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견 편안하게 산을 오를 수 있는 데크 계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직도 시작은 아닙니다. 본격적인 계단은 뒤에 나타납니다. 주흘산 정상으로 오르려면 계단한 1500계단 이상을 올라야 합니다.
본격적인 계단이 시작하기 전에 수풀 사이로 탐방로도 걸어야 합니다. 너덜길이 아니라서 걷기 어렵지 않습니다.
예쁘게 쌓아 놓은 돌탑을 보면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사람들은 모두 마음 속에 바람을 몇 개는 안고 살아가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조령산과 주흘산은 참으로 판박이입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데크 길 초입에 약수터가 있습니다. 아직은 물이 고프지 않아서 그냥 스킵을 합니다. 조령산에서는 한껏 물을 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막바지였고, 주흘산은 이제 바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물이 아직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이 물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분명, 반드시…
드디어 900여 계단이 시작입니다. 물론 그것이 끝은 아닙니다 그 위로 200여개 이상이 계단을 또 올라야 합니다. 아무튼 이 공포의 계단은 다행히도 단차가 발에 맞아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아득하게 보이는 계단의 한쪽 끝….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니지만 일단 한숨을 돌릴만한 곳으로 여겨집니다.
저 멀리 높은 곳에 한 사람이 갑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보통내기가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날라 다닙니다. 그 사람을 한번 따라가보겠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결국 900개 계단 끝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날렸습니다. 누군가 제게 그랬던것처럼 – 정확히는 북한산 원효봉에서 – “ 이 계단이 언제 끝나나요?” 그때 그 사람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앞으로 세 걸음이면 끝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은 아닙니다. 앞으로 또 몇 백개 계단을 또 오르셔야 합니다.”… 아공
오미자는 오지게 따라 오고 있습니다.
드디어 메인 계단의 끝입니다. 903이라는 글자가 선명합니다. 계단…. 하면 여러 곳이 생각납니다. 지리산의 삼도봉 근처, 광청종주의 바라산 등. 주흘산도 이제 추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계단의 시작입니다. 그렇지만 앞서의 903 계단과 같지는 않습니다.
정상이 가까워지는지 구름 속으로 들어갑니다. 조망은 기대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데크 길 옆으로 핀 나리꽃…. 옅은 주황색이 참으로 예쁩니다.
잠깐 조망이 트이는 곳이 있는데, 역시 곰탕집입니다. 아고~ 그냥 산을 오른다는 것에만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막바지 계단 길입니다. 다른 어떤 산객의 뒷모습도 살짝 보입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주흘산의 두 봉우리인 주봉과 영봉의 갈림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주보에 다녀오고 이곳을 거쳐 영봉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드디어 정상석이 보입니다. 그런데 오른 수고에 비해서 정상석은 너무 작습니다. 물론 정상석이 커야 의미가 큰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온통 곰탕집입니다.
“흘”이라는 한자를 제1관에서 보고 이곳에서 다시 봅니다.
세상은 온통 곰탕집~
먼저 오른 산객들도 세상 구경은 할 것이 없으니 둘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습니다.
이제 영봉으로 향합니다. 둘 사이는 대략 1킬로 이상 떨어져 있는데, 사람들은 모두 주봉까지만 오는 것 같습니다. 영봉 방향으로는 사람을 볼 수 없었습니다. 부봉까지 무인지경입니다.
영봉으로 향하던 중간에 트인 조망터인데, 구름 속 절벽만 보입니다.
이곳에는 조릿대가 없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원추리~
주봉과 영봉 사이는 평탄 합니다. 가끔 돌길을 만나지만 그리 심한 암릉 수준은 아닙니다. 진짜 암릉은 조령산과 부봉에 있습니다.
드디어 영봉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쉼을 하다가 갑니다. 커피도 한잔 해야겠습니다.
주봉보다 고도가 100미터 이상 높은데, 주흘산이라면 주봉이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영봉을 뒤로 하고 부봉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런 길을 다닌 초보녀~ 그냥 농담이라고 생각됩니다.
수기 안내판이 없었으면 알바를 할뻔한 위치인데 다행히 누군가의 수고로움 덕분에 알바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다들 알바를 할 가능성이 100%이니 이렇게 손으로라도 적어 놓은 것 같습니다. 이런 분이 있어서 그나마 조금은 편안하게 산길을 걷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백두대간 길에 도착했습니다. 조령산, 깃대봉과 제3관문을 거쳐 마패봉, 부봉을 거쳐 탄항산과 하늘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주흘산 등산로가 만나는 곳입니다. 드디어 국립공원 안내목을 만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제는 조립공원이 아니라 국립공원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은 바로 월악산. 월악산은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산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 부봉과 마패봉도 모두 월악산 내의 산들입니다. 제비봉, 옥순봉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에도 올해 한번 다녀오려고 합니다. 제비봉, 구담봉 그리고 옥순봉… 사실 단양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월악이라는 글자를 보니 반가웠습니다.
