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2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
김난도 , 전미영 , 최지혜 , 이향은 , 이준영 , 이수진 , 서유현 , 권정윤 , 한다혜 , 이혜원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0월 06일 출간
TIGER OR CAT
검은 호랑이처럼 힘차게 포효하는 2022가 되기를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들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니체의 말이다. 거의 2년이 넘는 팬데믹 속에서도 우리는 삶을 이어왔고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획기적이고 거침없는 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미증유의 전염병과 현명하게 공생하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면서 이제 우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10개의 키워드 두운을 “TIGER OR CAT”으로 잡았다. 팬데믹 위기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 기업보다 진화의 속도가 더 빠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맞출 것인가, 더 나아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거침없이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
우리 모두는 큰 갈림길에 놓여 있다.
저자소개
저자 : 김난도
교수, 트렌드 연구자, 컨설턴트, 작가, 유튜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으로 일하며, 유튜브 채널 ‘트렌드코리아TV’를 진행하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2008년부터, 그 영문판인 〈Consumer Trend Insights〉 시리즈를 2020년부터 해마다 출간하고 있으며, 『마켓컬리 인사이트』, 『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뉴욕 임파서블』, 『트렌드 차이나』, 『럭셔리 코리아』, 『디자인의 시대, 트렌드의 시대』(공저), 『2011 대한민국 소비지도: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공저), 『2013 Consumer Trends in Korea』 등의 책을 썼다. KBS 1TV 〈명견만리〉, tvN 〈Shift - 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KBS 해피FM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 등의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온라인 공개 강좌 K-MOOC에서 〈소비자와 시장〉이라는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저자 : 전미영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서울대 소비자학 학사·석사·박사. 소비자행복과 소비자심리 분야에 관심이 많고, 서울대에서 소비자조사와 신제품개발 방법론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리서치 애널리스트와 서울대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소비자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으며, 『트렌드 차이나』를 공저했다. 현재 국토교통부 정책홍보 자문위원, 교보문고 북멘토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 기업과 소비트렌드 기반 신제품 개발 및 미래전략 발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자 :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서울대 소비자학 석사·박사.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 세대별 라이프스타일 분석, 제품과 사용자 간의 관계 및 처분행동 등의 주제를 연구하며, 서울대에서 소비자심리와 트렌드분석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워싱턴주립대학교(Washington State University)에서 공동연구자 자격으로 연수했다. 삼성·LG·아모레퍼시픽·SK·코웨이·CJ 등 다수의 기업과 소비자 트렌드 발굴 및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현재 인천시 상징물 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저자 : 이향은
성신여자대학교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 석사, 서울대 디자인학 박사. 고객경험CX혁신과 관련된 서비스디자인 및 상품기획을 주로 연구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계와 실무 업계를 오가며 트렌드·공간기획·디자인 관련 주제로 다수의 기업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디자인 매니페스토』가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통일부 정책 자문위원, 삼성전자 미래기술 자문교수 등을 역임했고, 중앙일보에 ‘이향은의 트렌트터치’를 연재하며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 : 이준영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서울대 소비자학 학사·석사·박사. 리테일 소비자행동 및 디지털 고객경험 고도화 전략에 관심이 많다. LG전자 LSR연구소에서 글로벌트렌드분석·신제품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현재 상명대학교 소비자분석연구소 소장과 한국소비문화학회에서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코로나가 시장을 바꾼다』, 『1코노미』, 『케미컬 라이프』, 『소비트렌드의 이해와 분석』 등이 있고, JTBC 〈차이나는 클라스〉, KBS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 등에 출연했다
저자 : 이수진, 서유현, 권정윤, 한다혜, 이혜원
이수진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서울대 소비자학 학사·석사·박사. 경제 흐름을 분석했던 실무와 소비사회 종단 연구를 기반으로 소비문화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며, 글로벌 소비문화를 비교론적 관점으로 분석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서울대에서 소비문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매일경제TV에서 캐스터로 활동했으며, 한국FP학회 최우수논문상, 한국소비자학회 Doctorial Dissertation Competition 장려상을 수상했다. 현재 현대·삼성 등 다수의 기업들과 소비트렌드 기반 미래 전략 발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서유현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책임연구원.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 학사, KAIST 공학 석사, 서울대 소비자학 박사과정 수료. 패션 데이터 전문가로 시작해 최근에는 구독시장, 온라인 뉴스 등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한 소비트렌드를 주로 분석하고 있다. 퍼시스·삼성물산·삼성전자 등 다수의 기업과 산업별 트렌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세상의 모든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한다는 목표 아래, 정량적·정성적 방법을 넘나들며 빅데이터 자연어 처리NLP 등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코오롱-카이스트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권정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책임연구원. 서울대 소비자학 학사·석사 및 박사과정 수료. 현대사회와 변화하는 소비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가전·여가·식품 등 여러 산업군의 기업들과 소비자 조사를 수행해왔으며 전성기 매거진, CJ오쇼핑(현 CJ온스타일), 삼성생명 등과 세대별·산업별 트렌드 도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재는 세대별 특성과 시대 변화라는 주제를 접목하여 가족 내 소비생활 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소비자를 연구하는 방법론으로써 질적 연구에 전문성을 넓히고 있다.
