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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나오는 단어들 - 3
오늘도 불교 사전에 나오는 단어들 입니다.
◆ 기특奇特은 불교에서 나온 말
어리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귀엽게 보고 칭찬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기특하다'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신통하여 귀염성이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풀이에 따르면 '기특하다'는 말하는 이나,
글 쓰는 이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귀엽게 보고 칭찬할 때 쓰이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할아버지가 손주놈을 일컬어
'기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낱말이 애초에 불가佛家에서 사용될 때에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일”,
곧 중생제도衆生濟渡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지니고
무색계無色界의 천상에서
인간으로 내려오신 인류구원의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 방등계단이란,
김제 금산사 경내 북쪽에 송대松臺라는 높은 대가 있는데
대 위에 석종형 부도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앞쪽에 오층석탑이 서있습니다.
이 계단을 방등계단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통도사의 계단을 금강계단이라고 하는 것과
의미상으로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방등이란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이 계단이 출가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부대중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곳은 대구광역시 달성의 용연사 석조계단이 있습니다.
용연사 내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이 계단은
다른 계단과 마찬가지로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셔두고 있습니다.
임진왜란(1592) 때 난을 피해
묘항산으로 옮겼던 통도사의 부처님 사리를 사명대사의 제자
청진스님이 다시 통도사로 옮길 때 합니다.
그 앞쪽으로 적멸보궁이라는 편액이 붙은 법당이 건립되어 있는데,
이것은 통도사의 경우가 같고 금산사의 경우와는 다릅니다.
절 안에 세워져있는 《석가여래비》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고
이 계단을 쌓았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 기록을 통해
조선 광해군 5년(1613년)에 계단이 완성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금강역사金剛力士, 금강문金剛門
금강문金剛門 중앙칸을 통로로 하여
좌측에 밀적금강역사密迹金剛力士와
우측에 나라연금강역사那羅延金剛力로 모셔진 금강역사는
불교를 지켜주는 수문장의 역할로 허리에만 옷을 걸치며
날쌔고 용맹스러운 모습이며 얼굴은 험상궂게 생겼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지켜 서서
도량에 삿된 무리의 출입으로 오염汚染되는 것을 막는다.
손은 권법拳法을 짓거나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있는 독특한 모습이며
금강과 같은 지혜로서 번뇌를 꺾어 없애므로 금강역사라고 합니다.
금강역사金剛力士는
여래의 비밀스러운 사적事蹟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겁現劫 천불千佛의 법을 수호한다고 합니다.
금강문은 사찰에 따라 인왕문仁王門이라고도 합니다.
부처님의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두 분의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는 문입니다.
왼쪽에 입을 벌리고 서 계신 분은 밀적금강역사密迹金剛力士이고,
오른쪽에 입을 다물고 서 계신 분은 나라연금강역사那羅延金剛力입니다.
이 두 분을 합쳐서 우주 만물의 처음이자
마지막을 상징하는 진언 “옴”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상체를 벗고 손에는 금
강저를 들고서 아무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불법을 훼방하는 사악한 세력을 경계하기 위한 것입니다.
‘밀적密迹’은 자취를 드러내지 않음이고,
‘나라연那羅延’은 힘이 몹시 세다는 것입니다.
오른쪽의 나라연금강역사那羅延金剛力는
‘아’ 하는 소리를 내고 공격할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출발시점에서 진취적으로 나아감을 뜻하며 아금강阿金剛이라고도 합니다.
천상계의 힘을 가져
그 힘이 코끼리의 100만 배나 된다고 하며 천상계를 지킵니다.
왼쪽에는 위엄과 용맹을 뽐내는 밀적금강역사密迹金剛力士이 있습니다.
밀적금강密迹金剛은 그 모습이 입을 다물고
‘훔’하는 소리를 내며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소멸의 단계에서 거두어들이는 것을 상징하며
부처님을 항상 호위護衛합니다.
