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신

[비호]

       

      고무신입니다.

      어릴적에 새로 사면 선반 위에 모셔(?) 두기도 하고

      닳는게 아까워 벗어들고 맨발로 뛰기도 하고
      돌멩이를 차다가 신발이 벗겨져 멀리 날아가면

      찾느라 한참이나 헤메기도 했지요

      송사리 올챙이 도롱뇽을 잡아 담는 어항이 되기도 하고
      한쪽 신발을 구부려 다른 한쪽에 집어넣고 흙을 담아

      장난감 자동차를 만들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이렇게 채송화를 키우는 멋스런 화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참 소중한 신발이었지요

       지난 일주일 동안은 이산가족의 기쁨과 눈물로 가득했습니다.

       겪어보진 않았지만 짧은 만남뒤 기약없는 이별 이산가족의 아픔을

       어찌 다 말로 표현 하겠습니까 

       93세 치매을 앓던 노모(老母)가 북쪽의 아들은 한 눈에 알아봤다는 얘기에는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오랫동안 노모의 가슴 속에 아들의 빈자리가 뚜렷이 남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또 북쪽의 두 딸을 만나러 간 98세의 할아버지가 꽃신을 들고 가셨다는 얘기

       아마 예쁜 꽃신을 기다리는 딸들이었나 봅니다.

       오빠 생각이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

       아동문학가 강소천의 동화에도 '꽃신'이 있었습니다.

       그 때의 아버지가 딸에게 했던 약속을 이제 할아버지가 되어 지키게 됐군요

       아무래도 신발은 우리에게 그리움을 달래주는 뭔가가 있었나 봅니다.

[겨울여행]

예전에는 곳곳에 모래웅덩이가 많이 있었읍니다
고무신 반쪽을 접어넣어 자동차를 만들어 붕~~붕붕~~~ 하며 놀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생각나는 또 하나의 고무신.
"곰신"이라 하지요... 아시는지요?
군대 간 아들의 훈련소 홈페이지가면 곰신클럽이 구성됩니다
예전에는 군대가면 고무신 바꿔신는다는 말... 그 때문에 탈영한 친구들도 제법...ㅎㅎ
요즘은 세태가 거꾸로라죠? 워카 바꿔신는다고...
그래서 곰신들이 군대간 남친 단속한답니다
고무신 하나에도 시대에 따라 많은 이야기가 자라고 있읍니다

[비호]

군대간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그건 남자가 아니라 24개월에 무너지는 여자가 문제.

[겨울여행]

예전에는 여자들이 결혼을 일찍하는 시대였으니
남자가 군대간 33-36개월이 버티기가 쉽지않았어요.
춘향이가 이몽룡 기다리며 변사또 수청 요구를 버티는 만큼...아마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