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여행방에서 와인 열차를 탄단다.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
일년 내내 돌아다녔으니 발도 좀 쉬어야 할 테지.
쉬는 것도 운치를 더해야 좋을 테니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 해보지만
그것도 일정이 맞아야 따라가는데
아쉬움을 표하며, 지난 탑승기를 꺼내본다.
와인 족욕
김 난 석
얼마 전 가까운 이웃들과 와인 열차를 타봤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운행하는, 테마가 있는 열차였다.
우리나라에 하나뿐이라는 영동의 와인공장을 둘러보러 가는 외에
인근 난계국악원, 영동 명승지 등을 연계해 방문하도록 되어 있다.
열차 안엔 와인 바도 있어, 각종 와인을 시음할 수 있게 되어있기도 하다.
브랜드 명을 <샤또 마니>로 내걸고 문을 연지 십년이 되도록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다.
하지만 그 다음해부턴 흑자를 내고 있다니
와인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우리나라로선,
그것도 지리적 열악성까지 생각한다면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의 경우처럼 우리도 화이트와인, 드라이와인, 스위트와인 등등
여러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그것을 조금씩 맛보고 와인 족욕(足浴) 까지 체험했으니
오랜만에 반가운 손들과 함께 입도 발도 호강을 한 셈이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면 모름지기 입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구설수의 그 설(舌)은 천(千) 개의 입(口)이 조화를 부려 화를 불러오기에
글자를 그리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던가.
입으로 패가망신하는 일이 허다하기에 하는 말일 것이다.
누구는 사이버세계가 참 재미있고 유익한 곳이란 말도 하고
누구는 그 사이버세계가 마음만 다치게 하는 곳이란 말도 하는데
함께 발을 들여놓은 이상 발맞춰 나간다면
마음 상할 일 없이 유익하고 재미있는 터전이 되지 않겠는가.
손목을 잡아준다고 하면 대체적으로 도와준다거나 다정함을 느끼게 된다.
이와 달리 발목을 잡는다고 하면 훼방을 놓거나 방해하는 걸 떠올리게 된다.
손은 가슴 옆에 있기에 가슴의 속성을 닮은 것이라면
발은 다리 아래에 있기에 다리를 닮아 냉랭한 것이던지,
이처럼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풍기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가하면 어느 일에 발을 담근다고 하면 바람직하지 않거나
못된 짓거리에 동참하는 느낌을 주고
반대로 발을 뺀다고 하면 그런 구렁텅이에서 헤어나는 듯
개운한 느낌도 준다.
얼마 전 어느 연예인이 도박세계에 발을 잘못 들여
패가망신했다는 이야기가 전자의 예라면
또 그 얼마 전에 도박세계에서 발을 완전히 빼고
갱생의 길을 걷고 있다는
또 다른 연예인의 이야기가 후자의 예일 것이다.
이같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발이지만
그걸 여러 사람이 잘 조화해나가면 일이 잘 진척됨을 뜻하기도 하는데,
장밋빛 미래를 열기 위해 각 계 각 층 각 분야가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할 때의
그 발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와인 족욕(足浴)은 여름엔 15분 내외, 겨울엔 40분 내외,
봄가을엔 25분 내외가 가장 적당하다고 한다.
자매의 남편 끼리나 형제의 부인 끼리를 서로 동서(同壻)라 하지만
동서지간은 다정한 것 같으면서도
윗동서에게서는 오뉴월에도 서릿발이 비친다고도 했다.
그만큼 가까운 사이에서도 시샘이 일어난다는 뜻일 테니
화목을 위한다면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더욱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할게다.
와인 통에 20분가량 발을 담그고 있으려니
콧등에 땀이 송골송골 피어나기에 발을 빼고 말았지만
이미 우린 담갔던 발로 와인족 동서(同壻)가 된 셈이 아니던가.
그렇게 깔깔대며 하루 일정을 마쳤다.
그런 분위기로 우린 돌아오면서
발이 아닌 손으로 와인 잔을 부딪혔으니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나?
허나 코로나 팬데믹은 입 꼭 다물고 떨어져 지내라 하니
이걸 어쩌랴..
첫댓글 담근 발에서
와인으로 나쁜 기운을 잠 재우고 발을 빼었으니 ...
서로 좋은 일로 의기투합 할 일만 남았네요!
너무나 좋아하는
석촌 님의 스케쥴에 변동이 생겨서
함께 할 수 있으면 더 할 나위없이 좋을텐데요!
다사 다난한 2023년을 보내면서
와인 열차에서 한 잔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지길
앙망합니다!
네에 연말에 어울리는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잘 즐기고 오세요.ㅎ
송년의 와인열차 여행에도
꽁 짝꿍 해주시옵길
간청하였으나..
성춘복 시인님의
미수 기념일이라
안타깝게도
함께하실 수 없음을..
일찌감치
울 카페 지인들과 함께 하셨던
와인 열차
와인 족욕
또한
舌ㆍ手ㆍ足의
삼각 관계를 잘 풀어내
주시오니
다시금
존경의 마음 곧추세우고
또다시
心中에 새김을 합니다
우리 나라의 와인열차
우리 카페의 여행님들
아주 잘맞는 찰떡같은
너무 훌륭한 송년여행
그리운
보고픈
아름다운 5060의
님들과 함께~💝
the 젊은 오빵~
석촌 석학님~💖
힘을 실어 주셔서
감사의 마음 만~전합니다
부산엔 아마 이런 프로그램 없을껄?
잘 즐기고 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