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찬바람이 계속되더니
오늘 낮 기온이 영상 9도다.
숲길 걷기에 참 좋은 날씨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40D23C58801E2225)
자주 가는 길은 익숙해서 좋지만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낯선 것이 주는 설레임
그리고 신선해서 좋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4ABB3C58801E251D)
백양산 웰빙숲이라.
20여년 쯤 되었나보다.
백양산 자락 아래 있는 작은 교회에 다녔었다.
주일이면 하루 종일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었는데
오전 예배 후 점심을 먹고 나면
습관처럼 교회 뒷길로 올라가곤 했다.
그때 오르고 했던 길이 바로 이 길이었구나...
어슴프레 기억이 났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8B63958801ED610)
당시는 반듯하게 정비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길이었다.
이젠 곳곳에 숲속도서관이 생겼다.
숲을 걷다가도 잠시 쉬어 책을 읽을 수 있다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44FC3C58801E2A21)
작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길과 길을 이어 만든 나무다리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1073C58801E3024)
까끄막이 드문 참 평탄한 길이다.
지금은 겨울이라 빈 나뭇가지만 숲을 지키고 있지만
머지않은 봄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98F3458801E3410)
푸릇푸릇 가지마다 잎이 돋고
물소리 더욱 커게 들리고
이쪽으로 저쪽으로 숲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소리 상상하니
분명 이 길이 어여쁘고 고운 길임이 틀림없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9953458801E3710)
참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바스락 바스락
지난 가을 떨어져 누운 낙엽
저 몸 위로 사람 발자욱 받아 들이는 즐거움
그 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9DE3458801E3C18)
다시 오래된 감나무 밭을 지나
대나무 숲을 지난다.
대나무 숲이 끝나는 지점에 문수사가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84137588025740A)
문수사에서 잠시 쉬었다가
무장애숲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7B73458801EAD12)
무장애숲길 하늘바람 전망대
저 멀리 가덕도
내가 좋아하는 신어산까지
낙동강도 보이고 강서낙동강교, 구포대교도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7E53458801EA521)
무장애숲길 하늘바람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4833458801EA72A)
도시와 강
부산은 강과 바다의 도시다.
내가 사는 양산은 급격한 신도시화로
도시 전체가 바뀌고 변화하고 진화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7FD3458801EA921)
오후2시 넘어서 시작된 길 걷기라
전망대에 닿으니 이미 서서히 낙조가 시작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0DC3458801EAB16)
사람이 높은데서 낮은데를 바라보는 시선은
늘 인자하고 순하다.
소리없이 잦아드는 우리 일상속의
먼지와 티끌같은 욕심들을
그저 내다버릴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F9E3458801EA317)
그렇게 웅켜쥐려고 애쓰던 것들이
날아가는 바람속에 떠다니는
한톨도 되잖은 쓰잘데없는 것이었음을
우리는 진실로 알게 된다.
높은 곳에 서 있어보면
내 발 밑의 세상이 바로 그러하였음을.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4D53758801EB227)
무장애숲길은 백양산 자락 범방산을 곱게 굽이돌아
2km데크로드를 조성한 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8C0375880256E14)
건강한 사람들만이 산에 오르는 혜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와 어린이 등
주민 누구나 더불어 숲의 혜택을 누리도록 오르막이 없이
편편한 데크길로 만들어 놓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B11375880257108)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산에 오르는 일이나
숲으로 난 길을 걷을때
누구나 쉽게 걸을 수는 없을까?
오랜 나의 벗들이 한해 한해 지날 수록
그 좋아하던 산으로 들로 바람처럼
떠다니다가 무릎이나 허리가 시원찮아져
걷기로부터의 자유를
억압당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면에서 무장애숲길은 번잡한 도심을 잠시 벗어나
느긋하게 걸으면서
멀리 더 멀리 눈을 내어줄 수 있는 곳이지 싶다.
걷기로부터의 자유를 던져주고 싶은 나의 벗에게 이른다.
이제 곧 무장애숲길로 함께 걷기를 소망한다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3513C58801E1F23)
첫댓글 반갑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셔요.....
산행담 잘보고 갑니다~~
반갑습니다.^^
즐겁게 다녀오셨네요~
즐거운하루되셔요^^
백양산 문수사...
부산 북구 구포3동에 잠시 살았었는데...
벌써 20년 전의 일이지만...
옛날이 그립습니다.
즐거운 산행 하셨네요
축하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즐감 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