炙 (구울 : 적)
▶이 〈적〉자는 불 화(火)변에서 4획을 찾으면 만날 볼 수 있다.
이 글자가 지니고 있는 뜻은? 「구울」이다.
이 구울(적)자는 글자 모양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고기 육(⺼=肉)자와 불 화(火)자로 이루어진 글자다.
다시 말해「살코기(⺼=肉)를 불(火)에 굽는 행위를 말한다.」
이 적(炙)은 고기를 양념하여 꼬챙이에 꿰어 굽는 조리법의 일종이다.
「석명 (釋名:중국 최초로 독음에 근거해 어원을 파헤친 사전으로 지은이는 동한 때의 유희(劉熙)」기록에 의하면
맥적(貊炙:선사시대에 불을 익히면서 사용하게 된 가장 기본적인 불고기 유형)은 통으로 구어 각자가 칼로 잘라 먹는 것으로 호맥(胡麥)에서 온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고구려시대의 고구려인들이 즐겨먹던 불고기를 일컫는다.
따라서 고기를 작게 자르고 채소 등 다른 재료를 넣고 함께 굽는 일반적인 「적」과는 좀 다르다고 하겠다.
▶우리나라 민족의 생활 변천 과정을 미루어 보아 고대 우리민족은 사냥과 유목생활(桓환 · 韓한)을 주로 하였기 때문에 고기를 많이 먹었으나
농경사회(漢)로 정착하게 되면서부터 고기 구경하기가 쉽지 않으면서 점차 고기를 잘게 잘라 꼬챙이에 꿰어 쓰게 된 것으로 본다.
▶현재 제상에 올리는 〈육적〉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크고 넓게 저며서 굽는데 이것이 가장 원형에 가까운 〈적〉의 형태로 남아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적〉은 크게 산적 · 누름적 · 지짐누름적으로 나누는데 산적은 익히지 않은 재료를 각각 같은 길이로 썰어서 양념하여 꼬챙이에 꿰어 굽는 것을 말하고,
누름적은 재료를 미리 익힌 뒤 꼬챙이에 꿰어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을 씌어 전(煎)을 붙이듯이 번철에 지지는 요리 방식을 말한다. ■
※ 추가정보
▶[맥적]
돼지고기를 넓적하고 두툼하게 떠서 병이나 밀대로 두드린 다음, 그것을 부추, 달래, 파, 마늘, 술, 엿 따위를 넣어서 만든 양념에 재운 것을 숯불에 굽는 전통 음식. 불고기나 너비아니의 원조이다.
▶[불고기]
불고기는 고구려 사람들이 먹던 맥적이라는 음식에서 유래한다는 견해가 있다. 맥적은 된장 양념을 한 고기를 일컬었다.
맥적은 된장과 부추를 사용했으며 철에 따라 달래를 사용했다. 고려시대에는 설야적이라는 꼬치로 꿰어서 구워 먹는 요리도 나왔다.
200여년 전의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 서울 지역에서 화로에 숯불을 피워 놓고 번철에다 조미한 쇠고기를 구우면서 화롯가에 둘러앉아 먹는다는 기록이 있다.
산림경제에는 너비아니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우육을 썰어서 편을 만들고 이것을 칼등으로 두들겨 연하게 한 것을 대나무 꼬챙이에 꿰어서 간장으로 조미해서 충분히 스며들면 숯불에 구워서 먹는 음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19세기에 철사가 도입되어 석쇠를 이용하여 숯불구이가 탄생하였다.
육식을 하지 않던 일본에 너비아니가 1945년 전에 '똥창구이'라는 음식으로 전해졌다. 이후 재일 교포들이 생계를 해결하고자 식당을 하면서 야키니쿠를 팔기 시작하였다.
기존 양념에 재워먹던 광양식 불고기의 양념이 일본에서 상업화하여 '타레'(垂れ)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어 가정에서도 불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불고기 양념이 달라졌다는 것인지 아니면 불고기 양념을 병으로 파는 상술을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조선시대 풍속도 8첩 병풍 중 하나인 김홍도의 <설후야연雪後夜宴〉에서는 양반가 집안에서 불고기를 먹는 모습이 나온다.
불고기라는 명칭은 과거 불에 구워먹는 고기라는 뜻으로 생겨났다가, 점차 양념한 고기를 익히는 의미로 바뀌었으며, 양념하지 않고 소금간만 하고 굽는 고기는 소금구이라고 칭하고 있다.
여기서 양념한 고기는 특별히 정해진 바가 없으며 어떠한 양념을 어떠한 고기 (주로 육류)에 발라 구워내는 음식을 모두 불고기로 표현하고 있다.
단, 고기에 통뼈가 붙어있거나 하는 경우는 갈비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보통 '불고기'라고 하면 간장 양념을 쇠고기에 재운 소불고기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으며, 이외에 고추 양념을 쓴 돼지불고기가 있고,
이 외에 오리고기, 닭고기가 주로 쓰이고 최근에는 해산물을 이용한 불고기도 나오고 있다.
