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 제 32 장. 道常無名(도상무명)
- 백서본 76장
남회근 : 소박하여 꾸밈이 없음의 정신
장치청 : 도는 언제나 이름이 없다
주춘재 : 이름이 만들어지면 욕심이 생긴다
톨스토이 : 영원한 도는 이름이 없다
오강남 : 다듬지 않는 통나무처럼 – 도의 소박성은 지도자의 귀감
김용옥 : 도는 항상 이름이 없다
여운 : 도를 따름은 물 흐르듯 - 도의 효능
32. 道常無名。樸雖小, 天下莫能臣也。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天地相合, 以降甘露, 民莫之令而自均。始制有名, 名亦既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譬道之在天下, 猶川穀之於江海。
도는(道) 늘(常) 이름으로 규정짓지 아니한다(無名). 본래 생김은(樸) 비록(雖) 작았어도(小), 천하의(天下) 그 누구라도 종속시킬 수 없다(莫能臣也). 제후와(侯) 왕이(王) 이같이(若) 능히 지킬 수만 있다면(能守之), 만물이(萬物) 스스로 복종하여(自賓) 받들 것이다(將). 천지가(天地) 서로 결합함으로써(相合以) 단비가 내리고(降甘露), 백성들에게(民) 명령하지 않아도(莫之令而) 스스로 질서가 생긴다(自均). 도는(道) 태초가 시작되면서(始制) 이름으로 규정할 수 있다(有名). 이름 또한(名亦) 처음부터 규정되어 있었기에(旣有), 다스림 또한(夫亦) 장차(將) 그만둘 때를 알게 되는 것이다(知止). 멈출 때를 알게 되니(知止) 위태롭지 않게(不殆) 될 수 있는 것이다(可以). 비유컨대 도가(譬道之) 천하에 존재할 수 있음은(在天下). 마치 시냇물과 계곡물이(猶川谷)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과 같다(之於江海).
The Tao, considered as unchanging, has no name. Though in its primordial simplicity it may be small, the whole world dares not deal with (one embodying) it as a minister. If a feudal prince or the king could guard and hold it, all would spontaneously submit themselves to him.
Heaven and Earth (under its guidance) unite together and send down the sweet dew, which, without the directions of men, reaches equally everywhere as of its own accord.
As soon as it proceeds to action, it has a name. When it once hasthat name, (men) can know to rest in it. When they know to rest in it, they can be free from all risk of failure and error.
The relation of the Tao to all the world is like that of the great rivers and seas to the streams from the valleys.
道常無名(도상무명)。樸雖小(박수소), 天下莫能臣也(천하막능신야)。
남 : 도는 영원히 이름이 없으니, 통나무가 비록 작을지라도, 천하의 누구도 감히 신하로 부리지 못한다.
장 : 도는 언제나 이름이 없고 질박한 것으로 비록 작지만, 천하가 신하로 부릴 수 없다.
주 : ‘도’는 영원하지만 적절한 이름을 붙일 수 없다. ‘도’에 비유되는 박撲은 매우 작지만, 누구도 함부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
톨 : 영원한 도는 이름이 없다. 그것은 나무 조각처럼 중요하지 않지만, 세상은 그것을 자신에게 복종시킬 수 없다.
오 : ‘도’는 영원한 실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엇. 다듬지 않는 통나무처럼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이를 다스릴 자 세상에 없습니다.
김 : 도는 늘 이름이 없다. 통나무는 비록 작지만, 하늘 아래 아무도 그를 신하로 삼을 수 없다.
여운 : 도는(道) 늘(常) 이름으로 규정짓지 아니한다(無名). 본래 생김은(樸) 비록(雖) 작았어도(小), 천하의(天下) 그 누구라도 종속시킬 수 없다(莫能臣也).
道(길 도) - 길, 도리, 이치, 재주, 방법, 근원, 바탕, 기능, 사상, 제도, 가다, 따르다.
常(항상 상) - 항상, 늘, 언제나, 도리, 법도, 규율, 떳떳하다, 항구하다, 일정하다, 숭상하다.
無(없을 무) - 없다, 아니다, 말다, ~하지 않다, 아니 하겠느냐?.
名(이름 명) - 이름, 평판, 소문, 명분, 공적, 글자, 이름나다, 지칭하다.
樸(통나무 박/복) - 통나무, 본디, 바탕, 순박하다, 질박하다, 다듬다, 빽빽하다, 더부룩하다.
雖(비록 수) - 비록, 아무리~해도, 그러나, 밀다, 추천하다.
小(작을 소) - 작다, 적다, 협소하다, 가볍게 여기다, 삼가다, 어리다, 짧다, 낮다, 소인, 첩.
天(하늘 천) - 하늘, 천자, 임금, 천체.
下(아래 하) - 아래, 밑, 뒤, 끝, 부하, 하급, 열등, 내리다, 낮추다, 못하다,
莫(없을 막/모/멱) - 없다, 말다, 불가하다, 조용하다, 드넓다, 장막, 저물다, 어둡다, 덮다.
