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의 길- 지리산 둘레길 금계구간

[피오나 공주]

작년 여름

둘레길을 걷고 난후

틈만나면 다시 갈수 없을까...?

지독한 둘레길 그리움병에 시름시름 앓아었다

함께 걸을수 있는

멋진 동반자가 없을까...?

궁리하고

또 궁리했었는데

기가막힌 여행친구가 생겨

다시 그 길에 오를수 있는 기회가 온것이다

그렇다면 

기가막힌 여행 친구들은 누구??

작년 추석연휴때

홀로 떠났던 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값진 인연들이다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묶게 되면서 알게된

어찌보면 스쳐 지나갈뻔한 인연이었는데

올레길을 걷고

각자 제주여행을 마친 후

마지막날 밤

동그란 한가위 보름달을 안주삼아

 맥주 한잔을 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의 마음을 나눈것이다

단 하루의 밤

단 하루의 인연

많은 추억을 공유하지도 못했는데

우리는 헤어져서 일상으로 돌아왔고

 꼭 한번 같이 여행을 하자고 약속했었다

설마 설마~ 했다

그날 딱 하루

잠시 한 두시간 술한잔 마셨을 뿐인데

과연 우리가 다시 만나 여행을 하게 될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쉽고

여행지에서 무심코 내뱉은 약속을 지키기란 참 힘든법인데

잘 모르는 사람들과 여행을 간다는게 참 어색하기 마련인데

"지리산 어때요...?"

이한마디에 모든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졌다

특별한 계획도 없이 그저 지리산길을 걸어보자며

5개월만에 다시 만나게 된것이다

그러고보면

여행지에서 사람을 이어주는 인연의 끈은 참으로 묘하다

왕언니-충북댁

언니의 까칠한 말투에 절~대 상처와 좌절 금지다

그냥 까르륵 웃어 넘기는게 건강에 좋다

넘버2-울산댁

충북댁 언니의 입담에 절대 뒤지지 않는 막강 파워

소심한 A형은 이모임에서 절대 살아남을수 없을것이다

피오나는 트리플 A형인데 정신수양겸 억지로 기생중이다

서열상 3위지만 여성파워에 살짝 움츠린 태국왕자

오빠의 별명이 태국왕자인것은

올레길에서 마주쳤을때 모습이 완전 쌔까맣게 탄게

한 눈에 딱 보아도 태국왕자(?) 처럼 보여서이다

ㅋㅋㅋ

마산댁-피오나공주

자칭 해피바이러스라 칭하고

걷기로 단련된 단단한 몸(?)은

 언니들 눈에 전문 산악인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워낙 전국 각지에서 온지라

편의상 이름보단 충북댁,울산댁 마산댁

이렇게 부르게 되었는데

이제는 입에 쫙~쫙 달라붙는다

'마산댁'이라는 소리가 들리면

자동반사적으로 '네'이렇게 된다는

ㅋㅋㅋ

뉴멤버-지민이

이번여행에 울산댁 언니가 급조해온 지민이

울산에서 편하게 오기위한 언니의 몸부림(?) 티가 팍~난다

저 산만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어찌나 순수하고 착하던지

흐믓한 미소를 절루 뿜게 만드는 그는  피오나보다 무려 2살동생

아무튼

전국각지에서 몰려오는 우리들의 여행 접선장소는

지리산 둘레길 창원마을 이장님댁

이거 완전 패밀리가 떴다 찍을기세다

펜션이 아닌 마을에서 운영하는 민박에서 묶기로 한건

정말 자~알 결정한 일이었다

2틀내내 지리산에서 나고자란 맛난 나물들로

매끼 밥을먹고 할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시골민박집 경험은 색다른 즐거움을 우리에게 주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행자들과

5개월만에 시골 작은 마을에서 다시 만나

함께 여행을 하게되다니

.....