두 금강역사는 힘만 센 것이 아니라
밝은 지혜를 두루 갖추고 있음을 상징하여
큰 원형의 두광頭光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금강역사가 뜻하고 있는
‘아’ 와 ‘훔’을 합한 글자는 옴으로써
영원함, 완성, 조화調和, 통일, 성취를 뜻합니다.
조형미造形美로는 석굴암石窟庵의 ‘아’,
‘훔’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이 세계제일이라 자부합니다.
금강역사는 호법신장의 대표적인 신장으로 모양이 다양합니다.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부처와 불법을 수호하는데.
보기만 해도 힘이 솟구치고 가슴을 뛰게 합니다.
금강은 원래
팔대보살八大菩薩이 화현하여 나타난 팔대명왕八大明王을 말합니다.
명왕明王이란 보통의 방법으로 교
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구재救濟하기 위해서
분노의 상像으로 나타난 존尊을 말하며,
팔대보살八大菩薩이 화현하여 나타난 팔대명왕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두명왕 - 관세음보살, 대륜명왕 - 미륵보살,
馬頭明王 - 觀世音菩薩, 大輪明王 - 彌勒菩薩,
군다리명왕 - 허공장보살, 보척명왕 - 보현보살,
軍茶利明王 - 虛空藏菩薩, 步擲明王 - 普賢菩薩,
강삼세명왕 - 금강수보살, 대위덕명왕 - 문수보살,
降三世明王 - 金剛壽菩薩, 大威德明王 - 文殊菩薩,
부동명왕 - 제개장보살, 무능승명왕 - 지장보살.
不動明王 - 除蓋障菩薩, 無能勝明王 - 地藏菩薩.
이와 같은 보살菩薩들이
금강金剛으로 화현化現할 때 나타나는 팔대금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청제재금강靑除災金剛 2. 벽독금강碧毒金剛
3. 황수구금강黃隨求金剛 4. 백정수금강白淨水金剛
5. 적성화금강赤聲化金鋼 6. 정제재금강定除災金剛
7. 자현신금강紫賢神金鋼 8. 대신력금강大神力金剛
8대 금강이 갖고 있는 무기도 다양해서
그들이 손에 든 무기를 잘 살펴보면 옛날의 무술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의주, 긴 창, 도끼, 금강저, 칼, 바위, 삼지창, 장풍 등을
무기로 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귀면문鬼面紋
귀면문鬼面紋은 벽사辟邪,
즉 사귀邪鬼를 물리치려는 의도에서 수용된 것입니다.
고대 인도에 등장하는 이 얼굴은 범어로
“키르티무가Kirttimukha인데,
”영광의 얼굴“이라는 뜻으로
사악한 자를 물리치고 참배자를 보호하는 불교의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고대의 도철문饕餮紋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도철饕餮은 “탐욕의 짐승”이라 뜻으로
대식가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악의 화신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고대사회의 조신제祖神祭 가운데
지하의 망령을 달래는 원시 주술적인 진혼의례에서 시작된
망령의 모습으로 몸체가 없고 얼굴만 나타내는 것이 특징인데,
두 개의 커다란 눈과 휘어져 뻗어 나온 어금니로 무장한
무시무시한 아래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으며,
실제로 고대 청동 용기나 그릇 등에는 무절제한 포식을 경계하기 위하여
이 문양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철 그림은 주로 공공건물의 현관 앞에 서 있는
영벽影壁에 양각되어 있는데 악령으로부터 도출되는 유해한 기운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찰에 그려진 귀면문鬼面紋은
창호의 궁창부와 추녀부리에 주로 장식되는데
뿔이 돋아 있고 눈썹이 강조되며,
날카롭게 수염이 휘날리고 크고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송곳니 등 용龍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도형은 우리 옛 민속에 나타나는 도깨비 형상과 유사한 것으로,
황소탈이나 사자탈, 용면龍面의 형태로 묘사되는 등
구전으로 전해오는 신화나 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의 고유한 형상으로 재창조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불교 속에 나오는 단어들이
심오한 뜻을 가진 것을 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 차시기 바랍니다.
2023년 07월 04일 오전 05:18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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