能(능할 능) - 능하다, 기량을 보이다, 재능이 있다, ~할 수 있다, 응당 ~해야 한다, 능력.
臣(신하 신) - 신하, 백성, 하인, 포로, 종속됨, 신하로 삼다.
也(어조사 야) - 잇기, 어조사, ~이다,~느냐?,~도다,~구나. 발어사 또한, 역시, 다른, 대야.
물리학의 역사는 뉴턴의 만유인력으로 시작하여 열역학 법칙 그리고 가장 작은 세계를 연구하는 양자역학으로 이어진다. 서양철학의 기원은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엠페도클레스(Eμπεδοκλῆς, BC493년경~ BC430년경)는 흙 ,불, 물, 공기4가지 원소들이 서로 융합하여 만물을 이루고, 분해되어 그 뿌리로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서양은 지난 2천 년 동안 화학이 발전하기까지 그렇게 믿었다.
“도는(道) 늘(常) 이름으로 규정짓지 아니한다(無名). 본래 생김은(樸) 비록(雖) 작았어도(小),” 우리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현대과학 정설이다. 현대과학은 빅뱅이 시작하는 순간의 최소 시간10⁻⁴⁴초부터 공간의 시작점인10⁻³⁵m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빅뱅 이전은 모른다.
현대물리학은 표준모델이라는 이름으로 규정짓지 못했던 본래의 작은 것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우주를 구성하고 세상 만물이 돌아가는 이치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설명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연이 지배하던 세상을 이제 인간이 지배하려 시도하고 있다. 그러한 인간의 시도에 노자는 정중하게 가르친다. “천하의(天下) 그 누구라도 종속시킬 수 없다(莫能臣也).”고 말이다.
侯王若能守之(후왕약능수지), 萬物將自賓(만물장자빈)。
남 : 군주가 만일 이를 지킬 수 있다면 만물은 장차 스스로 손님이 될 것이다.
장 : 제후와 왕이 만약 그것을 지킬 수 있다면 만물이 스스로 따를 것이다.
주 : 군주가 도를 따라 지키면 백성들은 스스로 그에게 귀순할 것이다.
톨 : 황제와 공후들이 (나라의) 안보를 걱정할 때, 자연 스스로가 그들을 도울 것이다.
오 : 임금이나 제후가 이를 지킬 줄 알면, 모든 것이 저절로 순복할 것이요.
김 : 제후나 왕이 능히 이 통나무를 지킨다면, 만물이 스스로 질서 지워질 것이다.
여운 : 제후와(侯) 왕이(王) 이같이(若) 능히 지킬 수만 있다면(能守之), 만물이(萬物) 스스로 복종하여(自賓) 받들 것이다(將).
侯(제후 후) - 제후, 임금, 후작, 과녁, 맞이하다, 아름답다, 어찌, 오직.
王(임금 왕) - 임금, 천자, 수령, 으뜸, 할아버지, 왕 노릇, 왕으로 삼다.
若(같을 약) - 같다, 어리다, 이와 같다, 좇다, 너, 만약, 및.
能(능할 능) - 능하다, 능히 할 수 있다, 응당~해야 한다, 재능, 인재, 에너지.
守(지킬 수) - 지키다, 다스리다, 머무르다, 거두다, 손에 넣다, 청하다.
之(갈지) - 가다, 끼치다, 쓰다, 사용하다, 이르다, ~의, 에, 와, ~과, 이에, 을, 그리고, 만일.
萬(일만 만) - 일만, 만무, 대단히, 매우, 많다, 여럿, 절대로, 전혀.
物(물건 물) - 물건, 만물, 사물, 일, 재물, 종류, 사람.
將(장수 장) - 장수, 인솔자, 장차, 문득, 거느리다, 기르다, 나아가다, 받들다.
自(스스로 자) - 스스로, 몸소, 저절로, 자기, 자연히, 본연, 처음, 출처, 좇다, 쓰다.
賓(손 빈) - 손, 손님, 사위, 대접하다, 객지살이, 복종하다, 인도하다, 물리치다, 존경하다.
인간의 도덕심과 이타심 그리고 자비심의 진화는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다. 그것을 우리는 판단력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Go-Stop의 단순성에서 감정이라는 복잡성의 상호작용이다. 자율신경계(自律神經系, autonomic nervous system, ANS)의 교감, 부교감 신경도 결국은 Go-Stop의 촉진하는 교감 신경을 억제하는 부교감 신경과의 길항작용(拮抗作用, antagonism)이다. 이를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라고 한다. 우리 뇌에서는 흥분성 글루탐산염(glutamate)과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가 충동과 억제의 기능을 한다. 우리 몸은 약 6억 년 전 출현한 다세포 동식물이 출현하면서 시작된다. 하나의 진핵세포에서 다세포까지 진화하는 데는 약 14억 년이 흘렀다. 하나의 세포에서 우리 몸을 이루는 약 60조 개의 세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 언어가 바로 호르몬(hormone)이다. 여러 내분비기관에서 만들어진 호르몬은 혈관을 거쳐 신체의 여러 기관으로 운반되어 그곳에서 각각의 호르몬이 지닌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특히 물질대사와 생식, 그리고 세포의 증식에 호르몬이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추신경계를 주요 이동 경로로 이용하는 호르몬을 신경전달물질(神經傳達物質, 영어: neurotransmitter, NT)이라고 한다.(위키백과 참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다세포 동물들은 외부의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해야 하기에 자연선택에 의해 신경계를 갖게 되었다. 복잡한 행동과 사고를 해야 하는 동물은 일련의 감각기관과 복잡한 결정을 내리는 뇌를 더욱 폭발적으로 진화시키게 된다.
