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3월경에 장미꽃 화분1개(3포기)를 꽃집에서 구입하고, 우리 집 뒷동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들국화를 가꾸어 보고 싶어 화분1개(3포기)를 분양하여 Balcony에서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몇 차례 화초 키우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제 기르지 않겠다고 포기 한 기억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잘 키워 보겠다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그렇다고 전문지식이나 기초지식이 있는 상태도 아닙니다. 다만 가끔 물을 주고 환기도 시켜주고 영양분도 공급해주고 탄소 동화작용을 할 수 있도록 햇볕이 잘 드는 곳을 택하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리하면 원하는 대로 무럭무럭 자라고 때가 되면 예쁜 꽃도 피고 씨앗도 남기겠지 하는 기대를 하면서 가꾸기 시작 한 것입니다. 그러나 가꾼다는 의미는 물주기, 햇볕 쏘이기, 환기 시켜주기, 영양분 공급해주기 등 보다 많은 사항들이 있음을 점차 깨닫게 되었으며 잘 키우기 위해서는 무한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미꽃
구입한 장미꽃은 꽃망울이 맺은 것을 구입했기 때문에 가꾼 지 얼마 되지 않아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3월, 5월, 8월 및 11월에 공교롭게도 단 한 송이씩만 피었습니다.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먼저 장미와 아침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잘 잤니 하며 먼저 인사를 건넸고 장미꽃은 조금씩 꽃을 피워가며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도록 답례를 했습니다. 그러한 대화는 생활의 활기를 주었으며 즐거웠습니다. 단 한 송이의 장미꽃, 멋있고 아름다운 여인네처럼 활짝 핀 꽃은 라일락 꽃 향기처럼 진하거나 멀리까지 풍기지도 않지만 특유의 은은한 향기로 나의 코를 유혹합니다. 코를 꽃 가까이 접근 해야만 향을 맡을 수가 있습니다. 장미꽃과 교감을 하는 것이지요. 혼자서 향을 즐기기에는 아깝고 아쉬워 아들에게 권 합니다. 그 향에 취해서 말입니다. 아들도 너무 향이 좋다고 감탄합니다. 그 향으로 오랫동안 날 유혹하기를 바랐는데 5일 정도만 보내고 작별을 하네요. 아쉽지만 다음에 필 꽃의 향을 기약해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열심히 가꾸어야만 합니다.
들 국화꽃
장미꽃과는 달리 들 국화는 주위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알 수가 없으나 꽃 구경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가을에 피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린 결과 11월 초에 장미꽃보다 2주 먼저 꽃망울이 생겨서 금새 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는 서정주님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계속 기다렸습니다. 장미꽃은 이미 피우기 시작 했는데 국화꽃은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고 꼼짝 안하고 있으니 애가 탈 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 들 국화라는 특성을 살려 환경을 비슷하게 맞춰야 하지 않나 싶어 밤에는 아주 어둡도록 까만 비닐 봉지로 불빛을 2주 정도 가려 주기도 했습니다. 장미꽃이 거의 활짝 필 때쯤 꽃 망울이 벌어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활짝 핀 상태입니다. 예수님이 나를 시켜 국화꽃을 피게 했는지 아니면 피어 달라고 매일 졸라대니 귀찮아서 피어 준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 어찌 되었든 국화가 나를 봐준 셈이지요. 국화꽃도 장미꽃처럼 유일하게 한 송이씩만 피었으니 아이러니 합니다. 요즘은 들국화 향과 꽃가루가 눈과 코를 즐겁게 해주는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인류를 괴롭히는 이때 꽃 친구를 사귀게 되어 아주 좋습니다.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삭막해지는 나를 눈에도 보이지 않는 미물인 바이러스로부터 조금은 벗어나게 해 줍니다. 어느 나라는 2차대전 때보다 더한 인구가 목숨을 잃었고 계속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동물이 아닌 식물 친구도 사귀어 볼만합니다. 서로 교감하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다음 해에는 새로운 가지에서 많은 꽃이 필 수 있도록 가지 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관찰하고 느끼고 보면서 꽃마다의 특성을 터득하는 재미를 느끼며 보람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첫댓글 정과 성이 하늘에 닿으니 뜻을 이루실 듯여
그리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와우!
우리 빌라님이 드디어 좋은글로
인사를 하시네요.
고맙습니다.
이런 소소한 글 자주 올려주세요.
건강 지키는 하루 하루 되시구요^^
글 재주가 없어 소소한 소재로 별 의미 없이 올렸으니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때는 화분에 정성 쏟고 열대어 밤새 새끼 받아서 부화통에 옮겨주고 강쥐들도 애지중지 키웠건만 이제는 모든게 거추장스럽네요~~~부지런함과 정성이 보이네요~~~
님과 같은 과정이 있겠네요. 읽어 주시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