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살 탐방
서촌마을, 경복궁 서쪽동네가 들려주는 이야기
인왕산 수성동 계곡 가는 길, 이 길의 끝에 옥인동 아파트가 있었다
서촌마을, 경복궁 서쪽 마을을 부르는 별칭이다. 본격적인 서촌마을 여행에 들어가기 전 지도부터 살펴보자.
서촌이 과연 어디쯤을 지칭하는 것인지 알고 싶다면
인왕산(338m)과 북악산(342m), 낙산(125m)과 남산(262m)을 중심으로 소개된 한양도성 지도면 좋겠다.
지금이야 그 의미가 퇴색하기도 했지만 ‘사대성문의 안과 밖’을 가르는 경계가 바로 한양도성(서울성곽) 아니던가.
21세기 현대인들이 ‘강남’에 살고 싶어 하듯 당시 조상들은 ‘사대성문’ 안에 살고 싶지 않았을까.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한양에 도읍을 정한 뒤 18km에 달하는 성을 쌓는다. 왕궁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소개한 인왕산, 북악산, 낙산, 남산 능선을 따라 구축된 성곽은
사대문과 사소문 그리고 그 사이에 암문을 뚫어 사람들이 들고 나게 했다.
북대문(숙정문)·서대문(돈의문)·남대문(숭례문)·동대문(흥인지문)으로 이뤄진 대문과
이들 사이에 자리한 북소문(창의문)·서소문(소의문)·남소문·동소문(혜화문) 등 사소문이 주인공이다.
아쉽게도 모두 온전히 남아 있지는 않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겪으며 성곽은 물론 성문까지 훼손되었다.
왕이 살던 경복궁 서쪽마을에는 누가 살았을까?
경복궁(왼쪽) 서문 영추문에서 인왕산 사이에 자리한 마을을 서촌마을이라 한다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오자.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쪽에 자리한 공간이 보이는가.
인왕산과 북악산을 잇는 성곽을 따라가면 자하문이라고도 불리는 창의문과 만난다.
성곽을 경계로 청운동과 부암동이 나뉜다.
성곽 안쪽에 자리한 청운효자동, 통인동, 체부동, 옥인동부터 경복궁역까지,
그러니까 성곽에 안긴 경복궁 서쪽 동네를 ‘서촌마을’이라 한다.
가만, 익숙한 이름 북촌마을이 보인다.
경복궁 동쪽에 자리했다.
이 대목에서 궁금해진다.
경복궁 서쪽이 서촌이라면, 어째서 경복궁 동쪽 마을을 북촌이라 부를까.
이는 청계천 북쪽에 자리했다고 그리 불렀다고 전해진다.
북촌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이번에는 경복궁역부터 사직터널 북쪽에 자리한 ‘서촌’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그동안의 역사지식을 모으면 내로라는 권문세가들이 모여 살았다는 북촌,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 중인이 살았다는 서촌,
그리고 무늬만 양반인 가난한 선비들이 모여 살던 남산골, 조선시대 한양도성 내부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왼쪽/오른쪽]‘경복궁 서측 걷기’ 지도를 챙길 수 있는 북촌문화센터 / 세종대왕 나신 곳. 이 동네 이름이 ‘세종마을’인 이유다
서촌여행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북촌문화센터부터 들러보자.
이곳에 서울시 한양도성도감에서 제작한 ‘경복궁 서측 걷기’ 안내책자가 있다.
서촌에 대한 설명과 자세한 지도가 있어 여행에 큰 도움이 된다.
책자에서는 서촌을 이렇게 설명한다.
옛 골목길을 그대로 간직한 경복궁 서측은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에 위치한 지역으로 청운효자동, 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시대 궁녀, 의관, 중인들의 생활 공간이었으며
세종대왕 생가, 권율과 이항복의 집터가 남아있어 다양한 계층의 주거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인왕산 자락이 명승지로 유명해 권문세가들이 별장을 지어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옥계시사(백일장)가 열리고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추사 김정희의 명필이 탄생한 곳도 이곳이다.
근대에는 이중섭, 윤동주, 노천명, 이상 등이 거주하며 문화예술의 맥을 이었다.