한다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책임연구원. 서울대 심리학 학사, 소비자학 석사 및 박사과정 수료. 심리학적 관점에서 소비를 바라보는 데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 소비심리 파악 및 데이터를 통한 소비행동 분석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해당 관심 영역 속에서 트렌드 분석 및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다수의 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트렌드코리아TV’를 총괄·기획하고 있다.
이혜원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책임연구원. 서울대 소비자학 학사·석사 및 박사과정 재학. 효형출판·다산북스·리더스북 등에서 경제경영서를 기획·제작했고, 카카오페이지에 론칭 전 합류해 초기 서비스 운영과 모바일향 콘텐츠 기획을 담당했다. 시기·연령·코호트에 따른 소비자들의 서로 다른 행동과 태도 등 세대론에 입각한 트렌드 예측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필드에서 15년 이상 소비자의 니즈를 직접 겪고 상품으로 채워준 경험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통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 Consumer Trend Center)는 2004년 설립된 이래,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트렌드·고객니즈 분석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시장 트렌드에 부응하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학습형 컨설팅(Tutorial Consulting)을 수행해왔다. 학습형 컨설팅이란 연구의 결과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해당 업무 실무 담당자들과의 공동 작업 및 튜터링 워크숍을 통해 트렌드를 추적·분석하는 방법론과 신제품 개발 역량을 교육하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학습형’ 프로젝트 진행 방법론이다.
이 학습형 컨설팅 방법론을 통해 전자·자동차·뷰티·레저·유통·식품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체 및 공공단체와 해당 산업 트렌드 조사 분석, 트렌드 기반의 신제품 기획·마케팅·커뮤니케이션 등 산학협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LG전자, 코웨이, 삼성물산 패션부문, CJENM 오쇼핑부문, 아모레퍼시픽, SK D&D, 농심, 퍼시스, 에버랜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SK텔레콤, CJ그룹, 신한카드,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신세계그룹, SK경영경제연구소, 롯데마트, 제일기획, 한라마이스터, AK플라자 등을 자문하며, 이론적 지식과 실무적 경험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힘을 쏟았다.
목차
서문
2022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1 2021 대한민국
반전의 서막 27
일상력의 회복 51
나를 찾아가는 시간 75
혁신하기 가장 좋은 때 95
부쩍 다가온 신시장 117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21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139
2 2022 트렌드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 168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194
'Gotcha Power' 득템력 220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246
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274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300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326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 354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라이크커머스 378
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본 404
주 434
부록 450
책 속으로
랑이가 우리 민족과 가까운 동물이어서 그런지, 호랑이가 언급되는 속담이나 격언이 무척 많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이란 말이다.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든 듯 걷는다”는 뜻인데, 사냥감들이 경계심을 풀 수 있도록 평소에는 힘을 뺀다는 뜻이다. 물론 기회가 오면 날쌔게 표변豹變하여 먹이를 낚아챈다. 갑자기 변하는 것을 의미하는 ‘표변’이라는 말도 호랑이와 관계가 있다. 겨울을 앞두고 호랑이나 표범은 부지런히 털갈이를 하는데, 옛 털을 털어내고 나면 옛 모습과는 사뭇 달라져 두 눈을 크게 뜨고 봐야 같은 호랑이인 줄 알 수 있다. 2022년이 비록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병든 듯 다소 느릿느릿 걷더라도, 호기가 오면 호랑이처럼 그 기회를 재빠르게 움켜쥘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랑이가 털갈이를 하듯 두려움 없이 표변해야 할 것이다. - 11쪽
“나 하나 먹을 때 남자 친구는 2~3개씩 먹는데……. 처음 연애 시작할 때는 반반씩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데이트 통장 괜히 만들었나 싶어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글이다. 데이트 통장이란 커플이 데이트 비용을 공평하게 분담하기 위해 공동명의로 일정 금액을 모아 만든 통장을 말하는데, 이 통장이 과연 공평한가 하는 논란이 있었다.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기성세대에게는 데이트 통장 자체가 낯선데, “적게 먹었는데 똑같이 내는 것이 공평하냐?”는 논란은 놀랍기조차 하다. 요즘 젊은 세대가 얼마나 공정성에 민감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 39쪽
“삶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낸다Life, uh…, finds a way.”
