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 한길아!
오늘 엄마랑 자주 다니던 송추계곡에 갔다 왔다. 계곡물은 유리알 처럼 맑고, 소나무를 스쳐돌아 가슴으로 들어 오는 공기는 온몸을 상큼하게 한다. 언덕에는 분홍진달래가 활짝피었다. 오늘이 엄마 보내드린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그래서 엄마랑 자주 다니던 그 곳이라도 다녀오고 싶었다.
5월 휴가는 못 갈 것 같다는 네 전화받고 많이 서운하더라. 5월에 휴가 올 줄 알고 묘비도 만들고, 백일홍도 사서 꽃집에 맡겨두었는데......
사정은 이해한다만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다. 그 게 사람이다. 문득 "개인은 도덕적이지만 집단은 부도덕하다."는 사회학자 누비어의 말이 생각난다. 사회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 개인을 그 속에 가두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경직된 사회집단를 두고 하는 말이었을 게다.
이제 많은 집단들은 개인의 편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게 집단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온갖 제도를 만들어 낸다. 구성원의 행복이 곧 조직의 행복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규범과 제도에 의한 강제적 충성심 보다는 조직에 대한 자긍심으로부터 유발된 자발적 충성심의 질이 훨씬 높아, 조직의 발전에 공헌하는 정도가 더 크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여튼 서운한 맘을 금할 길이 없어 쓸데없는 넉두리를 했다. 6월이 되면 숲은 진녹색으로 변할 게고, 그 때는 ....... 모르겠다.
'아빠 혼자서라도 다녀와야 할 것인지?' 아니면 '기다렸다 함께 가야하는 것인지?' 말이다. 오늘은 아빠가 마음의 평정을 찾지 못하나 보다. 지금까지는 참 잘 견디며 지냈는데 말이다.
걱정은 하지 말아라. 아니, 걱정이 되면 걱정하는 게 당연하지. 걱정해라. 하나님이 인간을 그렇게 만드셨으니까. 하지만 오래 걱정하지는 말아라. 하나님은 인간의 그런 나약함을 아시고 성령을 보내 주셔서 이겨낼 힘을 주셨다. 성령을 모셔들이자. 그러면 전능하신 성령이 슬픔이나, 노여움을 기쁨이 되게 하실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은 맡겨드리라.
너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이다. 어떤 시련도, 어떤 아픔도 너를 끝까지는 힘들게 하지 못한다. 아들을 사랑하시는 전능하신 성부 하나님이 네가 고난 속에 있을 때 너를 위해 성령을 보내 주셨다. 그리고 그 성령이 너로 승리하게 하셨다. 그 승리의 삶이 천국의 삶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에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에도 천국을 경험하는 삶이 승리의 삶이다. 우리 천국을 누리며 살자.
한길아, 우리 승리하는 삶을 살자. 알았지.
2006년 4월 22일
아빠가
추신 : 댓글 달아라. 알았지?
첫댓글 글이 보니 가슴이 아픔니다..아드님이 군에 계시나 봅니다..혹시 어디에? 휴가는 부대에 이야기 해보시지요..송추 자주 갔지요..저도요..요즈음도 간혹갑니다.업무차 부대방문때문에요.. 힘내시고요...
너무 마음 아파하지마세요`````아들이 보고싶을때 글을 쓰니 마음이 한결 가벼운 마음 아닌가요~~~~~ 힘내세요 건강하시고요
괜찬아님 아들에게 쓰신 편지에 따뜻한 정이 묻어납니다. 항상 즐겁고 좋은일만 함께 하시길..
아직도 ..슬픔에잠겨 계시는듯한 느낌입니다 .. 못오는 아드님 심정또한 ..어떠 할지 짐작 이 가는군요 ...아버님에 많은 위로가 ..군에있는 아드님에게 힘이 됄거라 생각 합니다 .. 용기 잃지 마시고 .. 행복한 삶이되길바랍니다 ~!!
얼마 않되셨군요... 힘내십시요
사랑하는 아들에게 이렇게 글을 쓰시는 아버지의 모습도 참 아름답네요..그리고 하나님이 아드님과 함께 하심을 믿는 그 마음도...
님의 글을 읽으니 몇 해전 제 아들을 군에 보내고 아들이 훈련하였던 군부대 담장을 몇 바퀴돌고 정문 초병에게 닭튀김 사다주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길을 걸어가는 군인만 봐도 아들 생각이 나더라고요. 님의 아들은 군 생활을 아주 잘하고 있을 겁니다.또 님의 마음이 아들에게 전해 질거예요....건승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