현재 경복궁 서측은 서울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660여 채의 한옥과 옛 골목, 재래시장,
근대문화유산이 최근 생겨난 소규모 갤러리, 공방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20세기까지, 서촌 시간여행
어떠한가. 이번 서촌 여행이 초행길이라면 아마 조금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만큼 켜켜이 묵은 이야기가 골목 구석구석에 쌓여 있다는 뜻이리라.
단번에 모두 알려는 욕심 대신 찬찬히 한 바퀴 돌아보자.
마음에 드는 공간이나 이야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가 걸으며 들을 수 있다.
언제든 바로 떠날 수 있는 서촌여행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으로 나오면 시작된다.
앞서 소개한 북촌문화센터에서 안내책자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이 둘은 도보 30분 거리다.
‘경복궁 서측 걷기’ 안내책자에는
1코스_예술산책길, 2코스_옛추억길, 3코스_골목여행길, 4코스_하늘풍경길로 걷기 코스가 소개되어 있다.
초행길이라면 코스를 따라 걷는 것이 아무래도 수월하다.
종종 골목에 숨어 찾기 어려운 이들이 있다.
물어물어 찾아가는 용기, 서촌을 제대로 여행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금천교 시장이 나온다
예술가들의 쉼터이자 복합공간 ‘통의동 보안여관’
지금은 밑둥만 남은 ‘통의동 백송’(왼쪽). 바로 옆에 추사 김정희 생가 터가 있다(오른쪽)
출출하다면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서보자.
세종마을 금천교 시장 초입이 보인다.
<체부동잔치집><코끼리냉면집> 등 서촌 맛집들이 모여 있다.
그게 아니라면 4번 출구로 가자. 대림미술관과 이제는 밑둥만 남은 ‘통의동 백송’을 지나 보안여관과 만난다.
통의동 백송은 큰길가의 안내판을 보고 골목으로 들어서서 다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나온다.
서촌에 자리한 대부분의 포인트들은 동선을 고려해 자리잡지 않았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계속해서 골목을 들고 나야 만날 수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경복궁 서문 영추문을 끼고 청와대로 향하는 길, 건너편으로 통의동 <보안여관>이 보인다.
얼핏봐도 심상치 않다.
간판은 달았지만 숙박은 할 수 없는 여관이다.
대신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1930년대에 오픈해 80여년 동안 ‘여관’으로 자리했다.
서정주 시인도 이곳에 묵으며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들었다.
보안여관은 돈 없는 예술가들이 무작정 상경해 자리를 잡기 전 장기투숙하던 공간이었다.
재개발 붐을 타고 사라질 뻔했으나 언젠가 예술가들을 품었던 공 덕분인지 예술가들이 힘을 합해 그를 구했다.
이름만 여관인 보안여관은 2010년부터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안여관을 지나 좌회전하면 큰 사거리가 나온다.
큰 사거리에서 직진방향으로 길을 건너면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이곳이 ‘세종마을’이라 불리는 이유다.
중인들의 공간으로 알려진 서촌이지만 조선 초기 이곳에 살던 이들은 대부분 왕가와 연이 있는 이들이었다.
왕이 즉위 전에 살던 사가를 ‘잠저’라고 한다.
정확한 위치는 짚을 수 없지만 이 즈음에 세종대왕의 잠저가 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세종의 아버지 태조 이방원이 왕위를 차지하기 전의 일이었다.
서촌마을 풍경. 동네빵집과 아기자기한 옷가게 등이 모여있다
기름떡볶이로 유명한 통인시장
조선초기에는 왕족이 살던 동네라.
그것도 세종대왕이 이곳에서 태어났다니!
서촌이 품은 이야기는 과연 얼만큼일까?
계속 직진하다 <옥인동부동산> 골목으로 들어서면 서촌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대오서점>이 나온다.
많은 이들이 이 낡고 낡은 서점에 열광한다.
조용하고 한적한 여느 주택가와 별 다를 바 없는 이 골목은 <대오서점> 덕분에 찾는 이들이 많다.
