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까지는 잘해야 승강PO 안착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인천 (사진 : 프로축구연맹)
이번에도 챌린지 팀이 웃었다. 강원 FC의 승리로 끝난 승강PO의 이야기다. 일정, 전력 등 여러 면에서 분명 우위에 있는 클래식 팀들은 딱 하나! ‘기세’에서 챌린지 팀들을 넘지 못해 해마다 좌절을 맛봤다. 그만큼 승강PO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이 글의 주인공, 인천 역시 자칫 승강PO의 대상자가 될 뻔했다.
잘해야 승강PO 안착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시즌 중반기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최하위로 처져있던 인천은 끝내 10위로 올라서며 극적인 잔류를 확정했다. 그들이 살아남은 이유, 그 과정을 1편에 이어 돌아본다.
(@ 클릭 : [임형철 칼럼] '생존왕' 인천, 그들이 살아남은 이유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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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인천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은 이기형 감독대행. 그는 11월 29일, 정식 감독 계약을 맺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 Ep 3 : 생존왕 인천 – “이기는 형, Welcome to 인천” / “생존왕, 그들이 살아남는 법”
단조로운 스리백 전술은 한계를 맞았다. 결국, 김도훈 감독과 인천이 결별했다. 이기형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직을 맡았다. 서울과 인천에서의 코치 경험이 유일했던 그에게 누구도 많은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나 이기형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스플릿 전까지 남은 정규리그 5경기를 ‘3승 2무’로 끝내겠다며 약속했다. 이후 소극적인 스리백을 버리고 공격적인 ‘4-1-4-1’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인천의 변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첫 경기 서울전, 인천은 놀랍게도 1대 0 승리를 따냈다. 이후 포항과 울산을 잡아낸 그들은 이기형 감독 대행의 ‘3승 2무’ 약속을 이행했다. 꼴찌 탈출은 덤이다. 윙어로 올라간 김용환의 스피드는 더욱 폭발했다. 여기에 박종진과 권완규가 좌우 풀백으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팀 경쟁력이 상승했다. 각 선수의 장점을 살린 공격적인 4-1-4-1 시스템을 통해 인천은 공수양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36R 포항전은 잊을 수 없는 명승부, 명장면이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10위 수원과 2점 차 11위에 머물며 돌입한 하위 스플릿, 인천은 수도권에서만 5경기(홈 3경기, 원정 2경기 – 성남, 수원)가 열리는 행운이 겹치며 이기형 감독 대행의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팀 분위기에 기폭제가 되어준 사건도 있었다. 2대 2로 비기는 듯 했던 36R 포항전, 그러나 권완규가 극적인 결승 골을 터트려 인천은 3대 2 승리를 따냈다. 득점 시간이 포인트다. 무려 90+6분에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권완규가 두 번의 슈팅 끝에 마무리했다. 그러나 37R 수원 원정에서 패배하며 이기형 감독 대행의 무패 행진은 8경기에서 막을 내렸다.
