는 공연이나 이벤트 쪽에 더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강타, 문희준, 베이비복스, 이정현, 비, 주얼리, NRG 등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요소로 인해 당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중국 현지 회사에 프로모션 대행을 맡길 경우, 전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일하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낭패를 보기 일쑤기 때문.
이에 따라 현지의 공신력 있는 음반사와의 정확하고 상세한 계약 관리와 정품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한 발매시기와 가격 조절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한류 열풍은 국내의 '오빠부대'와 비슷한 10~20대의 젊은층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류가 막강한 위협으로 다가오자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에서 공연하는 한국 가수의 사전 프로모션 기간을 2주로 제한하는 등 노골적인 한류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은 60% 이상의 화교가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홍콩, 대만, 태국의 중화권 시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중국 문화 발전과 연결된 윈-윈 카드를 제시한다면 앞으로도 시장 개방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중국을 주무대로 삼고 있는 한 가수제작자는 "콘텐츠의 난이도가 높고 지극히 자국 중심적인 일본시장보다는 13억의 잠재 소비인구를 보유했고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시장을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 중국 진출 성공 하려면?
유창한 현지어 필수
▲ 방송과 공연무대의 잦은 노출로 중화권에서 인기 높은 베이비복스. | |
일본과 중국 음반 시장 진출시 국내 가수들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바로 현지어를 익히는 것.
보아의 일본 내 성공도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뒷받침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일본에서 발라드 가수는 음악성도 중요하지만 완벽한 일본어로 가사와 감정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통역을 쓰지 않고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가 돼야 한다.
중국어는 배우기 어렵지만 중국어로 가창하며 뜻을 이해할 수 있고 공연 무대에서 인사 정도는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출처: 스포츠조선, 2004.12.10 12:3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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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공연으로 돌파구 찾아라
'콘서트 가수' 희망 부른다
▲ 이승환 | | 시장의 극심한 침체에 따라 음반에 대한 의존도를 스스로 낮추고 콘서트에 치중하는 가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6년째 연말 콘서트를 매진시키고 있는 조용필은 자타가 공인하는 라이브의 대가다. 지난 한해동안 공연을 통해 한국능률협회 선정 고객만족경영대상까지 수상한 이문세도 내년 초부터 또 다시 소규모 콘서트를 통해 라이브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무시 못할 음반 판매고까지 자랑하는 이승철과 이승환은 연간 5~6회에 공연에 매회 7000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는 '라이브의 황제'다. 윤도현 밴드는 1년에 2500~3000석 규모의 공연을 많게는 30회 이상 해왔다.
록밴드 버즈는 10대~20대 초반의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이밖에 김장훈, 플라워, 자우림 등도 연간 10회 안팎의 비교적 잦은 공연을 갖는 가수들이다.
공연 가수들은 무엇보다 관객동원 능력이 중시된다. 이에 따라 라이브 실력이 필수적이다. 가창력은 물론, 상당한 세션 실력과 스테이지 매너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공연에서 통하는 가수는 한정돼 있다. 국내 대중음악계에는 미디음악에 의존하는 힙합이나 댄스가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방송 가수들은 콘서트 가수로 인정받기 어렵다. TV에 자주 노출될수록 공연장을 찾는 팬들의 숫자는 줄어든다. TV에서 대학 공연이나 이벤트까지 방송하니 국내 공연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가수들의 TV 노출이 줄어야 립싱크도 없어지고 라이브 공연이 활성화 된다는 게 공연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수지타산도 맞추기 힘들다. 보통 5000석 이상의 공연은 무대 비용만 8000만원~1억원 정도가 든다. 티켓 한장 가격이 4만원이면 2억원 매출이라는 계산이 나오지만 티켓이 비싸면 흥행 실패 확률이 높다. 홍보비도 만만치 않다. 티켓예매, 음향, 조명, 시설, 무대장치, 경호 등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콘서트를 경험이 부족한 업체가 맡아 실패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시설도 부족하다. 서울에서 2000석 이상의 공연장은 4~5군데 대학과 회관을 제외하고는 찾기 힘들다.
열악한 시장에도 불구하고 가수가 살아남으려면 연간 20~30회 정도 충분한 관객을 동원시키는 공연을 열 수 있어야 한다. 가수들이 훈련을 통해 가창력과 연주 실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기부터 라이브 콘서트를 염두에 둔 체계적인 기획이 아쉬운 것이 국내 가요계의 현실이다.