동물은 이를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유전자에 의해 작동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발정기이다. 특히 포유류는 발정기라는 유전자가 보내는 신호가 전해져야 짝짓기에 들어간다. 인간처럼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장시간 섹스를 즐겼다가는 바로 포식자들에게 잡아 먹힌다. 동물의 이기심에서 자연이 선사한 복잡한 인간의 뇌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생존에 불리하다는 것을 깨우친 결과이다. 전 지구적으로 80억의 인구가 그래도 비교적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이유는 고차원적 사고의 결과인, 이타심과 도덕심과 같은 배려와 양보 그리고 자발적 협력 없이는 불가능했다. 하버드대학 인간 진화생물학과 리처드 랭엄 교수의 주장대로 내 안의 폭력성과 공격성을 스스로 길들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는“만약 침팬지의 폭력성을 인간이 사는 사회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스타벅스에 같은 무리의 침팬지10마리가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치자. 그런데 스타벅스의 문을 열고 외부 무리의 침팬지 한 마리가 들어오면 외부 무리의 침팬지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안에 있던 침팬지 무리에 의해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그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몇몇 국가를 빼고는 어느 나라에서나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다. 단,독재국가나 군부정권이 지배하는 국가는 대부분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국민을 무력에 의해 강제하거나 억압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자유를 통제하고 바른말 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강제하고 강압한다. 시키지 않은 행동과 시키지 않은 말은 그야말로 고문과 총살이다. 그러니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끊이질 않고, 국민의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업신여기기에 그렇다. 북한과 미얀마가 그걸 증명했다. “제후와(侯) 왕이(王) 이같이(若)능히 지킬 수만 있다면(能守之),” 힘 있는 자가 침팬지가 되어서야 이루어질 수가 없다. 권력자가 침팬지 같은 사고를 하고 있기에 백성을 탄압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니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다. 지난20세기 우리는 군사 정권하에서 수 없는 탄압을 받아 보았기에 저항하였다. 그리고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단시간에 민주주의를 완성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자발적 시민의 집단지성이다. 권력자가 국민을 지배하려 들지 않고 무릎을 꿇고 국민을 섬기니 “만물이(萬物)스스로 복종하게(自賓) 받드는 것이다(將).”
天地相合以降甘露(천지상합이강감로), 民莫之令而自均(민막지령이자균)。
남 : 하늘과 땅이 서로 화합하여 단 이슬을 내리니, 백성이 명령하지 않아도 저절로 균등해진다.
장 : 천지가 서로 합하면 감로가 내린다. 백성은 명령하지 않아도 저절로 균등해진다.
주 : 천지의 기가 교차해 단비가 내리고,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저절로 다스려질 것이다.
톨 : 하늘이 땅과 하나로 합쳐질 때, 이슬이 땅으로 내려왔는데, 이것은 인간이 만들 수 없었다.
오 : 하늘과 땅이 서로 합하여 감로를 내릴 것이요,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이 스스로 고르게 될 것입니다.
김 : 하늘과 땅이 만나 단 이슬을 내리듯이, 백성들은 법령을 내리지 않아도 스스로 제 질서를 찾는다.
여운 : 천지가(天地) 서로 결합함으로써(相合以) 단비가 내리고(降甘露), 백성들에게(民) 명령하지 않아도(莫之令而) 스스로 질서가 생긴다(自均).
相(서로 상) - 서로, 바탕, 도움, 접대원, 담당자, 모양, 돕다, 다스리다, 따르다, 이끌다.
合(합할 합) - 합하다, 모으다, 맞다, 대답하다, 만나다, 싸우다, 짝, 합, 마을, 대궐.
以(써 이) - ~써, ~로, ~를 가지고, ~따라, ~ 때문에, 까닭, 연유.
降(내릴 강/항) - 내리다, 떨어지다, 하사하다, 중히 여기다, 태어나다, 항복하다, 화합하다.
甘(달 감) - 달다, 맛 좋다, 익다, 만족하다, 느리다, 느슨하다, 간사하다, 감귤.
露(이슬 노) - 이슬, 진액, 좋은 술, 드러나다.
民(백성 민) - 백성, 사람, 민심, 어둡다, 잠자다.
莫(없을 막/모/멱) - 없다, 말다, 불가하다, 조용하다, 드넓다, 장막, 저물다, 어둡다, 덮다.