다시 조우를 하고나서도

그 사실이 어찌나 웃기고 신기하던지

토요일 밤의 열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언니들과의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피오나 생일날 선물받은 와인을 드디어 오픈했다

친구가 지리산에서 마시라며 준것인데

진짜 지리산에서 천왕봉 기를 팍팍 받으며 마시게 된것이다

왠지 술이 아니라 약을 마시던 기분이었다

ㅋㅋㅋ

맛난 삼겹살과 목살이

 불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고

5개월만의 조우에

우리들의 수다도 무러익어 갔다

길에서 단 한번 봤는데

무슨 할말이 서로들 그리도 많은건지

또 뭐가 그렇게 웃긴건지

 센스쟁이 피오나가 지리산까지

와인잔을 들고가는 수고를 한 덕분에

(은근 본인 자랑질~ㅋㅋ)

고마운 선물을

좀 더 우아하게 즐길수 있었다

그맛은 완전 감동감동

와인 한병으로

언니,오빠들 앞에서 어깨에 힘좀 준날이었다

<정현아! 와인 정말 맛나게 잘 마셨어~쌩유!!>

우리들의 토요일 밤은

미친듯이 웃고 떠들면서 그렇게 지나갔다

---

 이제부터 본격적인 둘레길 여행길에 올라볼까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차려주신 든든한 아침밥을 먹고

점심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배낭에 듬뿍담아

둘레길에 오르기위해 길을 나섰다

창원마을의 아침풍경은 평화로운 분위기 였다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오면서

동네 오르신들께 인사도 건네고

마음을 녹여주는 미소를 답례로 선물받고

 출발부터 산뜻한것이 기분이 좋다

둘레길 시작점 인월로 가기위해

창원마을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촌스럽디 촌스러운 사진 한장을 박았다

충북댁 언니의

양손 무릎에 올려 이말 한마디에

다들 군기 바짝 든 자세로 시선고정 이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아주 잘~활용하는 우리들

진짜 진짜 대단하다!!

창원마을에서 인월까지는 버스로 대략 20여분 걸린다

2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를

8시간을 걸어서 다시 돌아온다고 언니들의 유쾌한 타박이 이어진다

할머니 말씀대로 정말 20여분만에

경남 함양에서 전남 인월로 이동완료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겨울에 다시 걷는 지리산 둘레길 여행

그 여름과 또다른 풍경이다

새록새록 지난 여름의 추억이 한바탕 스쳐 지나간다

함께걷는 사람이 바뀌고 계절이 달라지니

같은 길을 걸어도 모든것들이 새롭기만 하다

한여름의 인월 - 금계 구간의 시작점 풍경

그해 겨울의 인월 - 금계 구간의 시작점 풍경

이번에도 언제나 처럼 으샤으샤

나만의 화이팅을 날려본다

충북댁 은정언니의 출발신호는

"야,니네 다함께 점프해!!"

아니 초반부터 힘 빼면 어찌 걸어요...?

원망 섞인 목소리도 필요없다

언니가 뛰라면 무조건 우리는 뛰어냐 하는 법

허나... 그러기엔 우리의 체력도 저질체력

그놈의 뛰는 박자 하나 못맞춘다고

초반부터 구박아닌 타박을 받고서야

둘레길 신호가 땅 떨어졌다

여름에는 이렇게 푸르고 싱싱한 길로 변한다

지리산 둘레길의 첫마을

중군마을에 힘겹게 도착을 했다

사실 언니들과 대화는 너무 웃기기 때문에

웃으면서 걷는게 이렇게 힘이 드는줄 미처 몰랐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하는

완전 착한 35세 태국왕자님

ㅋㅋㅋ

진짜 오빠 두손에

잣도 올려주고 꿀도 올려놓고 싶었다

중군마을을 지나면

계곡길을 따라 30여분정도 오르막 차로가 이어지는데

이때 트럭이 우리 옆을 쌩~하고 지나가는 거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최고 대빵 충북댁 언니께서

얼른 손을 올려 히치를 성공 시켜버린거다

그리하여 둘레길에서 말도 안되는

반칙 둘레길 여행을 하게 되어버렸다

비포장 도로길을

트럭을 타고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스릴만점.쾌감만점의 신나는 놀이였지만

열심히 걷고있던 둘레길지기님들께

미안해서 고개를 들수 없었다

...

