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 열매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젊은 세대에겐 생소한 식물이지만, 부모 세대라면 어릴 적 연못이나 저수지 주변에서 채취해 마름 열매, 즉 ‘물밤’을 삶아 먹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사실 마름 열매는 ‘밤’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지만, 모양과 맛이 밤과 흡사해 ‘물밤’으로 불려오곤 했습니다. 이름도 낯선 이 식물은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도금양목 마름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먹을 수 있고,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마름 열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름열매의 특징
마름 열매는 우리나라 전역의 호수나 연못 등 고인 물이 있는 곳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로 한해살이 물풀입니다.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자라며, 줄기가 길게 자라서 물 위로 나와 뜨며 깃털 모양의 물뿌리가 있습니다. 잎은 줄기 꼭대기에 뭉쳐나고 삼각형이며, 잎꼭지가 두껍고 속이 비어 있고 잎자루에 공기가 들어 있는 볼록한 부낭이 있어서 물 위에 뜹니다.
여름에 흰 꽃이 피고 열매는 핵과로 식용하며, 주로 구워 먹거나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합니다. 또한 옛날에는 이 열매를 따서 찌거나 삶아서 먹고 죽을 끓여 먹는 등 식량으로 요긴하게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열매의 맛이 마치 밤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해서 ‘물 밤’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마름 열매’라는 이름은 모양을 뜻하는 ‘마름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마름 열매의 효능은?
마름 열매를 약으로 쓴 것은 중국 당나라 때부터입니다. 마름열매를 약으로 복용하게 되면 여름에 더위를 물리치고 갈증을 제거하며 몸과 마음이 답답하고 열이 나서 손과 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번조 증상을 해소시키는 약효를 발휘합니다. 또한 건위 작용과 체내에 알코올 성분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데에 효과적이며 팔과 다리의 마비 증상을 푸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요통과 골격, 근육의 통증을 치유하기도 합니다.
마름 열매의 잎은 어린아이의 머리가 헐었을 때 쓰이고, 열매의 껍질은 설사, 치질 등에 쓰이며, 줄기는 위궤양 치료에 쓰이기도 합니다. 마름의 녹말은 구황식품으로, 삶아서 속을 파먹으면 밤 맛이 나기도 하며 묵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또한 살을 찌게 하는 지방 성분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습니다.
마름 열매에 특별한 독성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에는 복부에 가스가 차 부풀어 오르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름 열매 복용 방법
마름 열매의 껍질에는 항암활성이 있기 때문에 마름 열매 60g에 율무 30g, 번행초 30g, 등나무 혹 9g을 달여서 하루 3번 나누어 먹거나, 마름의 잎이나 줄기로 차를 달여 수시로 마시면 항암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마름 10~20여 개와 율무쌀 19g, 초결명자 12g을 넣고 달여 좀 더 고소한 맛을 즐기며 차로 마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마름 열매를 쪄서 익힌 다음 껍질을 벗기고 말려 가루를 만들기도 하는데요. 이 가루로 꿀과 함께 반죽해 떡을 만들기도 하며 죽을 만들기도 합니다. 마름죽은 백미 60g 정도로 쌀죽을 만들다가 마름 열매 가루 30~60g을 넣어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름죽은 위장과 비장을 건강하게 하며 다리와 허리를 강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큰 독성은 없으나 체질에 따라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한 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