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가는길4

[파이팅걸]

지금 몇 시지?

날이 밝은 것 같은데 여전히 졸리다

스르르 다시 눈이 감기려는 찰나,,

창밖으로 어제 밤에는 볼 수 없었던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다

또다시 잠이 확 달아난다

아침 7시 반... 혼자 산책을 나갔다

아침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바닷물에 발도 담가보고 핑크고래광장까지 한바퀴

혼자 주책맞게 한시간 정도 산책하다 돌아왔다

각자 샤워를 하고 지하1층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했다 

짐은 호텔입구에 맡기고 호텔주변 탐색 시작! 

<조식을 먹으면서 본 야외레스토랑>

<흰색 요트들- 너무 예쁘다>

호텔 옆에는 요트클럽이 있고 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었다

가까이서 요트를 찍는데 경비원 아저씨께 제지당했다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하셨지만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하셨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이 요트의 주인일까

자전거를 타고 자기 요트까지 가는 사람도 있었고

주차장에 차빼러가는 듯한 모습으로 가는 사람도 있었다

근데 죄다 서양사람이더라..

나도 요트앞까지 내려가고 싶었지만

꾹  참는 수밖에 혹은 까짓것 요트하나 구입하는 수 밖에ㅠ.ㅠ

천천히 산책로를 지나 아침에 혼자 다녀왔던 해변으로 다시 갔다

아참, 여기 해변이름은 Castle Peak Bay다

여기 골드코스트 호텔은 제주 하얏트 호텔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바다 앞에 위치해 있는 것도 그렇고

 날씨가 흐려서인지 몰라도 자연경관은 하얏트가 훨씬 뛰어나다.. 헤헤

친구에게 고래광장에 갔다 오라고 하고

근처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많이 지쳐있어서 그런지

내일이면 떠나게 되서 그런지

아님 날씨가 흐려서 그런진 몰라도

괜히 싱숭생숭하다

<아침에 맞추지 못한 퍼즐... 친구가 완성하고 돌아왔다!>

<이 곳은 핑크고래 서식지라고 한다

이를 기념한 동상이 서있긴 하지만 사실 별반 볼 것은 없다>

<친구가 찍어온 사진-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던 멋진 노부부>  

이제 란타우섬으로 출발

이번에도 예정보다 출발시간이 늦어진다

호텔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첸완역 도착

이 동네는 홍콩 도심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종점역이라 그런지 구걸하는 사람도 많고 활기차기보다는 회색느낌이다

많이 낯설고 조금은 무섭다

첸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통충역에 도착했으나

포린사가는 출구를 물어보는데 교통사고가 났댄다

그래서 포린사고 능핑이고 타이오 마을이고  갈 수 없단다

엥~ 도대체 어떤 사고가 났길래 길이 다 통제되는 거야

친구가 걸어서 갈 순 없냐고 물으니,,

기겁하신다

절대 걸어서 갈만한 거리는 아닌가 보다

 

낙심한채 무작정 역밖으로 나가본다

역 앞에 조그만 쇼핑센터가 있어서 들어갔는데 구경할 건 별로 없다

배가 고파와서 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오.. 진짜 현지인이 가는 식당인가보다

 모르는 사람끼리 합석하기도 하고

가볍게 차만 마시고 나가는 사람도 있고

화장실냄새도 조금 나는 듯 하고

홍콩냄새가 물~씬 풍긴다

볶음밥과 완탕민을 시켰다

볶음밥은 우리가 중국집에서 시켜먹는 것보다 담백하고 맛있다

완탕민은 먹을만 했지만 썩 입에 맞진 않는다

입에 맞지 않아도 음식을 가리진 않아 먹을건 다 먹어치웠지만 ^^;

어쨌든 고마운건 어느 음식이든 그 안에 든 해산물이 알차다는 것이다

특히 탱탱하게 알찬 속살을 드러낸 새우는.. 감동적이다

 

교통사고라는데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못내 아쉽다

영화랑 드라마에 나왔다던 그 청동불상, 꼭 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디즈니랜드가는 지하철이나 타보기로 했다

<아기자기함 그자체!!>

 

막상 디즈니랜드에 도착하니 설레이기 시작하고

여행일정을 늦추고 싶어진다

몇일만 연장해서 디즈니랜드 입장도 하고 호텔에서 투숙하면 안될까

모자라는 돈은 엄마에게 전화해서 샤바샤바하는거야...

 

이런 어리석은 마음은 고이 접어두고

매표소 앞을 얼쩡거려도 보고

호텔근처 구경도 해보고

줄창 기념사진만 찍어댈 수 밖에 없다

디즈니랜드 다녀왔다고 생색은 내야될거 아녀~ㅋㅋ

 

다시 침사추이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페리를 한번 더 탔다

밤에 타는 페리는 더욱 고즈넉하다

그 유명한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 서둘러 선착장을 빠져 나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철저히 삼각대까지 준비하신 분들도 보이고

드디어 8시... 제각각의 건물들이 제각각의 빛을 뿜어낸다

모두들 환호성을 연발

그 와중에 안타까웠던건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한

삼성로고의 보색대비-_-;

빨간색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그것도 네온사인으로

그 선명한 보색대비를 드러내고 있는 삼성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차라리 LG처럼  한귀퉁이에 숨어주지 그랬어...