맞은편 세탁소 주인장은 “찾는 사람만 많지, 동네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별로 없다”고 얘기하면서도
이것저것 물어대는 객에게 답을 잊지 않는다.
<대오서점>에서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 올라가다 삼거리가 나오면 큰길로 들어선다.
군인아파트 방향으로 올라가면 왼쪽으로 <송석원터>가 나온다.
조선의 마지막 황후 순정황후 윤씨의 백부 윤덕영이 40개의 방을 지닌 프랑스풍 저택을 지어 ‘송석원’이라 불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구한말, 왕궁보다 거대한 ‘사가’를 지었다는 것으로 당시 혼란스럽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다시 되돌아 내려가서 골목길로 들어서 <옥인상점>을 지나 <박노수 가옥>을 찾아보자.
이완용과 쌍벽을 이루던 윤덕영이 그의 딸을 위해 1938년 지은 이층집이다.
지금은 종로구에서 미술관으로 새단장 중이라 들어설 수 없다.
<윤동주 하숙집터>를 지나 옛 옥인아파트가 있던 곳까지 걸음을 이으면 인왕산 수성동 계곡과 닿는다.
수백년의 시간을 묵묵히 품은 기린교 그리고 그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가 찾은 이들을 반긴다.
과거 언젠가, 이 자리에 섰을 그들 앞에 펼쳐진 풍경은 어땠을까.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맛집
사직동 그가게 종로구 사직동 / 070-4045-6331
잔치집 종로구 체부동 / 02-730-5420
만선 종로구 체부동 / 02-735-6570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target="_blank">msommer@naver.com)
김광석 노래가 흐르는 방천시장 탐방기
대구에 가면 김광석길이 있다.
가수 김광석, 그는 이곳 대봉동에서 나고 자랐다.
5살 꼬마 김광석이 이 거리 어디쯤에선가 뛰어놀았을 상상을 해본다.
그에게 이 공간은 어떻게 기억되었을까.
꼬마 기타, 살짝 배우면 근사한 연주가 가능한 우크렐라 소리가 들려오는 방천시장
처음 그를 만난 것은 2002년이었다.
작업실 한쪽에서는 늘상 술판이 벌어지곤 했는데 술자리 곁에서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술보다 더 취할 것 같던 그 노래들. 시간이 흘러 ‘나이 더 들면 이 노래 찾을 날이 올 게다’는 주당들의 말을 이해하게 된 어느날,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김광석 관련 벽화로 채워진 김광석길
때로는 잔술의 안주로 또 때로는 터진 가슴에 기꺼이 위로가 되어주기도 했던 그가 살던 골목이라니.
언젠가 한번쯤 기회가 된다면 꼭 살펴보고 싶었다.
그와 같은 공간에 숨 쉬고 있을 때에는 그를 알지 못했고 그가 떠난 후에야 그를 알게 된 팬의 입장에서는 응당 그럴 만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단순한 팬심 하나로 여행지를 소개할 수는 없는 법. 다행히도 김광석길은 대구 방천시장과 닿아있다.
이 둘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김광석길 풍경
2009년, 11팀의 작가들이 뭉쳤다.
가수라는 말보다 ‘음유시인’이 더 잘 어울리는 김광석을 기리는 김광석길을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골목의 벽마다 김광석이 그리고 그의 노래들이 읊어졌다.
시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그의 노래 가사들이 적힌 벽들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감성 여행을 선사했다.
여기에 그의 노래까지 더해지니. 이곳에 서면 수시로 한잔이 간절해진다.
길 하나를 따라 김광석길이 이어진다.
포장마차에서 국수 말아주는 김광석,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김광석 살아생전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그가 반갑다.
찬찬히 여유있게 걸어보자. 오른편으로는 방천시장이 펼쳐진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과 닿은 방천시장 막걸리 가게에 자리를 잡으면 김광석 노래를 안주삼아 한잔 걸칠 수도 있다.
아쉽지만 그와의 짧은 조우를 마치고 방천시장으로 들어서보자.
방천시장 골목 풍경
방천시장은 수성교 옆에 자리한 재래시장이다.
수성교 벽면이 김광석길의 메인이니 바로 옆이라고 할 수 있다.