之(갈지) - 가다, 끼치다, 쓰다, 사용하다, 이르다, ~의, 에, 와, ~과, 이에, 을, 그리고, 만일.
令(하여금 영) - 하여금, 가령, 이를테면, 법령, 규칙, 높임말.
而(말 이을 이) - 잇다, 같다, 만약, 뿐, 따름, 그리고, ~로서, ~하면서.
均(고를 균) - 고르다, 평평하다, 가지런히 하다, 비교하다, 널리, 빠짐없이, 두루, 조율기.
“천지가(天地) 서로 결합함으로써(相合以) 단비가 내리고(降甘露), 백성들에게(民) 명령하지 않아도(莫之令而) 스스로 질서가 생긴다(自均).” 천지인의 대동 세상은 이렇게 단순하다. 자연이 내려준 도덕심과 이타심 그리고 정의심으로 세상을 만드니 하늘에서 내리는 비까지도 감로처럼 단비가 내린다. 침팬지의 마음을 버리고 천지를 닮은 사람들이 다스리니 요래라조래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질서를 세우고 평화를 유지한다. 미국 에모리대학 심리학과 프란스 드 발 교수에 의하면 침팬지는 명령 지시형으로 행동한다고 했다. 바로 권위적이다. 인면수심의 침팬지 형 인간은 권유와 타협이 아닌 명령 지시형이다. 그리고 모두 남 탓이다. 나는 이런 유형을 ‘너 때문에 인간’, 즉 내로남불, 안하무인, 아전인수형 동물이라고 한다.
始制有名(시제유명), 名亦既有(명역기유), 夫亦將知止(부역장지지),
남 : 처음부터 큰 재목에는 이름이 있었고 이름 또한 이미 생겼으니, 무릇 장차 멈춤을 알아야 하거늘,
장 : 만물이 처음 생기면 이름이 있었는데, 이름이 이미 있었다면 장차 그럴 줄 알아야 하고,
주 : 이름은 만물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것이고, 이름이 만들어지면 욕심이 생기니, 적절히 멈출 줄 알아야 한다.
톨 : 도가 부분으로 분리되었을 때 이름이 생겼다. 이름이 알려지면 물러나야 한다. 모든 이는 어디에 머물러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오 : [다듬지 않은 통나무가] 마름질을 당하면 이름이 생깁니다. 이름이 생기면 멈출 줄도 알아야 합니다.
김 : 통나무에 한정성을 부여하여 비로소 이름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니, 이름이 일단 생겨난 연후에는 대저 또한 그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여운 : 도는(道) 태초가 시작되면서(始制) 이름으로 규정할 수 있다(有名). 이름 또한(名亦) 처음부터 규정되어 있었기에(旣有), 다스림 또한(夫亦) 장차(將) 멈출 때를 알게 되는 것이다(知止).
始(비로소 시) - 비로소, 바야흐로, 먼저, 앞서서, 일찍, 옛날에, 처음, 시초, 근본, 근원.
制(지을 제) - 짓다, 만들다, 맡다, 바로잡다, 법도, 규정, 절제하다, 억제하다, 금하다.
有(있을 유) - 있다, 소유하다, 존재하다, 많다, 알다, 소유, 자재, 경역.
亦(또 역) - 또, 또한, 만약, 가령, ~도 역시, 단지, 이미, 모두, 쉽다, 크다.
既(이미 기/희) - 이미, 벌써, 원래, 처음부터, 이윽고, 끝나다, 쌀.
夫(지아비 부) - 지아비, 남편, 사내, 장정, 선생, 저, 대저, ~도다,~구나, 다스리다, 많다.
將(장수 장) - 장수, 인솔자, 장차, 문득, 거느리다, 기르다, 나아가다, 받들다.
知(알지) - 알다, 알리다, 나타내다, 맡다, 대접하다, 사귀다, 친한 친구, 짝, 슬기, 지식, 앎.
止(그칠지) - 그치다, 끝나다, 그만두다, 멎다, 억제하다, 머무르다, 한계, 겨우, 오직.
유럽 입자물리학 연구소(粒子物理學硏究所, 프:Conseil Européen pour la Recherche Nucléaire, CERN)는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스 사이의 국경지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학 연구소이다. CERN에는2008년 완공된 세계에서 가장 큰 입자가속기인 거대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를 이용해 입자를 매우 빠른 속도로 충돌시키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우주대폭발(빅뱅) 상태를 재현시키기 위해서다. LHC는 지금까지 건설된 과학 연구 장비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복잡하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지하에 있으며, 높은 에너지의 입자로 된 빔 두 개를 원둘레가 약27km인 고리 모양의 파이프를 통해 가속한다. 때때로 두 빔이 부딪히면서 대개는 금방 사라지는 이상한 입자들이 생성되는데, 그 결과가 파이프 주변에 있는 검출기에 기록된다. LHC의 목표는 존재할 수 있는 아원자 입자의 목록을 밝히는 것과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지배하는 법칙을 알아내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실험을 통해 대폭발에 대한 지식을 정교하게 다듬고, 아직 그 원리가 밝혀지지 않은 우주 현상을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대폭발과 비슷한 환경은1분도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이 실험이 새로운 대폭발을 일으키거나 새로운 우주를 만들 가능성은 없다.
