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둘레 18 길
이제는 강화 나들길을 마칠 예정으로 강화 내륙의 18길을 월요일에 찾았습니다.
강화 터미널에서 강화자연사 박물관에 내려 고인돌 군락지를 한 바퀴 돌고
곧이어 봉천산으로 향하였습니다.
하필 가는날이 장날이라 박물관은 휴관이라서 들어가지 못하고,
봉천산은 고도가 291.1m가 되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
그래도 해안에서 올리는 산이라 한 시간에 걸쳐 봉천대 팔각정에서 가지고 온 점심을 펴 놓고,
서북간에 이북의 송악산을 병풍 삼아 노닥거리면서 일행과 삼십분 정도 신선이 되었는가 봅니다
정말 내려가기 싫은 것이 시원한 해풍에 누각에서 잠시 눈을 감고,
두 겨드랑이에 날개를 달아 꿈의 세계롤 갈 법도 한데,
걷는 시간이 있어 내려와야 했습니다.
강화는 송해, 하점, 양사면 쪽은 황해 연백평야나 임진강과 맞닿아 있는 곳이라,
조망이 좋고 맑은 날에는 시계가 좋아 이북을 잘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안가 지역은 접경지라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주민만 출입증을 가지고 드나듭니다.
강화 18길에는 석조여래입상과 5층 석탑이 강화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조성되어 있는데,
특히 오층석탑은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 형식이고,
탑은 오랜 세월 동안 마모되어 비 바람에 씻기어 고졸한 느낌이 와 닿고,
석조여래 입상은 서산 마애불과 같은 조각에 은은한 백제의 미소가 깃들어 있어,
이런 곳에 이만한 크기의 석탑을 조성하였다는 것은 이 사지가 상당히 큰 가람이었다는 것인데,
안내문에는 봉은사지라하고,
이렇게 바다를 건너 강화도 내륙에 탑을 조성하였다면,
전란이나 자연재해로 부터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인가 봅니다.
워낙 같은 이름의 절이 많은 관계로,
강남의 봉은사의 최초 가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 석탑과 석가여래 입상는 여말 선초에 그 시기를 추정하는데,
여말 선초에 이런 곳에 이런 것을 조성하였다는 것은,
강화만의 지형적 조건과 환경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양오저수지와 화문석발물관을 지나 강화 송해면 벌판의 시멘트로 된 농노 길은,
열기를 내 품고 있고, 나무가 하나도 없어 애 먹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5k 정도는 나무숲이 잘된 둘레길이기에 걷는 데로 무리가 없었고,
냉장고에 물을 넣어 두고 나오는 바람에 일행들은 각자 먹을 양만 가지고 와,
편의점이나 물을 구할 수 없어 약간 고생을 하였습니다.
부근리 삼거리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과 생수 한 병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고,
둘레길을 걷다 보면 요사이 산딸기와 오디가 그런대로 입맛을 적시는 그런 양이지만,
이것 또한 둘레길을 걷는 데 재미가 솔솔합니다.
곧 장마가 시작된다면,
강화둘레길은 십여 번 와서 거의 나들길을 주파한 셈이 됩니다.
기록을 남기는 것도 별 의미가 없지만,
가면 갈수록 또 다른 맛에 걷고 하는가 봅니다.
과천에서 강화로 접근하는 데는 집에서 나와 4호선 동작에서 9호선 급행을 타고
김포공항에서 김포골드라인을 갈아 타고,
구래나 갈포북변역에 내려 강화가는 버스를 타야하는,
교통은 편리하지만 접근하는데 거리가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둘레길이라는 것이 항상 마치는 지점이 그 다음 시작점이 되는,
결국에는 강화 군내버스로 목적지를 가는 데 시간 맞추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대개 한번 갔다 오면, 걷는 거리만 최소 네시간 내지 여섯 시간 걸리고,
새벽같이 일어나 나서면 저녁 아홉시 정도에야 집에 오는 여정이지만,
하루 정도 쉬면 이내 몸이 제대로 움직이니 아직은 걸을만 합니다.
물론 앱 사용에 익숙한 이는 휴대폰 하나를 가지고 잘 움직일 수 있는데
나이 든 이들도 검색을 하지만 응용이 잘 되지 않아 어려울 때도 가끔 있습니다.
그리고 이 카페는 카페의 구성물로써 조금 거리가 있어 등재하는 데도 약간 망설여지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까 하여 세세하게 적습니다.
장마도 있고 더위도 더욱 심해질 것 같고 하여 두주에 한 번 정도 나가는 일정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 금요일은 영흥도 내리 십리포에서 해안선을 따라 쭉 가서,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첨탑이 있는 산을 타고 읍내로 들어오는 그런 여정을 잡고 있습니다.
이 길은 전에 한번 걸은 길인데,
하필 영흥도를 들어가지 못한 이가 있어 내가 가이드 겸 나설 예정입니다.
우리 카페에 노량진 사시는 강산님의 터밭이 영흥 읍내에서 멀지 않는 곳에 있다니,
시간이 맞으면 한번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둘레길 내지 나들길 두 가지 용어를 쓰는데 하나로 통일하였으면 합니다.
일반적으로 둘레길이라는 말이 먼저 선점을 하였고, 대다수 불로그에는 둘레길을 쓰고 있는데
유독 강화도 길은 나들길이란 용어를 안내판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어휘가 어떻게 부르던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언어는 현실 생활을 반영하는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많이 쓰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영양가 없는 글인데 여기까지 읽어 왔다면 내 입장에서 고마운 일 입니다.
누군가 같이 있는 이들이 있고,
그들로 하여금 같은 마음을 공유한다는 것이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소리님의 뒤를이어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름에는 무더위에 걷는것도 고역일텐데 식수까지 떨어지면 탈수로 큰일 나실수 있읍니다.
식수만은 꼭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생수를 얼려 수건에 싸서 가시면 좋을겁니다.
얼음물도 하루 얼린것과
일주일 얼린것의 녹는 차이가 있더라구요
오래 얼려서 가져가야 되겠더이다
올려주신 글에 역사도 들어 있어서 좋은 지식도 얻어갑니다ㆍ날씨 더울땐 늘 조심하시면서 식수는 꼭 잊지마시옵소서ㆍ
늘
건강하신 모습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