1945년 해방 후 일본과 만주에서 온 사람들이 장사를 시작하며 생성됐다.
포항의 죽도시장, 부산의 자갈치시장처럼 여기 방천시장도 해방과 6·25전후를 기점으로 만들어지고 성장했다.
당시 방천시장은 남도자락에서 올라온 곡물들을 판매했다.
매우 활발한 시장이었음을 알 수 있다.
좋은 시절의 얘기다.
한때는 대구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더불어 대구를 대표하는 시장을 손꼽혔지만 지금은 쇠락한 모습을 감출 수 없다.
시끌벅적한 장터의 모습은 흐려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숨소리는 들려온다.
2009년 김광석길과 더불어 문화예술가들이 시장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도 가장 치열한 일상 시장으로 몰려온 예술은 불필요한 겉옷을 벗고 생기를 불어넣었다.
예술이 스러져가는 시장에 새숨을 전한 것.
시장 구석구석은 예쁜 색색의 벽화로 덧칠되기 시작했고 예술가들이 하나 둘 시장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그들이 뿜어내는 활기는 방천시장으로 전해졌고, 이 생기는 다시금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부처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문전성시’ 사업도 한몫 더했다.
간신히 살아나긴 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조용한 편이다.
곳곳에 자리잡은 갤러리들이 눈길을 끈다.
어디든 좋으니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 구경해도 좋겠다.
특히 데이트로 이곳을 찾았다면 시장통에 자리한 예쁜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 한잔 하는 것도 잊지 말자.
혼자라면 구석에 자리한 떡집에서 3000원이라는 가격에 황홀한 팥빙수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오래된 벽과 가게 간판은 간신히 시간의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다.
위태위태하지만 그래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풋풋한 옛 모습 간직한 방천시장(왼쪽) 메인 거리와 3000원짜리 특제 팥빙수(오른쪽)
김광석길과 방천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느낀다면 이들을 포함한 골목투어를 이어 걸어보는 것도 좋다.
대구 중구 골목투어 제4코스인 삼덕봉산문화길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삼덕동문화거리~김광석길(방천시장)~봉산문화거리~대구향교~건들바위로 이어진다.
다만 땡볕에 걷는 것은 절대 하지 않기를. 총 4.95km로 3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지만 대구의 태양은 생각보다 강렬하다.
이른 아침 움직이거나 해가 진 후에 움직이도록 하자.
이 외에도 1코스 경상감영달성길(3.25km, 2시간30분 소요), 2코스 근대문화골목(1.64km, 2시간 소요),
3코스 패션한방길(2.65km, 2시간50분 소요), 5코스 남산100년향수길(2.12km, 1시간40분 소요) 등의 다양한 골목투어가 있으니
취향에 맞게 더하면 되겠다.
골목투어는 매주 토요일 2회(10:00, 14:00) 진행된다.
목요일은 맛투어(10:00), 금요일은 야경투어(19:00~21:00)가 진행된다.
10명 이상의 단체일 경우 사전예약하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로운 코스탐방이 가능하다.
골목투어 신청은 대구광역시 중구청(gu.jung.daegu.kr/alley)로 하면 된다.
전화문의는 대구광역시 문화관광과(053-661-2194)에서 가능하다.
방천시장을 한 바퀴 돌고 다시 김광석길로 돌아왔다.
그가 말아주는 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 벽화 앞에 앉으니 귓가에 그의 음성 들려온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이상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 북대구IC → 침산교지하차도 → 신천대로 → 달구벌대로 → 방천시장
2.주변 음식점
원조국일따로국밥 : 따로국밥 / 중구 전동 / 053-253-7623
벙글벙글찜갈비 : 매운갈비찜 / 중구 동인동 / 053-424-6881
아리조나막창구이 : 막창구이 / 수성구 두산동 / 053-782-9323
진골목식당 : 육개장 / 중구 종로2가 / 053-253-3757
3.숙소
호텔인터불고 : 수성구 만촌1동 / 053-602-7114
그랜드호텔 : 수성구 범어1동 / 053-742-0001
엘디스리젠트호텔 : 중구 동산동 / 053-253-7711
알토모텔 : 동구 효목1동 / 053-958-4111
엘로우모텔 : 중구 삼덕2가 / 053-428-0052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디지털과 아날로그 풍경이 공존하는 곳
대전 대흥동 문화거리
도시여행자에게 대전 대흥동 문화거리는 재미난 요소가 가득한 보물창고다.
