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그 기사의 이야기를 한 번 해 볼까요?
겨울의 끝은 봄, 니스로엘드가 가고 프랑드의 꽃이 피도록
누구나 기다리고 기다리게 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네 계절을 되찾아 닫혀버린 시간을 열어놓고자
열네 별이 은밀히 세상에 내려 준 그 이야기를?
나는 할 수 있어요. 내 노래 속에는 운명의 속삭임이
숨어 있죠, 그 누가 내려 주었던가요?
내게 거울을 들여다보듯 세상 사람의 미래를
들여다보도록 하는 예언의 힘을.
당신이 내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녹청빛 휘황한 광채를 지닌 독서린 갑충이
황홀한 무지개를 그리며 번개같이 사라지고
길다란 잎새에서 이슬이 쏟아지는 켈라드리안
붉은 무늬의 버섯, 밝은 레몬빛 나비.
죽음을 향해 떨어지는 노란 낙엽도 없고
다가올 겨울을 위해 갈아입을 털도 필요없는
영원한 여름의 나라, 그 곳에 사는 여름 아이들
소매 없는 녹색 옷을 걸치고 영원한 세월을 즐기네.
헝클어진 머리의 꼬마 요정, 마주보면 재빨리 달아나요.
뒤를 쫓을 생각은 말아요, 그들은 심술궂어요.
오늘은 착한 마음이 들어 당신에게 인사했지만,
내일이면 다 잊고 무슨 장난으로 곯려줄까 궁리할걸요.
페어리들과 함께 춤을 추어요.
끝나지 않는 여름의 밤을 노래해요.
아름다운 새벽이 하얀 눈꺼풀을 올릴 때까지.
- 켈라드리안 숲의 페어리들의 노래
[세월의 돌 2권 중]
이제 우린 하나가 될 거야, 누구의 방해도 없어
잠깐의 죽음에서 깨어나면, 영원히 함께일 테지
두렵지 않아, 내 손을 잡아주는 너의 손이 있어
저 폭우가 쏟아지는 시커먼 호수도 두렵지 않아
나를 따라올 거지…? 꼭 그렇게 할거지?
나는 믿고 있는걸, 네가 한 말이라면 무엇이든 믿어
이 찬란한 혼례의 예복도 다 너를 위한 것이 될 거야
고통은 아주 잠시… 그리고 행복은 영원.
어째서 오지 않아? 나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
입술은 새파랗게 질렸고, 손등은 얼어붙었어……
늦는 거야? 왜…? 나, 너무나 지독하게 추워……
온 몸을 웅크렸지만, 눈물조차도 차가워졌어……
내 주위는 온통 새파랗구나, 내리는 빛조차도 파랗게 빛나네……
젖은 머리카락이 안되었구나, 그토록 가볍고 부드러웠었는데……
어떤 희망도 없는 싸늘한 밤, 난 아이처럼 아직도 울고 있어……
영원보다 깊은 호수 그 밑바닥에서 네 신부가 기다리고 있어……
- 호수의 오리안느의 노래
[세월의 돌 7권 중]
한 개의 메르장, 반짝이는 금화가 있네
뒷면에 반쪽, 여왕님 얼굴은 말할 것 없이 아름답고
텅 빈 주머니, 짤랑이는 소리도 기막히게 경쾌하지만
한 개의 메르장, 너무나도 적은 것이라
지친 여행자,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이면 쫓겨날테고
굶주린 이몸, 만찬 한 번이면 앞으로 사흘은 내리굶겠지
한 개의 메르장, 지나치게 잘 만들었어
정교한 다듬새, 완벽한 조각에서 흠이라고는 찾을 수 없고
'1'이라고 새겨진 숫자는 장님이라도 알아볼 수 있다네
한 개의 메르장, 불평해도 늘진 않네
이 손에 쥐어진 게 그뿐이라 해도 그거나마 찬양할 밖에
가난한 이몸, 굶고 길바닥에서 잠드니보단 낫지 않겠는가
- '균열의 날(Chasm's Day)', 저 너머의 시대에 불렸던
가난한 기사의 노래
[세월의 돌 9권 중]
나의 왕이시여.
그대가 전래의 보관(寶冠)과 조상들 앞에 맹세한 바와
그대의 지킬 바 명예를 위해
나, 살아왔습니다.
이제 그대의 진노한 얼굴이 눈앞에 선해
그대의 상처받을 자존심이 걱정스럽습니다.
일생을 걸쳐 단 한 번, 그대의 명을 어기고
저 강을 건너라, 마지막 진격을 명령합니다.
빠른 새의 날개로 전해진 소식을 들은
그대의 아름다운 눈썹이 어떻게 찌푸려질까요.