이건 아니잖아.....

<이런,, 사진이 죄다 흔들렸다>

<그립다 홍콩!>  

20분정도의 쇼는 끝나고 아쉬운 마음에 계속 사진을 찍었다

갑자기 한국사람들 목소리가 들린다

사진을 찍어주고

우리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어딜가나 사진을 찍어대는건 한국사람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줄창 사진만 찍어댈 때는 이게 진정 나를 위한 여행인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여행인가

생각이 들어 조금은 씁쓸했다

<스타의 거리 입구>

 

스타의 거리입구에서

한 할아버지가 톱을 이용해서 연주를 하고 계셨다

톱을 자신만의 악기삼아서 연주하다가 유명해지신 것 같다

사람들도 제법 모여들었고 나도 잠깐이나마 감상했다

 

누가 알아주거나 말거나

자신의 길을 향해 가는 사람들을 볼때면

항상 마음이 벅차오른다

오늘 이렇게 멋진 광경을 선사해주신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MTR을 타고 몽콕으로 향했다

스포츠마켓은 역시나 거대한 규모였다

운동화도 많았고 가격도 싼 듯 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가게에서 실망스러울 정도로

눈에 띄는 운동화는 없었다

한편으론 다행이다

맘에 드는 운동화는 많은데 그걸 다 사지 못하면

눈이 뒤집혔을테니 말이다ㅋㅋ

 

다리가 너무 아프다

그동안 음식도 잘 안맞았는지 (입구멍으론 잘 넘어갔지만)

피부가 말이 아니다

너무 지친데 배낭맨 채로 계속 걸어야 되니

미칠것만 같다

드디어 나의 최대 단점중 하나 나타나기 시작-_-;

화나거나 짜증나면 말이 없어지며

심통난 표정짓기

친구는 계속 나한테 맞춰주려고 노력하는데

나는 묵묵부답의 상태..

 

지하철역에 주저앉기도 하고

다시 헤롱헤롱한 상태로 걷기도 하고

지도를 펼친채 이리저리 헤매다가

템플스트리트에 도착했다

결국 몽콕에서 쇼핑하기 위해 하버시티에서 사고 싶던 것들을 참았는데

몽콕은 이렇게 바이바이..

힘이 드니 좋게 보일 것들도 모두 짜증이 난다

시니컬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상태다

 

흥! 역시 야시장의 물건들은 조악하군

도대체 사고픈 맘이 안생기는데!

우웩! 이건 뭔 냄새여... 참을 수 없는 홍콩 냄새잖아

혹시 길가다가 말린 뱀이라도 보는거 아냐?

등

등

.

.

 

만약 정신 멀쩡한 상태에 이 곳을 갔다면:

음... 역시 진정한 홍콩 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리야

오! 저 옥팔찌 좀 봐 나도 몇 개 사서 걸쳐봐?

 독특한 냄새군... 역시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이런 시장음식을 맛보는데 있는 거야

으악! 뱀이다!! 흠.. 자꾸 보니 까짓것 별거 아닌데~

 

이러지나 않았을까 싶다

<어둠의 눈으로 보면 좋게 보일 것들도 다 어둡게만 보인다>

 

쉴 곳을 발견했다

신발에 휴대용휴지를 몇장 깔아 에어를 급조했다

여전히 다리는 아프지만 마음의 평정이 생긴다

화도 안내고 내 눈치만 살피는 친구에게 미안해진다

사실은... 짜증의 절정에 이르렀을때도 친구에게 미안하긴 했다

하지만,, 짜증나는 표정을 감추기란 너무나 어렵다

이래서 난 악질이다ㅠ.ㅠ

 

몇 분의 휴식끝에 아직 보지 못한 곳까지 다 둘러보았다

여기 야시장은 말이 야시장이지 12시면 다 문을 닫는다는데

 점술보는 곳들은 지금이 한창인 것 같다

저기 허유산이 보인다

그 유명한 망고주스가 아닌

여기서도 우린 수박주스를 마신다

어디서나 저렴한 가격에 과일주스와 디저트가 발달한 이런 홍콩의 모습..

좋다!

 

 

여전히 지친건 사실이지만 이제 제정신이 든다

이번에 갈 곳은 NEO KELLY'S LAST STAND LIVE JAZZ

한마디로 라이브재즈 클럽이다

우리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곳이다

 

이 곳은 홍콩관련카페 회원분이 추천한 곳이었다

그 추천글을 보고는 가고 싶어졌다

그냥 맘에 들었다

 

다시 침사추이역으로 돌아왔다

아.. 저기 클럽간판이 보인다

빨간 색 간판이라고 했는데 그새 간판이 바뀌었나 보군

초록색 간판이다

[shiney]

발 위에서 부서지는 파도.. 그 느낌이 참 싱그럽게 다가옵니다. ^^

[Sseda]

ㅋㅋㅋ. 디즈니렌드.....~~~~ 울 어머님은 전화해도.. 콜렉트콜 하지 말라고 하는데......ㅠ.ㅠ 난 버린자식인가벼...

[estrella]

요즘 세계 곳 곳에서 볼 수 있는 삼성,LG... 보이는 것만으로도 반갑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