세련된 도시 이미지가 느껴지는 건물과 카페가 있는가 하면, 그 속에 70~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손때 묻은 풍경이 숨을 쉰다.
소극장에는 공연이 줄을 잇고, 오래된 골목 안 낡은 건물은 커다란 벽화로 치장해 빈티지한 멋을 더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대전의 낭만을 느끼기에 대흥동 문화거리만큼 좋은 곳은 없다.
나쁘게 보면 낙후되어가는 도심 속 공간이요, 좋게 보면 아날로그 풍경이 남아 있는 정겨운 공간이다.
그래서 감각 있는 사람들은 대흥동으로 모여든다.
산호다방 건물에 그려진 그림
대흥동 한가운데서 ‘대흥동립만세’를 외치다
대흥동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흥동립만세’라는 마을축제 때문이다.
매년 8월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프린지 페스티벌의 성격을 띠지만, 사실 축제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저 대흥동 한가운데서 ‘동립만세’를 외치는 몸부림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동립만세’의 어감이 참 예쁘고 마음에 와 닿았다.
아마도 쇠락해가는 원도심이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젊은 열정이 전해진 탓이리라.
대흥동은 대전의 원도심이다.
옛날에는 대전의 중심가로 위용이 당당했지만, 유성과 둔산으로 중심이 옮겨가면서 낡은 구도심으로 전락했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니 상권도 시들해지고, 빈 건물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사글세가 옥천보다 쌌다고 하니 대흥동의 쇠락을 막을 수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떠난 곳이 가난한 예술가들의 새 보금자리가 되었다.
임대료가 싸서 부담이 적고, 대전 문화예술의 일번지였던 곳이라 선배 예술가들이 터를 잡고 있으니 자연스레 스며들기도 좋았다.
그렇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찾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대흥동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흥동 문화거리 탐방을 위한 베이스캠프는 우리들공원이다.
옛 중구청 자리에 조성된 공원은 대전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다.
인근에 오래된 골목과 화방이 있고, 그 옆에 마임, 연극연구소 같은 것이 자리했다.
소극장, 갤러리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서울의 대학로와 홍대를 섞어놓은 대흥동의 특징을 살펴보기에 좋은 장소다.
[왼쪽/가운데/오른쪽]공연을 알리는 포스터 / 대흥동에서는 간판도 볼거리가 된다. / 젊은 감각으로 되살아나는 골목
낭만이라 불리는 뒷골목 풍경
대흥동을 멋스럽게 만들어내는 것은 아날로그적 풍경이다.
낡고 허름해 보이지만 어쩐지 정이 가는 풍경으로 고급스럽게 포장하면 ‘빈티지’하다.
대흥동 골목을 즐기는 방법은 오래된 건물 외벽에 그려진 그림을 찾는 것이다.
학창 시절 소풍 가서 보물찾기 하듯 골목을 누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그림은 우리들공원 입구에 그려진 빨간 자동차다.
벽을 뚫고 나오는 자동차가 생동감 넘치거니와 어두운 터널을 뚫고 새롭게 비상하는 대흥동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골목길 벽에 옹기종기 붙어 있는 전기계량기도 재미있다.
지저분하기 쉬운 것에 밝은 색으로 앙증맞은 그림을 그려넣어 보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여행자들이 꼽는 가장 큰 보물은 산호다방 건물 외벽에 그려진 옷걸이에 걸린 티셔츠 그림이다.
낡은 건물과 다방, 그리고 멋들어진 그림의 조화가 이채롭다.
분명 겉모습은 낡았으나 풍겨내는 체취는 한 편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다.
산호여인숙 골목의 티셔츠 그림도 반갑다.
회색 콘크리트 건물 벽면에 때에 찌든 듯 꾀죄죄한 흰색 면티. 사람들에게 외면 받던 대흥동의 모습이 떠오른다.