드디어 부봉 뒤통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위가 송송 박혀 있습니다. 부봉 2봉이지 않나 싶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다녀온 길을 조망해 봅니다. 주흘산은 구름 속에 푹 들어가 있스니다.
문경새재 과거길이 있는 계곡 안에 펼쳐져 있는데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부봉의 시작 포인트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봉우리는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부봉은 모두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곳인데 가장 터프한 곳은 부봉 6봉이고, 가장 조망이 좋은 암릉미가 좋은 곳은 제3봉입니다. 백두대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이 제1봉입니다. 제1봉과 6봉은 대략 1 킬로 이상 떨어져 있는데, 제가 다녀본 중에 가장 먼 1km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봉에 좀더 가까워졌습니다. 나무 사이로 봉우리 하단이 보입니다.
바위 아래로 탐방로가 지나갑니다. 머리를 조심해야 합니다.
드디어 부봉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부봉1봉만 다녀올 사람들이 원점회귀 때문에 배낭을 벗어 놓놓 간 것 같습니다. 지리산 반야봉 삼거리에서의 풍경과 똑 같습니다.
역시 백두대간이기 때문에 산꾼들의 여러 리본을 볼 수 있습니다. 눈에 익은 리본도 보입니다.
드디어 부봉에 도착했습니다. 현재는 이 제1봉이 주봉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는 가장 안쪽에 있는 제6봉이었는데, 백두대간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안쪽에 있어서 가기 힘들다고 이 제1봉을 주봉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힘들게 먼 길을 걸어도 조금 안쪽으로 가기는 더 어려운 모양입니다.
다녀온 주흘산을 조망해봅니다. 중앙의 구름속에 있는 봉우리가 영봉이고 뒤쪽의 삐죽한 곳이 주봉입니다.
이제 제2봉으로 향합니다. 커다란 바위 아래도 통과합니다. 이 글은 다시 돌아와야 하는 원점 회귀길입니다. 그래도 배낭은 놓지 않고 그냥 다녀옵니다.
이제와 다른 컬러의 이정표가 보입니다. 부봉의 6개 봉우리 중에서 제1봉과 제6봉이 얼굴마담을 하고 있습니다.
제 2봉에 도착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고도로 따지면 제2봉이 6개 봉우리 중에 가장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꼭 고도로만 봉우리의 대표가 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저의 생각에는 제6봉이나 제3봉이 대표 봉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제 3봉이 눈 앞에 보입니다. 3봉 위에 사람들이 조그맣게 보입니다. 그 분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6봉 근처에서 다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제2봉우리에서 하산을 하고 다시 3봉으로 올라야 합니다. 이런 반복적인 것을 6번이나 해야하는 부봉입니다.
제2봉을 돌아봅니다. 다시 가야 할 곳입니다.ㅠㅠ
첫댓글 백두대간에 벗어나 있는 주을산에 다녀왔군요. 주을산은 오르지 못한 산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부봉은 백두대간 종주시 잠시 벗어나 다녀온 봉우리입니다. 이제 표지석도 있군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옛날에는 표지석이 없었나 보네요. 지금은 빵빵하게 있습니다. 1봉, 2봉, 6봉에 표지석이 있는데 스킵했던 4봉 5봉에는 정상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봐도 나오지 않네요. 부봉 1봉만 다녀오신 분들이 많은데 6봉까지 왕복했습니다. 그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그미님!
1,500계단 정말 끈기를 가지고 올라야겠지만 아마 단숨에 오르셨겠지요~
주봉과 영봉을 거쳐 하늘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과 만나 부봉 여섯개를전부 오르셨군요~
하늘재에 후배가 땅을 사서 전원주택을 짓고 있는데 완공이 되면 주흘산 산행을 겸해서 한번 가야겠습니다~ ㅎ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ㅎㅎ. 하늘재에 또 그런 인연이 있으시군요. 꼭 친구분을 만나셔서 주흘산과 부봉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강추입니다. 물론 선생님께서는 가볍게 오르시겠지만요. 월악산 산군이 널려 있는 하늘재에 사시고 계신다니 부럽습니다. 강추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