출처: 스포츠조선, 2005.01.05 13:5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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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해 단체들 뭉쳐야 산다
국내 음반시장의 규모는 지난 99년 약 3800억원에서 해마다 급격한 감소를 나타내며 지난해 약 1833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음반시장이 이처럼 위축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무료 MP3 음악파일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꼽는다.
현재 온라인 대중음악 시장의 규모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연간 약 72억원), 배경음악 서비스(약 240억원)를 합쳐 3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현재 1000~1400만명으로 추산되는 온라인과 모바일 무료 이용자들의 일부만이라도 유료회원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침체된 가요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 보호와 불법 사이트의 유료화를 위한 노력
인터넷 스트리밍 차트인 벅스뮤직과 대표적인 P2P(개인간 파일공유) 사이트인 소리바다의 합법화를 유도해온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 등 대중음악 관련 단체는 2004년 12월부터 이들의 유료화를 전제로 조건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1년부터 뮤직시티, MAXMP3 등 대부분의 스트리밍 사이트가 유료화로 돌아섰지만 과거 음원사용에 대한 보상은 미해결 쟁점으로 남았다. 일시 또는 분할 보상 등 과거보상 방법과 금액 책정 등을 놓고 음원 권리자간의 이해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음반산업협회와 음제협, 연제협이 공동으로 구성한 한국음악발전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벅스뮤직, CJ 등과 현실적인 조율에 나섰지만 음제협이 제시한 과거보상 조건에 반대의견이 많아 비대위의 과거보상금 상향 유도는 실패로 끝났다.
결국 음원 권리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갈등을 표출한 것이 음원 유통의 유료 합법화에 걸림돌로 작용했고,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LGT의 '뮤직온'과 이에 맞서는 SKT의 '멜론' 등 서로 불완전한 유무선 통합형 음악 서비스의 탄생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 음악시장 정착을 위한 선결 과제.
지난 한해동안에도 온라인과 모바일 음악시장은 급격한 팽창을 보였다. 벨소리, 통화연결음, BGM, MOD 등 서비스 모델이 다양화 됐고 MP3를 지원하는 휴대폰도 출시됐다. 유무선인터넷 서비스의 급격한 발달과 MP3P, HP 등 디지털 음반의 형태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음원시장 개척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적으로 유통 정보의 표준화가 시급하다. 음원관리정보 체계의 미비와 디지털음원 등 유통 리소스의 표준화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저작권보호 기술의 표준화 미비로 사업자와 권리자가 모두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또 정산 투명성 확보와 통신사업자의 과다 수수료 부과 의혹 해소는 온라인 음원 시장 조기 정착을 위한 선결 과제다. 이밖에도 모바일 장치에 DRM(디지털저작권관리) 등 저작권 보호기술 적용과 통신 사업자 및 제작자에 대한 적극적인 저작권 보호가 필요하다. 음반 복제방지 기술과 불법 컨텐츠 사용방지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IT업계의 기술 지원도 절실하다.
음원 제작자는 음반사 사이트를 통한 음원독점사용을 자제하고 사업자의 합법적인 서비스를 장려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음악 관련 협회는 합법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고음질의 음원 DB를 구축하고, 이를 서비스 사업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유통시스템과 인증체계, 호환기준을 제시하는 등 관리체계를 제시해야 한다. 사업자는 비용 절감과 불법행위 방지에 따른 이익을 제작자에게 환원하는 노력이 뒷받침 돼야 진정한 온라인 음원 시장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채널 단일화와 포괄적 신탁만이 살 길.
온라인 디지털 음원시대에 제작자와 권리자, 사업자 등이 공생공존하려면 음원 제작자의 라이센스 협의에 있어 창구 단일화가 절실하다.
상당수의 음원 권리자와 제작사는 연제협 등 협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로 협회가 시원스럽게 대표 창구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중음악계의 총단합을 위해 제작자의 권리보호와 관련 협회의 투명한 운영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협회, 음원제작자, 서비스 사업자 사이에 체계화된 관리 시스템을 통해 분배를 확실히 하고 신뢰를 증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사업자의 서비스 내역, 판매현황, 매출현황 등 거래 투명성이 보장되는 데이터 수집은 믿음과 단결이 전제돼야 한다.