영화 〈쥬라기공원〉의 명대사다. 공원을 통제하기 위해 번식을 못하도록 암컷 공룡만 복원했는데 자연 상태의 알이 발견됐을 때, “암컷들만 존재하는 집단에서 자연 번식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주인공 이안 말콤(제프 골드브럼 분)이 과학자들에게 던진 답이다. 공룡들이 번식을 위해 성 변이를 일으켰음이 확인되며 그의 생각은 결국 맞았던 것으로 밝혀진다. 이 말은 사실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철학이기도 하다. 생명은, 그리고 삶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21년 대한민국 소비자의 삶도 그러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일상을 회복하고자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식주는 물론 일하고 노는 것까지 극심한 통제를 받았던 한 해였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우회의 방법을 찾아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이 갑작스럽게 달라진 상황에 아등바등 적응하기 바빴던 한 해였다면, 2021년은 그 변화에 나름으로 대응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애프터 코로나AC, After Corona’를 기대하기 요원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위드 코로나WC, With Corona’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해나갔다. - 51쪽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최근 트렌드를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일정 기간 유지되는 다수의 동조”라고 정의할 수 있는 트렌드가 최근 근본적인 양상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동조자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고 그 유지 기간도 짧아졌다. 이제 트렌드는 모두가 함께 공동으로 느끼는 커다란 흐름이 아니라, 작은 지류들과 같이 소수의 단위에서 갈라지고 모였다가 다시 퍼지고 있다. 자신이 소속된 준거집단 위주로 형성되던 전통적 ‘우리 의식’이 취향 위주로 재편되는 나노사회에서 트렌드가 세밀하고 다양하게 빨라지는 것이다. - 171쪽
요즘 사람들의 통 큰 씀씀이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 〈포춘〉지는 이미 20년 전인 2003년에 수억 원의 연봉에도 불구하고 늘 돈에 쪼들리는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HENRYHigh Earner Not Rich Yet’라는 용어를 소개한 바 있다. 이는 고학력자에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사치스러운 라이프스타일, 학자금대출 상환과 높은 월세 로 인해 부를 축적하지 못하는 세대를 일컫는다. 이 용어는 실제로 벌어들이는 소득의 대부분을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데 쓰느라 목돈을 모으지 못하는 밀레니얼의 세태를 잘 드러내준다. 이들이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끊임없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만약 오늘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면 바로 수입이 끊기는데, 축적해놓은 자산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 209쪽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이처럼 지불 능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상품을 얻어내는 소비자의 능력을 ‘득템력’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득템’은 원래 게임 문화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원하는 게임 아이 템을 얻었을 때, 얻을 ‘득得’자와 아이템item의 ‘템’자를 합쳐 득템이 라고 표현했는데 이제는 쇼핑을 대체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 득템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단지 “구하기 어려운 한정상품이 늘었다”는 사실을 넘어, 상품의 희소성 개념이 바뀌는 새로운 시장의 탄생을 의미한다. 나아가서 득템력은 소비자의 차별화 수단이 금전적 지불 능력에서 희소한 아이템이나 경험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의미까지 담고 있다. - 223쪽
나만의 작은 논, 나를 위한 힐링 공간을 찾아 나선 현대인이 늘면서 ‘촌’스러움이 ‘힙’해지고 있다. 시골은 촌스럽다는 단어의 의미처럼 시대에 뒤떨어지는 낙후된 공간이 더 이상 아니다. 때때로 평범한 일상마저 버겁게 느껴지는 도시인에게 촌은 따분함을 넘어서는 여유로움 과 불편함을 무릅쓰는 날것의 경험이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도회적 생활이 일상이 된 오늘날, 시골은 비일상과 낭만의 공간이자 나만의 특별한 아지트로 대비를 이룬다. 나아가 시골살이는 노년에나 어울리는 은둔 혹은 고립의 생활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필요한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 이러한 시골지향적 라이프스타일은 도시와 단절되거나, 도시에서의 삶을 완전히 떠나는 귀농·귀어·귀산·귀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도시를 완전히 떠나 시골로 향하는 ‘이도향촌離都向村’이라기보다는 일주일 중 4~5일은 도시에 머물다가 2~3일은 시골을 찾는 ‘오도이촌五都二村’ 혹은 ‘사도삼촌四都三村’을 실천하며 도시의 일상을 조금 덜어내고 소박한 ‘촌’스러움을 삶에 더하는 새로운 지향을 의미한다. - 249쪽
