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012.8.11) 새벽 3시 30분 런던 올림픽 축구 3,4위전이 열린다. 올림픽에서 한일축구팀이 라이벌전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빅 매치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한일전은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는데 세계인이 지켜보는 하계 올림픽에서의 한일전이라 온 국민이 손에 땀을 쥐고 경기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숙명의 라이벌로서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일본에게는 질 수 없다는 투지를 선수들이 불태우고 있다. 문제는 영국과의 경기에서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시합을 소화한 선수들이 3일 만에 과연 얼마만큼 체력을 회복했을까 이것이 승부를 가르는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시합에서 승리하여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되면 출전 선수들에게는 전원 병역면제의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의지는 강할 것으로 짐작된다. 젊은이들이 병역문제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그 시절을 지나 온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어 이 혜택이 선수들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역사적인 경위로 한국팀은 일본팀을 만나면 힘이 솟구친다. 일본의 매스컴은 일본을 만나면 한국은 실력이 30%는 상승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일본이 한 수 위라고 우리도 인정한다. 그들은 유소년축구부터 많은 돈을 투자해서 장기적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행해오고 있으며 축구의 저변도 넓다. 세계의 언론도 일본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는 숨은 요인들을 외국인들은 잘 모르며 알아도 피상적인 수준이다. 게다가 일본의 J리그에서 선수로 뛴 경험자가 우리 대표선수단에 5명이나 되고 감독을 맡고 있는 홍명보도 일본 J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어 일본팀의 장단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정확한 작전계획을 짤 수 있을 것이며 함께 하는 일본인 코치의 조언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3,4위전이 벌어지는 경기장은 우리 선수들이 축구의 종주국이자 이번 올림픽 개최국인 영국을 격파한 뜻 깊은 곳이다. 일방적인 응원과 편파적인 심판의 판정이라는 악조건에서 영국을 5:4로 물리친 뜻 깊은 구장이어서 영국보다 한 수 아래의 일본팀을 대하는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을 상승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가해국인 일본과 달리 피해국인 우리에게는 승리에 대한 염원은 일본선수와는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전 국민의 열화와 같은 응원이 이에 가세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방위백서가 독도의 자국영토 주장 등으로 우리 국민들의 신경을 건드렸으며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박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일본 극우 국회의원의 사건으로 국민의 감정이 격앙되어 있다.
서로 누구도 질 수 없는 경기라고 생각하고 있어 수비에 치중하며 기습공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많은 점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한국이 2:1 아니면 1:0으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한일 어느 팀에게도 부담이 큰 시합이다.
영국을 꺾고 4강에 올랐을 때 역시 이집트를 3:0으로 꺾고 먼저 4강에 안착한 일본을 보며 나는 한일양국이 결승전에서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한판을 벌리는 것을 꿈꾸었다. 비록 3,4위전이지만 이것이 현실이 되었다. 몰라보게 성장한 아시아축구의 진수를 서구인들에게 보여주고 맞수로서 그리고 이웃사촌으로서 페어플레이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이제 런던올림픽도 종반을 향해서 치닫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국민 여동생 손연재 선수의 리듬체조 예선 2일차가 열린다. 어제 예선에서 보여준 그녀의 높은 기량에 국민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10명이 나가는 결선진출을 그녀가 목표로 삼았다고 하는데 어제 예선에서 종합4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어 오늘 큰 실수가 없으면 결선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자들과는 달리 매일 밤 이러 저리 챈널을 돌려가며 중계나 이긴 화면을 연거푸 보는 남자들 때문에 가정주부들의 불만이 많을 것 같다. 남자와 여자의 관심이 전혀 다르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여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고 싶은 프로를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가정 주부들이나 여성들의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 아내는 몇 번이나 내게 물어본다. 올림픽이 언제 끝나느냐고?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했다. 현직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독도를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과시하는 점에서 그리고 세계의 언론이 올림픽 축구 한일전에 주목하고 직전이라 타이밍을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향후 한일관계를 생각할 때 마음이 어둡다. 우리 고유영토인데도 독도가 분쟁지역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림으로써 일본의 파놓은 함정에 스스로 들어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세계인들이 올림픽의 감동에 빠져있는 와중에 국익을 위해 무익하고 다소 생뚱맞은 돌출 행동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위안부문제로 악화된 양국 관계가 당분간 회복 불능 상태로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러시아의 전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북방영토를 전격 방문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자원부국 러시아와 일본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경우가 다르다.
그 동안 올림픽축구 멕시코전이나 스위스전 그리고 가봉전 그리고 영국전의 중계를 나는 보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결과를 확인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역사적인 한일전 만큼은 일찍 취침하고 내일 새벽에 일어나 응원을 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볼 것이다(2012.8.10).
첫댓글 승리할 줄 알았지만 이렇게 완승을 거두리라 생각지 못했는데.
태극전사들 수고가 많았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모습에 히딩크를 생각한다.
역대 최고의 감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