▶[조리법]
쇠고기는 등심이나 안심 고기로 선택하여 고기결의 반대 방향으로 얇게 썬후 가로세로로 잔칼질을 하여 섬유를 끊어 부드럽게 한다.
그리고 배즙이나 청주·설탕 등에 버무려서 30분 정도 잠시 놓아둔다. 이렇게 하면 효소작용이 활발해져서 고기가 연해진다.
이제 양조간장에 다진 파·다진 마늘·깨소금·생강즙·후추가루 등을 넣어 불고기 양념장을 만들어 놓는다. 양념장에 배즙으로 재웠던 고기를 넣고 잘 주물러 약 30분간 쟁여 둔다.
(30분 이상 경과되면 맛이 없어진다).
양념 재우기를 끝낸 후 참기름을 넣어 버무린다.
참기름을 처음부터 치면 양념의 맛이 배어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효소작용이 억제되어 고기가 질겨지므로 마지막에 넣도록 한다. 이후 먹을 때 중불에서 천천히 굽는다.
고기의 단백질인 미오신(myosin)과 미오겐(myogen)은 40℃ 전후에서 응고하는데, 이러한 단백질의 응고점 전후가 가장 맛이 좋기 때문이다.
불고기판을 먼저 불에 올려놓고 육수를 부은 다음 고기를 고루 펴놓고 익기 시작하면 1번만 뒤집어서 익힌 후 먹도록 한다.
석쇠로 구울 때는 먼저 석쇠를 불에 얹어서 달군 다음에 고기를 펴놓고 센 불에서 겉만 재빨리 익힌 후 중불에서 속까지 익혀낸다.
염통·콩팥·간 등도 같은 방법으로 구워낼 수 있다.
전통적 요리법으로 만든 불고기 중에는 고기를 재빨리 식힌 뒤에 다시 익혀내는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은 과거에 쓰여 왔던 고체연료로는 화력 조절이 힘들어서 겉을 태우지 않고 속까지 골고루 익힐 수 있는 방법이다.
고려시대의 설야적은 꼬치에 꿰어 양념해 석쇠에 구운 고기를 찬물에 담갔다가 꺼내서 다시 굽는 과정을 3번 한 뒤 양념을 발라 구워먹었다고 하고, '설상가리'라고 하여 구운 갈비를 눈 내리는 바깥에 던져서 급속히 식힌 후 먹는 것도 있었다.
고급 음식점에서 신선로와 함께 내놓는 궁중불고기에는 날 계란물을 담가서 먹는 방법이 있다.
▶[종류]
●소불고기
○맥적(貊炙) :
선사시대에 불을 익히면서 사용하게 된, 가장 기본적인 불고기이다.
○설야멱(雪夜覓) :
대나무에 꿰어서 구워 먹는 불고기이다. 통바베큐와 비슷하다.
○너비아니 :
궁중식 불고기로 알려져 있으며 양념구이의 한 종류이다.
소고기를 너붓너붓하게 썰어 부드럽게 하여 굽는데, 요즘 불고기와는 달리 구워먹을 수 있을 정도로 두툼하다.
○방자구이 :
소금구이인데, 고을의 수령과 관련이 있는 유래가 있다.
○주물럭 :
얇게 저민 불고기를 즉석에서 양념하여 올리는 고기이다.
○서울 불고기 :
가운데는 볼록하며 구멍이 뚫려 있어 직화가 가능하고 가장자리는 오목하여 물을 담을 수 있는 불고기 전용 용기에 구워먹는다.
○봉계불고기:
언양 인근의 봉계지역 불고기로 언양 불고기와 비슷하게 숯불로 구워내며 대신 양념을 최대한 적게 해서 고기 맛을 더 강조한다. 언양과 봉계에서는 해마다 번갈아가면서 불고기 축제가 열리고 있다.
○언양 불고기:
언양불고기는 울산 언양읍의 향토 음식으로 이 지역 특산물인 쇠고기를 얇게 썬 후 양념하여 석쇠에 구워 만든 불고기다. 언양은 일제 강점기부터 도축장과 푸줏간이었는데,
1960년대 이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모여들었던 근로자들이 이곳의 고기 맛을 보고 이때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광양 불고기 :
고기를 얇게 저민 후 양념을 바로 묻힌 뒤 숯불 위에 석쇠를 얹고 그 위에 고기를 얹어서 볶듯이 뒤집어서 굽는다.
○사리원 불고기 :
배즙과 다진 마늘로 양념한 고기를 구운 후 간장 육수에 담갔다가 과일 소스에 담가 먹는다.
○바싹 불고기 :
1960년대 서울 용산역 부근에서 등장한 불고기로 소고기의 치맛살 부위를 얇게 저며 갖은 양념을 한 후 이틀정도 숙성 후 석쇠 사이에 고기를 넓게 펴서 육즙이 빠지지 않도록 직화에 바싹 구워낸다.
●돼지불고기
○오삼불고기 :
오징어와 삼겹살을 이용해 만든 불고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