LHC의 성공 가운데 한 가지는 대폭발 이후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까지 존재했을 자유로운 쿼크와 글루온의 혼합상태인 쿼크-글루온 플라스마의 생성이다. 이것은2015년 양성자와 납의 원자핵 간의 충돌로 만들어졌는데,이때 만들어진 아주 작은 불덩어리 안에서 모든 것이 즉시 쿼크와 글루온으로 붕괴했다. 2012년에는 오랫동안 찾았던 질량이 크고 아주 잠깐 존재하는 입자인 힉스 보손이 검출됐다. 힉스 보손의 존재는 힉스장이라는 에너지장의 존재를 확인시켜줬다. 힉스장은 그 안을 지나는 입자에 질량을 준다. 이 과정은 대폭발에서도 중요한데, 쿼크와 같은 입자가 우주 최초의 순간에 어떻게 질량을 얻었는지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입자가 질량을 얻으면 속도가 느려지고 서로 결합해 양성자와 중성자 같은 복합입자가 될 수 있다. LHC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특히2014년에 펜타쿼크(네 개의 쿼크와 하나의 반쿼크로 이루어졌다) 검출에 성공함으로써 쿼크를 서로 붙잡아 주는 강력에 대해 자세히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138억 년 우주 거대사 빅히스토리)
“도는(道)태초가 시작되면서(始制)이름으로 규정할 수 있다(有名). 이름 또한(名亦) 처음부터 규정되어 있었기에(旣有), 다스림 또한(夫亦) 장차(將) 멈출 때를 알게 되는 것이다(知止).” 자연의 도는 이토록 신비롭고 경이로운 것이다. 입자가 질량을 얻지 못한 사태로 우주에 퍼져, 힉스입자가 없었다면 만물의 씨앗을 만드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 수 없었다. 절묘하게 잡혀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되고 에너지가 되어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 준 것이다.
知止可以不殆(지지가이불태)。譬道之在天下(비도지재천하), 猶川谷之於江海(유천곡지어강해)。
남 :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을 수 있다. 비유컨대 도가 천하에 있음은 마치 시냇물과 골짜기의 물이 강과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
장 : 그칠 줄 알아야만 위태롭지 않다. 비유하건대 도가 천하에 행해지는 것은 골짜기 시내가 강과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
주 : 적절히 멈출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 도의 법칙을 세상에 비유하자면, 모든 계곡물이 개천이 되고 강이나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
톨 : 물러나야 하는 것을 알고 물러나는 자는 (도덕적인) 타락을 알지 못할 것이다.
오 : 멈출 줄을 알면 위태롭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세상이 다시 도로 돌아감은 마치 개천과 계곡의 물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듦과 같습니다.
김 : 그침을 알아야 위태롭지 아니할 수 있다. 도가 천하에 있는 것을 비유하면, 온갖 계곡의 시내들이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과도 같다.
여운 : 멈출 때를 알게 되니(知止) 위태롭지 않게(不殆) 될 수 있는 것이다(可以). 비유컨대 도가(譬道之) 천하에 존재할 수 있음은(在天下). 마치 시냇물과 계곡물이(猶川谷)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과 같다(之於江海).
殆(위태할 태) - 위태하다, 해치다, 의심하다, 피곤하다, 지치다, 두려워하다, 거의, 대개.
譬(비유할 비) - 비유하다, 설명하다, 깨우치다, 인도하다, 깨닫다, 비유, 비유컨대.
在(있을 재) - 있다, 존재하다, 찾다, 보다, 살피다, 묻다, 제멋대로 하다, 곳, 장소, 겨우, ~에.
猶(오히려 유) - 오히려, 가히, 다만, 이미, 크게, ~부터, 그대로, 마땅히, 원숭이, 망설이다.
川(내 천) - 내, 물귀신, 굴, 깊숙하게 패인 곳, 들판, 계속해서, 끊임없이.
谷(골 곡) - 골, 골짜기, 깊은 굴, 경혈, 곡식, 곤궁.
江(강 강) - 강, 큰 내, 양자강, 공물을 바치다.
海(바다 해) - 바다, 바닷물, 많이 모인 곳, 널리, 해외.
우연의 법칙은 나를 내려놓고 자연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다. 아등바등, 허겁지겁, 헐레벌떡 해봐야 결국 인생은 제자리다. 깨달음은 결국 자연의 위대함에 기대는 것이다. 그것이138억 년 동안 우주가 만든 질서이다. 그게 상도(常道)이자 본디 그러한 질박함(樸)이다. 자연의 멋과 맛을 아는 능력 그게 도를 깨우치고 실천하는 것을 아는 지혜이다.
“멈출 때를 알게 되니(知止) 위태롭지 않게(不殆) 될 수 있는 것이다(可以). 비유컨대 도가(譬道之) 천하에 존재할 수 있음은(在天下). 마치 시냇물과 계곡물이(猶川谷)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과 같다(之於江海).”