라고 하기엔 피오나 너무 신나셨다

  생생한 현장증언 사진 되겠습니다

달리는 트럭안에서 셀카를 찍는다고

얼마나 구박받은지 모른다

언니들의 혼구녕에도 피오나의 업된 기분은

당체 내려올 기미가 안보인다

모처럼 간만에 타본 트럭은

우리 5명 모두를 동심의 세계로 돌려놓았다

미친듯이 좋다고 깔깔깔

웃고 웃고 또 웃고

ㅋㅋㅋ

시원한 바람을 가르면서

신나게 달린 10분간의 휴식

정말 최고였다

둘레길이든 올레길이든 당연히 걷기위한 여행이지만

오늘처럼 이런 약간의 이탈도 나쁘지 않았다

이러다가 늘 애용 하는거 아닌지 몰라

걸어서 30여분이 넘는 길을

트럭으로 한방에 도착을 하니

수성대까지도 금방이었다

배너미재 고개로 향하기 위해

건너야 하는 계곡

수성대

히치하이킹을 하지 않고 걸어왔더라면

 꿀맛같은 휴식을 주었을 계곡을 조심스레 지나면

인월-금계구간에서 가장 아끼는 길이 나온다

힘든기색이라고는 전혀 없는

충북댁 & 마산댁

뽀송뽀송한 땅의 기운이 그대로 발끝까지 전달되는

너무너무 감동스러운 길이 배너미재까지 이어진다

 사진으로는 닮아올수 없는 그 길의 감촉은

그 길을 걸어본자만이 공감할수 있을것이다

땅밑에  공기를 머금은 듯

 그 길이 어쩜 그리도 푹신 푹신 하던지

하늘로 솟아오를듯한 기분이었다

아직 둘레길을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꼭 경험해보세요

나이키 에어쿠션 운동화랑은 비교가 안될만큼

폭식폭신 하답니다

수성대에서 배넘이재가지 이어지는 흙길

진짜 강추 강추 강추에요

크게 힘들이지 않고 신나게 걸을수 있는 멋진 구간

충북댁언니,울산댁언니,태국왕자님,지민이까지도

극찬의 극찬을 아끼지 않던 완소 멋진 길

둘레길 내내 행복한 웃음만 가득 지었다

사진들이 죄다 푼수처럼 웃고 있어서

건질만한건 없지만 혼자 바라보면 씨익 웃음이 나온다

힘들게 걷는 여행이 뭐가 즐겁냐구요??

좋은사람들과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세요

절루 웃음이 넘치게 됩니다

폭신폭신한 산길을 걸어 배너미재를 지나면

1구간의 중간지점 장항마을이 나온다

여기가 둘레길의 절반지점 장항마을이다

어느덧 벌써 9km나 걸어온것이다

장항마을 도착이 무슨 큰 기념이라도 된듯

사진찍기 놀이에 손발이 오글오글

ㅋㅋㅋ

표정과 포즈는 벌써 둘레길 완주한듯한 기세

ㅋㅋㅋ

얼씨구나~

점프샷까지.....

지금의 체력이 끝날때까지 이어져야 할터인데

울산댁과 충북댁 언니들의 건강이 걱정스러워 진다

ㅋㅋㅋ

초반에 너무 체력 남발중이십니다

제발 진정 좀 하시죠 !!

네~~~~~~~~~??

장항마을 앞을 지나는 개천

이 길을 보는 순간

자전거가 딱 떠올랐다

무한질주 본능이 팍팍 생기던 길

자전거 타고 달리면 정말 신날것 같다

장항마을을 지나면

해발 700m 등구재를 넘어야 한다

등구재까지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 산길이 험하지는 않지만

인월부터 걸었왔다면 벌써 15Km정도를 걸었기에

체력이 슬며시 딸리는 구간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울산댁 언니 힘들어 하신다

이제부터는 울산댁 언니의 보폭에 맞추어

 좀더 느리게 걷기로 했다

둘레길은 빠르게 정상을 향해 걷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느리게 천천히 걸으면서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

여유가 생기는 멋진길을

 빨리 걸어서 지나치는 오류는 절대 범하지 말자

5명중에서 제일 힘들어 하면서도

갤러리 길섶에 가자고 보채던 울산댁

갤러리 길섶은 둘레길을 살짝 벗어나서

왕복 30여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게다가 산길도 약간 힘겨운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지리산의 사진도 감상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도 감상하고

그리고 따뜻한 차도 즐길수 있는 곳

갤러리 길섶

지난번에

쥔장님이 출타중이라 뵙지 못햇지만

이번에는 만나뵙게 되었다

산을 사랑하시는 포스가

온몸에서 마구마구 풍겨져 나오던 분 이셨다

갤러리 쥔장님께서 주신

따뜻한 녹차로 몸을 녹인후 밖으로 나가보니

새로운 가족이 생겨 있었다

너무너무 귀엽게 생겼죠??

