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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다 보면 특히 동남아권의 아이들은 원달러를 외치면서 여행객들을 따라다니기 일쑤다. 어쩌다 사진이라도 찍을려고 치면
돈을 내란다. 여행객들에게 동심이 손상돼 버린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씁쓸했는데 동티모르는 아직 동심이 남아 있는 나라같다.
동티모르는 우리가 잘 아는 인도네시아와 나란히 있다. 인도네시아를 서티모르라하고 그 옆나라를 동티모르라 부른단다. 당연히 내전
은 인도네시아와의 껄끄러운 관계로 지속되고 있다. 내전 때문에 관광객이 많지 않고 관광산업이 발달하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자연경
관과 아직은 여행객들에 오염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우리에게 낯설지만 동티모르인들은 우리나라를 김신환감독 때문에 안다고 한다. 최근에 영화화 된 ‘맨발의 꿈’은 김신환 감독이 동티
모르 아이들을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하게 만든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어딜가나 코리아하면 김신환 감독의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책 속에는 저자의 눈을 따라 동티모르의 모습과 사람들의 사진이 솔직하게 실려 있다. 하늘과 바다가 유난히 예쁘고 순박하고 두려워
하지만 호기심이 가득한 눈을 가진 사람들의 사진이 많다. 예쁜 사진들과 함께 딱 나만큼 소심하고 나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을것 같은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서서히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보면 모르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
고 그 사람들과 쉽게 교감하는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여행지에서는 현지인에게 쉽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나
의 주관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의 저자는 호기심을 가지고 동티모르 사람들을 바라보고 카메라로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들에게 더 깊이 다가가는 것에 대해 약간은 두려운 마음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처음 딜리에 도착했을 때 그 두려움은 책을 읽는 나에
게까지 전달되었고 가이드가 기름을 구하러 가고 혼자 차를 지키는 사이에 차가 신기해서 다가온 아이들을 경계하고 쫓아내려 했으나
아이들이 떠나지 않아 노심초사 하다보니 그 아이들이 양을 치는 아이들이었고 뒤따라 오는 양을 기다리기 위해 그 자리에 머물러 있
었다는 사실을 알고 혼자 부끄러워했다는 부분에서 그 불안함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딜리에서 다른 지역으로 갔다가 다시 딜
리로 돌아왔을 때 저자는 다른 사람이 되어 딜리를 대하고 있는것 같았다. 마음을 열어서 익숙해진건지 익숙해져서 마음이 열린건지
알수 없으나 저자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는 순간을 본 것 같아 무척 공감이 가고 재미가 있었다.
내전 때문에 아직은 사회가 불안정하고 동네가 빨리 빨리 변하고 있고 론리플레닛에 최고라고 소개된 곳이 막상 가보면 예쁜경치가
다인 곳이지만 사진 속의 예쁜 바다와 하늘과 사람들의 눈을 보니 그 세 가지 이유만으로 충분히 가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전 서평에 당첨은 안되었었지만, 너무 궁금해서 따로 읽었었는데, 책의 사진들이 얼마나 예쁜지, 그리고 아이들이 웃는 모습이 정말 밝더라고요.....작가님도 책의 끝부분에서는 동티모르와 더욱 소통하는 성숙한 모습이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아요. 동티모르에 관련된 책이 많이 없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사진에 반해버렸어요. ㅎ 참 재밌게 가볍게 신선하게 봤던 책 같아요.
서평 잘봤습니다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