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이 번 앨범에는 부활의 히트곡을 후배 뮤지션들과 지인들의 목소리로 만날 수 있다. 조PD가 회상Ⅲ를 힙합 버전으로 재편곡, 노래했으며 ‘추억이면’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조승우는 ‘작은 너에게’를 열창, 부활과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그룹 시나위와 함께 국내에서 헤비메탈이라는 장르의 1세대를 형성한 그룹
부활의 역사는 음악 감독 김태원의 여정과 동일하다. 비록 많은 멤버들이 모이고 헤어지고 하는 과정을 겪었지만 이런 과정이 음악의 성숙으로 이어지며 고비 때마다 높은 호응을 얻을 만큼 이제는 하나의 스타일이 되었으며 그룹의 이름처럼 매번 새롭게 탄생하는 순환의 논리가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그룹의 리더로서 독특한 카리스마를 획득하고 있는 김태원은 유아독존적인 음악 자세를 고집했던 초창기부터 팀의 화합을 중시하는 후기로 이어지기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앨범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음악을 혼자 만들어내며 자신의 철학을 초 현실적인 가사와 기타 위에서 자유스럽게 반죽하고 있다.
부활의 첫 번째 보컬리스트는 김종서였다. 후에 시나위로 가서 맹활약을 하고 솔로로 전향해서 비상을 하는 이 스타일리스트는 부활의 전신인 디 엔드(The End)에서 김태원, 이지웅, 이태윤 등과 같이 활동을 했었으나 팀의 두 기타리스트 김태원과 이지웅의 내분으로 팀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부활의 초창기 시절은 헤비메탈에 경도된 수 없이 많은 밴드들이 정규 앨범 한 장 발매하고픈 욕구를 갖고 난립하던 시기였다. 이들은 서로 앞다투어 공연을 가졌으며 일반 가수 못지 않게 높은 인기를 누리던 팀도 있었다. 부활은 이들 중에서도 최고의 강자로 군림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김종서의 후임을 뽑는 보컬오디션 자리에는 수 없이 많은 꿈나무들이 몰려들었다.
오디션의 현장에서 이날의 패자는 지금 유행하는 하드코어 목소리와는 달리, 당시 인기 있었던 얇고 가늘게 치솟는 고음의 소유자인 이승철이 차지했다. 예쁜 외모와 미성을 가진 그는 팀의 막내로서 군대와 같은 서열을 견뎌내며 부활의 초창기 사운드를 결정지었다.
김태원의 속주와 호흡과 호흡 사이에 섹시한 보컬 매력을 보여준 이승철이 참여한 1집과 2집에서 부활은
"희야"라는 곡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누린다. 이제는 고전이 된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슬픈 사슴",
"인형의 부활",
"슬픈 환상" 등은 그들을 추종하던 모든 밴드의 카피 곡이 되었으며 2집에서 김태원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회상"은 부활을 전설 속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아직까지 부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2집에선 한꺼번에 많은 곡이 인기를 얻었으며
"천국에서" 등은 두고두고 매니아들의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2집을 끝으로 부활은 해체를 하고 말았다. 이승철은 솔로로 독립해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시작으로 인기 가수의 반열에 올랐지만 김태원이 우리세상이란 그룹의 홍성석과 만든 게임(Game)은 무참히 외면당했다. 부활을 추종하는 많은 사람들은 부활 재결성 움직임을 끊임없이 시도했고 김태원은 6년만에 그룹 작은 하늘의 보컬리스트였던 김재기와 앨범 작업을 시작한다.
김태원은 김재기를 위해 그의 군복무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등 열성을 보였고 결국 그와 앨범을 녹음하지만, 앨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그는 교통사고로 부활의 부활을 지켜보지 못하고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허탈한 감정을 추스릴 수 없었던 김태원은 결국 정준교, 김성태, 고 김재기의 동생 김재희와 후반부 작업을 마쳤고 그룹 부활은 록 앨범 사상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한 3집과 함께 화려하게 솟아오른다. 여기에는 김재기의 유작
"사랑할수록"의 힘이 컸다.
이후 부활은 박완규, 김기연, 이성욱, 다시 이승철 등의 보컬로 교체되며 10년 이상을 동고동락하는 해외 밴드의 끈끈함을 닮지 못하고 계속 부침을 거듭한다. 이것은 비단 보컬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7집에 와서는 김태원을 제외한 멤버 전원이 교체되는 등의 진통을 겪는다.
하지만 부활은 이름처럼 끊임없이 다시 일어서며 버티어 오고 있다. 음악을 쉽게 생각하고 쉽게 왔다 떠나가는 젊은 가수들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멤버의 구성보다는 음악과 연륜으로 이들을 대해야 할 것이다. 7집에서
"안녕"으로 사랑 받은 이들은 영화 [I Love You]의 음악을 맡았다. 지독한 영화광이지만 그간 수없이 영화음악 제의를 거절했던 김태원은 이 영화의 전곡을 만들며 어느 때보다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이승철과 결합한 8집을 2002년 발표했다. 1994년 이승철과 조인트 공연 실황을 발표한 적이 있던 김태원은 이승철의 제의에 흔쾌히 응했으며 특유의 멜로디컬 하면서도 심오한 음악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 거기에 깊이 있는 이승철의 보컬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이들의 사운드를 풍성하게 이끌고 있다.
부활이 전국을 뒤흔든
"Never Ending Story"에 이어 후속 곡
"비와당신의 이야기"로 활동에 들어갔다. 부활은 최근 성시경이 출연한 KT 광고에 사용된 이 곡이 큰 인기를 끌면서 원곡자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자 자신들의 곡임을 알리는 차원에서 이 곡을 후속 곡으로 택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1986년 부활 1집 수록 곡으로 이번 재결성 앨범에 다시 편곡해 들어갔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30대 이상의 록 팬들에게는 부활의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80년대 부활을 잘 모르는 10∼20대들은 곡 주인과 수록앨범에 대한 문의를 인터넷에 수없이 올리고 있다.
부활은 1월 마지막 주 라디오 공개방송을 시작으로 "비와 당신의 이야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부활의 경우처럼 한 가수가 이미 발표했던 곡을 가지고 10여 년이 지나 다시 활동에 나서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