산호여인숙의 녹색 철문도 재미나다.
여인숙을 알리는 뻔한 간판 대신 대문에 꽃으로 산호여인숙이라 치장했다.
‘대체 뭐하는 곳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간판이다.
1977년 문을 연 여인숙은 1층을 전시 공간으로 사용하고, 2층은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한다.
[왼쪽/오른쪽]낡은 벽을 장식한 벽화 / 우리들공원 옆에 그려진 자동차 그림
[왼쪽/가운데/오른쪽]오래전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담벼락 / 재미있고 예쁘게 장식된 전기계량기 / 산호여인숙의 대문
예쁘고 세련된 카페와 낡고 손때 묻은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대흥동에서 할 일이다.
마치 하나의 공간에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오래되어 색 바랜 간판과 벽,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주택, 시대극에서나 볼 법한 골목 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오래된 것들이 세련된 도시 풍경과 함께 있으니 더욱 아련한 향수를 부른다.
아쉬운 것도 없지 않다. 이미 사라졌거나 회생할 수 없을 정도로 퇴락해가고 있는 것들 때문이다.
언젠가는 골목의 주인공이 달라지겠지만, 부흥기를 맞은 대흥동에 필요한 것이 하나둘 사라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든다.
이를테면 1929년에 건립된 뾰족집이 그렇다.
일제강점기에 대전 철도국장이 거주했던 관사로, 원뿔형의 지붕 형태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지금은 철거되고 없다.
대흥동의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
[왼쪽/오른쪽]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창 / 젊고 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골목
[왼쪽/오른쪽]대흥동의 인기 있는 여행자 카페 / 젊은 감각의 커피숍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대전IC → 대전복합터미널 → 용전네거리 → 홍도육교오거리 → 현암교 → 중촌네거리에서 좌회전
→ 대종로네거리 → 중앙역 → 우리들공원
* 대중교통
[고속버스]
서울→대전 : 서울고속버스터미널(1688-4700)에서 1일 19회(06:00~00:10) 운행. 5분~20분 간격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에서 1일 56회(06:10~21:50) 운행. 10~30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소요
부산→대전 : 부산종합터미널(1577-9956)에서 1일 6회(08:00~19:00) 운행. 2시간 간격 운행, 약 3시간 10분 소요
* 대전복합터미널에서 2, 501번 버스를 타고 은행동 정류장 하차 또는 201, 701번 버스를 타고 중앙로역 하차
[기차]
서울→대전 : 서울역에서 1일 116회(05:30~23:30) 운행. 10분~20분 간격 운행, 1시간 ~2시간 소요
부산→대전 : 부산역에서 1일 95회(05:00~19:00) 운행. 5분~30분 간격 운행, 약 3시간 10분 소요
* 대전역에서 전철을 타고 중앙로역 하차
2.맛집
귀빈돌솥밥 : 돌솥밥 / 중구 중교로 51 / 042-255-9198 / korean.visitkorea.or.kr
무지개한정식 : 한정식 / 중구 보문로 264 / 042-256-8881 / korean.visitkorea.or.kr
고려회관 : 돌솥밥 / 중구 중앙로109번길 30 / 042-257-4732 / korean.visitkorea.or.kr
천안원조닭똥집 : 닭똥집볶음 / 동구 동서대로1692번길 27 / 042-633-9038 / korean.visitkorea.or.kr
평양숨두부 : 숨두부 / 동구 대전로 381 / 042-284-4141 / korean.visitkorea.or.kr
3.숙소
대림관광호텔 :중구 대종로505번길 50 / 042-251-9500 / korean.visitkorea.or.kr
호텔아드리아 :유성구 온천로 27 / 042-828-3636 / korean.visitkorea.or.kr
호텔리베라 유성 :유성구 온천서로 7 / 042-823-2111 / korean.visitkorea.or.kr
경하온천호텔 :유성구 온천로101번길 30 / 042-822-5656 / korean.visitkorea.or.kr
유성유스호스텔 :유성구 동서대로 191-75 / 042-822-9591 / korean.visitkorea.or.kr
글, 사진 : 오주환(여행작가)
근대문화유적과 다순구미 골목을 거닐다, 목포 온금동
서산동 전경
위 치 : 전라남도 목포시 온금동
목포에서는 근대문화유적의 흔적만 만나도 즐겁다.
