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에 입문한지 어언 4개월째...
초급에서 어떻게 레이싱까지 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은 참 빠르게 흘렀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인라인 마라톤대회 처녀출전까지...
어찌보면 프동에 입문하고 오늘에까지 이것이 제 운명이 아니었을까요?
처녀출전인만큼... 1달전부터 가슴은 설레였었죠... 훈련은.......별루 못했지만요...
이제나 저제나 날짜 가기만 기다렸지요.
토욜아침 8시 이촌동에 모여 레이싱팀 주장인 인용오빠차를타고
용준, 태동오빠와 함께 전주로 향했습니다. 물론 일찍 내려가서 문화의 고장 전주도
관광하고 맛난 음식도 먹으려는 계획이었지요..
또 전주는 인용오빠의 고향이더라구요... 그래서 도착하자마
인용오빠 조부모님 산소에 들러 인사도 드리고
당숙아저씨댁에 들러 전주 가정집의 맛난 점심도 먹었습니다.
곁들여 화려했던 인용오라버니 집안의 과거사도 듣고요.....
나중 내려올 팀원들의 숙소도 마련할 겸 다시 대회장 주변으로 이동했지요.
그랜드 모텔... 숙소 잡을때부터 쪼까 전주 사람들이 무서워 지드만요...
오빠들 표현에 의하면 까칠 했습니다.
퉁명스럽고, 올테면 오고 말테면 마라는 식의...
어찌되었던 싼값에 방세개구하고...
몸풀기 위해 전북대 캠퍼스로 갔습니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무지하게 덥더군요. 오빠들은 캠퍼스에서 살짝 인라인으로 몸풀고,
전 너무 더운 나머지 계속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서 대회 생각만 했습니다.
과연 내가 완주를 할 수 있을것인가? 중간에 퍼지면 어쩌나...
오빠들 제가 이렇게 걱정한 줄 몰랐지요?
그리고 뭘하나 고민하다가.. 편갈라서 탁구를 치기로 했습니다.
나와 용준오빠팀대(오빠가 탁구좀 칩니다.) 인용, 태동오빠팀..
세트스코어 2:3 역전패........여기서 생긴 승부에 대한 집착이랄까
다음은 포켓볼 갬빼이로...(이거 당구용어 맞나요?) 물론 팀은 같았죠.. 이번엔 우리팀의 승리..
근데 당구는 4구가 더 잼있는 것 같아요..ㅋㅋㅋ
드뎌 용준오빠가 기대하던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내려올때부터 설레 했었죠.. 맛난 음식을 무쟈게 좋아하신다고 하더군요.
근데 도대체 전주에서는 뭐가 유명한건지... 비빔밥밖에 생각나진 않았지만..
다들 그걸 먹고싶어하는 눈치는 아니였지요..
단지 4명뿐이었지만 메뉴결정 못하고,,,
결국 3000원짜리 부대찌게를 먹고 말았지 뭡니까...ㅠㅠ(용준오빠 실망이 무쟈게 컸을것 같습니다.)
저녁먹고 숙소에 들어가 후발대팀원들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10시쯤 되어서 우리의 팀장님이신 동관오빠, 지영언니, 승우, 윤식이가 도착했습니다.
이만큼 썼는데 아직 대회 이야기도 안나왔네요..
이제부터 대회이야기
다음날 아침 6시 기상 살짝 긴장된 마음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팀원모두 7시 좀 넘어 전북대캠퍼스로 향하고 살짝 몸풀기를 해줬지요.
그리고 인라인을 신은체로 대회장인 공설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엄청많은 인파에 살짝 긴장은 했지만 어제만큼 떨리지는 않더군요.
21km 남자 오픈, 여자 오픈, 남자 일반, 여자 일반 순으로 출발했습니다.
제 목표는 다치지 말고, 1시간 30분 이내로 완주하기... 그 시간 이후에는 교통통제가 풀려서
버스에 싣고 들어온다기에 말이죠...
계속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다짐하면서 무사완주를 기원했지요..
시작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대회 분위기는 무르익고 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사전답사를 했기 때문에 예상은 했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매우 힘들었습니다.
10.5km반환점을 돈 다음 정신이 혼미해지고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새끼 발가락쪽은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했구요.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은 얻고 싶었지만 다들 목이 마를것 같아 차마 달라고는 못하겠더라구요..
이대로 가다가는 완주를 모하겠다 싶었는데.. 마침 패트롤이 한 선수의 허리에 스프레이를
뿌려주고 있더군요. 그의 손에 들려있는 물을 보고 달려가
"죄송한데요... 어지러워서 그러는데 물한모금만 얻어마실 수 있을까요?"
전 그 물이 그 여자선수 물인줄 알았거든요.. 근데 패트롤 물이었나 봅니다.
너무나 친절히 저를 격려해 주면서 제가 앉아서 물마시는 동안 부채질도 해줬습니다.
물한모금에 다시 기사회생해서... 마지막 10km를 이를 악물고 달렸습니다.
그 때부터는 덜 힘들더군요. 발목이 풀릴때마다 종석오빠가 말해줬던
발바닥 전체와 발목에 힘주고, 무릎에 체중싣고... 를 떠올리며 달렸습니다.
finish line이 가까이 올수록 더 힘이 났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윤식이가 line끝에서 절 맞아주었지요... 다치지 않고 완주했다는 생각에
무지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죽을것만 같았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 와중에 지영언니는 넘어졌지만 장년부 3위를 차지하는 투혼을 발휘했구요...
