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영화는 리빙 : 어떤 인생입니다
아트하우스관에서 상영하는 예술 영화라
홍보가 많이 되지도 않고 관객도 적은 편입니다
저번에 괴물 보러 가는 길에 광고 걸린거 보고
좋아하는 배우길래 찾아봤더니 평도 좋더라구요
예매율이 낮아서 딱 이번주 내지 다음주 정도면
상영 끝날 것 같은데 다행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잔잔한 예술 영화는 졸릴 수도 있는데
그런것도 전혀 없이 재밌게 볼 수 있었구요
특이사항으로는 영국에서 제작된 영국 영화인데
일본 소설 원작/일본인 각본가 조합이었습니다
원작 소설은 이키루(살아가다)라는 제목입니다
주인공 윌리엄스는 시청에서 일하는데
아마 공공시설학과였을 겁니다
직급은 정확히 나오진 않지만 과장으로 보이구요
시청은 바쁜 듯 보이지만 민원이 들어오면
이곳 저곳 다른 과로 떠넘기기만 합니다
윌리엄스 또한 미룬다고 크게 문제되지는 않으니
사소한 민원에는 신경 쓰지 않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다 병원에서 반년 정도밖에 살 수 없을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아들 부부에게도 얘기하지 못한채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기로 합니다
회사에도 몇달을 출근하지 않고 떠난 곳에서
처음 보는 남자를 따라다니며 노는 방법을 알게 되고
이후엔 부하직원이었던 명랑한 여성을 만나
그녀의 밝은 모습을 배워보려 하죠
지금까진 기계적으로 살면서 살아있지만 죽어있다고
좀비라는 별명까지 얻은 사람이었지만
죽음을 앞두고서야 비로소 활기를 찾은 것입니다
연락도 없이 무단결근하던 시청에
오랜만에 나타나서는 일전에 미뤄뒀던 민원
놀이터 건설을 해결하기 위해 나섭니다
비가 오는데도 현장을 보기위해 직접 찾아가고
핑계 대고 미루는 다른 과장들에게도
승인을 재촉하며 열성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게 완성된 놀이터는 의외로 초라한 모습입니다
아파트에 흔히 있는 놀이터보다도 작은 크기
주택가 사이 작은 공간에 겨우 들어가있는 모습
그런 사소한 일조차 서로 계속 미루고 있던 거였죠
그럼에도 놀이터 건설을 요청했던 어머니들부터
동네 경관들까지도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해하고
본인도 애착을 보이며 놀이터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영화에서 윌리엄스의 죽음을 눈으로 표현하던데
끝나고 나오니까 눈이 오고 있더라구요
여운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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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수가 처참해서..
오.. 추천 감사합니당
ㄷ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