음악 관련단체를 중심으로 저작권 행사와 관련한 모든 법적 행위를 맡기는 포괄적 신탁 등 협회와 음원 권리자들이 뭉쳐야 대중음악 시장의 진정한 부활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온라인 디지털 음원 시대는 제작자, 서비스사업자, 이용자 모두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음반산업협회가 현재 추진중인 음악산업진흥법은 디지털 음원시장 중심으로 재편될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기존의 저작권보호법보다 우선 적용될 법안으로 기대를 낳고 있다. 우선 온라인이나 디지털 음반을 통한 음악을 '음반'이 아닌 '음원'으로 정의해 음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온라인 등 서비스 사업자들의 지위를 명확하게 했다.
사업자들은 시,군,구 등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를 하도록 했다. 사업자들에 대한 처벌과 지원 및 보호활동 규정도 분명히 했다. 이밖에 음원과 디지털 음반 등에 대한 표준화 등 산업 인프라 구축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법제화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입법작업에 착수해 현재 음반업계와 정부 각 부처로부터 의견을 수렴중인 음악산업진흥법은 내년 상반기중 입법예고해 하반기 발효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의 저작권법도 개정에 돌입했다. 새로운 개정법안은 저작권 위반 발생시 신고 조항에 대한 재검토와 음원 권리자들의 권리보호장치를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중이다.
현재 각 음악관련단체는 관련법 제정과 개정이 시급하다는 것에는 인식을 함께 하고 있지만 음원 권리자들이 협회에 포괄적인 신탁을 하는 것은 관련법으로 정할 수 없는데다 개별 이해 관계에 따른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법제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출처: 스포츠조선, 2004.12.26 18:59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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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음반 홍보, 새로워진다
▲ 조성모 | | 한국 가요계에서 지난 20년간, 새 앨범을 낸 제작자의 당면 목표는 언제나 '지상파 3사의 가요 프로그램 출연'이었다. 왕년의 '가요 톱텐' 시절부터 MBC TV '음악캠프', SBS TV '인기가요', KBS 2TV '뮤직뱅크'는 가요계에서 무소불위의 권위를 자랑해왔다.
이 프로그램들의 회의가 있는 날이면 언제든 '접견'을 원하는 제작자들이 방송국 복도에 줄을 이뤘고, 신인 가수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프로그램들에 출연하는 것은 가히 '가문의 영광'에 가까웠다. 이들 프로그램이 특정 가수에게 "출연해달라"고 손을 내미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2004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몇몇 가수들이 방송사의 '출연 요청'을 거절한 것. "어차피 적자인데다 방송에 출연해봐야 음반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외부 행사에 출연해 출연료라도 버는게 낫다"는게 이유였다.
실제로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엄청난 적자다. 가수 1명의 출연료는 10만~20만원 남짓. 방송 출연을 위해 동원되는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백댄서 등 스태프의 인건비와 식대는 모두 제작자의 부담이다. "시청률 4~5% 나오는 가요 프로그램을 위해 이렇게 투자를 해야 하는 의미를 모르겠다"고 말하는 제작자들이 점점 늘어났다.
2004년 히트한 음반이나 노래들 중에는 가수가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하지 않았던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40만장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된 이수영의 '클래식' 앨범이 차트를 석권하는 동안 정작 이수영은 단 한번도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 '광화문 연가'와 '꿈에' 등의 뮤직비디오가 몇차례 방송됐을 뿐. 지난해 최고의 신인 중 하나로 꼽히는 클래지콰이도 음반 판매고가 5만장을 넘어서서야 몇몇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직접 출연하는 대신 드라마를 '뮤직비디오'로 활용한 가수들도 많았다. 이승철이 드라마 '불새'의 주제곡 '인연'으로 테이프를 끊은 뒤 조성모가 '파리의 연인'에 나오는 '너의 곁으로'로 뒤를 이었고, 박효신이 부른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눈의 꽃'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신곡을 발표한 대다수 가수들이 벌였던 치열한 홍보활동에 비하면 그야말로 '날로 먹은' 경우에 가깝다.
사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면서 가장 영향력있는 매체인 TV를 완전히 외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02년 휴대폰을 이용한 홍보를 지향, '제 1호 모바일 가수'라고 불리기도 했던 4인조 노을은 주위 여건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던 탓인지, 야심찬 시도에 비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심지어 '국민가수' 김건모조차도 지난해 9집을 내놓고 "방송 출연을 하지 않고 콘서트에 전념하겠다"는 선언을 한 뒤, 피부로 느껴지는 위력은 많이 줄어들었다.
