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주차 무의식
이번주 말씀: (삼상1:10~11)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나를 생각하시고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사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1. 나의 아버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중학교 육성회장을 하시고, 온마을의 대소사에 다 관여하시고 나름 존경을 받던 분이셨다. 그러나 우리집은 시골에 땅만 많은 집이라 얼마나 일이 많았는지 논일, 밭일, 과수원일까지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일이 넘쳐났다. 아버지는 하루에 신문을 3개씩 읽으시며 먹갈아 붓글씨를 쓰는 분이셨으나, 농사일에는 재주도, 열의도 없어서 엄마랑 자주 다투셨다.
6자식을 키우려면 날마다 돈과의 전쟁인데, 아버지가 매달 정기적 수입이 없는 동네유지 였으니 엄마가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유능하지만 게으른 선비>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중학교때 아버지는 조합장 선거에 나갔으나 낙선했고, 그 이후 부모님의 갈등도 더 심해 지고, 신장도 많이 안좋아지셨다.
2. 나의 어머니: 잘생긴 아버지와 선을 보고, 땅부자라는 말에 얼른 시집을 왔으나, 결혼 후 몇 달만에 신체검사를 받으러 간 아버지는 군대로 징집되고 새색시 엄마는 시할머니, 시부모님 세끼를 챙겨드리는 힘겨운 삶을 살았다 한탄하셨다.
엄마 말로는 고양이로 시집와서 호랑이가 되어버렸고, 밖으로 도는 아버지를 뒤로 하고, 온갖 집안일에 농사일을 하시느라 허리가 휘고 손발이 부르텄다고 하였다. 게다가 셋째아들인 아버지가 시골에 남아 장남노릇을 자처하며 어른들을 모시고 사셨으니 얼마나 힘든 삶이었겠는가! 병약한 큰 아들이 오래 못살 것 같아, 간절히 둘째 아들을 바랐던 엄마는 나까지 다섯 딸을 낳고야 아들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나를 임신하고 아들이라 하여 열달 동안 애지 중지 키워서 낳고 보니 딸!!!
엄마의 배신감은 컸을 것이나 어쩌겠는가? 음력 12월 22일 태어난 나를 밀어놓고 설준비를 해야했던 엄마의 고통을 이야기하셨다.
3. 나 :
위로 다섯명의 언니 오빠를 키우며 한숨 짓던 엄마를 위해, 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하여 상장을 받아와 기쁨을 드리는 딸로
자라났다. 그것이 내가 엄마에게 해줄 수 있는 나만의 효도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일찍 철이 들었고, 내 감정을 부모님에게 말하는 것보다는 부모님의 불평을 들어주면서 자라나,
고등학교때 도시로 공부하러 가게 되자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
자유를 갈망했고, 혼자만의 공간을 간절히 원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충분히 벌어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가난의 영과 완벽주의가 있었다.
4. 수업때 에미꼬 선교사님이 나에게는 권위자가 눈치를 보게 하는 묘한 아우라가 있으니 그것을 돌파하라고 하셨다.
무슨 뜻인지 알 듯 했으나, 근원은 알 수 없어서 우리반 자매님께 나의 상태를 짚어 달라고 하였다.
자매님은 조심스럽게 내가 딸 많은 집 막내딸로서 사랑은 받았지만 근원적인 거절감이 있을거라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딸이지만 아들처럼 살아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리고 나를 온전히 용납해 주지 못한 엄마, 아버지에 대한 상처로 인해서 권위자, 특히 영적 권위자에게 높은 이상을 설정해 놓고, 그 상에 미치지 못하면 내 속에서 쉴드를 치는 것이 깨달아 졌다.
내가 딸로 태어날 때부터 왔던 거절감과,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 당했던 기억이 버무려져서 작은 “무시”와 “무례함”이라도 느껴지면 자동적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나의 근원을 생각하며 아버지와 엄마에게 편지를 쓰면서 울었다.
죄 중에 태어나 주님을 깊이 알지 못한체, 어둠속에서 여섯자녀을 잘 키워보고자 악착같이 살다가신 그분들의 노고를 폄하할 수는 없으나, 자식에게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제는 그분들의 삶을 놓아드린다. 그리고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천국에 계신 나의 아버지 평안하게 계시다가 그곳에서 만나뵐께요!
요양원에서 마지막까지 자식들 걱정하며 살고 계신 나의 엄마 오래오래 건강히 계셔주세요!
5. 나의 하나님 :
하나님은 나를 존중하셨을까? 무시하지 않으셨을까?
나를 딸로 보내실거면서 왜 그토록 아들을 원하는 집에 나를 보내신 것일까?
이것이 나에게 존중인가? 주님께 묻고 또 물었다.
주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는 영란에게 오~래~참~고, 온유했으며, 시기하지 않았단다.
자랑하지도 교만하지도 않았으며, 무례히 행치 않았단다.
나의 유익을 구하지 않았고, 성내지 않았고, 악한 것을 생각하지도 않았으며,
불의를 기뻐하지 않았고, 진리와 함께 기뻐했단다.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참았고, 너의 모든 것을 믿었으며, 너의 모든 마음을 바랬고,
너의 모든 것을 견뎌 주었단다. (고전13:4~7)
영란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것이다.
네가 내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사43:1, 4절) 아멘
6. EFT
1) 내가 비록 딸로 태어나 부모님의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나는 나를 환영하고 사랑합니다.
2) 내가 비록 부모님께 온전한 용납과 존중을 받지 못했지만 나는 나를 용납하고 존중합니다.
3) 내 삶을 돌아보며 화가 나지만 화를 내는 나를 사랑합니다. 화를 내는 나도 소중합니다.
4) 무의식을 다루며 답답해서 열받지만 열받는 나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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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의식과제를 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끄집어 내며 씨름하신 흔적들이 보이네요~자매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쩌면 나랑 비슷한게 많을까 항상 공감이 많이 되어요~~누가 보아도 사랑스럽고 존귀하고 소중한 영란자매님~~무의식의 뿌리가 송두리째 뽑혀져 주님의 보호하심 안에서 자유와 평강을 누리며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안에서 누리시길 축복합니다.
간사님~ 제 얘기를 공감하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간사님과 제가 자라온 환경이 비슷해서 그럴것 같아요.
항상 저희 반원들을 격려해 주시고 기도하며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의 이야기가 간사님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축복을 한가득 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