어찌나 순둥이던지 동물을 무서워 하는 피오나도

모처럼 마구마구 사랑을 퍼주었답니다

아침부터 마련한 유부초밥과

멸치를 넣어 만든 급조된 삼각김밥으로

맛나는 점심해결 완료

도시락까지 미리미리 준비하는

우리는 준비된 여자들이랍니다

이제 쉴만큼 쉬었으니

다시 갈길을 가야하겠지요

평화로운 지리산 마을들을 하나둘 지나간다

다리도 이젠 제법 아파오고

몸도 천근만근 무거워지는데

기분좋은 웃음이 자꾸만 넘쳐난다

몸은 무겁고 힘들었지만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가벼워져만 간다

얼굴에는 땀방울이 흘러내리지만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지가 않는다

이 모든것들이

둘레길의 매력이고

길에서 만난 인연들이 주는 매력이다

너무 너무 신나고 들뜬 피오나

혼자서 오두방정 생쇼 오바를 하며  걷기 시작한다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함께 걷다가

막거리 한사발의 유혹에 침이 꼴딱 넘어가고 말았다

이럴때는 고민이고 뭐고 없는거 아시죠?

무조건 들어가서 시켜야 합니다

"이모!! 막걸리 하나랑 김치전 하나 주세요!!"

기분이 좋아서 그런건지

서비스로 나온 도토리묵과 김치가 맛나서 인지

술이 그냥 술술술~ 넘어가더라구요

다들 딱 한잔씩 먹었는데

혼자서 연거푸 넉잔을 들이키고 나옵니다

살짝 몽롱한것이 기분이 날아갈것만 같습니다

언니들은 마산댁 술 취했다며

벌써부터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ㅋㅋ

휘청휘청 갈지자로 걷고 있는 걸까요...?

설~마 그런건 아니었겠죠 !!

지리산 막걸리 한잔의 위력

평균나이가 35세를 넘는데

컨셉사진에 당췌 부끄러움 이라고 없어요

ㅋㅋㅋ

 울산댁,충북댁,태국왕자,지민이

다들 신나셨어요...???

ㅋㅋ

막걸리의 위력은 거기서 끝이 아니였다

약간의 취기에 발걸음이 다시 날렵해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걸어가야 하는데

자꾸만 몸이 날아가는듯한 기분

ㅋㅋㅋ

인월 - 금계 구간의 하이라이트

다랭이 논밭이 나타나는 순간 다들 짧게 탄성을 뱉었다

우와, 여름과는 또 이렇게 다르구나

지난 여름에는 이리도 푸르고 상큼했는데

겨울의 휴식기 다랭이 논은 또다른 느낌이었다

겨울의 둘레길은 왠지 쓸쓸하고 스산할줄 알았는데

왠걸....?

여름의 싱그러움이 주는 매력과는

또다른 매력이  물씬물씬 피어난다

추수를 끝내고 텅빈 다랭이 논이 내게 주었던

묘한 편암함과 안정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았지만

시골농촌의 일상의 모습이 주던 그 아늑함

완전 제 마음을 홀딱 뺏겨버렸답니다

그래서 이 길이 전 좋은건가봐요

그 길을 걸을때도 참 좋지만

돌아와서 더더욱 간절히 생각나던 둘레길

한번만 걸어보면 마법처럼 중독되는 길

서쪽으로 넘어가던 해가

다랭이 논밭을 마지막으로 비추고 있었다

그모습이  아름다워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태양에 반사되어 반짝이던 겨울 논을 바라보았다

오후 5시를 넘어서자

하늘에는 온갖  마법이 펼쳐지고 있었다

곧 석양이 짙게 깔릴것 같더니

반대쪽 하늘에서는 더없이 푸르른 청명한 하늘을 보여주었다

한 낮의 푸르름과는 또다른 파아란 하늘

그 파아란 하늘아래에서 행복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고갯마루에 서서 바라본

아담하고 정겨운 둘레길

끝까지 아낌없이 지리산길은 우리에게 베풀고 있었다

때로는 

도란도란 정겨운 얘기를 나누며

신나게 수다를 떨며 걷고

또 , 때로는

각자의 사색에 잠겨 아무말 없이 걷기도 했다

그렇게 자연스레 소통과 침묵을 반복해가며

너무나도 편안하게 너무나도 행복하게

둘레길을 걸을수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

창원마을에 드디어 도착을 했다

다들 속마음은 얼른 민박집으로 들어가서

따뜻한 밥을 먹고 푹 쉬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창원마을 당산나무를 보러 가자는 피오나의 제안에