불복종과 외면을 결코 견디지 못할
그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그대의 기사가 그대를 버렸다 생각하고는
화가 난 나머지 잔인한 명령을 내릴 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일생, 그대 위해 행하지 않았던 일이 없었듯
이 모든 일은 또한 그대를 위해……
이제 그대의 처분을 기다리려 합니다.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그대
끝없는 시간 속에서도 영원히 사랑할 그대
목숨 다해 지켜드리리라 맹세하였고
그 맹세 지키기 위해 그대의 명을 어긴
불행한 기사의 주인
이제 이 목숨 취하실
나의 왕이시여.
- 로존디아 기사, 로이카르트 르 덴 作
<나의 왕, 주드마린> 중에서
[세월의 돌 10권 중]
나의 의지는 바람의 의지
세상을 떠돌며 뒤를 돌아보지 않는 바람
그 눈은 허공을 더듬고 입술은 꿈을 노래해
스쳐지나간 곳에는 그림자조차 남지 않아
누구에게든 잊혀지고야 마는 바람
그에게 의지 같은 것은 없으니
그 눈동자는 별빛의 기억
세월이 흐르면 다시 돌아볼 수 없는 별빛
내 발은 언제나 뒤늦고 가벼운 꿈은 날아가
스쳐간 자리마다 고운 손으로 남겨둔 약속
누구에게든 잊혀지고야 마는 이름
나에겐 한결 같은 부름이 되니
나의 이름은 풀꽃의 이름
세상에 자라나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풀꽃
그 잎은 하늘을 바라고 술은 태양을 노래해
스쳐지나간 이들의 그림자조차 남지 않아
누구에게든 잊혀지고야 마는 풀꽃
그에게 이름 같은 것은 없으니
- 키릴, 그리고 지지에의 노래
[태양의 탑 1권, 4권 중]
출처: 전민희 공식 홈페이지 (아룬드 크로니클 세계의 서사시와 노래)
나는 너를 만났어...
긴 세월을 뛰어넘어
이 곳까지 오게된 행운...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태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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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는
얼마나 오랜 시간을
알았던 겄일까...
결코 이 생애만은
아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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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많은것을 바라지 않을께...
내 곁에 꼭 있어 달라고도 ,
오직 나만을 생각하라고도 ,
내가 원하는 일을 하라고도 ,
하지 않을께...
나, 그런 것은 바라지 않 ..을 ..께 ..나 ...
... 기억 ... 나를 기억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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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빨라지기 시작할 때가 있다.
자신이 그 속도를 느낄 정도면
이미 스스로의 의지와 무관하게 거기에 휩쓸려 들기 시작한 것이다.
[헤어지지 않아…‥.]
...... (중략)세상은 나비 날개처럼 떨고 있엇다. 영혼을 빨아들이는 듯한
입맞춤. 결코 잊지 못할 거야.
(중략)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중얼거렷다.
안녕, 사랑하는 사람. 안녕, 나의 친구. 나의 연인.
[운명조차 끊지 못하는 끈,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 속에서도 우리를
묶어 놓을 거야.]
아득한 눈물 속에서 어렴풋하게 멀어지는 사람, 그러나 꼭 다시 만날
거란 걸 알아….
[사랑하고 있어… 운명을 떠나, 영원 속에서.]
-세월의 돌
"내가 날 가질수 있는 단한가지 방법을 가르쳐 줄까?"
"날죽인다음 내 시체를 가지라고"
룬의 아이들 윈터러. [다프넨]
"춤추지 마. 그렇게 아름답게 춤추지 마. 이브.
네가 꽃처럼 져버리고도, 널 기억하게 되고 싶지 않아.
네 하얀 발로, 대리석 바닥에서 낙엽 정원에 이르기까지.
종탑의 지붕에서 마침내 하늘에 이르기까지.
춤추지 마. 이브.
내게 미소짓지 마. 이브."
고등학생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와 나는 학교에서보다 병실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되었다.
나는 무균복을 입고.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지금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어"
"이번엔 뭐?"
"아키의 생일은 12월 17일이잖아."
"사쿠짱 생일은 12월 24일이고."
"그렇다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나서 아키가 없었던 적은, 지금까지 단 1초도 없었어."
"그렇게 되나?"
"내가 태어난 이후의 세계는 전부 아키가 있는 세계였던 거야."
그녀는 난처한 듯 눈썹을 모았다.
"나한테 있어서 아키가 없는 세계는 완전히 미지의 세상이고, 그런 것이 존재할지 어떨지조차 모르겠어."
"괜찮아. 내가 없어져도 이 지구는 계속 존재해."
"알게 뭐야."