모두들 시상식 끝날때까지 대회장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기록은 1:01:36 728이었습니다.
쪼끔만 더 달렸으면 1시간 안에 들어왔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돌아오는길에 전주시내에서 비빔밥도 먹고(지영언니가 입상겸 생일겸 해서 쐈지 뭐에여..
내일 아니 오늘이 언니 생일이라고 하니까 모두덜 추카해 주세여....)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성묘인파로 인해서 경부선이 엄청 밀릴것을 예상하고
태동오라버니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천안부터 국도를 타고 요리조리 잘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는길에 안산 오이도에 들러 조개구이를 먹으면서 오늘의 대회를 마무리 했습니다.
넘 뜻깊고 재미있는 처녀대회였습니다...
다음번엔 더 나은 기량을 발휘하리라 기대하면서... 이만 자야겠네요...
처녀대회다보니... 쓸말이 엄청 많네요... 후기도 요령이 생기겠지요?
그럼 프동 여러분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참! 선발대 차 운전하시느라 고생하신 인용오빠...태동오빠. 고생 많으셨어요.. 덕분에 넘 편안히 잘 다녀왔습니다.
흠..정말 잼났었겠군...내년엔 나두 오랜만에 대회 함 나가봐야긋네..^^
그러게 같이 갈걸 그러셨어요.. 성우는 잘 다녀오셨나요? 담엔 꼭 같이 출전을...
또다른 선수탄생을 알리는 대회인가? ^^
선수는 아니고,,, 그냥 인라인 매냐가 되고싶은 신출래기 정도로 해주세요...
대회 몇번더 나갔다오면.. 갔다왔음이라는 글도 쓰지 않을껄여... ^^;;
너만 그렇지,,,따슥,,
쓰나 안쓰나 두고보렴... 안쓰면 내가 밥 쏜다.. 그때가서..ㅋㅋㅋ
인라인 마라톤 처녀 출전을 축하한다. 다치지 않고 완주했으니 출발이 아주 좋군^^
그렇지요? 근데 언니 아마추어 수상스키 대회는 없나요... 거기도 한번 나가봄 어떨지..ㅋㅋㅋ
다들 수고 하셨습니다 ...
오빠도 담엔 같이 출전해요...울랄라 대리고요... 대회 기록관 상관없이 커플끼리 끌고 매달려 달리는 모습 넘넘 부럽던걸요... 정말 부러벘어요...ㅋㅋㅋ
정말 고생했다. 처음 출전에 그 험난한 코스를 달렸는데도 좌절하지 않고 다음대회를 기약한다니..대단해요~~~ 역쉬~~ 넌 여자의 탈을쓴 남자야~~~ㅋㅋㅋ
여자의 탈을 쓴 남자인척 강인한 척하는 연약한 여자라구요... 오빠 제발 쫌....
즐거웠지? ㅎㅎ 나두 함께해서 즐거웠다....ㅋㅋ
역시 팀장님이 있어야 팀의 분위기가 산다니깐요... 좋았지요..
이틀 내내 즐거웠습니다,,^^
그렇지요? 넘넘 무쟈게 즐거웠지요...
^^ 호랭이칭구... 머쩌... 무사히 완주한거 추카하궁... 다른분들두 수고 많으셨어용~~~^^
암만해도 너의 전화덕분인겨... 담엔 함 같이 나가보자고...
수고 많았다...다른분도 수고 많았습니다!!
아 오랜만이네요 오빠! 감솨합니다.
같이해서 즐거웠다...^^ 난 어제 넘어진 후유증으로 온몸이 다 아프고..당분간 좀 쉬어야할듯....^^
지영누나.. 기록 보존할라구 일부러 넘어져찌? 계속 3위만 할라고 일부러 넘어진거 맞지?... 아무리 그래도 언젠간 1등함 할껄?
엔이도 욕봐따.... 기록 괜찮네...
욕봤지요... 자발적으루다가..ㅋㅋㅋ
우와~~누나 잼있었겐네용~~ㅎㅎㅎ 그라거~~완주~~축하~~ㅎㅎㅎ제 첨 20키로 기록이...ㅎㅎㅎ
그래 넌 얼마였쪄?
완주하고 들어와서 무척이나 일그러진 너의 얼굴이 떠오르네,,ㅎㅎ 힘든건 모두가 똑같지만 안스럽고 대견하더라~ 수고 많았고,,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화이링~~♬
그렇게 일그러졌던가요? 기절하기 직전이었죠...
물만 안 마셨어도...^^;; 50분대 들어왔겠당 ㅎㅎ
물 안마셨음... 완주 못했을 겁니다.ㅋㅋㅋ
말 많은 우리 따라 다니느라 고생 많았다..^^
그 말땜시 따라다녔는 걸요! 엄청 잼있었습니다. 오빠 고생 많으셨구요...
^^* 좋은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아 앞으로 인라인을 즐기는데에 선선한 가을바람처럼 기분좋은 삶의 에너지가 되길 바래요~ 화이팅~!!!
고맙고.. 차기에는 시상대 위에선 너의 모습을 기대하마...화이팅!!!