침팬지의 뇌로는 노자의 경지를 절대로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기에 도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사람은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은 사람과 먼지보다도 낮고 바늘구멍보다 좁은 사람이 공존하고 있다. 배움과 깨달음은 먼지에서 바늘구멍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한글비교역주 참고 문헌
남회근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 – 번역 설순남
남회근(Nan Huai-Chin, 南懷瑾, 1918~2012) 선생을 소개한다. 본문에는 [남 : ~ ]으로 표기되었다. 부·키 출판사에서 2012년 초판 출판되었다. 1987년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본으로 ‘남회근 저작선 5’의 시리즈물이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의 승려, 종교학자, 작가이다. 현대 중국에서 존경받는 영적 스승인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 불교 부흥의 주요 세력으로 여겨졌다. 1918년 절강성 온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서당 교육울 받으며 사서오경을 읽었다. 17세에 중국 항주 국술원에 들어가 각 문파 고수들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한편 문학, 서예, 의약, 천문 등을 익혔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사천(四川)으로 내려가 장개석이 교장으로 있던 중앙군관학교에서 교관을 맡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다. 교관으로 일하던 시절 선생에게 영향을 준 스승 원환선(袁換仙, 1887~1966)을 만나 삶의 일대 전환을 맞는다.
1942년 25세에 원환선이 만든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 제자가 되었고, 스승을 따라 근대 중국 불교계 중흥조로 알려진 허운(虛雲, 1840~1959) 선사(先師)의 가르침을 배웠다. 불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 불교 성지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하면서 대장경을 독파하였고,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 받고 수행경지를 인증받았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가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 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을 열람하고, 이후 여산 천지사 곁에 오두막을 짓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봄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 보인대학 등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면서 수련과 저술에 몰두하였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동서학원을 창립하였고, 1988년 홍콩을 거주지를 옮겨 칠 일간 참선을 행하는 선칠 모임을 이끌며 교화사업을 하였다. 1950년대 대만으로 건너간 후부터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불도가 경전을 강의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사상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철저히 현실에 기초한 삶의 자세, 사람을 끌어당기는 유머를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이 있다. 2006년 이후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태호대학당을 만들어 교육사업에 힘을 쏟다가 2012년 9월 29일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부키 – 2013년 1월 8일 초판
번역 - 설순남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사회과학원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 『황준헌 시선』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학 강의』 『맹자와 공손추』 『노자타설』 『맹자와 양혜왕』 『약사경 강의』 등이 있다.
2. 장치청 『도덕경 완전해석』 - 번역 오수현
두 번째로 소개할 장치청(張其成장기성, Zhang-Qicheng, 1959~) 교수로 본문에는 [장 : ~ ]으로 표기되었다. 중국 고전 연구의 권위자이자 역학과 중의학 분야의 석학이자 대중적인 양생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북경중역국학원 원장과 북경중의약대학 경영대학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북경대학·청화대학 특별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방송 CCTV, 북경 TV 등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문의 대중화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 유산 명의 ‘북송의 장일첩(張一帖, 1130~1200)’ 가문의 제15대 계승자로, 훈고학의 대가 베이징중의학대학 교수 첸차오천(錢超塵, 1036~2022)과 역학의 대가 베이징대학 철학과 주보쿤(朱伯崑, 1923~) 교수에게 사사했다. 1992년 중국 최초로 『역학대사전』, 『역경응용대백과』 등을 편찬했고, 《역도주간》을 창간하여 유교, 도교, 불교, 의학과의 융합적인 차원에서 ‘역(易)’에 접근하고자 했다. 2003년부터 북경대학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전 강의를 시작했으며, 멘토제 서원을 세워 ‘중국학의 지혜를 적용한 경영모델’ ‘오행을 통한 인재관리 시스템’을 제시했다. 국가급 석사 교재 『중국전통문화개론』을 편찬하는 등 현재까지도 국학 5대 경전 『주역』, 『논어』, 『도덕경』, 『육조단경』,『황제내경』을 강연하는 ‘고전멘토’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현대 국학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선정되어 “국학 연구의 일인자”로 칭송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주역 완전 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논어 완전 해석』, 『육조단경 완전 해석』, 『황제내경 완전 해석』, 『역경 양생 대도』, 『유가 양생대도』, 『불가 양생대도』, 『도가 양생대도』, 『주역 인생 지혜』 등 다수가 있다. (yes 24 작가소개)
판미동 - 2022년 2월 7일 1판 1쇄 찍음
옮긴이 - 오수현
숙명여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산동과기 직업전문대학 한국어과 교사, ㈜효성, KELLEY ASSOCIATES를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주역 완전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자치통감: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제왕의 책』,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 『나의 최소주의 생활』,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시의 격려』, 『세포가 팽팽해지면 병은 저절로 낫습니다』, 『오늘, 뺄셈』, 『중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움직이는가』, 『비즈니스 삼국지』 , 『똑똑한 리더의 공자 지혜』, 『똑똑한 리더의 노자 지혜』 외에도 다수가 있다.