시장에서는 예방에 능한 젊은이들의 ‘얼리케어 신드롬’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얼리케어 신드롬이란 최근 2030세대들이 기존 장년층의 건강 고민이었던 다양한 질병적 문제들을 사전에 미리 예방하는 모습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대표적인 예로 탈모 관리를 꼽을 수 있다. 과거 40대 이상의 장년층의 실질적 고민이었던 탈모는 최근 2030세대에게 ‘미리미리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40~50대 중년 위주였던 탈모 샴푸의 소비층도 20~3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탈모 관련 제품 매출은 매년 40%씩 급증하는 중이며, 특히 20대 여성 고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5년간 고혈압 때문에 병원을 찾아온 환자의 증가율 역시 2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요즘 젊은 세대는 장년층에게 발병하는 질병을 예방하고 싶은 나머지 병원을 미리 방문하며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296쪽
업계에서는 구매력과 충성도가 높은 엑스틴을 어떻게 유입시키느냐가 결국 사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치트키(컴퓨터 게임에서 제작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키)’라는 말이 나온다. 새로운 서비스를 가장 빠르게 시도하는 것은 MZ세대지만, 그것을 시장에 안착시키려면 X세대의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6년 만에 거대 유통사를 위협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자리 잡은 마켓컬리의 성공 이면에도 엑스틴이 있다. 와이즈앱이 발표한 〈2021년 6월 식품 새벽배송 앱 동향〉을 살펴보면 마켓컬리 전체 이용객 중 40대(35.4%)와 50대(23.1%)의 사용자가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 316쪽
역설적이게도 높아진 일상 자유도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높인다. 사람들은 구조화되지 않은 일상 속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스로 시간을 잘 통제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한 이들은 무심 히 흘려보내는 시간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바라본다. 나만 뒤처지는 느낌, 나만 잘 살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스스로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통제감을 상실한 사람들은 다시금 자신의 통제감을 확인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바른생활 루틴이로 변신해 나름대로 구조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면서 나의 삶을 잘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 345쪽
“매트릭스는 모든 곳에 있다The Matrix is everywhere.”고 선언했던 영화 〈매트릭스〉에서 현실과 대조적으로 존재하는 가상세계 매트릭스는 현실을 유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반면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를 뜻하지만, 현실을 보조하고 강화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더 풍부하고 유의미한 현실을 보장한다. - 370쪽
누구나 한 번쯤은 친구나 지인의 SNS 피드나 커뮤니티를 방문했다가 관심 가는 상품을 발견해 구매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제 특 정 상품이 필요해서, 혹은 TV나 잡지의 광고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 지 않는다. ‘소셜 피드’가 상품을 발견하는 첫 번째 창구가 되고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 ‘쇼핑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쇼핑하는 것’ 으로 바뀐 셈이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구매 과정이 전통적인 의사 결정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사결정 모델을 형성하고 있다. -
트렌드 코리아 2022 | 김난도 | 미래의창 - 교보문고 (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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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인사이트
사람들이 몰려드는 ‘페르소나 공간’의 비밀
저자김난도 , 최지혜 외출판다산북스 | 202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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