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원봉사 3년을 지내면서
김 현 옥(비아중 학생상담봉사자)
들어가는 말
작은 아이(중3) 선생님께서 어머니에게 꼭 맞는 봉사가 있다면서 추천서를 써주셨는데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 유실수를 심어놓고 3년이 지나면 상품가치가 높은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런데 열매를 맺지 않으면 나무를 뽑아 버리든지 잘라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상담자들은 그 나무를 뽑아 토지를 옮겨 보기도하고 주변을 두루 파고 거름을 주기도 하여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 3년동안 용두중학교, 지산중학교, 일곡중학교, 비아중학교 등 학교에 상담자원 봉사를 하면서 참 뜻깊은 일들이 많았다. 앞으로 더더욱 심도 깊은 상담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이 일이 자원봉사라 하여 단 일치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를 되짚어 보려고 한다.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입시생은 집이 숙박하는 곳으로 변해 버린다, 학교와 학원에서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기 때문에 학교가 인격형성이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학교에서 선생님께 꾸중을 듣는다든지 공부! 공부!하는 소리만 들으며 압박을 받는다든지 친구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 학생들은 자퇴 즉 학교를 중도 탈락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매년 광주 전남 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고교 중단 학생은 2007년 742명, 2008년 888명, 2009년 1293명 학생이 매년 약 20%정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지만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쉽지가 않다고 한다. 우리의 자원봉사 상담이 해결점은 찾지 못하지만 1년에 단 1명이라도 탈선을 방지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쉬지 않을 것이다 약 100여명의 상담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담은 일대일 상담, 집단, 편지, 전화, 사이버상담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으나 우리는 집단상담을 하고있다.(1회 7~8명) 학생들은 들어서면서 오늘 우리 “뭐해요”라고 질문을 한다.
상담하면 학생들에게는 문제있는 학생만 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으며 또 상담은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선생님께서 일방적으로 야단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상담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진단하는 작업이며 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치료에 들어가는 2단계의 전문적 상담인에게 연결 시켜주어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그래서 자원봉사상담자인 우리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상담이 무엇이며 어떤 것을 하는 것이 상담인가를 깊이 있게 언급하는 것이다.
상담의 정의는 인간관이나 인간의 본성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학자들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몇가지로 요약해 본다면
첫째: 상담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동시에 존립 할 때 성립하는 것
둘째: 상담은 상담에 관하여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이 도움을 주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사람만이 하는 과정이다
셋째: 상담은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통찰하여 현명하게 선택하고 결정해 나가도록 조력하는 관계이다. 단언한다면 해결자가 아니라 조력자이다.
넷째: 상담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연동적 관계이다. 즉 상담자와 내담자가 주종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서 개개인을 존중하는 상호협력관계이다.
다섯째:상담은 일상적 개인관계보다는 사적이며 비밀이보장이 되는 관계로서 상담에서 내담자는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상담자는 내담자가 털어놓은 사적 정보를 내담자가 허락하지 않는 제3자에게 털어 놓지 않는 것이다.
다섯째: 상담의 긍극적인 목적은 내담자의 성장과 발전을 안내하여 내담자가 현명한 선택과 결정을 돕는 관계이다.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상담과정에서 반드시 내담자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있게 마련이다 상담은 이러한 선택과 결정을 합리적으로 하게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들에게 상담의 이미지 개선이나 문턱을 낮추는데 우리가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학생들의 학교선생님도 아니다. 더더욱 집에서 잔소리하는 엄마의 이미지는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내 아이에게 하듯 똑같이 한다면 아이들에 대한 상담은 집의 엄마의 잔소리의 연장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 사칙을 지켜서 진행할 때 청소년시기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들에게 한 주제를 즉 진로, 폭력, 이성문제, 인터넷중독, 인간관계기술 등의 상담 주제를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면 그들만의 세계에서 추구할 수 있는 좋은 방안들이 추론 되곤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한 시간 공부외의 시간에 대충 얼렁뚱땅 보낼 생각이었던 아이들도 진지한 자세로 돌변하면서 다른 친구들에게 자기의 속내를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특히 진로 상담에서는 학생들은 직업관이나, 직업의 다양성이나 직업의 인식변화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사뭇 진지하다. 진로에 대해서 물어보면 아이들은 대부분 ‘사’자로 시작해서 ‘사’자로 끝난다.(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국제 통역사....) 그런데 이것은 기성세대들의 영향이요 산물이다 시대가 스마트폰 시대에 돌입한 4차원의 세계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부모님의 직업의식문화에서 우리 아이들이 시행착오나 겪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각자의 재능을 묻어버린 채 식상한 일상으로 돌아가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떠나지를 않는다. 하지만 짧은 45분에 그들만의 세계를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진로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그들만의 타고난 재능이 무엇인지 찾게 되는 동기 유발은 충분하다. 학생들과 첫 대면 하면서 가장 놀랬던 것은 중, 고등학생들 모두가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게임과 TV시청하는 것 외에는 거의 없다. 즉 미래에 대한 소망이 없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으며 혹 집안의 환경이 어려워 줄 수 없는 학생들도 역시 마찬가지 였다.
과학연구원에서 주관하고 실시하는 자원봉사상담사들은 각 학교에 다니면서 현 시대에 잃어버린 청소년의 꿈들을 찾도록 조력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며 학생들에게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아니 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으키기에 부족함 없는 만남이 될 것이다.
맺음말
매월1회의 교육을 받으면서 나에게 굉장한 유익이 된다. 누가 변하기를 기대하지 않으며 내가 변화되어 성숙되어진다면 세상이 진리편에서 움직여 질 것이다. 나는 내년에도 만날 학생들을 위해서 준비할 것이다. 그들과 나의 만남이 식상한 상담이 아니라 무엇인가 생각하고 도전하기에 부족함 없는 기회의 부여자로 꾸준하게 활동 할 것이다. 사람이 누구를 만나느냐에서 삶의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이 변화를 주는 주인공이 되고 싶고 그들의 삶은 더 좋은 이상의 세계로 이끌어 가기에 필요한 거름이 되고 싶다. 내 나이 마흔의 뒷자락에서 되새길 말이 있다
“승자와 패자”
승자는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고
패자는 말로 행위를 증명한다
승자는 어린아이에게도 사과할 수 있고
패자는 노인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못한다
승자는 패자보다 더 열심히 일하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고
패자는 승자보다 게으르지만 늘 바쁘다고 말한다
승자의 하루는 25시간이고
패자의 하루는 23시간 밖에 없다
승자는 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패자는 이기는 것도 은근히 염려 한다
승자는 구름위의 태양을 보고
패자는 구름속의 비를 본다
승자는 넘어지면 일어서는 쾌감을 알고
패자는 넘어지면 신세를 한탄 한다
승자는 문재 속에 뛰어들고
패자는 문제주변에서만 맴돈다
승자는 주머니속에 꿈이 있고
패자는 주머니속에 욕심이있다
승자는 즐겨쓰는 말을 “다시한번 해보자”이고
패자가 자주 쓰는 말은 “해봐야 별 수 없다”이다
인간은 무엇인가에 몰입 하고 있을 때 기적을 만들어 내는 위대한 능력자로 탈 바꿈하는 위대한 생명체이다.
상담자원봉사 3년을 지내면서-김현옥.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