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데 여행7 - 시데 남쪽의 해변 아폴론 신전에서 일몰 Sun Set 을 구경하다!
여행 14일째인 5월 26일 터키 콘야 Konya 에서 버스를 타고는 마나브가트 를 거쳐
지중해의 옛 항구 도시 시데 Side 에 도착해 투아나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는....
로마 시대에 건설된 아고라 와 박물관 을 보고 해수욕장 을 구경한후에 걸어서
꽃으로 장식된 주택가를 지나 남쪽 항구 에 있는 아폴론 신전 으로 갑니다.
여기 AD 2세기에 건설되었다는 아폴론 신전 과 아데나 신전 은 일몰 Sun Set 이
유명하다지만 시간이 이르니.... 해안가를 걸어 동쪽에 옛 로마시대의
성벽과 아고라 등 유적지를 보고 다시 되돌아 오니 이제 해가 기우는 듯 합니다.
기둥 다섯개가 우람하게 서 있는 아폴론 신전 은 현재도 복구가 진행중이라는
데.... 지붕을 받들고 있는 부조는 "메두사" 의 조각들 이 많이 보입니다.
아폴론 은 알다시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과 예언 및 광명· 의술· 궁술·
음악 및 시 를 주관하는 신으로 로마 신화의 아폴로 와 같은데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이며 아르테미스와는 남매 지간 입니다.
아폴론이 태어나기전 레토 는 임신한 쌍둥이들이 아버지인 제우스 다음가는 권력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받았으니.... 이 소식을 들은 헤라 는 큰 뱀 피톤 에게 레토를
끊임없이 쫓아다니면서 햇빛이 닿는곳 어디에서도 해산을 반드시 막으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출산이 임박한 레토 는 헤라의 저주를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해산할 장소를 찾아 떠돌다가
오르티기아 섬 에 당도해 발을 디디자마자 포세이돈 이 섬 위로 파도를 솟구치게 하여
햇빛을 막았으니 헤라의 출산금지령에 어긋나지 않자 아르테미스 를 낳을수 있었다고 합니다.
레토 는 다시 델로스 섬 으로 가서 아흐레 동안 진통을 겪으며 남은 아이를 낳으려고
애쓰자 헤라 는 분만의 여신 에일레이티아 를 붙잡아 두면서 해산을 방해 하니....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 가 에일레이티아에게 황금 목걸이 를 뇌물로 주어 매수하니
비둘기로 변신해 델로스 로 날아가 레토의 해산 을 도우니 아폴론 이 태어납니다.
아폴론 은 올림포스의 12신의 두번째 세대로 월계수 와 리라, 활과 화살, 백조, 돌고래
가 대표적인 상징물이니 훤칠하고 준수한 미남으로 묘사되는지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많고 헤르메스가 선물로 준 리라 를 잘 연주하고 활도 잘 쏠 줄 알았다고 합니다.
헤라는 제우스와 사랑을 나눈 레토를 시기해 티티오스에게 레토를 검탈 하라 명령을 내리자
티티오스는 레토를 검탈하려하지만, 이를 알아챈 제우스가 티티오스를 벼락으로 내리쳐
죽이니 티티오스는 죽음의세계로 가는데 뱀이 달이 차오르면 티티오스의 간을 뜯어 먹습니다.
아데나 신전 의 기둥에는 아칸서스 잎과 덩굴 이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다고
들었기에 살펴보는데.... 전쟁의 신인 아테나 여신 은 그리스의
중심국인 아테네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해신 포세이돈 과 다투었다던가요?
이윽고 해가 지니 세기의 연인 안토니우스 와 클레오파트라 가
목욕 후에 함께 바라 보았다는 "석양" 풍경을 구경 합니다.
해변 에서 석양 을 보니..... 문득 조태일 시인 의 시 "노을" 이 떠오릅니다.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누가 서녘 하늘에 불을 붙였나
그래도 이승이 그리워
저승 가다가 불을 지폈나
이것 좀 봐
이것 좀 봐
내 가슴 서편 쪽에도
불이 붙었다
또 김랑 이 쓴 "크로아티아 블루" 에 노을 "포드스트라나" Podstrana 라는 시가 있으니.....
길 위에서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등 뒤에선 여물지 않은 달이 오릅니다.
여물지 않은 내 마음 같이.
하늘 위에서 어쩌다 마주친 당신.
흔한 말이지만 인연이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할까요.
설익은 마음이야 사랑이라고 말못해. 그렇게 놓쳐버린 마음이 얼마나 될까요.
어긋난 인연을 얼마나 다시 기다려야 하는지 압니다.
이제 내가 알아 봤으니 된 것이지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이미 사랑이겠지요.
붉게 타들어가는 노을이 온몸에 퍼집니다.
당신은 어느 하늘을 날고 있나요.
그곳도 이렇게 따뜻하게 노을이 지고 있나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해넘이 를 보다가 불현듯 “여행의 단계” 를 떠올리게 되는데
여행 작가 가 쓴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라는 책에 보면....
“마음의 길을 잃었다면 아프리카로” 라는 부제가 붙었으니.... 그러니까 문명의 세례
를 받지 않은 원시적인 곳 에서 순수한 마음의 고향 을 찾아 보라는 뜻 일까요?
여행의 1단계 는 새로은 곳에 가서도 늘상 하듯이 거울을 보듯 나만
보고 불편한 잠자리를 탓하고 음식 투정 을 부리는 단계 입니다.
2단계 는 나를 떠나 있는 그대로 여행지 를 보는 것이며
3단계 는 낯선 여행지 그곳에 있는 것들과 끈끈한 관계 를 맺는 것이고...
4단계 는 내것을 나누어 그곳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
나야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길를 묻거나 아님 가벼운 인사말 이나
나누는 정도이고 유적지 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정도이니....
그러니까 아무래도 구경꾼 밖에 될 수가 없으니 여행자나 현지인들과는 대화를 통해 친구가
되는 정도로는 발전하지는 못하는지라 그럼 나는 아마도 여행 2단계 쯤 되는 것일까요?
그런데 여기 아폴론 신전 해변에 일몰이 환상적 이라지만... 오늘은 구름이 짙어 아쉽습니다.
그러고는 하루종일 빡센 여행에 심신이 모두 지쳤으니 쉬어야 하는지라 돌아
오는데 고도 시데의 밤거리 는 이미 어두워 졌지만 골목길에 붉은 꽃 은
여전히 아름다운데.... 기념품 숍과 레스토랑이며 카페를 구경하며 걷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골목길에 자리한 슈퍼로 들어가서는 참치 캔과
맥주 캔 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 베란다 문을 열고
벤치에 앉아 맥주를 마시니... "여행의 잔잔한 감동" 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