시선은 리그 마지막 라운드로 향했다. 9위 성남, 10위 포항보다 1점이 모자랐던 인천에게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 지을 방법은 단 하나였다. 수원 FC와의 홈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어떤 경우의 수도 따지지 않고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다. 인천이 수원 FC를 상대하는 동안, 포항과 성남이 최종전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내내 가장 적은 승리를 기록했던 팀(37R까지 10승으로 수원 삼성, 수원FC와 더불어 클래식 최저)에게 1승을 기대하는 건 역시 불안했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인천이 수원 FC와 비기게 되면, 인천보다 다득점에서 앞서는 성남이 포항을 꺾어줘야만 잔류할 수 있었다.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비기더라도 최대한 다득점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저런 고민에 경기 전날 인천 팬들의 머리는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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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6승 3무 1패. 이기형 매직은 통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하지만 인천은 스스로 모든 경우의 수에서 탈출했다. “내년에도 클래식에서 뛰게 될 팀에게 경우의 수라니 무슨 소리냐”는 듯이 리그 최종전에서 모든 에너지를 내뿜었다. 그들은 잔류할 자격이 있었다. 김용환의 결승 골로 수원 FC를 1대 0으로 무너트리며 자력으로 클래식 잔류를 확정 지었다. 경기 종료 후, 감격에 벅찬 인천 팬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숭의의 하늘에는 다음 시즌 클래식을 예고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마지막 멘트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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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인천 유나이티드)
# Star Player : 김용환의 진가를 확인한 올 시즌
잔류의 주역을 한 명만 뽑기란 쉽지 않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노련한 수비를 해낸 요니치, 조병국. 중원의 살림꾼 김도혁과 여기서 빠지면 섭섭할 투지-투혼의 아이콘 케빈. 이외에도 여러 선수가 팬들로부터 잔류의 주역으로 꼽힐 것이다. 필자는 잔류의 주역 중에서 조금 더 조명하고 싶은 인천 선수를 소개하기로 했다. 올 시즌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 93년생 ‘김용환’이다.
김용환은 본래 오른쪽 풀백 자원이었다. 2014년부터 인천에서 활약했지만, 입단 두 번째 시즌까지 빠른 발 외에는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권완규나 박대한에 비해 수비력은 불안했고, 잦은 부상까지 겹쳐 활약도 미미했다. 데뷔 시즌엔 14경기를 뛰었지만, 이후 2015 시즌엔 세 경기 출전에만 그치며 위기를 맞았던 김용환이다. 하지만 올 시즌 김용환은 성장했다. 오버래핑 시 파괴력은 포지션 경쟁자 중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수비력도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했다. 주전 경쟁자들의 부상으로 여름부터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포백의 풀백, 스리백의 윙백으로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서 자리를 잡았다. 2016년 7월 23일, 그는 포항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기형 감독 대행의 전술에서 김용환은 열쇠를 쥐고 있었다. 이기형 감독 대행은 김용환을 왼쪽 윙어로 전진시켜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했다. 김용환은 물 만난 고기처럼 마음껏 빠른 발을 발휘했다. 그는 윙어로 변신 후 리그 최종전까지 출전한 최근 5경기에서 무려 세 골을 터트렸다. 빠른 발만 조명받던 김용환에게 프로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올 시즌이다. 결국, 그 김용환의 발끝에서 인천의 잔류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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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75분, 김용환이 해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해마다 ‘강등 1순위’로 꼽혔던 가난한 시민구단 인천, 그러나 어느덧 인천은 클래식 소속으로 챌린지 강등 경험이 없는 유일한 시민구단이 됐다. 매 경기 이기는 즐거움은 못 누릴지라도, 해마다 열악한 전력과 재정에 의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설지라도, 어쩌면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을지라도. 팀을 응원하게 하는 인천의 매력은 분명 특별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기에 또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내년에도 그들에겐 험난한 싸움이 예고되어 있지만, ‘생존왕’ 인천이라면… 인천이라면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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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중계 일정]
12월 4일 일요일 오전 2시 30분 / 프리미어리그 14R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vs 아스날
뉴미디어 송출(네이버, 다음)
일부러 이기형 정식 감독 부임 소식만 기다렸습니다.
타이밍 좋게 딱! 2편 올리려 했는데 이제서야 뜨는군요 ㅜㅜㅜ
이기형 감독과 함께 다음 시즌에도 인천의 좋은 모습을 기대합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
케빈 요니치의 거취는 언제쯤이면 결정날까
1편에 이어 2편도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려요~~^^
우와 2편도 잘 읽었습니당~
1편에 이어 2편도 잘 봤습니다 이기는형 정식 감독 부임까지 기다리셨나보네요ㅋㅋ
네 ㅋㅋ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임 발표가 이렇게 늦어질 줄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