유달산 자락에 소담스럽게 놓인 골목길에도, 옛 일본인들이 살았다는 격자형 2층집에도 오래된 사연이 묻어난다.
항구의 비린내와 복잡다단한 삶의 향기가 뒤엉킨 도시가 목포다.
목포로의 추억여행은 그래서 더욱 아련하고 가슴 뛴다.
목포의 지나간 과거는 걸어서 더듬기에 좋다.
온금동에서 유달산을 거쳐 일본인 골목, 도심 오거리까지는 서너 시간이면 족하다.
대부분의 길목들이 항구도시의 100년 세월을 담아낸 터전들이다.
온금동 골목
온금동은 목포에 시가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전 뱃사람들이 살던 마을이다.
마을은 유달산의 가파른 경사 길에 기댄 채 바다를 맞대고 들어서 있다.
온금동은 ‘따뜻하다’는 의미로 예전에는 ‘다순구미’, ‘다순금’으로 불렸던 달동네였다.
알록달록한 슬레이트 지붕길 사이로 스며드는 볕은 수십년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
바다에서 들어서는 골목길 초입에는 1938년 세워진 조선내화 건물이 굴뚝을 올린 채 덩그러니 남았다.
뱃사람들의 마을인 만큼 동네에 전해지는 사연에도 그들만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선원들이 집에 머무는 조금 때 임신돼 태어난 아이들은 ‘조금 새끼’로 불렸고,
우물가에는 바다로 나섰다 돌아오지 못한 뱃사람들의 비석도 세워져 있다.
서산동
온금동에서 유달산을 에돌아가면 서산동 역시 달동네의 면면이 온금동에 뒤지지 않는다.
아랫집 장독대와 윗집 대문이 나란히 이어지는 단란한 모습이다.
이곳 달동네 산책은 다른 산자락 동네에서와 같이 고단한 여정이 아니다.
십여 분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탁 트인 목포 앞바다가 가슴으로 밀려든다.
다닥다닥 밀집된 서산동에서도 일본인 술집들이 있었던 가옥만은 가지런하다.
서산동 언덕 위에 서면 목포의 옛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옛 도심의 노른자위인 유달동 일대 일본인 거리는 산자락 달동네와는 갖춰진 모습이 다르다.
바둑판 모양의 큰 길을 내고 반듯한 골목과 가옥들이 자리 잡았다.
1897년 일제에 의해 목포항이 본격적으로 개항하면서 일본인들은 유달동 일대에 터를 잡고 살았다.
[왼쪽/오른쪽]구 일본영사관 측면 <사진제공 : 목포시청> / 국도 1,2호선 기점
대사 유적을 가장 확연하게 보여주는 것은 구 일본영사관 건물이다.
목포 최초의 서구식 건물로 1900년 완공됐으며 일본인 거주 지역을 내려다보는 목 좋은 위치에 들어서 있다.
목포시청, 시립도서관, 목포문화원 등으로 용도가 바뀌었지만 붉은 색 벽돌의 단아함은 여전하다.
건물 앞으로는 1.2번 국도의 기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자리를 채운다.
이훈동 정원
일본식 정원인 이훈동 정원 역시 일본풍의 가옥과 오래된 향나무들이 옛 풍취를 전한다.
일본인 부호가 지었던 정원을 조선내화 사장이었던 이훈동씨가 사들였는데 유달산을 정원으로 끌어들인 풍경이 탐스럽다.
이곳은 예전 드라마 ‘모래시계’, ‘야인시대’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왼쪽/오른쪽]목포근대역사관 외관 / 목포근대역사관 내관
골목으로 내려서면 예전 동양척식주식회사였던 목포근대역사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내부에는 예전에 금고로 쓰던 방도 남아 있으며 목포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 속 목포는 목포역 일대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던 자라목 같은 땅이었다.
