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발매 첫주만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고 알려져있는 91년작 FUCK앨범에 대하여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앨범은 91년 6월 18일 발매되어 다음달인 7월 6일자 빌보드 차트 정상에
등극했습니다.
고로 계산을 해보면 발매 첫주만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구라인거로 사료됩니다.
해외 싸이트를 가보면 이 앨범이 발매 첫주만에 빌보드 앨범 정상에 올랐다는 말은 없거덩요~~
91년산 국내 엘피판 해설지에는 6월말 앨범 차트에서 스키드 로우가 3년만에 낸 두번째 앨범으로 단번
에 정상에 오른 뒤 겨우 1주일만에 일어난 연속 기록이라고 쓰여 있는데 거 참 씁쓸합니다.
암튼 뭐 그런 건 중요한게 아니구~~
본앨범의 acronym(두음)은 프론트맨 새미 헤이거가 강력하게 주장했는데요 사실 이 아이디어는 그의
친구인 前 라이트급 복싱 챔피언 Ray "Boom Boom" Mancini의 머리에서 나온 거라고 합니다.
모두들 잘 아시겠지만 맨시니는 82년 11월 한국의 도전자 김득구를 하늘나라로 보냈던 그 사람입니다.
이때 경기에 레프리를 맡았던 리차드 그리니라는 사람은 이듬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살을 했고,
김득구씨의 어머니 역시 아들이 죽은 4개월후 세상을 뜨셨죠.
한 스포츠 매거진의 타이틀처럼 그야말로 Tragedy In The Ring이라 할 수 있는 비극적인 경기였심다.
이건 여담이지만 사실 저는 그때 그 경기를 TV화면을 통해 생중계로 직접 보았는데요 진짜 이후로도
쉽게 지우기 힘들 정도로 격렬한 경기였다고 생각됩니다.
어쨌거나 바로 이 맨시니가 본앨범의 타이틀을 제공한 사람이라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본작은 밴 헤일런의 통산 9번째 정규 앨범으로 비록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고 그래미의 베스트
하드락 퍼포먼스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의 헤비메탈 하드락 앨범 부문을 수상하긴 했지만 사실상 그들
의 명성에 비해 판매고는 그다지 신통치 않았습니다.
탁 까놓구 말해서 새미 헤이거가 영입된 이후로 밴 헤일런의 판매고는 나날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는데요~~ 본작은 밴 헤일런의 추락세를 더욱 극명하게 조성했습니다.
물론 데이빗 리 로쓰 시절에도 처녀작과 1984사이에는 여러가지 흥망성쇠가 있긴 했습니다.
2집과 Fair warning앨범까지는 판매고가 나날이 추락하다가 Diver down부터 다시 급상승을 하다가
1984로 개만개를 하게 된 것이죠.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하자면 새미 헤이거 시절도 5150에서 그 이후로 하향곡선을 긋는걸 이해해줄수
있는게 아니냐?? 라고 암바를 거실수도 있겠지만 데이브 시절과 헤이거 시절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데이브 시절 역시 데뷔 앨범 이후 내놓은 작품들이 큰 성공으로 직결되진 않았지만 그 시절은 1년에
한번 주기로 앨범을 공개하던 시기였고, 헤이거 시절은 2,3년 주기로 앨범을 발매하던 시기인지라
그런 식의 비교는 말이 안됩니다.
시기적으로 보았을때 FUCK앨범에서 밴 헤일런은 처녀작이나 1984까지는 아니더라도 Diver down
정도의 성공을 거뒀어야만 했습니다.
트리플 플래티넘이란 판매량은 물론 대단한 것이지만 밴 헤일런에게 있어선 고작
woman and children first 정도밖의 위력밖에 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프론트맨을 수혈한지 5년이 지났는데도 이 정도의 매출밖에 올리지 못한다면 밴드의 미래는
당근 어두울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 상황에서 밴 헤일런은 새미 헤이거를 신뢰하고 계속 프론트맨으로 데리고 있습니다.
결국 얼터너티브 폭풍을 맞고 이후 4년간 잠수 타다가 내놓은 밸런스 앨범 역시 트리플 플래티넘에서
그치고 (물론 당시 시대상을 고려한다면 이렇게 현상유지라도 한것도 대단하지만 그래도 밴 헤
일런이 이 정도에서 그치다니~~)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새미 헤이거를 밴드에서 내보냅니다.
당시 세미 헤이거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다른 이유를 늘어놓으며 변명하고 있지만 그가 밴드에서 나간
이유는 뭐 별 거 있겠습니까??
세미처럼 경륜과 재능을 겸비한 걸출한 하드락 보컬리스트가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아무리 일을 잘해도 매출신장에 도움이 안되는 알바를 사장 입장에서 계속 데리고 있을 필요는 없겠죠.
재밌는건 새미가 나간후 영입한 게리 쉐론과 함께 했던 앨범이 밴 헤일런 역사상 플래티넘도 따내지 못
하고 개쪽박(골드)을 찼다는 것이죠.
이건 진짜 못생긴 알바 내보낸후 졸라 개념없는 알바 들여와 가게 말아버린 경우라 할 수 있겠군요 ㅋ
아무리 시대가 98년 세기말이라지만 골드가 뭡니까?? 골드가??