출처: 스포츠조선, 2005.01.05 14:4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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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음원산업 비전과 프로듀서의 역할
음악시장 "음반 중심에서 음원 중심으로"
최근 수년동안 국내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변화는 음악시장이 음반 중심에서 음원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인터넷, MP3 등을 통한 디지털 음원 시장과 영화, CF, 드라마 등 2차 저작물과 연결된 음원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뮤직 프로듀싱의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인지 현역 프로듀서들을 통해 살펴봤다.
▶음악감상 패턴의 다양화와 뮤직 프로듀싱의 변화
최근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스타 프로듀서로 떠오른 작곡가 박근태씨(33).
그가 발라드 가수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라는 곡을 작곡한 것은 앨범을 위해서가 아닌 태평양 '라네즈' 화장품의 배경음악(BGM)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곡은 CF를 통해 먼저 호응을 얻어 나중에 성시경의 정규 앨범에 수록됐다. 가수의 음반 제작 패턴이 크게 달라진 대표적인 사례다. 음반 판매가 부진한 대신, MP3, CF, 인터넷, 영화, 모바일 등으로 대중의 음원 접촉 패턴이 다양화되면서 음원 제작과 전달 방식이 다매체 전략으로 변한 것이다.
이제 한 장의 앨범은 '모든 곡이 타이틀곡'이라고 할 만큼 수록된 모든 곡들이 뛰어나 소장가치가 매우 높아야만 팔린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완성도를 갖춘 앨범은 1년에 1~2장도 만나기 어렵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앨범 3~4장에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어차피 초대박이 나더라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CF나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에게 음원을 접근시킨 뒤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연계 프로모션(Tie-in Promotion)은 이미 일본에서 일찌감치 유행했던 방법이다.
최근엔 가수 더블케이의 경우처럼 네티즌들의 의견을 조금씩 반영하며 앨범을 제작하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형식의 음원 제작 사례도 생겨났다.
지난해 영화 '아는 여자'의 음악 감독을 맡기도 한 박씨는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음악 프로듀싱 과정을 대중의 기호에 더욱 충실하게 함에 따라 질적 수준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음원시대를 맞은 뮤직 프로듀서의 자세
가수 겸 작곡가 하림(29)은 솔(Soul)과 R&B로 대변되는 블랙 뮤직과 컨템포러리 포크 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3개월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등지를 다니며 현지의 음악을 익히고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독일 에센에서 개최된 WOMAX(월드 뮤직 엑스포)에는 뮤지션 자격으로 참가했다. 유럽 음악의 최신 트렌드를 접하기 위해서였다. 현지 가수의 공연을 통해 아코디언과 바이올린을 사용한 유럽 전통음악과 혼합된 장르의 새로운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었다. 현지 가수들과의 인터뷰도 시도했다.
하림은 자신의 솔로 2집 작업때 아일랜드를 다녀온데 이어 이번에도 중세 유럽의 현악기인 드렐 라이어나 아르헨티나 음악에서 많이 쓰이는 전통 악기인 반도네온 등 생소한 악기들의 주법을 익혔다. 어차피 세상은 넓고 신기한 음악, 상상을 초월한 사운드는 많다. 유학을 하기 어려우면 단기 연수라도 해야 새로운 창작 욕구를 고취시킬 수 있고, 일본 음악 전면 개방 시대에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틈날 때마다 해외 음악 순례를 떠난다.
하림은 수단과 장르가 다원화된 대중음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순수한 창작 혼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기존의 상업주의에 물든 음원 제작 행태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대중에게 감동을 전해주기 위한 순수한 음악을 추구하는 프로듀싱만이 결과도 보람 있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선물해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90년 이후 국내 대중음악은 댄스뮤직이나 R&B 풍의 발라드가 주류를 이뤄왔다. 그러나 가요계가 일대 격변을 겪으면서 음원의 영역이 무한대로 넓어지다 보니 대중의 기호와 함께 음악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제 대중은 웬만한 음악적 충격과 자극에 놀라지 않는다.
입체적으로 대중을 만족시켜야 하니 프로듀싱도 까다로워졌다. 대중은 휴대폰 배경음악, BGM, 뮤비 등을 통해 음원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구매 패턴이나 패러다임이 바뀌었지만 불법 음원 등으로 시장 수익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 현상이 프로듀서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출처: 스포츠조선, 2005.01.12 11:52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