.
.
.
"나는 사쿠짱이 태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이윽고 아키가 온화한 음성으로 말했다.
"사쿠짱이 없는 세상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었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중에서-
「가엾은 것」
할머니는 이따금 나를 그렇게 불렀다.
「너는, 어미가 이상해지든지, 아니면 그림을 그리게 될 거다. 아무리 애원해도, 여기의 뒤를 이으면 안 돼. 그렇게 되면 틀림없이 이상해질 거니까. 그림은 괜찮다. 지금 이대로는 안 돼. 굉장히 멀어. 그 열쇠는 인도에서 온, 음 그러니까, 그 훌륭한 개의 이름…… 하치공, 그래, 하치라는 아이한테 있어, 너는 하치의 마지막 연인이 될 거다」
죽기 전 단둘이 있을 때, 할머니는 열에 들떠 그렇게 말했었다.
「잠깐만요」
나는 종이에 메모를 하였다.
「뒤를 이어서는 안 된다, 그림을 그릴 것, 하치, 중요, 하치의 마지막 연인」
그래서, 정말 하치란 사람이 나타났을 때에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요시모토 바나나 「하치의 마지막 연인」 발췌
이따금 상상하곤해.
우리둘만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 상상해봐
머리를 감겨주기도 하고
가끔은 아침밥 지어줄거야?
아니면 그냥 훌쩍 밖으로 나가 거닐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둘이 울 수도 있을까...
"하치가 안보이니까 눈물이여 멈춰주세요"
-요시모토 바나나「하치의 마지막연인」중에서 -
보리스가 천천히 손을 올렸다.
이솔렛은 보았다. 보리스가 두 팔로 커다란 동그라미를 만드는 것을. 그녀가 오래 전 가르쳐 준 수신호... 일리오스 사제가 만든 그것이었다. 그것의 의미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이솔렛 한 명 밖에 없었다.
'여길 보세요.'
아아, 바라보고 있다. 이보다 더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바라보고있다... .
저 멀리 소년이 오른팔을 펴는 것이 보였다. 거기에 왼팔을 구부려 겹치는 것, 그것은....... .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아무도 보지 않는 바다 위였다. 이솔렛의 뺨을 타고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견딜 수 없게 된 그녀도 손을 올렸다. 그리고 똑같은 모양을 그려냈다.
'네 곁에... 있고 싶어.'
말로는 감히 하지 못했던 그들도 이 순간만은 너무나 솔직했다. 보리스도 목이 메어오는 걸 느꼈다. 얼마나 곁에 있고 싶었던가. 날마다 그녀의 눈빛과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시절은 한 계절도 못되는 빛처럼 빠르게 사라져버렸다.
보리스는 다시 두 손목을 교차시키며 팔꿈치를 마름모꼴이 되도록 만들고는 높이 올려 보였다. 그것의 뜻은...... .
'약속하겠어요.'
무언의 대화는 어떤 말보다도 강했다. 진심보다 더한 진심이었다.
폭풍 같은 바람이 머리카락을 제멋대로 휘몰아갔지만, 보리스는 말없이 팔을 올리며 입안으로 뇌었다.
'당신을 위해서... 살아가겠다고.'
이솔렛이 대답하는 것이 보인다. 눈앞이 흐려져 잘 보이지 않아 급히 눈을 비볐는데 내용을 보고 다시 흐려져 버렸다.
첫댓글 후음~ 전민희 작가 작품이 많네요~'ㅁ'
"하얀로냐프강"에서 슬픔의 서곡이 생각나. 그 시보고 울었는데 말이지;ㅁ; 지금은... "나의 사랑은 붓을들면 화폭에 눈물만 쏟아질테니."밖에 기억에 없지만...[<-이런 바보!]
슬픔의 소곡이었던거 같은데... (아님 대략 민망;) 그 시도 좋긴 했는데 너무 감정이 실린거 같아서... 전 이솔렛의 찬트가 가장 좋았어요// 키릴과 지지에의 노래도 좋아요//
오오오... 스크롤바의 압박 ㅡㅡ; 좋은 말들이 많네요 ㅇ^ㅇ.. 제가 소설에서 봤던것도 꽤 있구요.
....첨엔 스즈언닌줄 알았는데;ㅁ; 미나즈키님이셨군요; 오해해서 죄송해요~[<-도주]//덧: 위의 반말 용서해 줘요;ㅁ;
누가 뭐래도 저는 이게 젤루좋아요 I'm the master of my fate I'm the captin of my soul
조..좋다;ㅁ;
'잊지 않아'<- 강츄 乃 그리고 거머리 님 그건 분명 윈터러 7권의 목차 이름이 아니였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