처음에는 다들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체력 좋은 너혼자 댕겨오라고 으름장을 놓기에

'그래.그럼 혼자 갔다올께요'라고 말하자

또 혼자는 보낼수가 없어서

결국 다함께 마지막 힘을 내어 창원마을 전망대로 향했다

지리산의 최고 봉우리 천왕봉을 바라볼수 있는

명당인데 그냥 지나치면 완전 섭섭하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수많은 마을중에서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마을은 그리 많지가 않다

날씨까지 쾌청하니 저녘무렵인데도

늠름한 지리산자락들이 또렷이 보였다

다리는 아픈데 눈빛은 다들 오길 잘했다는 표정이다

창원마을 전망대에 오르면

웅장한 나무가 쉼터를 내어주고

바라보면 빠져버리는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펼쳐진다

하루종일 걸은 여자 맞아??

8시간을 걷고도 좋다고 신나서 그네타는

막강체력의 피오나

그 이후로 언니들과 오빠는 날더러 전문 산악인이라며

끊임없이 놀려댔었다

 절대 시집 못갈거라고 압담도 서슴치 않았던

충북댁과 울산댁 언니들

에휴,또 보고싶어지네

미묘한 시간차이로 하늘색이 바뀌어 갔다

우리들은 전망대에 앉아

하늘을 보았고 천왕봉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가 좀전에 걸어온 길을 바라보았다

걷고 있을때는 이길의 모양이 어떠했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니 참 이쁜 길이였다

저 꼬불꼬불한 논둑길을 우리가 걸어온 모양이었다

좀전까지 걸었던 길을 바라보니

오늘 하루가 되감기 버튼을 누른듯 휘릭릭 지나간다

행복한 얼굴들이 보인다

행복한 마음들이 보인다

 오늘 하루 차곡차곡 저장되어진 해피바이러스가

얼마간 삶의 에너지가 되어 줄것 같다

 민박집에 도착하자마자

한상 뚝딱 차려놓은 맛나는 저녁밥을 먹고

정월 대보름달을 보기위해 오도재로 향했다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보름달보며 소원을 빌어야 한다고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멋진곳이라며

막 꼬득여 다들 데리고 가서

정월 대보름달을 함께 보았다

정월 대보름달의 명성에 맞게 완전 동글동글 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처음 만날날도 한가위 대보름달을 함께 보았는데

우리의 인연이 보름달과 함께 이어지는건가...?

더없이 환하게 빛나던 보름달을 바라보며

모처럼 가슴속 소원을 빌었다

"세계일주 여행 꼭 꼭 보내주세요~네"

ㅋㅋㅋ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던

꽉찬 하루를 보낸 꿈같은 시간이

그리워 진다

둘레길도

아름다운 사람들도

....

곧 다시 만나야 겠다

길도

사람도

[케언스]

ㅎㅎ 사진 만으로도 둘레길을 같이 걸은 기분이네요^^

[초코홀릭]

우와.. 멋진 풍경.. 한번에 두계절의 매력을 볼 수 있는 기쁨. 피오나님의 마음은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풍경들처럼 깊고 다채로울 것 같아요. 멋지네요.. 지리산 둘레길. ^^

[비상구로비상하기]

피오나공주님의 여행친구가 되어 보고픈 마음이 자꾸 생기네요...

[카페지기]

저길을 저 멤버와 걷는다면 저절로 날아갈듯 가겟는데요...두루 두루 재밋고 부럽습니다.

[자카르타]

참 쫗네요...걷는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봐도 걸어보고 싶은..

[뱅기타구고고씽]

사진도 넘 잘찍으셨지만 소수정예인원으로 즐거운 여행길이었을꺼라는 기분이 같이 전해지는거 같네요.. 저도 같이 걷고 싶어요~^^

[쩡월드]

우와- ㅋㅋㅋ웃음밖에 안나오네요~~ 너무 즐거워 보여요 ^-^ 담에 기회되면 저도 한번 걷고 싶네요

[신밧뜨]

님의 글에 묘한중독증상이 있네요 ㅎㅎ (왠지 옆에서 걷고있는듯한 기분이랄까 ~~)
덕분에 잘다녀왔습니다^^

[업등]

사진과 글만으로도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온듯 꼭한번 가볼께요 그때 길안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