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스코틀랜드 던디 인근 애슐루디 병원
노인병동에서 사망한 여성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들이 조촐한 그 할머니의 짐을 정리하다가, 이 "시"를 발견하였습니다.
내용에 감동받은 간호사들이, 이 "시"를 복사하여,
모든 간호사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
한 간호사는 이 시를 '북 아일랜드' '정신건강협회',
'뉴스지의 크리스마스'판에 실리게 하였습니다!
말년에 그 여자를 에워쌌던 간호사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공통된 인간성을 인정하기 위해 외친다.
단순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이 시는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소개되기도 했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시"를 소개합니다.
간호사 당신은 무엇을 보십니까?
당신들 눈에는 누가 보이나요...
간호원 아가씨들~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를 묻고 있답니다.
당신들은 저를 보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요...
저는 그다지 현명하지도 않고...
성질 머리도 괴팍하고...
눈초리 마저도 흐리멍텅한 할망구 일테지요!!!
먹을때 칠칠치 못하게 음식을 흘리기나 하고
당신들이 나에게 큰소리로
"한번 노력이라도 해봐욧..."하고 소리질러도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노인네...
당신들의 보살핌에 감사 할 줄도 모르는것 같고
늘 양말 한짝과 신발 한 쪽을 잃어버리기만 하는 답답한 노인네...
그게 바로 당신들이 생각하는 ' 나 ' 인가요??
그게 당신들 눈에 비춰지는 ' 나 ' 인가요??
그렇다면 눈을 떠 보세요.
그리고 제발....
나를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바라봐 주세요...
이렇게 여기 가만히 앉아서
분부대로 고분고분 음식을 씹어 삼키는 제가
과연 누구인가를 말해 줄게요...
저는 열살 짜리 소녀랍니다.
사랑스런 엄마와 아빠...그리고 오빠와 언니, 동생들도 있지요...
저는 스무살의 꽃다운 신부 랍니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
콩닥콩닥 가슴 뛰고 있는아름다운 신부랍니다.
그러던 제가 어느새 스물다섯이 되어 아이를 품에 안고
포근한 안식처와 보살핌을 주는 엄마가 되어있답니다.
어느새 서른이 되고 보니 아이들은 훌쩍 커 버리고
제 품에만 안겨 있지 않답니다.
마흔 살이 되니 아이들이 다 자라 집을 떠났어요.
하지만 남편이 곁에 있어
아이들의 그리움으로 눈물로만 지새우지는 않는답니다.
쉰 살이 되자, 다시금 제 무릎 위에 아가들이 앉아있네요.
사랑스런 손주들과 나....행복한 할머니 입니다.
암울한 날이 다가 오고 있어요.
남편이 죽었거든요...
홀로 살아갈 미래가 저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네요.
제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들이 없답니다.
젊은 시절 내 자식들에게 퍼부었던 그 사랑을 난 또렷이 기억하지요.
어느새 노파가 되어버렸네요...
세월은 참으로 잔인하네요.
노인을 바보로 만드니까요..
몸은 쇠약해져가고...
우아했던 기품과 정열은 나를 떠나버렸네요.
한때 힘차게 박동하던 내 심장 자리에
이젠 돌덩이가 자리 잡았네요...
하지만 아세요??...
제 늙어버린 몸뚱이 안에 아직도 16세 처녀가 살고 있음을...
그리고 이따금씩은 쪼그라든 제 심장이 쿵쿵 대기도 한다는 것을...
젊은 날들의 기쁨을 기억해요.
젊은 날들의 아픔도 기억해요.
그리고......
이젠 사랑도 삶도 다시 즐겨 보고 싶어요.
지난 세월을 다시 되돌아 보니...너무나도 짧았고
너무나도 빨리 가 버렸네요...
내가 꿈꾸며 맹세했던 영원한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서운 진리를
이젠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모두들 눈을 크게 떠 보세요...
그리고 날 바라봐 주세요...
제가 괴팍한 할망구라뇨...!!!
제발....
제대로 한번만 바라봐주세요.
' 나 ' 의 참모습을 말이예요...
간호사 당신은 무엇을 보십니까?
나를 볼 때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영리하지 못한 움추러든 늙은이
눈은 먼 곳을 향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음식을 흘리고 대답도 못하고
“직접 한번 해 보세요” 하고 당신이 크게 소리칠 때에도
무슨 소리인지 알지도 못하는 듯 보이고,
신발과 양말은 자꾸 잃어버리고
반항할 줄도 모르고 하지도 못하여 당신이 하는 대로 다 맡기고
목욕과 음식먹기로 긴긴 날을 다 채우는 이것이
당신이 보고 생각하는 나이지요?
자 그러면 눈을 떠요. 그것은 내가 아니라오.
지금은 당신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먹이는 대로 먹지만
내가 누구인지 여기 앉은 채로 이야기해 주리라.
열살 아이 때는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 서로 사랑하였고
열 여섯 소녀 때는 발에 나래를 달고 곧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리라 꿈을 꾸었지요.
곧 스무살 신부가 되어 뛰는 가슴으로
내가 지키겠다고 서약한 것을 기억한다오.
스물 다섯에는 아이들이 있어 안정되고 기쁜 가정을 꾸몄다오.
서른에 아이들은 더 빨리 자라고 영원히 지속될 인연으로 서로 묶였소.
마흔에 아이들은 다 자라 떠나갔으나 남편이 옆에 있어 감싸 주었다오.
쉰 살에 다시 내 곁에는 아이들이 놀게 되었다오.
다시 우리는 사랑으로 묶여진 아이들과 나를 알게 되었다오.
어두운 날이 찾아와 남편은 저 세상으로 갔소.
나는 앞날을 내다보며 공포로 움츠렸다오.
아이들이 자기 아이들을 기르느라 정신이 없을 때
나는 지난날들과 내가 사랑하였던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다오.
나는 지금 늙은 여인
자연은 잔인하여 세월은 나를 바보 멍청이로 만들었소.
몸은 무너지고 활력과 건강을 떠나갔소.
한때 뜨거웠던 심장에는 바위가 자리 잡았소.
그러나 이 늙은 짐승 속에는 아직도 소녀가 살아있어
이 심장을 또다시 부풀고 뛰게도 한다오.
나는 기억하오 즐거웠던 것들을, 쓰라렸던 것들을
그리고 삶을 사랑하고 다시 살고 있다오.
나는 너무나 짧고 너무나 빨리 흘러간 과거의 지난날들을 생각하오.
그리고 아무 것도 영원하지 못하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있소.
자, 간호사 눈을 뜨시오 눈을 뜨고 나를 자세히 보시오.
쭈그러진 늙은 노인으로 보지 말고 나를 보시오.
- 아일랜드의 한 양로원에서 죽음을 맞이한
어느 할머니의 유품에서 발견된 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