3. 주춘재 『만화 도덕경』 - 번역 박영재
세 번째로 소개할 분은 저우춘차이(周春才 1957- ) 선생이다. 본문에는 [주 : ~]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생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중국문화의 연구와 대중화에 전념해왔다. 서양 문화와 비교를 통해 과학과 철학을 포함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새롭고 참신한 해석을 전개해 내외의 주목을 모았다. 만화를 넘어서는 풍부한 내용과 생동감 있는 작품 이미지로 광범위한 전문가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십여 개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예기 : 모두들 알지만 아무도 안 본 사서오경》, 《만화 주역》, 《만화 논어》, 《만화 노자》, 《만화 장자》, 《화설 황제내경》 등이 있다. (yes 24 작가소개)
가갸날 - 2021년 8월 10일 초판
번역 박영재
고려대학교와 타이완 정치대학교 동아시아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4. 러시아 최초의 완역본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 최재목 역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러시아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영어: Lev Nikolayevitch Tolstoy, 1828~1910) 러시아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이다. 본문에는 [톨 : ~ ]로 표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이다.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 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하게 생활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다.
1852년 문학지 [동시대인]에 처녀작인 자전소설 중편 「유년 시절」을 발표하여 투르게네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소년 시절』을, 1856년에는 『청년 시절』을 썼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여 전쟁에 참여했다. 당시 전쟁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크림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18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1859년에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에 농민학교를 세우는 등 농촌 계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농민학교를 세웠다.
34세가 되던 1862년에 소피야 안드레예브나와 결혼하여 슬하에 모두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볼가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1869년 5년에 걸쳐 집필한 대표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73년에는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시작해 1877년에 완성했으며,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등의 작품이 쓰인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를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고,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소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와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1886), 『크로이처 소나타』(1889),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는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8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왜곡된 사상과 이질적인 현실에 회의를 느껴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추구했다. 그는 고귀한 인생 성찰을 통해 러시아 문학과 정치, 종교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고, 인간 내면과 삶의 참 진리를 담은 수많은 걸작을 남겨 지금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과 진리를 사랑했던 대문호 톨스토이. 그는 세계 문학의 역사를 바꾼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이자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지금 보아도 여전하다. 특히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이며,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yes 24 작가소개)
그러나 그가 『노자, 도덕경』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최초로 러시아어 완역서『노자, 도덕경』을 남겼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부처와 불교, 노자와 공자에 심취하였다. 특히 그는 『노자, 도덕경』의 ‘도道’와 ‘무위(無爲)’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무위사상은 바로 그의 무저항, 박애, 비폭력 평화주의와 공명하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어로 된 『노자, 도덕경』 완역본을 희망한지라 여러 차례 번역을 시도하였다. 마침 모스코바 대학에 유학 와 있던 일본인 고니시 마스터로를, 그의 지도교수인 그로트(톨스토이 친구)를 통해서 만나, 1892년 11월부터 1893년 3월에 걸쳐서 『노자, 도덕경』의 러시아 역을 완성한다. 이것이 러시아 최초 완역 『노자 도덕경』이다. (본문 중)
21세기문화원 - 2021년 1월 20일 1쇄 인쇄
역주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원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하버드대 · 도쿄대 · 베이징대 · 라이덴대 등에서 연구하였다.
‘한국양명학회장’ 및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전공은 동아시아 양명학 비교(동아시아사상사비교)이며, 저·역서와 감수한 책으로는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근대 일본의 양명학』,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제8시집), 『풍수 환경학』, 『불교 도상학』 등 50여 권이 있다.
5. 『오강남 풀이 도덕경』
종교학자 오강남(1941~) 교수님이시다. 8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존경하는 스승이시기도 하다. 본문에는 [오 : ~ ]로 표기.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Regina)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더불어 ‘종교너머, 아하!’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교에서 「화엄華嚴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동안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서강대 등에서 객원교수,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AAR)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노장사상을 풀이한 『도덕경』, 『장자』, 종교의 이해와 분석을 담은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 『종교 너머, 아하!』가 있으며, 최근 인생과 종교에서의 깨달음을 담은 『움켜쥔 손을 펴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펴냈다. 번역서로서는 『종교다원주의와 세계종교』, 『살아계신 붓다, 살아계신 그리스도』, 『귀향』, 『예언자』, 『예수 하버드에 오다』, 등이 있다.
현암사 – 개정판 2010년 3월 15일
6. 도올 김용옥 역주 『노자가 옳았다』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선생은 대한민국의 철학자, 종교학자, 사상가, 한의사, 대학 교수이다. 본관은 광산. 호는 도올(檮杌)이다. 본문 [김 : ]으로 표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천안 대흥동에서 광제의원을 운영한 집안의 6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초등학교를 천안에서 졸업하고, 보성중·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한국신학대학교 신학과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72년 9월 중화민국으로 가서 국립 타이완 대학 철학연구소에서 2년간 수학하면서 〈노자 "자연" 철학에서의 "무위" 의 기능(老子「自然」哲學中「無爲」之功能)〉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 일본으로 가서 1977년까지 도쿄 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에서 수학하며 〈왕선산의 동론(王船山の動論)〉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77년에 미국으로 가서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방학과 대학원과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는데, 하버드에서 〈왕부지王夫之의 철학, The Philosophy of Wang Fu-zhi(1616~1692)〉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에 입학하여 한의학사학위도 취득하였다.