현존하는 목포의 대부분은 간척사업으로 일궈진 셈이다.
[왼쪽/오른쪽]일본인 가옥 / 갑자옥 모자점
근대역사관에서 벗어나 오거리방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격자풍의 일본식 집들이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낸다.
단아한 2층집들은 용도도, 간판도 바뀌었지만 처마 구조 등이 일본 가옥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곳은 일본 관광객들이 옛 일본인 거리를 음미하기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하다.
2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오는 갑자옥 모자점 등이 남아 있으며
오거리 중심골목에는 옛 화신백화점, 호남은행 목포지점 등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근대사 유적들을 만날 수 있다.
오거리 다방
목포로의 추억여행은 오거리에서 무르익는다.
예향의 도시인 목포에서 오거리는 예술의 중심지였고 그 중심에 다방이 있었다.
허건, 차범석, 김지하 등 당대 이름을 날렸던 작가와 시인들이 다방에 모여 예술과 멋을 논했다.
묵다방, 민물다방, 새마을 다방 등이 70~80년대를 주름잡던 다방이었다.
최근에도 오거리 일대에는 몇몇 다방들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주인도 간판도 바뀐 게 대부분이다.
오거리는 하당 등 신도심이 번화해지면서 예전에 비하면 그 모습이 많이 퇴색했다.
유달산 개나리 <사진제공 : 목포시청>
목포의 근대사를 더듬고 났다면 본격적으로 목포의 봄을 즐기면 된다.
3월말이면 유달산 자락에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릴 시기다.
유달산을 에돌아 북항으로 이어지는 일주도로변에는 개나리가 숨을 고른다.
조각공원 사이에 난 산책로과 식물원 일대 꽃들의 노란색 향연이 아름답다.
개나리 외에도 유달산 곳곳에는 동백, 벚꽃들이 진한 봄소식을 전한다.
매년 4월초에는 유달산 꽃축제도 열린다.
유달산에 옹기종기 흩어져 있는 정자에서 목포 시내를 내려다 보면 지나온 발자욱이 한눈에 그려진다.
꽃향기 너머로 달동네, 일본인 골목 등이 눈앞에 알알이 박힌다.
목포는 식당과 슈퍼 코앞을 지나는 기찻길이 남아 있는 정겨운 추억여행지이기도 하다.
도심기찻길
<당일여행코스>
온금동→유달산→서산동→이훈동정원→옛 일본영사관→목포근대역사관→오거리
<1박2일여행코스>
첫째날: 온금동→유달산→서산동→이훈동정원→옛 일본영사관→목포근대역사관→오거리→하당(숙박)
둘째날: 갓바위→국립해양문화재 연구소→자연사박물관→삼학도→북항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목포시청 www.mokpo.go.kr
목포문화관광 tour.mokpo.go.kr
- 문의전화
목포시청 관광기획과 061-270-8430
목포근대역사관 061-270-8728
목포역관광안내소 061-270-8599
- 대중교통 정보
[버스 ]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목포행 40분마다 출발, 동서울 하루 6차례 운행. 4시간 소요.
[기차 ] 서울-목포 KTX 1일 9회, 새마을 1일 2회, 코레일 1544-7788
- 자가운전 정보
목포IC: 북항방면 직진-죽교동-목포해양대학-온금동
- 숙박정보
샹그리아비치관광호텔: 상동, 061-285-0100 www.shangriahotel.co.kr
신안비치 호텔: 죽교동, 061-243-3399 www.shinanbeachhotel.com
선샤인 모텔: 상동, 061-284-9160 (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샤르망 모텔: 상동, 061-285-3300~1 (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 식당정보
선경준치회집: 온금동, 준치회, 061-242-5653
신안뻘낙지식당: 호남동, 세발낙지, 061-243-8181
장터: 만호동, 꽃게무침, 061-244-8880
금메달: 용당동, 홍탁삼합, 061-272-2697
-축제정보
유달산 꽃축제: 4월초, 061-270-8442
해양문화축제: 7월말~8월초, 061-270-8442
- 주변 볼거리
삼학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자연사박물관, 북항
글, 사진 : 서영진(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