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다1313 판결
[손해배상(기)][공2009상,755]
【판시사항】
[1] 상품의 허위·과장 광고가 기망행위가 되는 경우
[2]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요건 및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과실에 의한 방조가 가능한지 여부(적극)
[3] 아파트 최상층 분양에 있어 중요한 사항인 다락의 형상에 관하여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로 허위·과장한 내용의 분양광고를 한 사안에서, 분양자(시행사) 뿐만 아니라 시공사도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된다고 하겠으나,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2]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에 있어서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 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 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의 해석으로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3] 아파트 최상층 분양에 있어 중요한 사항인 다락의 형상에 관하여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로 허위·과장한 내용의 분양광고를 한 사안에서, 분양자(시행사) 뿐만 아니라 시공사도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한 사례.
※ 참조
■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①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전항과 같다.
③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10조, 제751조 [2] 민법 제760조 [3] 민법 제110조, 제76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3. 8. 13. 선고 92다52665 판결(공1993하, 2417)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44194 판결
[2] 대법원 1982. 6. 8. 선고 81다카1130 판결(공1982, 638)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8다31264 판결(공1999상, 222)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41749 판결(공2000상, 1172)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2181 판결(공2001하, 1353)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1외 1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국병)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현지산 담당변호사 박기웅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8. 12. 2. 선고 2008나3770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66조의 명문의 규정과 우리 민사소송법이 취하고 있는 변론주의 소송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통상의 공동소송에 있어서 공동소송인 가운데 한 사람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 사실은 다른 공동소송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다( 대법원 1968. 5. 14. 선고 67다2787 판결,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19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시행사인 소외 주식회사와 시공사인 피고 회사를 공동피고로 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함에 있어서, 소외 주식회사에 대하여는 이 사건 분양광고가 계약내용에 편입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채무불이행책임을 구하고, 피고 회사에 대하여는 이 사건 분양광고가 허위·과장 광고라고 주장하며 불법행위책임을 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분양광고의 내용이 분양계약의 내용이 되어 소외 주식회사가 이에 대한 담보책임을 진다고 보는 이상, 이 사건 분양광고가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지 아니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 회사를 상대로 기망행위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따져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공동피고 가운데 한 사람인 소외 주식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분양광고가 계약내용에 편입되었다고 주장하였고, 이러한 주장에 기하여 소외 주식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계약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할지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고들과 다른 공동피고인 피고 회사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이에 반하여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 성립 주장이 그 자체로 이유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공동소송의 법리 및 변론주의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제2점에 대하여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된다고 하겠으나,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3. 8. 13. 선고 92다52665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44194 판결 등 참조).
한편,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에 있어서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 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 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며 ( 대법원 1982. 6. 8. 선고 81다카1130 판결,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2181 판결 등 참조),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의 해석으로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8다31264 판결,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4174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가정적 판단)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분양광고는 시행사인 소외 주식회사가 주관하여 제작하거나 광고한 것이므로, 이 사건 분양광고에 허위나 과장된 내용이 있다 하여도 피고 회사가 이에 적극 가담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사수급인에 불과한 피고 회사에게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 회사가 분양광고나 분양안내책자 등에 자신을 시공자로 표기하는 것을 승낙하고 분양안내책자 내용에 대하여 승인하였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보아,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로서 기준층에 비하여 23,720,000원 내지 31,423,000원을 더 지급하기로 하고 최상층을 분양받았는데 그 주된 이유는 최상층의 경우 바닥과 천정 사이에 다락을 설치함으로써 바닥 면적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별도의 공간을 마치 복층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였기 때문인 점, ② 분양안내책자에 수록된 이 사건 아파트 최상층의 조감도에 따르면 다락의 지붕은 수평으로 되어 있고, 다락에 책상과 의자가 설치되어 있으며, 다락의 벽에는 벽걸이 텔레비전과 비슷한 크기의 액자가 걸려 있고, “수납공간 및 개인 취미생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다락방을 설치하였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는데, 분양광고의 내용도 그와 같았고, 견본주택에 설치된 최상층의 모형 다락 내부에는 책상과 의자 등이 배치되어 있었고 그 안에서 일상적 주거생활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 점, ③ 그러나 실제로 원고들이 입주한 이 사건 아파트 최상층 다락의 경우 천장은 약 30° 정도 경사지고, 천장의 높이는 낮은 곳이 46㎝~55㎝, 높은 곳이 140㎝~152㎝ 정도로서 일상 생활이 곤란한 형상(구조나 크기)인 점, ④ 이 사건 분양광고는 소외 주식회사가 주관하기로 하였지만, 피고 회사는 시행사인 소외 주식회사와 정기적으로 분양대책회의까지 개최하였고, 분양계약상 아파트 분양대금도 시행사가 아닌 피고 회사의 계좌로 바로 입금하도록 되어 있는 점, ⑤ 이 사건 분양안내책자의 뒷부분에는 피고 회사의 이미지광고, 기업연혁과 상호가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분양광고에 자신의 상호 등이 사용됨을 용인하고 분양안내책자를 사전에 검토하여 승인한 바 있고, 원고들은 시행사인 소외 주식회사보다는 피고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판단하면, 소외 주식회사가 이 사건 아파트 최상층 분양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인 다락의 형상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한 이 사건 분양광고는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허위·과장된 내용이 존재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고, 피고 회사는 위 불법행위에 관하여 소외 주식회사와 공모하거나 적어도 방조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다만, 원고들은 소외 주식회사에 대하여는 그 선택에 의하여 불법행위책임이 아니라 계약책임을 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에게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속단한 원심의 가정적 판단에는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충분히 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