대학교수, 철학자, 사상가, 언론인, 한의사,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희곡 작가, 극단의 단원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활동하였다. 동, 서양 철학과 종교사상까지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저작 활동을 벌였다. 1982년 9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부교수가 되고 1985년 9월에는 동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1986년 양심선언(‘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직을 사퇴한 후 여러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 등을 강의했다. 1988년 무렵부터 방송 강연에 출강하였다.
그는 문화계에서도 몇 가지 활동을 했다. 악서고회(樂書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국악을 콘템포러리 뮤직으로 승화시키는 다양한 기초작업을 하였다. (1984년 3월~1987년 12월). 한국의 전통음악을 이끄는 대표적 주자, 백대웅, 김혜숙, 박범훈, 송방송, 이성천, 권오성, 최종민, 이보형, 양승희 등이 참여했다. 이후 한대수와 록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도도회(檮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 교수들과 그 대학 출신 화가들(이종상, 김병종, 김호득, 장상의, 심현희, 장혜용, 이민주 등)과 정기적인 활동을 했다. (1988년 6월~1999년 6월)
영화와 연극 활동도 했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당극으로 유명한 극단 ‘미추’를 손진책, 김성녀와 함께 창단(1986년 8월)하여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많은 연극 작업을 했다. 《시간의 그림자》, 《그 불》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잠시 영화인 심포지움을 만들어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이장호, 김호선, 하명중, 정지영, 박광수, 이두용, 황기성 등과 활동했다. 이후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 《개벽》, 《취화선》의 대본을 썼고, 특히 《취화선》은 2002년 55회 깐느영화제 감독상을 획득하였으며 《개벽》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덕화는 본인(김용옥)이 진행자로 활동 중인 KBS 2TV 《도올학당 수다승철》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취화선》과 《왕의 남자》의 자막은 직접 영역했다.
유기화학자 친형 김용준과 함께 신과학운동 세미나를 주도하고, 대우재단지원 과학사상연구회(科學思想硏究會)를 설립했다. (1984년 3월~1990년 2월)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자, 과학사상가들(조순탁, 이성범, 장회익, 김두철, 서정선, 신중섭, 이봉재 등)이 참여했으며 이후 꾸준히 과학과 철학이라는 학술지를 출간했다.
1989년에는 한국사상사연구소(Korean Institute of Classical Studies)를 세워 한국고전 최초의 일자색인인 《삼국유사인득》을 출간했다. 이 작업은 후에 제자 김현 교수의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전체 한글번역 프로그램인 CD-ROM작업으로 이어져 한국학의 신기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한류의 원류인 사극 드라마들의 희곡작업의 근간을 이루었다.
1993년에는 도올서원을 세워 15기에 걸쳐 3,000여 명의 학생을 배출해 한학의 배경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이 사회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민족문화추진회의 한국고전국역사업을 지원하였고, 그 기관은 이후 한국고전번역원으로 승격되었다.
1989년에는 태권도철학세미나를 개최하여 무술의 본질과 태권도 문화의 세계화를 논하였다. 유병관, 양진방, 김영선, 김용범, 최의정, 임신자, 바비 클레이튼(Bobby Clayton), 스티븐 카프너(Steven D. Capener) 등이 참여했고 이 세미나의 결과물로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를 집필, 출간했다. 이 작업의 정신과 성과는 이후 무주 태권도공원으로 이어졌다.
한의대 졸업 후 ‘도올한의원’을 개원하여 2년간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 언론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중앙일보에는 《도올고함(檮杌孤喊)》이라는 칼럼을, 중앙선데이에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신발굴 성서자료)를 연재하였다. (위키피아)
통나무 – 2020년 10월 9일 출간
마지막으로 영어 번역본을 실었다. 아마도 그의 번역본을 영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화이트헤드와 그의 제자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읽었다. 러셀은 1920년 북경대학에서 1년간 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의 실존철학자 카를 야스퍼스(1883~1969),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등이 읽었다. 아마 수많은 서양의 지식인들이 작은 분량의 동양고전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청나라 말에 선교사로 왔다가 중국 고전의 깊은 뜻에 놀라 일부 청나라인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 고전을 영문으로 번역한 제임스 레게의 영문본을 찾아 옮겨 보았다.
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영국의 언어학자, 선교사, 생물학자, 번역가이다. 그는 중국 고전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 초기 번역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Legge는 말라카와 홍콩에서 런던 선교사 협회 (1876-1897)의 대표로 봉사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최초의 중국학과 교수 (1875-1879)였다. Max Müller와 함께 그는 기념비적인 동양의 신성한 책 시리즈를 썼다. (위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