천하의 밴 헤일런이 겨우 오십만장을 팔았다니 이건 실로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장황하게 노가리를 깐 것 같은데 차분하게 요점을 정리해서 서술해보겠습니다.
본작은 밴 헤일런의 위상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앨범이라 봅니다.
초라한 판매고가 그것들을 확인시켜주고 있죠.
그나마 이만큼 팔린 것도 밴 헤일런의 이름값 때문이지 결코 앨범의 퀄리티가 대단해서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밴 헤일런은 카보 와보같은 나이트 클럽을 개장하는 삽질을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개발할 필요
가 있었다고 봅니다.
데이브 시절에 비해 헤이거 시절의 밴 헤일런은 음악적으로 확실히 태만한 경향이 있었다고 봅니다.
앨범도 빨리 빨리 안 내구 늦게 나온 앨범 들어보면 전작과 비스무리하고~~ 실험성도 없구~~
데이브 시절의 밴 헤일런은 적어도 부지런하고 실험적인 면이 강했습니다.
앨범도 거의 1년 주기로 공개했고, 새로운 것도 많이 시도하고, 이게 안되면 저걸 해보고 저게 안먹히면
다시 요걸 해보구~~ 마치 연애 처음 하는 소년같은 느낌이 참 강했습죠.
그에 반해 헤이거 시절의 밴 헤일런은 음악적으로 안주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이미 그들이 구축해놓은 것들을 은행에서 빼쓰는 식으로 재탕 삼탕 많이 우려먹고 있습니다.
혹자는 본작에 담겨있는 Pound cake에서 드릴 피킹을 거론하며 실험적인 연주가 아니냐구 빈정대기도
하는데 허헛~~ 이건 전혀 새로운 시도가 아니죠. 미스터 빅의 폴 길버트가 먼저 드릴을 이용한거 아닙
니까?? 단지 밴 헤일런이 넴벨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니까 좀 늦게 냈어도 먼저 한 것처럼 인정받고
있는거죠. 또한 Pleasure Dome의 오프닝 리프는 러쉬의 Xanadu에서 이미 사용했던것을 살짜꿍 변형
시킨 것입니다. 플레져 돔은 러쉬가 몽골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쿠블라이 칸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풀어
만든 곡을 밴 헤일런이 자신만의 기법으로 완성시킨 다른 곡이죠.
비록 음악 자체는 틀리지만(오프닝은 좀 비슷하지만) 정신적으로 러쉬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겁니다.
Right Now의 키보드 사용 역시 그리 탐탁치 않습니다.
나름대로 Jump의 성공을 그리워하며 키보드를 삽입한듯 한데 상업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음악
적으로도 그다지 대단한것 같지 않습니다.
사실 이곡의 키보드 사용은 에디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환영을 얻지 못했고, 정작 아이디어 제공자인
에디 역시 생각만큼 멋지게 표현되지 않아 씁쓸해했다고 전해지는군요.
근데~~ 이건 제 짧은 소견인데 만약 이 곡이 Jump처럼 졸라 사랑을 받았다면 과연 에디가 씁쓸해했을
까요?? 역시 나는 천재야~~!!!!~~요로코롬 쾌재를 부르며 흐뭇해했을것 같은데.....
Top of the World는 워낙 멜로디가 좋구 밴 헤일런 특유의 건강한 일면이 노출되는 넘버답게 차트에서
도 좋은 성적을 거둔 효자싱글이긴 하나 사실 요것도 데이브 시절의 막강 싱글에 비하면 조금 뽀스가
떨어지긴 하죠. 이곡의 리프는 Jump와 많이 닮았습니다. Jump를 좋아했던 많은 사람들에겐 그리움
을 제공하겠지만 동시에 지루하다는 감정 또한 살며시 전달하겠죠.
밴 헤일런에게는 더 이상 기대할게없다~~ 이런 절망적인 환상을 무의식중에 심어준다 그 말입니다.
6현 베이스가 사용되는 Spanked, 0910과 비슷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짧은 연주곡 316(316이란
에디 밴 헤일런의 아들 울프강 밴 헤일런의 생일인 3월 16일이란 뜻입니다), 그 외 박진감 넘치고 정감
어린 곡들 모두 다 좋습니다만 솔직히 데이브 시절과 맞짱을 까기에는 신선한 창의성이 딸린다고 생각
합니다.
새미 헤이거 시절 밴 헤일런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이 말 만은 하고 싶습니다.
새미 헤이거는 분명 출중한 프론트맨이고 이 시기의 음악들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확실히 이 시기의 밴 헤일런은 긴장이 풀어져 있었고 음악적으로 나태해졌다고 봅니다.
하긴 패업도 이루었겠다~~ 음악적으로도 한 획을 그었겠다~~
군기가 빠질만도 한 상황이긴 하나 그래도 태만은 가장 큰 적이다라고 호되게 꾸짖어줄 라오우같은 놈이
당시 그들의 주위에 없었다는 점이 쪼까 씁쓸합니다.
https://youtu.be/qkb0BfYeCJc?list=OLAK5uy_kJxEDGEUc3d1elSJ794H8t9C-BSI0N8Q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