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뒷편에 가보셨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광화문광장을 찾지만 이곳에 와서 잠시 휴식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예술의 정원이다. 아는 사람만 와서 자신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특히 정감이 가는 곳은 나무 주위의 사각형 벤치로 한쪽에는 조용히 앉아 독서를 하는 여성상이 있다.
어떤 분야의 책을 읽고 있을까? 독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그녀가 읽고 있는 게 궁금해서 어깨너머로 살짝 볼 게다. 바로 윤동주의 서시다.
바람은 시인의 불안과 고통을 상징한다.한 점 부끄럼 없기를과 괴로워했다란 문구에서 시인의 결백함을 엿볼 수 있다. 서시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절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로 시인의 이타성 및 타인의 사랑이 내포되어 있어서다. 시를 읽으면 시인의 감수성과 어떻게 살아야 의미있는 삶인지도 느낄 수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는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시인의 주검이 헛되지 않도록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980년대 고교생이었던 사람은 국정교과서 국어에 수록된 서시를 무조건 외웠다. 게다가 학교시험과 대입학력고사에 단골로 출제되는 시다. 그래서일까? 아직까지도 머릿속 한 편에 서시가 온전히 저장되어 있다. 서시 전문을 적어본다.
ㅡ 서시ㅡ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